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2022. 12. 15. 주식회사 B(이하 ‘B’)과 B의 ‘영업권, 자동차 수출포장 및 수출제작용기 설비의 사업’(이하 ’이 사건 사업‘)에 관한 일체의 권리·의무를 양수함과 아울러 B 소속 근로자의 고용을 승계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는 2023. 5. 25. B이 위 계약을 이행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을 이유로 이를 파기하고 이 사건 사업에서 철수하면서 그 사실을 B 소속 근로자로서 위 고용승계 약정의 대상자인 C, D, E, F, G, H, I, J(이하 통칭하여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구두로 통보(이하 ‘이 사건 통보’)하였다.
이 사건 근로자들은 2023. 6. 20. 원고를 상대방으로 하여, 이 사건 통보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피고에게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고, 피고는 2023. 8. 16. “원고가 2023. 5. 25.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행한 해고는 부당해고임을 인정한다. 원고는 이 판정서를 송달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이 사건 근로자들을 원직에 복직시키고, 해고기간에 정상적으로 근로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판정(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 하고, 이 사건 판정에서 정한 구제명령을 ‘이 사건 구제명령’이라 한다)을 하였다.
원고는 2023. 9. 8. 이 사건 구제명령에 관한 판정서를 송달받았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아니한 채 같은 달 18.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23. 11. 23. 이 사건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
피고는 2023. 11. 29. 원고에게 이 사건 구제명령의 불이행을 이유로 이행강제금 (1차) 40,000,000원을 부과한다는 처분(이하 ‘제1차 처분’)을 하였고, 원고는 그 무렵 위 이행강제금을 납부하였다.
원고는 2023. 12. 29.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을 상대로 서울행정법원 2023구합90385호로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이하 ‘관련 행정소송’)를 제기하였다.
피고는 2024. 5. 27. 원고에게 이 사건 구제명령의 불이행을 이유로 이행강제금(2차) 57,000,000원을 부과한다는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원고는 2024. 10. 24. 관련 행정소송에서 청구기각의 원고패소 판결을 선고받았고, 위 판결은 원고가 불복하지 않아 그 무렵 확정되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4, 6, 16호증, 을 제1, 3 내지 10, 12 내지 1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원고와 이 사건 근로자들 사이 고용관계가 성립되지 않음에도, 이 사건 초심판정은 이와 다른 전제에서 부당해고를 인정하고 이 사건 구제명령에 이르렀으므로 위법하다. 따라서 이 사건 구제명령의 불이행을 처분사유로 한 이 사건 처분도 위법하다.
원고가 이 사건 사업에서 철수하여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복직할 원직이 존재하지 않고, ‘해고기간에 정상적으로 근로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이 특정되지 않으므로 이 사건 구제명령은 이행이 불가능하여 위법하다. 따라서 이 사건 구제명령의 불이행을 처분사유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가사 부당해고 구제명령이 적법하고 그 불이행이 인정된다고 보더라도, 관련 행정소송 판결의 내용, 원고가 이 사건 근로자들 모두와 합의한 점, 원고와 이 사건 근로자들 사이에 약 1개월의 단기간 근로계약관계가 계속되어 제재의 필요성이 크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이행강제금의 금액을 과다하게 산정한 위법이 있다.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판단
이 사건 처분사유의 존재 여부
이 사건 구제명령의 위법 주장에 관한 판단
근로기준법 제30조의 노동위원회에 의한 구제명령 제도는 사용자의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 등에 대하여 법원에 의한 사법적인 구제방법 외에 노동위원회에 의한 행정적인 구제제도를 따로 마련하여 불이익처분을 받은 당해 근로자가 보다 간이·신속하고 저렴한 비용으로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 등에 대한 구제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데 기본적인 취지가 있다. 또한 근로기준법 제33조의 이행강제금 제도는 구제명령의 확정 여부를 불문하고 이를 불이행한 사용자에 대하여 이행강제금을 부과하여 그 이행을 강제함으로써 노동위원회가 발령한 구제명령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도입된 것이다. 이러한 취지에서 근로기준법 제32조, 제33조 제1항, 제4항,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15조는,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은 설령 위법하더라도 중앙노동위원회에 대한 재심신청이나 행정소송 제기에 의하여 그 효력이 정지되지 아니하고, 노동위원회는 구제명령을 받은 후 이행기한까지 구제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한 사용자에게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되, 다만 구제명령이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이나 법원의 확정판결에 의하여 취소되면 부과된 이행강제금의 징수가 중지되거나, 이미 징수한 이행강제금을 반환하여야 한다’는 취지를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구제명령이 취소되지 않고 그 효력이 유지되고 있는 이상, 그 불이행을 이유로 이행강제금을 부과한다는 내용의 이 사건 처분의 적법성은 이 사건 구제명령의 위법 여부에 영향을 받지 아니한다. 이와 다른 전제인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그 자체로 이유 없다.
이 사건 구제명령의 이행불능 주장에 관한 판단
먼저, 원직복직 구제명령의 이행불능 주장에 관하여 본다.
노동위원회법 제25조의 위임에 따른 노동위원회규칙 제79조 제1호는 원직복직 구제명령의 이행 기준에 관하여, ‘당해 근로자에게 해고 등을 할 당시와 같은 직급과 같은 종류의 직무를 부여하였거나 당해 근로자의 동의를 얻어 다른 직무를 부여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되, 다만, 같은 직급이나 직무가 없는 등 불가피한 사유가 발생한 때에는 유사한 직급이나 직무를 부여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한다’는 취지를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에 따르면, 원직복직의 구제명령을 이행하기 위한 원직이나 그와 유사한 직무가 없더라도 당해 근로자의 동의를 얻어 원직과 다른 직무를 부여함으로써 원직복직 구제명령을 이행할 수 있다. 따라서 단지 복직할 원직이나 이와 유사한 직무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당해 근로자에 대하여 다른 직무 복직의사를 확인하지 아니한 채 구제명령을 따르지 아니한 것은 구제명령의 불이행으로서 이행강제금의 부과대상이 된다.
다음, 해고기간의 임금 상당액의 불특정 주장에 관하여 본다.
구제명령 자체로 집행력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고 그 수범자인 사용자의 행위에 의하여 실현되는 것이므로, 그 내용의 특정 여부에 관하여 지나치게 엄격하게 해석할 필요가 없는 점, 사용자로서는 평균임금을 기초로 하여 부당해고 기간 동안 정상적으로 근로를 제공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상당액을 용이하게 산정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사용자로서는 취업규칙이나 임금지급 관행에 의해 임금액을 특정하거나 임금을 정확히 특정할 수 없는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일응 합리적인 근거가 있는 산정기준을 적용하여 산정한 금액을 임의로 지급하거나 법원에 공탁함으로써 구제명령 불이행의 책임을 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노동위원회가 원직복직 외에 임금상당액의 지급을 명하는 구제명령을 하고 이를 불이행하는 경우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한 취지는 부당해고 등으로 일정 기간 근로를 제공하지 못하여 임금을 받지 못한 근로자들의 생활고를 잠정적으로나마 신속·간이하게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피고가 지급의무의 대상이 되는 임금상당액의 액수를 구체적으로 특정하지 않고 ‘해고기간 동안 정상적으로 근무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상당액’으로 정하였다고 하더라도 구제명령의 이행이 불가능할 정도로 불특정하여 위법·무효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0. 10. 28. 선고 2010두12682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이 사건 구제명령의 이행불능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주장도 이유 없다.
소결론
이 사건 구제명령이 존재하고, 원고가 그 이행기한까지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사유는 존재한다.
이 사건 처분의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관련 규정 및 법리
근로기준법 제33조 제1항은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을 받은 후 이행기한까지 구제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한 사용자에게 2천만 원 이하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4항은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는 위반행위의 종류와 위반 정도에 따른 금액, 부과·징수된 이행강제금의 반환절차, 그 밖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 위임에 따라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13조 [별표3]은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에 대한 구제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자’에 대하여 ‘500만 원 이상 3,000만 원 이하’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도록 규정하면서, ‘구체적인 이행강제금의 금액은 위반행위의 종류에 따른 부과금액의 범위에서 위반행위의 동기, 고의·과실 등 사용자의 귀책 정도, 구제명령 이행을 위한 노력의 정도, 구제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한 기간 등을 고려하여 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편 행정소송에서 행정처분의 위법 여부는 행정처분이 있을 때의 법령과 사실상태를 기준으로 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처분 후 법령의 개폐나 사실상태의 변동에 의하여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대법원 2002. 7. 9. 선고 2001두10684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의 주장 및 제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원고는 이 사건 구제명령을 불이행하여 이행강제금 4,000만 원을 부과하는 제1차 처분을 받은 이후에도 이 사건 근로자들을 복직시키거나 해고기간 동안의 임금 상당액을 지급하지 않아 다시 이 사건 처분을 받았다. 피고로서는 이 사건 구제명령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하여 제1차 처분보다 다액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필요성이 있었다.
피고는 원고의 이 사건 해고에 관한 귀책의 정도가 ‘경과실’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그밖에 이행 여부 및 노력 정도, 불이행기간 등을 고려하여 내부지침인 이행강제금 세부 부과요령에 따라 57,000,000원의 이행강제금을 산정하였다. 이 사건 처분에서 정한 근로자 1인당 이행강제금은 7,125,000원(= 57,000,000원 / 8명)으로서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13조 [별표 3]에서 규정한 처분기준인 ‘500만 원 이상 3,000만 원 이하’에 부합하고, 원고의 의무해태를 제재하고 의무이행을 강제하는 목적을 달성하는 데 지나치게 과중한 금액이라고 보기 어렵다.
원고가 이 사건 처분 이후 이 사건 근로자들과 합의하였다 하더라도 그 전에 이미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의 판단에 이를 고려할 수 없다.
결론
이에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정중(재판장) 정현지 이지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