광주지방법원판결

광주지방법원 2021. 1. 14. 선고 2020고정616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나주시 B에 있는 (주)C 대표로 상시17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골프장 운영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3. 9. 9.부터 2019. 8. 31.까지 경기진행실장으로 근로하다 퇴직한 D에게 2015년 6월 내지 8월, 2016년 6월 내지 8월, 2017년 6월 내지 8월, 2018년 6월 내지 8월의 각 연장근로수당 합계 7,951,099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판단

가.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계약은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법정수당까지 포함된 금액을 월급여액이나 일당임금으로 정하거나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면서도 법정 제 수당을 구분하지 아니한 채 일정액을 법정 제 수당으로 정하여 이를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내용의 임금지급계약을 의미한다(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8다6052 판결 등 참조).

㈜C은 2014. 3.경 D과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는데, 그 근로계약서에는 매월 일정액을 연장 근로수당, 휴일근로수당으로 지급한다는 내용으로 포괄임금제를 적용한다는 취지가 명기되어 있다(증거기록 89쪽). ㈜C과 D이 2019. 4. 30.경 작성한 근로계약서도 마찬가지이다(증거기록 92쪽).

㈜C은 위와 같은 포괄임금제 약정에 따라 D에게 매월 일정액의 연장 근로수당, 휴일근로수당을 지급하였다.

나.

대법원 판례에 의하면, 감시·단속적 근로 등과 같이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을 고려할 때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하더라도 그것이 달리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여러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유효하나, 위와 같이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경우가 아니라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관한 규정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에 따른 임금지급의 원칙이 적용되어야 하므로, 이러한 경우에 포괄임금제 방식의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한 때에는 그것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시간에 관한 규제를 위반하는지를 따져, 포괄임금에 포함된 법정수당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기준에 따라 산정된 법정수당에 미달한다면 그에 해당하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계약 부분은 근로자에게 불이익 하여 무효라 할 것이고, 사용자는 근로기준법의 강행성과 보충성 원칙에 의하여 근로자에게 그 미달되는 법정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14. 6. 26. 선고 2011도12114 판결, 대법원 2016. 9. 8. 선고 2014도8873 판결 등 참조).

그러나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C과 D 사이의 포괄임금제 약정이 대법원 판례에서 제시하는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여 무효라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C이 D에게 미지급 임금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다.

임금, 퇴직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라면 사용자가 임금, 퇴직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임금, 퇴직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 이유 및 지급의무의 근거,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퇴직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게 같은 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등 참조).

설령 ㈜C과 D 사이의 포괄임금제 약정이 대법원 판례에서 제시하는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무효라고 본다 하더라도,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C과 D 사이에 명시적인 포괄임금제 약정이 있었던 점, D이 재직 당시 및 퇴직 이후 14일이 지날 때까지 포괄임금제 약정의 유효 여부와 추가 임금 발생에 관하여 ㈜C에 이의를 제기하였다고 볼만한 사정은 발견되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에게 연장근로수당 지급 의무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었다고 판단되므로,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두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