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징역 8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에게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사기의 점은 무죄.
사건정보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판결
사건
2019고단3083,2018
판결선고
2020. 12. 10.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판결
범죄사실
『2018고단3100』
피고인은 대구 달서구 B에 있는 ㈜C의 운영자로서 상시근로자 15명을 사용하여 금형 제조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 및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피고인은 위 회사에서 2016. 10. 10.부터 2018. 3. 31.까지 근로자로 근무하다 퇴직한 D의 2018. 3. 임금 1,500,000원 및 퇴직금 2,947,945원을 지급 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위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019고단971』
피고인은 2015. 1.경 대구 달서구 B에 있는 피고인이 운영하는 ㈜C 사무실에서 피해자 E으로부터 F 발행의 액면금 2,992만원 상당의 약속어음 1매(G, 지급기일 2015. 12. 27., 지급장소 H은행)를 할인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위 약속어음을 받았다.
피고인은 2015. 2. 중순경 대구 북구 동변동에 있는 빵집 앞에서 위 약속어음을 I을 통해 할인하고 I으로부터 어음할인금 불상액을 교부받아 피해자를 위하여 보관하던 중 피해자에게 건네주지 않고 임의로 소비하여 횡령하였다.
증거의 요지
『2018고단3100』
피고인의 법정진술
D에 대한 경찰진술조서
계좌내역 및 퇴직금 산정서
『2019고단971』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증인 E의 법정진술
약속어음 사본, 판결문 사본, 장부 사본, 거래내역서, 합의서 및 상환스케쥴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임금 미지급의 점),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퇴직금 미지급의 점), 형법 제355조 제1항(횡령의 점)
상상적 경합
형법 제40조, 제50조
형의 선택
징역형 선택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 (피고인이 체당금 지급절차에 협조하여 판시 2018고단3100 사건의 피해근로자에게 4,000,000원의 체당금이 지급되었고, 나머지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을 피해근로자에게 직접 지급하는 등 피해 근로자에 대한 피해회복이 상당 부분 이루어진 점, 피고인에게 벌금형을 초과하는 중한 형으로 처벌받은 범죄전력이 없는 점 등 참작)
사회봉사명령
형법 제62조의2
무죄 부분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사기의 점의 요지
피고인은 대구 달서구 B에 있는 주식회사 C의 운영자이고, 피해자 J은 경기 화성시 K에 있는 L의 운영자이다.
피고인은 2018. 9.경 주식회사 C 사업장에서 피해자 운영의 L 소속 이사인 M와 통화를 하면서 “자동차 금형 부품 가공을 해서 납품해 달라, 결제는 월 마감 후 익월에 현금으로 결제할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거짓말을 하였다.
그러나 사실은 피고인 운영의 주식회사 C의 경우 회사 소유인 대구 달서구 N 소재 토지 및 건물에 대하여 부동산 가치평가액 합계 약 25억원을 넘는 금융기관 및 기술보증기금의 담보권이 설정되어 있어 사실상 재산가치가 없었고, 2017. 6. 14.경부터 2018. 10. 26.경까지 피고인으로부터 납품 대금을 받지 못한 거래처와 금융기관, 근로복지공단,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에서 약 11억 7,000만 원의 미지급 대금 채권에 근거하여 주식회사 C 소유인 위 토지 및 건물에 대하여 가압류를 한 상태였으며, 이에 따라 2018. 10. 4. 위 토지 및 건물에 대하여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의 강제경매개시결정이 있었고, 피고인은 당시 근로자들의 임금 및 퇴직금 합계 약 4,800만 원을 지급하지 못하는 등 경영상 어려움에 처하였으므로 피해자가 금형 부품을 가공하여 납품하더라도 피해자에게 대금을 정상적으로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 하여금 2018. 10. 7.경 자동차 금형 부품인 하원판(부품번호 17m56600)을 가공하여 납품하도록 하고도 그 대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을 비롯하여 그 무렵부터 같은 달 30.경까지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5회에 걸쳐 자동차 금형 부품을 가공하여 납품하게 하고 대금 합계 5,620만 원을 지급하지 않아 동액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
관련 법리
사기죄는 타인을 기망하여 착오에 빠뜨리고 처분행위를 유발하여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얻음으로써 성립하는 것으로서, 기망, 착오, 재산적 처분행위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한편 어떠한 행위가 타인을 착오에 빠지게 한 기망행위에 해당하는지 및 그러한 기망행위와 재산적 처분행위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는지는 거래의 상황, 상대방의 지식, 성격, 경험, 직업 등 행위 당시의 구체적 사정을 고려하여 일반적·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11도8829 판결 등 참조).
거래물품의 편취에 의한 사기죄의 성립 여부는 거래 당시를 기준으로 피고인에게 납품대금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피해자에게 납품대금을 변제할 것처럼 거짓말을 하여 피해자로부터 물품을 편취할 고의가 있었는지의 여부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하므로, 납품 후 경제사정 등의 변화로 납품대금을 일시 변제할 수 없게 되었다고 하여 사기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03. 1. 24. 선고 2002도5265 판결 등 참조).
판단
이 법정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이 전제하는 바와 같이 피해자로부터 가공하여 납품받은 자동차 금형 부품인 하원판 등의 대금 합계 5,620만 원을 피해자에게 지급하지 못하였고, 그 무렵 다른 거래처 등에도 대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경영상 어려움에 처해 있었던 사정은 인정된다.
그러나 이 법정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나타난 피고인이 경영하고 있는 주식회사 C와 피해자 사이의 납품 계약(이하 ‘이 사건 납품 계약’이라고만 한다)의 체결 경위를 비롯한 아래와 같은 사정 등을 앞서 본 바와 같은 법리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이 2018년 9월경 피해자와 사이에 이 사건 납품 계약을 체결할 당시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로부터 가공한 자동차 금형 부품을 납품받더라도 그 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거나 피고인의 기망행위로 인하여 피해자가 착오에 빠져 이 사건 납품 계약을 체결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아래에 나타난 사정을 감안하면, 이 사건 납품 계약 체결 무렵에 피고인이나 그가 경영하던 주식회사 C의 재력이나 신용상태가 악화되어 있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에게 자신이 부담하고 있었던 채무나 보유 중인 자산 등 재력이나 신용상태에 관련된 사정까지 피해자에게 적극적으로 고지하였어야만 할 의무가 있었다고 볼 수 없고, 이를 고지하지 않았다고 하여 기망행위로 평가할 수 없으며, 이 사건 납품 계약 체결 이후 위 납품 대금을 지급하지 못하였다는 결과적인 사정만을 들어 기망행위가 있었다고 쉽게 추단할 수 없다.
주식회사 C는 2018년 1. 25.경 O 주식회사와 자동차 금형 제작 계약을 체결하고, O 주식회사가 사급으로 제공한 재료를 사용한 금형을 조립·가공하여 O 주식회사에게 자동차 금형을 인도하여 왔다. 한편 피해자는 O 주식회사와 자동차 금형 부품 가공계약을 체결하고, O 주식회사가 사급으로 제공한 재료를 사용하여 가공한 자동차 금형 부품을 O 주식회사가 인도장소로 지정한 주식회사 C로 납품하여 왔다. 그러다가 2018년 9월경 피해자는 O 주식회사로부터 O 주식회사의 내부 사정으로 기존의 자동차 금형 부품 가공을 주식회사 C로부터 직접 견적받아 주식회사 C에 납품하되, 그 대금은 O 주식회사에서 피해자에게 직접 지급하는 방식으로 계약당사자를 변경하자는 제안을 받고서 주식회사 C를 경영하고 있던 피고인을 소개받았다. 그 직후 곧바로 피해자와 주식회사 C는 이 사건 납품 계약을 체결하였다.
당시 피해자로서는 계약당사자가 주식회사 C로 변경되지만 기존에 거래관계에 있었던 O 주식회사가 그 대금을 직접 지급하겠다고 하였기 때문에 기존의 O 주식회사와 체결하였던 가공 계약과 별반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등 O 주식회사가 그 대금 지급을 담보하고 있다는 점을 중시하여 주식회사 C와 이 사건 납품 계약을 체결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이 위 거래관계는 피해자와 피고인이 O 주식회사의 요청에 따라 이 사건 납품 계약을 체결하게 되었고, 달리 피고인이 직접 피해자에게 어떠한 거짓말을 하여 피해자가 이에 기망되어 위 거래를 진행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은 드러나지 않는다.
피해자, 주식회사 C, O 주식회사가 정한 대금지급방식은, 주식회사 C가 피해자에게 직접 가공 견적을 의뢰하고 피해자로부터 가공한 자동차 금형 부품을 인도받아 이를 조립·가공한 다음 O 주식회사에 자동차 금형을 납품하였고, O 주식회사는 피고인을 거치는 급부과정을 단축하여 직접 피해자에게 그 대금을 지급하여, 그 급부로써 O 주식회사의 주식회사 C에 대한 급부가 이루어질 뿐 아니라 주식회사 C의 피해자에 대한 급부로도 이루어지는 내용으로 약정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본 바와 같은 이 사건 납품 계약의 체결 경위와 그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피해자가 이 사건 납품 계약 당시 피고인이나 주식회사 C의 재력이나 신용상태에 관하여 아무런 확인을 하지 않았고, 피고인이나 주식회사 C에게 대금 지급을 위한 어떠한 담보의 제공도 요구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주식회사 C와 거래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O 주식회사가 그 대금을 직접 지급하는지 여부, 즉 O 주식회사의 지급능력이 가장 중요한 고려 대상이었던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이나 주식회사 C의 재력 내지 신용상태는 이 사건 납품 계약의 체결 여부를 결정하는 데 있어 중요한 요소는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피해자가 가공하여 인도한 자동차 금형 부품의 불량 문제와 납기 지연 등으로 주식회사 C에 발생한 손해액과 그에 따른 대금 정산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협의가 잘되지 아니하여 O 주식회사에게 그 대금 지급을 중단하도록 요청하여 피해자에 대한 대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된 것이라고 일관하여 변소하고 있는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면 이를 쉽게 배척하기 어렵다.
피해자가 주식회사 C에 가공 납품한 자동차 금형 부품에서 불량이 발생하였고, 이에 주식회사 C는 일부 자동차 금형 부품은 피해자로부터 납기를 지나 재가공하여 인도받거나 자체 작업 등을 거쳐 O 주식회사에 조립·가공하여 자동차 금형을 납품하였고, O 주식회사 역시 자동차 금형 제품에 일부 불량이 있음을 확인하였으나 납기 등의 사유로 고객사에 금형을 인도하게 되었는바, 그 과정에서 피고인이 인도받은 자동차 금형 부품에 불량이 있어 곧바로 피해자에게 이의를 제기하여 그에 관하여 상의하거나 일부 자동차 금형 부품에 관하여는 납기를 지나 재가공하여 인도받기도 하는 등 피고인의 변소에 부합하는 객관적 사정이 존재한다.
주식회사 C가 피해자로부터 인도받은 자동차 금형 부품을 조립·가공하여 O 주식회사에 자동차 금형을 납품하고, O 주식회사는 거래처인 고객사에 자동차 금형 제품을 공급한 다음, 고객사의 검수 과정을 거쳐 비로소 최종 불량 여부와 재가공 여부를 알 수 있어, 이 사건 고소 제기 당시까지 불량에 따른 손해액이 최종 확정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으로서는 O 주식회사의 거래처인 고객사의 검수를 기다려 보아야 하는 등 불량에 따른 최종 손해액을 정확하게 확인하는 것이 용이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고, 그 검수 결과에 따라서는 피고인 역시 거래관계에 있는 O 주식회사로부터 불량이나 납기 지연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할 수도 있는 사정을 감안하면,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그 대금을 지급하지 아니하도록 할 의도로 O 주식회사에 그 대금의 지급정지를 요청하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오히려, 금형 부품의 불량과 납품기한 지연 등으로 피해자와 발생한 대금 정산 문제 등 후발적 사정으로 주식회사 C가 피해자에게 대금을 지급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가공 납품받은 자동차 금형 부품 대부분을 정상적으로 조립·가공하여 O 주식회사에 자동차 금형을 인도하였음에도, 단지 피해자에 대한 대금 지급을 면하기 위하여 자동차 금형 부품의 불량 문제로 이의를 제기하였다고 단정하기 부족하고, 피고인이 정상적으로 O 주식회사로부터 지급받은 대금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였다거나 개인적으로 유용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정황도 보이지 않는다(한편, O 주식회사는 주식회사 C에 대한 채권을 가진 제3자가 주식회사 C의 주식회사 O에 대한 잔존 대금채권에 관하여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결정을 받자 2018. 11. 21.경 잔존 대금을 모두 공탁하였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사기의 점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아니한다.
판사 손원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