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벌금 5,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
판결
사건
2024고단1409
판결선고
2025. 6. 12.
범죄사실
피고인은 포항시 북구 B에 있는 농업회사법인 주식회사 C(이하 'C'이라 한다)의 대표이사로서 상시 근로자 7명을 사용하여 식품제조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근로기준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모든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2017. 4. 20.부터 2024. 5. 16.까지 C에서 근로하다 퇴직한 근로자 D의 2024년 1월부터 5월까지의 임금 합계 9,032,258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2017. 4. 20.부터 2024. 5. 16.까지 C에서 근로하다 퇴직한 근로자 D의 퇴직금 13,990,907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증인 D의 법정진술
피고인에 대한 특별사법경찰관 피의자신문조서
피고인 및 D에 대한 각 특별사법경찰관 진술조서
근로계약서, 급여명세서, 각 급여거래내역서, 주주명부, 등기사항전부증명서, 연도별 업무일지, 법인카드 사용내역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금품 미청산의 점),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퇴직금 미지급의 점), 각 벌금형 선택
경합범 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범정이 더 무거운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가중)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유죄의 이유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 요지
근로기준법위반죄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는 D이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지니는 것을 전제로 성립하는 범죄이다. 그러나 D은 C의 근로자가 아닌 임원으로서의 지위에 있었던 사람인바, D에 대한 임금 및 퇴직금 미지급에 대해서는 근로기준법위반죄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근로제공관계의 실질이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 · 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 · 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가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 · 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3. 8. 31. 선고 2023도6323 판결 등 참조).
한편, 회사의 임원이라 하더라도, 업무의 성격상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것으로 보기에 부족하고 실제로는 업무집행권을 가지는 대표이사 등의 지휘 · 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면서 그 노무에 대한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 임원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자에 해당할 수 있다. 그러나 회사의 임원이 담당하고 있는 업무 전체의 성격이나 업무수행의 실질이 위와 같은 정도로 사용자의 지휘 · 감독을 받으면서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아니하는 것이라면, 그 임원은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있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2다10959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D이 피고인에게 돈을 투자하였고, 이로 인하여 C의 주식을 보유하기도 한 사실, D이 C에서의 근무를 시작할 무렵부터 '전무이사' 직함을 부여받았고, 2018. 7. 3.경부터 2020. 3. 30.경까지 C의 사내이사로 등기되기도 하였으며, C 근무 당시 법인카드나 법인차량을 제공받기도 한 사실, D이 피고인이 운영하는 또 다른 회사인 농업회사법인 주식회사 E(이하 'E'라 한다)의 대표이사 및 사내이사로 등기되기도 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에 의하면, 위 사실에도 불구하고 D은 C 혹은 피고인에 대하여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의 지위에 있었음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는바, 피고인 및 변호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D은 피고인이 운영하는 C에서 근무를 시작한 2017. 4. 20.경 C 대표이사 F와 사이에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는데, 위 근로계약서에는 D이 지급받을 급여에 관한 사항(급여 총액: 200만 원, 기본급: 170만 원, 비급여수당: 30만 원), 근로자로서의 각종 의무에 관한 사항(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근무할 것, 결근 · 지각 · 조퇴를 하지 않을 것, 사원 간의 마찰을 일으키지 않을 것 등) 등이 기재되어 있었다.<1> 위 근로계약서에 규정된 D의 법률상 지위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는 다른 근로자와 다를 것이 없다.
D은 C에 재직하면서 근로계약서에 적힌 것과 같은 금액의 급여를 지급받았고, C에서는 D에게 급여를 지급할 때 건강보험료, 고용보험료 등을 원천징수(공제)한 금액을 D에게 지급하는 등 다른 근로자와 같이 취급하였다.<2> 한편, D은 실제로 7년 이상 C의 사업장에 출근하면서 해썹(HACCP) 관리, 재고 파악, 생산량 체크, 기계 관리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업무일지를 작성하는 등 실제로 근로계약서상의 근로자의 의무를 이 행하였다.<3>
D은 C에 재직하는 동안 C의 비품 · 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자신의 업무를 대행하는 등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한 적은 없었던 것 으로 보인다. 또한, D은 피고인과의 개인적인 인연으로 피고인이 운영하던 회사에 투자하고 입사하게 된 것일 뿐, 회사 경영이나 농수산물의 유통 · 가공 · 판매와 관련하여 별다른 전문성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 않아, C을 독립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있었다고 평가하기도 어렵다.
D은 C의 대표이사로 등기된 적이 있기는 하나, 그 기간은 약 1년 9개월 정도로 피고인이 C에서 근무한 약 7년 1개월 중 일부에 불과하다. 또한, D은 C의 대표이사로등기되었을 당시에도 이전과 다름없는 액수의 임금을 지급받았으며, 그 외에 대표이사로 재직하였을 당시의 근로형태가 이전과 달라졌다고 볼 만한 별다른 자료도 제출된 바 없다.
피고인은 대구지방고용노동청 포항지청에서 피진정인 신분으로 진술을 할 당시, D이 농업회사법인 E 대표이사로 선임된 것과 관련하여 "D 씨를 E 대표이사로 형식상으로 만들어놓은 거긴 한데, 은행 가서 볼 일 가서 봐 달라 하면 D 씨가 주인의식이 없어서 많이 불편해해서 임원도 빼고 E 주식도 빼게 되었습니다."라고 진술한 바 있다.<4> 이를 보면, D은 스스로를 사용자로 인식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오히려 사용자로서의 권한 · 책임을 지니는 것을 부담스럽게 여겼던 것으로 보인다.
양형의 이유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벌금 5만 원 ~ 4,500만 원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벌금형을 선택하였으므로 양형기준이 적용되지 않음 3. 선고형의 결정
불리한 정상: 피고인이 D에게 제때 지급하지 않은 임금 및 퇴직금이 2,000만 원을 상회하는 점
유리한 정상: 피고인에게 동종 전과가 없는 점, 피고인이 이 사건 변론종결 이후인 2025. 5. 29.경 D에게 미지급한 임금 중 200만 원을 지급한 점(나머지 임금 역시 가까운 시일 내에 지급할 것을 다짐하고 있음)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가족관계, 범행의 동기와 경위, 범행의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들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박광선
각주1) 수사기록 8쪽
각주2) 수사기록 9쪽
각주3) 수사기록 105쪽
각주4) 수사기록 105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