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법원에서 추가한 원고의 청구를 포함하여 제1심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이 사건 소 중 이 법원에서 추가한 원고의 2019. 1. 1. 이후의 근로 제공에 대한 최저임금 미달액 청구 부분을 각하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16,662,620원 및 이에 대하여 2019. 2. 12.부터 2025. 11. 6.까지는 연 6%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총비용 중 3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의 나.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광양시에서 'D'라는 상호로 택시운송사업을 영위하던 사람이고, 원고는 2010.11.경 피고와 계약을 체결한 뒤 택시운전업무에 종사하였다.
최저임금법의 개정
최저임금법은 2007. 12. 27. 법률 제8818호로 개정되어 일반택시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이하 '비교대상 임금'이라 한다)의 범위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하는 제6조 제5항(이하 '이 사건 특례조항'이라 한다)이 신설되었고, 위 법률 부칙 및 2008. 3. 21. 법률 제8964호로 개정된 최저임금법 부칙에 따라 2010. 7. 1.부터 피고의 사업장 소재지인 광양시에서도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시행되었다.
피고와 택시운수종사자들 사이의 임금협약 체결
원고를 비롯한 D 소속 택시운수종사자들은 2014. 6. 27. 피고와 다음과 같은 내용의 임금협약(이하 '제1차 임금협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원고는 위 임금협약 체결 이후부터 2017. 9.까지 고정급 없이 운송수입금 중 일정액의 사납금(70,000원)을 피고에게 납입하고 나머지 초과운송수입금을 지급받는 '도급(일급)제 형태'로 근무하였다(이하 위 기간을 '도급제 기간'이라 한다).
원고를 비롯한 D 소속 택시운수종사자들은 2017. 10. 1. 피고와 다음과 같은 내용의 임금협약(이하 '제2차 임금협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제2차 임금협약에 따라 원고는 2017. 10. 1.부터 1일 운송수입금 중에서 사납금87,000원(가스연료비 포함)을 피고에게 납입하고, 나머지 초과운송수입금을 개인 수입으로 하였으며, 피고로부터 매월 일정한 고정급을 지급받는 '정액사납금제 형태'로 근무하였다(이하 위 기간을 '정액사납금제 기간'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10 내지 12호증, 을 제1, 3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소 중 2019년분 최저임금 미달액 청구의 적법성에 관한 직권 판단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2019. 1. 1. 이후의 근로 제공에 대한 최저임금 미달액인 5,759,400원 및 그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다음의 각 사실은 이 법원에 현저하다.
원고는 제1심에서 초과운송수입금은 생산고에 따른 임금이므로 최저임금에서 이를 제외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소정근로시간에 따른 최저임금 중 2019년분 미달액 8,967,900원<1>을 포함한 26,089,908원 및 그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였는데, 원고 패소 판결을 선고받자 이에 항소하였다.
원고는 환송 전 원심에서 청구취지를 감축하여 2019년분 최저임금 미달액을 제외한 19,995,406원 및 그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였으나(2023. 3. 16.자 원고 준비서면 제3쪽 및 2023. 4. 5.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원고 패소 판결을 선고받았고, 이에 대하여 상고하였다.
대법원이 원고의 상고를 받아들여 환송 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이 법원에 환송하였다. 이에 원고는 이 법원에서 청구취지를 확장하여 2019년분 최저임금 미달액인 5,759,400원을 포함한 22,964,720원 및 그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고 있다.
살피건대, 본안에 대한 종국판결이 있은 뒤에 소를 취하한 사람은 같은 소를 제기하지 못한다(민사소송법 제267조 제2항). 지급기일을 달리하는 각 임금채권은 별개의 소송물이고(대법원 2022. 12. 16. 선고 2018다286628 판결, 대법원 2025. 8. 28. 선고
2021다239134 판결 등 참조), 항소심에서 제1심판결의 판단대상(소송물)이었던 수량적으로 가분인 청구의 일부를 감축하는 것은 그 한도에서 종국판결이 있은 뒤에 소를 취하한 것에 해당한다.
위 인정사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환송 전 원심에서 2023. 4. 5.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를 통하여 2019년분 최저임금 미달액 청구를 제외한 것은 종국판결이 있은 뒤에 이 부분 소를 취하한 것인바, 원고가 이 법원에서 다시 추가한 2019년분 최저임금 미달액 청구는 민사소송법 제267조 제2항이 규정한 재소금지원칙에 위반한 것이고, 재소금지 원칙의 예외를 인정할 만한 사정도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부적법하여 이를 각하하여야 한다.
나머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당사자 주장의 요지
원고
원고가 도급제 기간 및 정액사납금제 기간 동안 피고로부터 지급받은 초과운송수입금은 이 사건 특례조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생산고에 따른 임금'으로서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최저임금 미달액(= 해당연도의 최저임금 × 근무일수 × 소정근로시간 - 비교대상임금<2>)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 도급제 기간 중 원고의 소정근로시간은 F과 마찬가지로 6시간이다.
정액사납금제 기간과 관련하여, 제2차 임금협약 중 소정근로시간을 2시간으로 정한 부분은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이므로, 정액사납금제 기간의 소정근로시간도 6시간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도급제 기간 중의 최저임금 미달액<3>과 정액사납금제 기간 중의 최저임금 미달액<4>의 합계액 17,205,32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주장의 요지
원고와 피고의 계약관계는 근로계약이 아니라 도급계약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특례조항이 적용되지 않는다.
도급제 기간 중의 최저임금 미달액 주장과 관련하여, 피고는 위 기간 중 F이나 원고 등과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를 한 사실이 없다. F 명의의 근로계약서는 2015. 4. 15. F이 제기한 진정사건에서 합의할 목적으로 작성된 허위문서에 불과하므로 이를 근거로 소정근로시간을 산정할 수는 없다.
정액사납금제 기간 중의 최저임금 미달액 주장과 관련하여, 제2차 임금협약은 소속 근로자들이 다른 회사에 비해 사납금을 적게 납입하는 대신 나머지를 임금으로 간주하기로 피고와 자발적으로 합의한 것이고, 원고도 이에 자필서명하였다. 따라서 정액사납금제 기간에 대하여는 2시간의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임금을 산정하여야 한다.
유한회사 E는 피고로부터 'D'의 권리·의무를 포괄적으로 승계하였으므로 이 사건 소는 의무 없는 자를 상대로 제기된 것이므로 기각되어야 한다.
2016년 1월분 임금채권은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
원고와 피고의 법률관계는 도급계약에 해당한다는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는 도급제 기간 중 원고와 피고의 계약관계가 근로계약이 아니라 도급계약
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을 제8호증, 제10호증의 1, 제3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F은 2012. 4. 24. 임금협약안 중 제3안(회사에 1일 6만 원 입금하고 나머지는 본인이 가져가는 제도, 월급 및 퇴직금 없음)을 선택하여 도급제 형태로 근무한 사실, H는 피고에게 2018. 6.의 택시운행과 관련하여 사납금 1,218,000원(=근무일수 14일 × 사납금 87,000원)을 납입해야 함에도 2018. 7. 5. 피고에게 757,800원만을 송금한 사실, 원고는 2019. 6. 6.경 동료 운전기사들과 이야기하면서 "나는 어차피 도급으로다, 도급으로 들어왔는데(후략)"라고 진술한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앞서 본 이 사건 각 임금협약에 따르면, 원고 등 택시운수종사자들은 근무기간 동안 피고 소유의 택시를 배차받아 여객운송업무를 수행하였고, 피고는 신차배차 기준을 통하여 원고 등의 업무수행을 평가 · 관리하였으며, 근무형태(격일제 24시간), 연차휴가 등을 규정하였고, 교통사고 등 주요위험을 피고가 부담한 사실, 제2차 임금협약에서는 소정근로시간을 정하고, 익일 5일에 고정급을 지급하였으며, 운송수입금 성실납부의무 및 미입금 3회시 퇴사조치한다고 규정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와 같은 사실관계에 사납금 초과 운송수입금을 운수종사자가 가져다는 도급제 형태는 택시업계의 특수한 임금체계에 불과한 점을 더하여 보면, 원고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고, 위 2)항 기재 사정들만으로는 위 인정을 뒤집기에 부족하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도급제 기간 중의 소정근로시간에 대한 판단
관련법리
소정근로시간은 근로자가 근로의무를 부담할 것을 약정하고 사용자가 그 근로의무의 이행에 관하여 임금을 지불하기로 약정한 시간으로, 근로기준법상 연장근로수당 등을 산정하기 위한 전제가 되는 통상임금의 계산, 최저임금법상 비교대상 임금의 시간급 환산,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상 퇴직금 제도의 설정의무 존부 결정 등을 위해 필요한 도구 개념의 성격을 갖는다. 근로기준법은 사용자에 대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소정근로시간을 명시한 서면을 근로자에게 교부할 의무를 부과하면서, 그 위반행위를 처벌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제17조, 제114조). 이러한 소정근로시간의 의의와 기능 등을 고려하면,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유효한 정함이 없는 경우 법원은 최저임금 미달 여부 및 미달액 판단 등을 위해 근로관계 당사자들의 의사를 보충하여 근로계약을 해석하는 방법으로 유효한 소정근로시간을 확정할 필요가 있다(대법원 2024. 10. 25. 선고 2023다206138 판결, 대법원 2024. 12. 26. 선고 2023다200314 판결 각 참조).
구체적인 판단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위 법리와 같이 소정근로시간은 가장 중요하고도 기본적인 근로조건이므로 이에 대한 합의 자체가 아예 없는 근로계약관계는 생각하기 어렵고, 소정근로시간을 정하는 것은 사용자인 피고의 의무인 점 및 갑 제2, 1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바, 피고는 2012. 4. 24. F과 사이에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근로시간을 정하였고, 2017. 9. 27. 원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도 근로시간을 정하였던 점 등의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도급제 기간 중 원고와 피고 사이에 소정근로시간에 대한 명시적 내지 묵시적 합의가 존재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아가 구체적인 소정근로시간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의 경우 도급제 기간 중 원고와 피고 사이에 작성된 근로계약서가 제출되지 아니하여 구체적인 소정근로시간에 대한 명시적인 증명은 없으나, 위 인정사실,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6, 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도급제 기간 중 원고의 소정근로시간을 6시간으로 추단할 수 있다.
원고로서는 근로일마다 사납금(70,000원) 상당의 운송수입금을 벌기 위하여 일정 시간의 근무가 필요하였다.
목포시에 대한 '제4차 택시 사업구역별 총량제 실태조사 용역 최종보고서'에 의하면, 목포지역 택시의 시간당 운송수입금은 평균 11,593원<5>이다. 70,000원의 운송수입금을 벌려면 약 6.04시간(= 70,000원 ÷ 11,593원)이 필요하다.
광양시에 대한 '제4차 택시 총량제 조사용역 보고서'에 의하면, 광양지역법인택시 116대의 90일간 총운행시간은 119,174시간 25분(=119,174.417시간)이고, 총 운송수입금은 1,337,026,430원이므로, 시간당 운송수입금은 평균 약 11,219원이다. 따라서 70,000원의 운송수입금을 벌려면 약 6.24시간(= 70,000원 ÷ 11,219원)이 필요하다<6>. ○ 피고는 2012. 4. 24. F과 사이에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근로시간을 6시간으로 정하였다.
도급제 기간 중 원고와 F 및 다른 근로자들의 근무형태나 근로시간에 아무런 차이가 없었다.
피고는, F 명의의 근로계약서(갑 제2호증)는 2015. 4. 15. F이 제기한 진정
사건에서 합의할 목적으로 소급하여 작성한 허위문서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위 근로계약서는 처분문서로서 피고 역시 그 진정성립 자체는 인정하고 있는바, 그 기재 내용과 다른 특별한 약정이 있었다거나 또는 그 문서에 표시된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부정할 만한 분명하고도 수긍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었다는 점이 반증에 의하여 인정되지 않는 한, 법원은 그 문서의 기재 내용에 따른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인정하여야 하고, 합리적인 이유 설시도 없이 이를 배척하여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00. 1. 21. 선고 97다1013 판결, 대법원 2000. 10. 13. 선고 2000다38602 판결 등 참조). 그런데 피고가 제출한 F과의 통화 녹취록(을 제25호증)은 피고가 주장하는 작성시점(2015. 4. 15.경)으로부터도 9년 이상이 지난 2024. 11. 27. 무렵 이루어진 대화를 토대로 작성된 것인 점, 위 대화 내용 역시 피고가 질문을 주도하고 답변을 유도·재촉하는 형태로 이루어진 것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를 그대로 믿기 어렵고, 달리 반증이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정액사납금제 기간 중의 소정근로시간에 대한 판단
관련법리
정액사납금제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G 노동조합과 사이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계약당사자 쌍방이 계약의 전제나 기초가 되는 사항에 관하여 구체적 약정을 하지 아니함에 따라 당사자의 의사를 보충하여 계약을 해석하는 경우, 보충되는 당사자의 의사는 당사자의 실제 의사 또는 주관적 의사가 아니라 계약의 목적, 거래관행, 적용법규, 신의칙 등에 비추어 객관적으로 추인되는 정당한 이익조정 의사를 말한다(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5다13288 판결, 대법원 2024. 10. 25. 선고 2023다206138 판결 등 참조).
구체적인 판단
제2차 임금협약 중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부분의 효력에 관하여
살피건대, 앞서 본 사실관계를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① 2014. 6.의 제1차 임금협약과 2017. 10.의 제2차 임금협약은 근로형태에 관하여 모두 격일제 근무를 원칙으로 하고 있었고, 피고 역시 '제2차 임금협약을 통하여 임금체계를 변경하였을 뿐 근로자들의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 등 실질적인 근무조건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는 취지로 자인하고 있는 점, ② 제2차 임금협약 시 원고가 납입하여야 할 사납금이17,000원 증액되어 실제 근로시간은 종전보다 다소 늘어났을 수도 있는 점, ③ 2010. 7. 1.부터 피고의 사업장 소재지인 광양시에서도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시행될 예정이었던 점 등을 종합하면, 제2차 임금협약 중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부분은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6시간에서 2시간으로 단축한 것으로서 초과운송수입금 등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을 외형상 증액시키기 위하여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것으로 보일 뿐이다. 따라서 제2차 임금협약 중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부분은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여 효력이 없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제2차 임금협약은 원고 등 근로자측이 자발적으로 합의한 것이므로 유효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① 소정근로시간 단축이 근로관계 당사자들 사이의 자발적인 합의에 의한 것이라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특례조항의 취지를 회피하기 위한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를 유효라고 할 수는 없다.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의 취지를 잠탈하기 위한 행위 그 자체일 뿐인데도 역으로 이러한 합의를 오히려 중시하여 유효하다는 결론을 이끌어 내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강행법규가 보호하는 이익을 보호의 대상자가 스스로 포기하기로 하였다고 하여 강행법규의 취지와 규범으로서의 효력이 부정될 수는 없다. ②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무효라고 보면,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최저임금 미달액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하는 반면, 근로자는 합의 당시 예상치 않았던 이익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이 사건 특례조항의 입법 취지를 회피한 탈법행위를 통해 초래된 불가피한 결과이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다수의견).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아가 구체적인 소정근로시간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본 사실관계와 같이 정액사납금제 기간 중 원고가 납입해야 하는 사납금은 87,000원으로 도급제 기간에 비해 17,000원 증가하였으나 이에 대응하여 고정급 월 270,000원도 신설된 점, 도급제기간 중 원고의 소정근로시간을 6시간으로 추산하였던 점, 종전의 도급제에서 정액사납금제로 임금체계가 변경되면서 원고 등 근로자들의 근무형태나 근로시간에 어떠한 변화가 있었다고 볼 수 없는 점, 원고도 정액사납금제 기간 중의 소정근로시간을 6시간으로 주장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정액사납금제 기간 중 원고와 피고 사이의 소정근로시간은 도급제 기간과 동일하게 6시간으로 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피고의 나머지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의 포괄승계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는 유한회사 E가 피고로부터 'D'의 권리·의무를 포괄적으로 승계하였으므로 이 사건 소는 의무 없는 자를 상대로 제기된 것이므로 기각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을 제1, 2, 29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가 2018. 11. 27. 유한회사 E(이하 'E'라 한다)를 설립한 뒤 피고로부터 근로자들의 근로관계를 그대로 승계한 사실, 원고는 2019. 1. 1.부터 E 소속 택시운전근로자로서 근무한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앞서 본 영업양도로 인하여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는 종료되었다 할 것이나, 이로 인하여 피고가 종래 원고에 대하여 부담하고 있는 채무가 면책되는 것은 아니고, 달리 E가 피고로부터 위 영업과 관련된 기존 채무까지 모두 면책적으로 인수하였다고 볼만한 자료는 없으므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피고의 소멸시효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는 2016년 1월분 임금채권이 시효로 소멸하였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7>, 기초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바, 제1차 임금협약 당시에는 피고가 임금을 별도로 지급하지는 아니하였으므로 임금지급일에 대한 명시적인 합의는 존재하지 않았으나, 제2차 임금협약은 근로한 달의 익월 5일에 임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과 특별한 약정이 없다면 통상 근로의 제공을 마친 후 임금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보이는 점에 비추어 보면, 2016년 1월분 임금채권의 이행기는 2016. 2. 1.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그런데 원고는 2019. 2. 1. 2016년 1월분의 최저임금 미달액의 지급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으나, 2020. 12. 9. 제1심 제8회 변론기일에서 '2020. 12. 4.자 원고 준비서면'을 진술함으로써 2016. 2. 이후의 최저임금 미달액의 지급을 구하는 것으로 청구원인을 변경함으로써 이 부분 청구를 취하하였고, 그로부터 6개월이 경과한 후인 2025. 7. 3.자 원고 준비서면 및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변경신청서를 제출하여 이 부분 최저임금 미달액의 지급을 다시 구하고 있음이 기록상 명백하다.
민법 제170조 제1항은 재판상의 청구가 취하된 경우에는 시효중단의 효력이 없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원고가 2019. 2. 1. 소를 제기하여 일단 중단되었던 소멸시효는 2020. 12. 9. 소 취하로 인하여 그 중단의 효력이 소급적으로 소멸하였다.
또한 민법 제170조 제2항은 소 취하 후 6월 이내에 재판상의 청구를 한 때에는 최초의 재판상 청구로 인하여 시효가 중단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원고는 소 취하 후 약 4년 7개월이 경과한 후에야 다시 소를 제기하였으므로 위 규정이 적용될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2016년 1월분 최저임금 미달액의 지급을 구하는 임금채권은 2019. 2. 1.경 소멸시효가 완성되어 소멸하였다. 이를 지적하는 피고의 항변은 이유 있다.
구체적인 최저임금 미달액 계산
정액사납금제 기간 중 원고의 근무일수는 날수가 30일인 달은 14일, 31일인 달은 15일, 28일인 달은 13일인 사실, 시간당 최저임금은 2016년 6,030원, 2017년 6,470원, 2018년 7,530원인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고, 정액사납금제 기간 중의 월별 고정급 지급액은 17,000원 × 근무일수 방식으로 계산한다는 사실을 피고가 자인하고 있다. 위와 같은 사정들과 도급제 기간과 정액사납금제 기간 사이에 원고 등 근로자들의 근무형태나 운행시간 등 근로조건에 변동이 없었던 점을 고려하면, 도급제기간 중의 원고의 근무일수도 위와 동일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위 근무일수를 적용하여 원고의 연간 근무일수를 계산하면, 2016년은 159일(2월~12월), 2017년 및 2018년은 각 174일<8>인바, 앞서 본 소정근로시간과 근무일수 및 시간당 최저임금을 곱한 금액에서 정액사납금제 기간 중 원고가 지급받은 임금을 공제하는 방식으로 계산하면, 원고가 지급받지 못한 최저임금 미달액은 아래 표 기재와 같다.
<생략>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최저임금 미달액 16,662,62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 날인 2019. 2. 12.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당심 판결선고일인 2025. 11. 6.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소 중 원고가 당심에서 추가한 2019. 1. 1. 이후의 근로 제공에 대한 최저임금 미달액 청구 부분은 부적법하므로 각하하고,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원고가 당심에서 추가한 2016년 1월분 최저임금미달액 청구 부분은 이유 없으므로 기각할 것인데,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위와 같이 변경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현수(재판장) 김성주 조우연
12019년 기지급액 254,184원을 공제하지 아니한 것으로 보인다.¦
2피고가 원고에게 기지급한 임금 중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금액이다.
3= 2016년, 2017년의 최저임금 × 근무일수 × 소정근로시간 6시간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을 지급받지 않음)
4= 2017년, 2018년의 최저임금 × 근무일수 × 소정근로시간 6시간 - 기지급 임금
5평균 1일 운송수입금 157,870원을 평균 1일 근무시간 13.6167시간(=13시간 37분)으로 나눈 수치이다(원 미만 버림).
6두 조사용역의 대상기간은 2019. 1.부터 3개월간이어서 도급제 기간과 상당히 근접하여 있고, 시간당 운송수입금은 운송수입금을 근로시간으로 나누어 산출하므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운송수입금과 운행시간이며, 운행시간은 실제 근로시간을 비교적잘 반영한다.
7피고는 아래의 소 취하 사실을 명확히 지적하고 있지는 아니하나, 위 주장 자체가 2019. 2. 1.자 이 사건 소 제기는 2016년 1월분 최저임금 미달액 임금채권에 대한 소멸시효 중단의 효과가 없다는 취지인바, 기록상 명백한 소 취하 사실도 포함하여 위와 같은 주장하는 것으로 보인다.
8174일 = (13일 × 2월) + (14일 × 4월, 6월, 9월, 11월) + (15일 × 1월, 3월, 5월, 7월, 8월, 10월, 12월). 2016년은 174일에서 15일을 뺀 159일이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