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고등법원판결

대구고등법원 2023. 4. 5. 선고 2022나22372 판결

주문

1.

이 법원에서 추가한 주위적 청구를 포함하여 제1심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고용의 의사표시를 하라.

2.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 등의 지위

1)

원고는 2017. 5. 26.부터 2019. 4. 25.까지 주식회사 C(이하 'C'라고 한다)가 피고 회사에 파견한 근로자로 근무하였다.

2)

피고는 2001. 4. 2. 전력자원의 개발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공기업으로서 상시 약 10,00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발전업 및 전력설비건설업 등을 영위하고 있고, C는 1990. 10. 8. 설립된 회사로서 상시 약 11,00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근로자파견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나.

파견용역계약 및 근로계약의 체결

1)

C는 2017. 4. 21. 피고와 사이에 계약기간을 2017. 4. 25.부터 2019. 4. 24.까지로 하여 피고에게 운전원 12명을 근로자로 파견하는 내용의 '본사 임원 및 업무용차량 운전원 파견용역계약'(이하 '이 사건 파견용역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다. 위 계약의 계약특수조건인 '용역시방서'의 주요 내용은 별지 용역시방서와 같다.

2)

원고는 2017. 5. 24. C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피고에게 파견되어 근무하였고, 2018. 5. 26. 다시 C와 근로기간을 2018. 5. 26.부터 2019. 4. 24.까지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계속 피고에게 파견되어 근무하였다. 위 각 근로계약서의 업무내용에는 "자동차 운전종사자의 업무[842]"가 기재되어 있다.

다.

파견기간 중 원고가 수행한 업무 내용

1)

원고는 피고에 파견되어 근무하면서 특별히 배정된 차량 없이 평소 주차장에 있는 휴게실에 상주하며 일반직원용 업무차량 9대에 대한 주유, 충전, 세차, 차량 키 반출, 차량 이상 유무 확인 등 차량 관리를 주된 업무로 하였고, 내빈방문, 운전원 휴가·퇴사 등에 따른 업무 공백 발생시 차량운전 업무를 수행하였다. 원고가 실제로 운전 업무를 수행한 것은 재직기간 1년 11개월 중 29회였고, 그 중 17회는 2018. 1. 24.부터 2. 19.까지 특정 임원에 대한 전속 기사가 퇴사함으로 인한 임원 차량 대체 운행이었다.

2)

반면, C로부터 피고에게 파견된 운전원 12명 중 원고를 제외한 나머지 운전원들은 피고의 임원차량 또는 축구단 버스 등 특정 차량을 전속으로 배정받아 운전업무를 수행하였다.

라.

한국직업표준분류의 기재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이라고 한다) 제5조 제1항의 위임에 따라 근로자파견 대상 업무를 정하는「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제2조 제1항의 별표1이 인용하고 있는 한국표준직업분류(통계청고시 제2000-2호)에는 자동차 운전 종사자(분류부호 842)의 업무내용으로 "자동차 운전 종사자는 여객 및 화물을 수송하기 위하여 승용차, 택시 및 버스, 중화물차, 로리와 밴을 운전한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마.

원고의 파견 근무 종료 경위

1)

대한민국 정부는 2017. 7. 20. '비정규직 근로자의 열악한 고용 상황에도 불구하고 최대 사용자인 공공부문 또한 비정규직 확산에 책임이 있다'는 문제의식 아래'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이하 '이 사건 정부 지침'이라 한다)을 발표하였다.

2)

피고는 이 사건 정부 지침 등에 따라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정규직 전환 절차를 진행하던 중, 파견운전원 분야의 정규직 전환여부가 결정되기 전에 이 사건 파견용역계약의 계약만료가 도래하게 되자, 2019. 4. 18.경 C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계약연장을 요청하였고, 이에 따라 2019. 4. 24. C와 변경 용역계약을 체결하였다.

<1>

3)

위와 같이 피고와 C 사이에 변경 용역계약이 체결됨에 따라 업무차량 관리업무를 담당하던 원고와 C 사이의 근로계약도 연장됨이 없이 만료되었다.

4)

피고는 이 사건 정부지침에 따라 비정규직 근로자들에 대한 정규직 전환 절차를 진행하였고, 운전원 업무 파견 근로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방법으로 제한공개 채용경쟁 절차를 시행하되 전환대상에 해당하는 파견근로자들에게는 가점 10%를 부여하기로 하였다. 원고는 피고가 시행한 위 채용절차에 지원하지 않았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 6 내지 8, 10 내지 14, 3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5, 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주위적 청구에 대한 판단

가.

당사자들의 주장과 이 사건의 쟁점

원고가 파견사업주에 해당하는 C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C와 피고 사이의 근로자 파견계약인 이 사건 파견용역계약에 따라 사용사업주에 해당하는 피고에게 파견되어 근로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원고는 원고가 피고에 파견되어 수행한 업무는 차량운전 업무가 아닌 차량관리 업무였고, 이는 한국표준직업분류 분류부호 842 자동차 운전 종사자의 업무에 해당하지 않아 파견법 제5조 제1항을 위반한 것이므로, 피고는 같은 법 제6조의2 제1항 제1호에 따라 원고를 직접 고용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고, 피고는 차량관리 업무가 자동차 운전 종사자의 업무에 부수하는 업무이므로 파견법 제5조 제1항을 위반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따라서 이 사건의 쟁점은 원고의 근무 내용이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 제1호에서 정한 '근로자파견 대상 업무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업무에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에 해당하는지 여부이다.

나.

파견법의 입법연혁과 취지 및 근로자 파견 대상업무 판단 기준

1)

근로자파견은 원래 근로자공급의 한 형태인데, '근로자공급사업'은 '공급계약에 의하여 근로자를 타인에게 사용하게 하는 사업'(직업안정법 제2조의2 제7호)으로서 사실상 또는 고용계약에 의하여 자기의 지배하에 있는 근로자를 타인의 지휘 아래 사용하게 하는 사업이므로 이를 자유로이 허용하면 타인의 취업에 개입하여 영리를 취하거나 임금 기타 근로자의 이익을 중간에서 착취하는 폐단이 생길 염려가 있어 근로기준법은 원칙적으로 이를 금지하고(2007. 4. 11. 법률 제8372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근로기준법 제8조, 위와 같이 개정된 근로기준법 제9조), 다만 직업안정법에 의하여 노동부장관의 허가를 받은 자에 대하여만 이를 인정하면서 국내 근로자공급사업의 경우는 그 허가대상을 노동조합으로 한정하고 있었다(직업안정법 제33조 제1항, 2009. 12. 31. 대통령령 제21961호로 개정되기 전의 동법 시행령 제33조 제2항 제1호). 그러던 중 1998. 2. 9.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사회협약'(이른바 노사정합의)에서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제고하는 한 방법으로 제한된 범위 안에서 근로자파견제도를 도입하기로 합의가 이루어졌고 이를 계기로 파견법이 제정되면서 근로자파견사업은 근로자공급사업의 범위에서 제외되게 되었다(직업안정법 제2조 제7호).

파견법은 근로자파견사업의 적정한 운영을 기하고 파견근로자의 근로조건 등에 관한 기준을 확립함으로써 파견근로자의 고용안정과 복지증진에 이바지하고 인력수급을 원활하게 함을 입법 목적으로 하고 있는데(파견법 제1조), 그 중에서도 '근로자파견사업의 적정운영'을 위하여 제2장에서 근로자파견사업에 대한 규제조치로서 파견의 사유(근로자파견대상업무에 해당하거나 일시적 사유가 있을 것), 파견의 기간, 파견사업의 허가 등을 규정하고 있다. 즉, 파견근로자보호법은 파견의 사유에 관하여 제5조 제1항에서 근로자파견대상업무를 원칙적으로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를 제외한 전문지식·기술 또는 경험 등을 필요로 하는 업무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업무로 제한하고, 제5조 제2항에서는 근로자파견사업의 대상으로 적절하지 못하여 절대적으로 파견을 금지한 업무(동조 제3항)를 제외하고는 출산·질병·부상 등으로 결원이 생긴 경우 또는 일시적·간헐적으로 인력을 확보하여야 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근로자파견사업을 행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파견법은 근로자파견사업의 적정운영을 위한 위 법규정들이 실효를 거둘 수 있도록 제43조 제1호 및 제2호에서 파견의 사유, 기간 및 파견업의 허가에 관한 규정들을 위반한 파견사업주와 사용사업주를 형사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대법원 2008. 9. 18. 선고 2007두2232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2)

구 파견법(2006. 12. 21. 법률 제807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은 제6조 제3항 본문으로 "사용사업주가 2년을 초과하여 계속적으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2년의 기간이 만료된 날의 다음 날부터 파견근로자를 고용한 것으로 본다."라는 내용의 규정(이하 '직접고용간주 규정'이라고 한다)을 두어 사용사업주가 파견기간 제한을 위반한 경우 곧바로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에 직접고용관계 성립이 간주되도록 하였다. 그런데 이후 개정된 파견법(2006. 12. 21. 법률 제8076호로 개정된 것)은 직접 고용간주 규정을 대체하여 파견기간을 초과하여 계속적으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 해당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하여야 한다는 규정(이하 '직접고용의무 규정'이라고 한다)을 두면서 동법 제5조 제3항에 따라 근로자파견사업이 절대적으로 금지되는 업무에 대하여 파견근로자를 사용 한 경우를 직접고용의무가 발생하는 사유로 추가하였고, 2012. 2. 1. 법률 제11279호로 개정되면서는 동법 제5조 제1항에서 정한 근로자파견대상업무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업무에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를 직접고용의무 발생 사유로 추가하였으며, 자구수정을 거쳐 현행법에 이르렀다.

3)

위와 같은 파견법의 입법경위와 그 입법 목적 및 근로자파견사업의 적정운영을 위한 위 법 규정들의 내용 등을 살펴보면, 근로자파견 대상 업무에 관한 제5조의 규정은 제한적, 열거적 규정이라고 할 것이고, 직접고용의무 규정은 사용사업주가 파견사업의 대상에 관한 규정을 위반하여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행위에 대하여, 행정적 감독이나 형사처벌과는 별도로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의 사법관계에서도 직접고용을 강제함으로써 근로자파견사업의 대상 업무에 관한 제한이 잠탈되는 것을 방지하고, 그에 따라 파견근로자의 고용안정을 도모하는데에 그 입법 취지가 있다고 할 것이다.

4)

따라서 사용사업주가 근로자파견 대상 업무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업무에서 파견근로자를 사용한 경우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근로자파견계약서의 형식상 기재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파견근로자가 실제 수행한 업무를 기준으로 판단하되, 실제 수행한 업무가 법령에서 정한 근로자파견 대상 업무와 유사하거나 부수한 업무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근로자파견 대상 업무를 엄격하게 제한한 파견법의 취지를 고려하여, 실제 수행한 업무와 근로자파견대상 업무와의 관계, 각 업무의 수행비중, 파견사업주와 사용사업주의 근로자파견계약 체결 경위, 당사자들의 의사, 근로자가 파견대상업무가 아닌 업무를 담당하게 된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다.

피고가 근로자파견 대상 업무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업무에서 원고를 사용한 경우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과 인용한 증거들 및 갑 제5호증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가 실제로 수행한 업무는 차량관리에 관한 것으로 파견법 제5조 제1항, 파견법 시행령 제2조 제1호, 별표 1의 '자동차 운전 종사자'의 업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인정되므로, 피고는 근로자파견 대상 업무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업무에서 원고를 사용하였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1)

원고가 피고에 파견되어 근무한 1년 11개월 동안 특별히 배정된 차량 없이 평소 주차장에 있는 휴게실에 상주하며 일반직원용 업무차량 9대에 대한 주유, 충전, 세차, 차량 키 반출, 차량 이상 유무 확인 등 차량 관리를 주된 업무로 하였고, 실제로 운전업무를 수행한 것은 29회에 불과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렇다면 원고는 차량 관리 업무를 주된 업무로 하고, 예외적으로 운전 업무를 하였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2)

자동차를 운전하는 사람이 자신의 차량에 주유·충전을 하거나 해당 차량의 키를 관리하고, 기본적인 이상유무를 점검하는 것은 운전업무의 부수적인 업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원고와 같이 자신의 운전과 관련 없이 다수의 타인이 운전하는 다수의 차량에 대하여 위와 같은 업무를 전담하는 경우에는 그 관리행위 자체가 업무의 목적인 것이고, 이러한 경우 차량 운전 업무와 차량 관리 업무 사이에는 주된 근무 장소, 업무의 내용, 업무에 필요한 기능, 업무의 난이도와 위험성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으므로, 원고가 수행한 차량 관리 업무는 더 이상 운전업무에 부수하는 업무라고 보기 어렵다.

3)

이 사건 파견용역계약의 계약특수조건 중 Ⅱ. 용역계약 특수조건 제5조 제1항 각 호는 파견근로자의 주요업무를 규정하고 있는데, 제1호 내지 제3호에는 임직원 출·퇴근 및 업무·출장 관련 운전업무와 회사 업무용 차량 운전업무가, 제4호에는 '운전, 주유, 세차, 정비 및 관리전반에 관한 업무'가 기재되어 있다. 한편 2017. 7. 3. 통계청 고시 제2017-191호로 개정된 한국표준직업분류에는 파견법 시행령 별표1의 '자동차 운전 종사자'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이는 '자동차 운전원'(분류부호 873)의 세분류 중 하나인 '승용차 및 승합차 운전원'의 업무 설명으로 '고용주의 지시에 따라 승용차 및 승합차를 운전하고 차량을 관리하는 자를 말한다'라고 기재하고 있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위 용역계약 특수조건 제5조 제1항 제4호에서 정한 '관리전반에 관한 업무' 또는 위와 같이 개정된 한국표준직업분류에 기재된 '차량을 관리하는 자'의 업무는 운전업무를 수행하는 자가 자신이 운전하는 차량에 대하여 통상 행하기 마련인 부수적인 업무를 기재한 것이지, 이를 독립하여 '자동차 운전 종사자'의 업무로 정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파견용역계약의 계약 내용이나 개정된 한국표준직업분류의 기재를 근거로 원고가 수행한 업무가 '자동차 운전 종사자'의 업무에 포함되는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4)

피고는 당초 원고와 같이 차량 관리 업무를 전담으로 수행하던 사람을 파견받아 근무하게 하고 있었는데, 위 사람이 2017. 4. 25. 계약만료로 그만두게 되자 이를 보충하기 위해 C로부터 원고를 파견받은 점, 피고는 운전원을 배정할 차량이 11대에 불과함에도 C와 운전원 12명을 근로자로 파견하는 내용으로 이 사건 파견용역계약을 체결한 점, 피고는 파견근로자 등에 대한 정규직 전환 절차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C와의 이 사건 파견용역계약을 연장하였는데, '예산절감 필요, 전기차 도입으로 인한 시스템 관리, 차량임차 계약에 관리서비스가 포함된 점 등'을 이유로 업무용차량 관리업무를 제외하여 파견인력을 축소한 점, 원고가 피고와 C를 상대로 제기한 차별시정 구제신청 기각결정에 대한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절차에서 피고는 '원고가 차량 관리 업무를 주로 수행하였으므로 차량운행을 담당한 다른 근로자와 근무내용이 상이하여 차별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적극적으로 주장한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는 당초부터 원고를 '자동차 운전종사자'로 사용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업무차량 관리원'으로 사용할 목적으로 파견받아 그 업무를 담당하게 한 것으로 보인다. 즉, 피고가 차량 관리 업무를 차량 운전 업무에 부수한 업무로 취급한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한편, 원고는 파견근무 초기에 피고 담당자로부터 2개월 간 차량관리업무를 담당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이를 양해하였을 뿐 이후에는 임원차량 운전업무를 담당하게 해 줄 것을 요청하였던 것으로 보이는바, 원고 또한 자신이 실제 수행한 업무가 이 사건 파견용역계약에서 정한 '자동차 운전종사자'의 업무와 상이하다고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라.

직접고용의무의 발생

1)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 제1호에 의하면 사용사업주가 근로자파견대상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업무에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 해당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할 의무가 있고, 파견근로자는 사용사업주가 직접고용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경우 사용사업주를 상대로 고용 의사표시를 갈음하는 판결을 구할 사법상의 권리가 있다.

2)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근로자파견대상 업무에 해당하지 않는 업무에서 원고를 사용한 것으로 인정되므로, 원고를 직접 고용할 의무가 있다.

3)

이에 대하여 피고는, 파견법상 근로자파견이 금지되는 업무에 대하여 파견계약이 체결된 경우, 즉 불법파견의 경우에만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 제1호가 적용된다면서 자동차 운전업무를 파견대상업무로 정하여 근로자파견계약에 체결된 이 사건에서는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에 따른 직접고용의무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해당 조문은 문언상 파견사업주와 사용사업주 사이의 근로자파견계약이 위법한지 적법한지를 묻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위와 같은 주장은 근로자파견계약에서 파견대상업무를 형식상 적법한 파견대상업무로 정하기만 하면 사용사업주가 파견근로자를 제한 없이 다른 업무에 사용하여도 직접고용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는 것과 다를 바 없어 앞서 본 파견법의 입법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주장이므로 받아들일 수 없다.

마.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를 고용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다투면서 이행하지 않고 있으므로, 피고에 대하여 고용의 의사표시를 구하는 원고의 주위적 청구는 이유 있다(원고의 주위적 청구를 받아들이므로 각 예비적 청구에 대하여는 판단하지 않는다).

3.

결론

원고의 주위적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여야 할 것인바, 이 법원에서 변경된 청구를 포함하여 제1심판결을 변경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손병원(재판장) 김형호 박경모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