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 법원에서 추가한 예비적 청구에 따라, 피고는 원고에게 1,735,084원과 이에 대하여 2017. 1. 3.부터 2018. 4. 18.까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 법원에서 추가한 원고의 나머지 예비적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 총비용 중 8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경북 의성군 C에 있는 'D(양계장)'의 운영자이고, 원고는 피고에게 고용되어 위 양계장에서 청소 및 소독 작업을 실시한 사람이다.
원고는 2016. 6. 15. 위 양계장에서 피고가 제공한 장화를 신고 청소 및 소독작업을 진행하다가 발가락에 통증이 발생하였고, 같은 달 16. E정형외과의원에서 우측 엄지발가락 개방성 상처(발톱손상) 및 연조직염의 상해(이하, '이 사건 상해'라고 한다) 진단을 받았다.
원고는 2016. 7. 6. 근로복지공단 안동지사에 산업재해 요양급여신청을 하였고, 근로복지공단 안동지사는 원고의 이 사건 상해에 대하여 근로복지공단의 자문의사에게 자문하였는데, '재해경위로 보아 재해와 이 사건 상해 간의 의학적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는 의학적 소견을 받았다.
근로복지공단 안동지사는 재해 발생 사업장에 대한 산업재해보상보험 당연적용 여부를 조사한 결과 위 양계장의 상시근로자 수가 5인 미만으로 산업재해보상보험 적용제외사업장에 해당하여, 원고에 대하여 요양불승인처분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1 내지 3, 5, 6, 8 내지 13, 17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변론 전체의 취지
주위적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의 주장
사용자에게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 부수적 의무로서 피용자가 업무수행 중 재해를 당하지 않도록 보호하고 그 안전을 배려하여야 할 의무가 있고, 산업안전보건법 제24조 제1항 제6호에 따라 사업주는 환기·채광·조명·방온·방습·청결 등의 적정기준을 유지하지 아니하여 발생하는 건강장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
위 양계장은 닭을 사육하는 곳이어서 환경적으로 피용자가 닭의 분뇨 등 오염원에 노출될 위험이 큰데도, 사용자인 피고는 청결 관리나 살균 소독이 제대로 되지 않은 장화를 피용자인 원고에게 제공하였고, 원고는 피고가 제공한 장화를 신고 청소 및 소독작업을 하다가 발가락 부위에 외상을 입어 세균성 감염이 발생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안전배려의무나 보건조치의무 위반에 따른 채무불이행책임 또는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한다.
판단
사용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피용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인적·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할 보호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보호의무를 위반함으로써 피용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사용자는 채무불이행책임과 경합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대법원 1997. 4. 25. 96다53086 판결 등 참조).
한편 근로자가 안전배려의무의 위반을 이유로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 통상의 채무불이행과 같이 사용자가 그 채무불이행에 대하여 자기에게 과실이 없음을 주장·증명하지 않는 한 그 책임을 면할 수 없는 것이기는 하나, 근로자로서도 그 급부의 불완전에 관한 주장·증명책임을 부담하는 것이므로 근로자는 구체적 보호의무의 존재와 그 위반사실을 주장·증명하여야 하고(대법원 1994. 1. 28. 선고 93다43590 판결 참조),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인 의무로서 근로자에 대한 보호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에게 근로자가 입은 신체상의 재해에 대하여 민법 제750조 소정의 불법행위책임을 지우기 위하여는 사용자에게 당해 근로로 인하여 근로자의 신체상의 재해가 발생할 수 있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회피를 위한 별다른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과실이 있음이 인정되어야 하고, 위와 같은 과실의 존재는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근로자에게 그 증명책임이 있다(대법원 2000. 3. 10. 선고 99다60115 판결, 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3다20183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 보건대,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원고에게 제공한 장화를 살균 소독하지 아니하거나 장화의 청결 상태를 제대로 유지하지 아니하는 등 피고의 안전배려의무 내지 보건조치의무 위반이나 과실이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제1심법원의 E정형외과의원에 대한 사실조회 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정상인의 통상적인 노동과정에서도 발과 장화가 마찰하는 등 외력이 작용하여 이 사건 상해가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이는바, 그렇다면 장화의 살균 소독이 제대로 되지 않았거나 장화가 청결하지 않아서 이 사건 상해가 발생하였다고 바로 인정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구체적 보호의무의 존재와 그 위반을 전제로 하는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청구나 피고의 과실을 전제로 하는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
예비적 청구에 관한 판단
재해보상책임의 발생
앞서 든 각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양계장에서 장화를 신고청소 및 소독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발과 장화와의 마찰 등의 이유로 인해 발가락 및 발톱 손상을 입어 이 사건 상해가 발생하였다고 보이므로, 피고는 사용자로서 양계장 청소 및 소독 과정에서 업무상 부상을 당한 근로자인 원고에게 근로기준법에 따른 재해보상책임이 있다.
재해보상책임의 범위
과실상계 여부
근로기준법상의 재해보상책임에는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과실책임의 원칙과 과실상계의 이론이 적용되지 않는다(대법원 1983. 4. 12. 선고 82다카1702 판결). 나아가 근로기준법의 재해보상에 있어서 기왕증 등이 손해 확대에 기여한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보상액을 감액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8. 3. 27. 선고 2007다84420 판결). 따라서 원고에게 과실이나 기왕증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에서 과실상계 여부 등은 재해보상책임의 범위를 판단함에 있어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
요양보상책임
요양 중인 근로자의 상병을 호전시키기 위한 치료가 아니라 단지 고정된 증상의 악화를 방지하기 위한 치료는 근로기준법 제78조 제1항이 정한 요양보상의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대법원 2013. 12. 12. 선고 2013다210299 판결 등 참조).
앞서 든 각 증거, 갑4, 16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는 2016. 6. 16. E정형외과의원에서 이 사건 상해로 진단을 받은 후 지속적으로 통원치료를 해온 점, ② E정형외과의원의 진료기록에 의하면, 최초 내원한 2016. 6. 16.부터 2016. 7. 14.까지 수시로 이 사건 상해부위에 대한 변연절제술 등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는 점, ③ E정형외과의원의 2016. 10. 25.자 소견서에 의하면, 원고는 2016. 6. 16. 내원 후 수차례 변연절제술을 시행한 후 보존적 요법으로 가료 중이라는 소견이 제시된 점, ④ 이 사건 상해 부위와 정도에 비추어 통상적으로 요구되는 요양기간의 범위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상해가 발생한 2016. 6. 15.로부터 30일이 경과한 2016. 7. 14.에는 원고에 대한 근로기준법상 요양이 종결되었고, 원고가 그 이후에 받은 치료는 증상 고정 후 증상의 악화 방지를 위한 보존적 치료라고 보아야 한다.
한편 앞서 든 각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2016. 6. 15.부터 2016. 7. 14.까지 지출한 치료비는 37,000원이므로, 그에 따른 요양보상의 액수는 37,000원이다.
휴업보상책임
평균임금의 산정
근로기준법 제79조 제1항에 의하면, '사용자는 제78조에 따라 요양 중에 있는 근로자에게 그 근로자의 요양 중 평균임금의 100분의 60의 휴업보상을 하여야'하고,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3조에서는 '일용근로자의 평균임금은 고용노동부장관이 사업이나 직업에 따라 정하는 금액으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고용노동부 장관의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3조에 따른 금액의 정함은 아직 없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근로기준법 제2조 제2항은 제1항 제6호에 따라 산출된 금액이 그 근로자의 통상임금보다 적으면 그 통상임금액을 평균임금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3개월 또는 그 미만으로 평균임금을 산정할 수 있는 일정한 기간 동안 근로제공의무 불이행 등의 사유로 원래 정기적이고 일률적으로 소정 근로 또는 총 근로에 대하여 지급하기로 한 금액(통상임금)보다 실제 지급된 임금의 총액(평균임금의 기초)이 적을 때 통상임금을 평균임금으로 한다는 취지인 것으로 보인다(대법원 1994. 4. 12. 선고 92다20309 판결 참조).
그런데 고용노동부 고시인 평균임금 산정 특례 고시 제2조는 근로를 제공한 첫날에 평균임금 산정사유가 발생한 경우에는 그 근로자에게 지급하기로 한 임금의 1일 평균액으로 평균임금을 추산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위 근로자에게 지급하기로 한 임금은 1일 평균액을 추산할 수 있는 일정한 기간과 그 총액이 전제가 되어야 할 것인데, 앞서 든 각 증거에 의하면 이 사건에서 원고의 일당이 160,000원인 것 외에는 구체적인 근로조건을 파악하기 어려워 원고의 일당 160,000원을 그대로 평균임금으로 추산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①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6조는 해당 근로자의 근로 형태가 특이하여 평균임금을 적용하는 것이 적당하지 아니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경우에는 그에 따라 산정한 금액을 평균임금으로 한다고 하고, 같은 법 시행령 제23조, 제24조는 일용근로자의 경우 원칙적으로 일당에 고용노동부장관이 고시하는 통상근로계수를 곱하여 산정한 금액을 평균임금으로 하도록 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고용노동부장관 고시의 통상근로계수는 73/100인 점, ② 도시일용노동자의 경우 월 22일을 노동하는 것으로 하여 일실수입을 산정하고 있는 점, ③ 산업재해보상보험법 및 같은 법 시행령에 근거하여 위 고시가 제정된 점을 감안하여, 원고의 일당에 위 통상 근로계수를 곱한 116,800원(= 160,000원 × 73/100)을 1일 평균임금으로 산정함이 타당하나,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94,338원을 1일 평균임금으로 본다.
휴업보상의 액수
원고의 요양기간이 2016. 6. 15.부터 2016. 7. 14.까지 30일인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그에 따른 휴업보상의 액수는 1,698,084원(= 30일 × 94,338원 × 60%)이다.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재해보상금으로 1,735,084원(= 요양보상금 37,000원 + 휴업보상금 1,698,084원)과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근로기준법 제78조 제2항, 제79조 제3항, 제80조 제3항 및 같은 법 시행령 제46조, 제51조에 따라 요양보상과 휴업보상의 경우 당해 요양기간 내지 휴업기간이 속한 달의 말일 다음 날부터 지연손해금을 부담한다) 이 사건 소장 송달일 다음 날인 2017. 1. 3.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선고일인 2018. 4. 18.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주위적 청구는 기각하고, 이 법원에서 추가한 예비적 청구는 위인정 범위 내에서 일부 인용할 것인바, 원고의 주위적 청구를 기각한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그에 관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고, 이 법원에서 추가한 예비적 청구에 따라 피고에 대하여 위 인정 금원의 지급을 명하며 원고의 나머지 예비적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오(재판장) 곽용헌 윤민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