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에 대한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 A을 벌금 2,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 A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 A에게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피고인 B, C의 항소 및 검사의 피고인 B, C에 대한 항소를 각각 기각한다.
이유
항소 이유의 요지
검사
피고인 A에 관하여
피고인은 전국교육공무직노동조합의 F지부장으로서, B, C과 공동하여 F교육청(이하 '교육청'이라고만 한다)을 점거하고, 담당공무원의 퇴거요청에 불응하였다. 그럼에도 피고인에 대한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퇴거불응)의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피고인 B, C에 관하여
원심이 피고인들에게 선고한 형(피고인 B : 벌금 300만 원, 피고인 C : 벌금 150만 원)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피고인 B
피고인이 교육청을 점거한 후 퇴거요청에 불응하고 교육청 본관 앞 주차장에서 집회를 한 것은 적법한 쟁의행위에 해당하므로,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 그럼에도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피고인 C
피고인이 교육청을 점거한 후 퇴거요청에 불응한 것은 적법한 쟁의행위에 해당하므로,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 그럼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직권판단(피고인 A에 대한 부분)
검사는 당심에 이르러 이 사건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퇴거불응)의 공소사실을 아래 범죄사실 제1항 기재와 같이 변경하고, 피고인 A에 대한 적용법조에 "형법 제30조"를 추가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 허가를 신청하였고, 이 법원이 위 공소장변경을 허가함으로써 그 심판대상이 변경되었으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에 대한 부분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검사의 피고인 A에 관한 항소이유는 기존의 공소사실에 관한 원심의 판단에 대한 것으로서, 당심에서 위와 같이 공소장변경을 허가하여 공소사실이 변경된 이상 위 주장의 당부를 따로 판단하지 않고 아래 [다시 쓰는 판결]에서 변경된 공소사실에 관하여 판단하기로 한다.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퇴거불응)의 점에 대한 피고인 B, C의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들은 원심에서도 동일한 취지의 주장을 하여 원심은 그 판결문 제3쪽 3행~10행에서 그 이유를 자세하게 설시하여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1조는 "이 법은 헌법에 의한 근로자의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보장하여 근로조건의 유지·개선과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하고, 근로관계를 공정하게 조정하여 노동쟁의를 예방·해결함으로써 산업평화의 유지와 국민경제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제4조는 "형법 제20조의 규정은 노동조합이 단체교섭·쟁의행위 기타의 행위로서 제1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한 정당한 행위에 대하여 적용된다."고 규정하며, 제37조 제1항은 "쟁의행위는 그 목적·방법 및 절차에 있어서 법령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되어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제2항은 "조합원은 노동조합에 의하여 주도되지 아니한 쟁의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근로자의 쟁의행위가 형법상 정당행위가 되기 위해서는, 첫째 그 주체가 단체교섭의 주체로 될 수 있는 자이어야 하고, 둘째 그 목적이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한 노사간의 자치적 교섭을 조성하는 데에 있어야 하며, 셋째 사용자가 근로자의 근로조건 개선에 관한 구체적인 요구에 대하여 단체교섭을 거부하였을 때 개시하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조합원의 찬성결정 등 법령이 규정한 절차를 거쳐야 하고, 넷째 그 수단과 방법이 사용자의 재산권과 조화를 이루어야 함은 물론 폭력의 행사에 해당되지 아니하여야 한다는 조건을 모두 구비하여야 한다(대법원 2005. 2. 25. 선고 2004도8530 판결, 대법원 2003. 11. 13. 선고 2003도687 판결 등 참조).
쟁의행위 가운데 사용자의 의사에 반하여 직장에 체류하는 쟁의수단인 직장점거는 사용자측의 점유를 완전히 배제하지 아니하고 그 조업도 방해하지 않는 부분적, 병존적 점거일 경우에 한하여 정당성이 인정되고, 이를 넘어 사용자의 기업시설을 장기간에 걸쳐 전면적, 배타적으로 점유하는 것은 사용자의 시설관리권능에 대한 침해로서 정당화될 수 없다(대법원 1990. 10. 12. 선고 90도1431 판결, 대법원 2006. 8. 24. 선고 2006도3552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살피건대, 원심의 위와 같은 판시이유에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따라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들이 교육청 복도 및 로비를 점거하여 담당 공무원으로부터 퇴거요구를 받았음에도 그 요구에 불응한 것은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퇴거불응)죄에 해당하고, 노동조합법 제4조의 정당행위 또는 형법 제20조의 사회상규에 반하지 아니하는 행위에 해당하여 그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들은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또는 위 본부 F지부의 간부로서, 2015. 2. 11. 18:30경 F교육감(이하 '교육감'이라고만 한다)을 면담하기 위해 교육청을 방문하였다. 피고인들은 2층 교육감실 앞에서 관계 직원에게서 육감이 퇴근하여 부재중이라는 말을 들은 이후에도 '교육감은 면담에 응하라.'는 취지의 구호를 한 명이 선창하면 나머지 조합원 10여 명이 따라 외치면서 2층 복도에 머물렀다. 피고인들은 2015. 2. 11. 21:08경 청사방호업무를 담당하는 교육청 공무원 Y에게서 서면으로 1차 퇴거 요청을 받았음에도 이를 거부하였다.
피고인들은 2015. 2. 13. 11:30경 교육청 행정지원국장과 교육정책과장, 장학사와 면담하면서 노동조합의 건의사항을 전달하였으나, 입장 차이로 합의에 이르지 못하였다. 피고인들은 위와 같이 면담을 종료한 후에도 계속 2층 교육감실 앞 복도 및 1층 로비에 남아있었고, 2015. 2. 11. 21:08경 처음 퇴거요청서를 받은 이래 같은 달 17. 07:31경까지 모두 16회에 걸쳐 서면으로 퇴거요구를 받고서도 이에 응하지 아니하여 같은 날 07:35경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되기까지 7일 동안 2층 교육감실 앞 복도와 1층 로비를 점거하였다.
위와 같이 피고인들은 돌봄전담사를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겠다는 기존의 고용안정 및 처우개선 계획에 반하는 교육청의 돌봄교실 운영계획에 항의하고 초단시간근로자인 초등학교 돌봄교사들의 근로조건 개선을 요구하기 위하여 교육청을 방문하여 교육청 건물 일부를 점거하기에 이른 것인바, 이는 그 성질상 노동조합의 활동으로 볼 수는 있다. 또한, 당시 피고인들은 교육청 건물 1층 및 2층 일부에서 소복을 입고 쇠사슬로 서로의 몸을 묶은 채 구호를 제창하거나 노래를 부르는 등의 행위를 하였을 뿐, 기물을 파손하거나 폭력을 행사하는 등의 범죄행위를 하지는 아니하였다.
그러나 피고인 C은 전국교육공무직본부의 G이고, 피고인 B은 전국교육공무직본부 F지부의 G으로서 위 노동조합의 간부일 뿐, 돌봄전담사의 지위에 있지 않으므로, 피고인들이 돌봄전담사의 근로조건 유지·개선에 관한단체교섭의 주체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인들이 돌봄전담사 직종 노동조합원들의 승낙을 얻어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조합활동의 일환으로 교육청에 들어갔다는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퇴거불응행위가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들은 이 사건 퇴거불응 행위가 적극적 쟁의행위인 직장점거의 일환으로 행해진 것이라고 주장하나, '사용자가 있는 곳'과 '직장'은 구별되어야 한다. '사용자'란 사업주, 사업의 경영담당자 또는 그 사업의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동하는 자를 말하는 반면(노동조합법 제2조 제2호), 직장점거는 근로자가 직장에 머물면서 파업과 같은 주된 쟁의행위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사용자의 의사에 반하여 직장에 체류하는 형태의 쟁의행위를 말하는바, 설령 피고인들이 교육청 점거농성 이전에 노동조합법 제37조 이하의 절차적 요건을 갖추었다고 하더라도, 교육청은 돌봄전담사들이 근로를 제공하는 장소인 직장이라 볼 수 없고 피고인들에게는 더더욱 그러하며 단지 사업주인 교육감이 근무하는 시설에 불과하므로 이를 점거하는 것을 적법한 직장점거로서 정당행위라고 볼 수 없다.
피고인들은 이 사건 퇴거불응 행위가 형법 제20조에 따른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이 사건 행위는 심야 시간을 포함하여 약 7일 동안 교육청 청사 내에 있는 1층 로비 및 2층 교육감실 앞 등을 점거한 것으로서, 이로 인해 교육청의 시설관리권이 침해되고 청사 방호업무에 상당한 지장이 초래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피고인들은 추위를 막거나 쟁의행위의 파급력을 높이기 위하여 교육청 본관 1층 정문을 비닐로 막았는바, 이로써 교육청 건물의 효용이 저해되고 교육청을 이용하는 민원인들이 이를 피하여 후문으로 출입하는 등의 불편을 겪었다. 따라서 피고인들의 행위에는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고, 이로 인한 법익침해의 정도가 가볍다고 볼 수도 없다. 피고인들로서는 적법한 신고를 거친 옥외집회 등 교육청 건물의 점거 이외의 방식으로도 충분히 교육감에게 노동조합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므로, 보충성을 인정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피고인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피고인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의 점에 대한 피고인 B의 주장에 관한 판단
먼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적용법조인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22조 제2항은 집회행위 자체가 아닌 '집회신고를 하지 아니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규정인바, 집회신고를 하지 아니하는 행위가 정당한 쟁의행위의 일환이라고 볼 수는 없다.
한편 형법 제20조 소정의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라 함은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그 배후에 놓여 있는 사회윤리 또는 사회통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행위를 말하고, 어떠한 행위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정당한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는 것인지는 구체적인 사정 아래서 합목적적, 합리적으로 고찰하여 개별적으로 판단되어야 하므로, 이와 같은 정당행위가 인정되려면, 첫째 그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둘째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셋째 보호이익과 침해이익의 법익 균형성, 넷째 긴급성, 다섯째 그 행위 이외의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는 보충성 등의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3도3000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따라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미신고 집회행위는 비록 집회의 동기나 목적이 정당한 면이 있다 하더라도 긴급성이나 보충성 등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 할 것이므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이 소속되어 있는 'F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에서는 2015. 1. 14.경 "2015. 1. 16. 14:00부터 2015. 2. 13. 23:59까지 개최목적을 '5대 요구 쟁취를 위한 집회 및 선전전'으로, 개최장소를 'F교육청 정문 좌우 인도'로 한 옥외집회신고를 하였으나, 위 신고에 따른 개최장소가 아닌 교육청 본관 앞 주차장에서 이 사건 집회를 개최하였다.
근로자가 근로조건에 관한 주장을 관철하고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기 위하여 하는 집회의 경우, 그 집회행위 자체가 아닌 '집회신고를 하지 아니하는 행위'가 위와 같은 목적을 위한 직접적인 행위라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집회 신고를 하더라도 위와 같은 목적을 달성하는 데 지장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사건 집회장소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상 집회 금지장소가 아니고, 관할 경찰서장의 부당한 옥외집회 금지통고에 대하여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9조에 따른 이의신청이나 행정소송 등의 구제절차가 마련되어 있으므로, 피고인이 사전에 옥외집회 개최신고를 하여도 건조물침입죄 등을 이유로 관할 경찰서장이 금지통고를 할 것이 명백하다는 사정만으로는 집회신고에 대한 기대가능성이 없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검사의 피고인 B, C에 대한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 B의 이 사건 미신고집회 행위는 관공서인 F교육청 앞에서 적법한 신고를 하지 않은 채 집회를 한 것으로, 행위태양과 범행수단 등에 비추어 죄질이 좋지 않다. 피고인들의 퇴거불응 범행은 심야 시간을 포함하여 7일간 교육청을 점거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고, 이로 인하여 교육청의 시설관리권이 침해되었을 뿐 아니라 위 관공서를 이용하는 민원인들도 상당한 불편을 겪었다. 피고인 B에게는 동종 범죄로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다.
다만 피고인들은 개인적 이익을 위해서가 아닌 초등학교 돌봄전담사들의 처우 개선을 위하여 이 사건 각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미신고집회 및 퇴거불응 행위의 과정에 폭력적인 수단과 방법은 동원되지 아니하였다. 피고인 C은 초범이다.
위와 같은 정상들과 그 밖에 피고인들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와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의 조건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이 피고인들에게 선고한 형량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고는 할 수 없으므로, 검사의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에 대한 부분에는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피고인 B, C의 항소 및 검사의 피고인 B, C에 대한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모두 기각한다.
[피고인 A에 대하여 다시 쓰는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