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E, F, H, G는 주식회사 D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원심이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것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벌금 5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판단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우리 형사소송법이 공판중심주의의 한 요소로서 채택하고 있는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의 정신에 따라 제1심과 항소심의 신빙성 평가 방법의 차이를 고려할 때, 제1심판결내용과 제1심에서 적법하게 증거조사를 거친 증거들에 비추어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이 명백하게 잘못되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거나, 제1심 증거조사 결과와 항소심 변론종결시까지 추가로 이루어진 증거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항소심으로서는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이 항소심의 판단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이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12. 6. 14. 선고 2011도5313 판결 참조).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심이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것은 옳고, 거기에 항소이유의 주장과 같이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E, F, H, G는 수사기관에서 원심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피고인과 사이에 매월 임금을 지급받기로 약정하고 피고인의 지시·감독에 따라 근로를 제공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고, 원심은 이와 같은 피해 근로자들의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는데, 이와 같은 원심의 피해 근로자의 진술에 관한 신빙성 판단이 명백하게 잘못되었다거나 그 신빙성 유무에 관한 원심의 판단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만한 사정이 보이지 않는다.
피고인은 E의 경우 2015년 1월경부터 2015년 4월경까지 사이에 주식회사 D(이하 'D'이라 한다)과 동종사업을 영위하는 주식회사 M 대표이사의 지위에서 영업을 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E은 원심법정에서 '주식회사 M를 양수하여 대표이사로 등기를 마친 사실은 있으나 2014년 말경부터 2015년 상반기까지 위 회사의 명의로 어떠한 사업을 한 사실은 없으며, 2014년 겨울경에 위 회사의 명의로 계약을 하려고 하다가 잘되지 않아 피고인의 일을 도와주게 되었다.'는 취지로 분명하게 진술하고 있고, 피고인과 사이에 표준근로계약서도 작성한 것으로 보이며, 2015. 1. 9.경부터 2015. 4. 6.경 사이에 업무일지도 다수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점(이 중 2015. 1. 22.경부터 2015. 4. 3.경까지의 업무일지에는 피고인이 서명한 것으로 보인다)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또한 피고인은 F과 H은 D과 도급계약을 체결한 사람으로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F과 H의 원심법정에서의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되는 점, 특히 F과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기도 한 점,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되는 점(대법원 2010. 4. 15. 선고 2009다99396 판결 등 참조)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그리고 피고인은 N의 경우 D의 감사이고, 출·퇴근시간을 준수하지 않은 사정 등에 의하면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N은 수사기관에서 원심법정에 이르기까지 '피고인의 부탁을 받고 명의만 빌려준 것이다.'는 취지로 분명하게 진술하고 있고, 실제 N이 D의 감사의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 점, 비록 N의 근무시간이 통상적인 근로자의 근무시간과는 차이를 보이기는 하나 피고인과 N 사이에 작성된 근로계약서 제11조의 기재와 N의 원심법정에서의 진술 등에 의하면 피고인이 G에게 원룸 보증금과 임대료를 지급하고, 원룸을 구하기 전까지는 열차시간 등을 감안하여 출퇴근시간을 유동적으로 하기로 하는 약정이 존재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이 사건 범행은 근로자의 생계에 필수적인 임금을 제때에 지급하지 아니한 것으로 미지급 임금의 액수가 적지 아니하고, 피해 근로자들이 겪었을 경제적·정신적 어려움을 생각하면 피고인의 죄책이 결코 가볍다고 볼 수 없다. 또한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고, 당심에 이르기까지 피해 근로자들과 합의에 이르지 못하였으며, 피해회복을 위한 별다른 노력도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피고인은 동종 범죄로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고, 당심에서 새로운 양형자료가 제출되지 아니하여 원심과 비교하여 양형조건에 별다른 변화가 없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동기와 경위, 그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이 선고한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되지 않는다.
결론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차경환(재판장) 황지현 김동욱
각주1) 한편, 피고인은 주식회사 D은 상시 5명의 근로자를 사용한사실이 없으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이 전부 무죄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근로기준법 제11조 제2항, 같은 법 시행령 제7조, 별표1에 의하면, 이 사건의 적용법조인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제36조는 상시 5인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사업 또는 사업장뿐만 아니라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사업 또는사업장에 대하여도 적용된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않는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