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17. 11. 3. 선고 2017노2350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들은 각 무죄.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1.

항소 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A, 주식회사 B

1)

피고인들이 진행하던 시선유도LED등 설치공사는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별표2의 14에 규정된 "전로 등 전기작업 또는 그 지지물의 설치, 점검, 수리 및 도장 등의 작업"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피고인들에 대하여 같은 별표가 정하는 도로작업시 차량 및 통행인 등에 대한 교통통제 등 작업전반에 대해 지휘·감시할 안전조치의무가 부과되지 않는다.

2)

설령 피고인들에게 위 안전조치의무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피고인들은 이 사건 사고 현장에 신호수를 배정하는 등 교통통제를 위한 조치를 하였으나 이 사건 사고가 작업시작 시각(08:00) 이전(07:50경)에 발생함으로써 신호수 배치 등이 완료되지 못한 것이므로, 피고인들에게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책임을 물을 수 없다.

나.

피고인 C, 주식회사 D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장소는 피고인 주식회사 D(이하 'D'이라 한다)의 하수급인인 주식회사 H(이하 'H'라 한다)가 "차량계 하역운반기계를 사용하여 작업하는 장소"(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제30조 제4항 제19호)에 해당하지 않고, 당해 공사에 사용되는 굴삭기의 운송경로에 불과하므로, 피고인들에게 도급 사업주로서의 산업재해예방조치 불이행의 책임이 없다.

2.

판단

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1)

피고인 A

피고인은 2015. 12. 24. 포항 남구 E에 있는 고속국도 F 내 시선유도LED등 설치공사를 D으로부터 하도급 받은 주식회사 B(이하 'B'이라 한다)의 대표이사로서, B 소속 현장 근로자의 안전과 보건에 관한 제반사항을 총괄 관리하는 사업주이다.

사업주는 작업을 할 때 불량한 작업방법 등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하고, 특히 전로 등 전기 작업 또는 그 지지물의 설치, 점검, 수리 및 도장 등의 작업을 함에 있어 관리감독자로 하여금 작업 장소에 관계 근로자 외에는 출입을 금지하고 주변 작업자와의 연락을 조정하며 도로작업 시 차량 및 통행인 등에 대한 교통통제 등 작업 전반에 대한 지휘·감시를 하도록 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B의 소속 근로자 G이 2015. 12. 27. 07:50경 위 F 현장에서 시선유도LED등 설치공사를 진행함에 있어, 위 공구에는 위 시선유도LED등 설치공사 외에도 여러 작업이 동시 다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차량의 통행이 빈번하므로 도로에서 공사하는 근로자들과 차량들 간 충돌사고 발생가능성이 충분히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차량의 서행을 유도하는 작업지휘자 또는 유도자를 배치하는 등 도로작업 시 차량에 대한 교통통제를 하지 아니하여, D으로부터 위 F 내 염수분사시설 설치 공사를 하도급 받은 H 소속 I가 공사에 필요한 장비 운반을 위해 J 화물차를 운전하던 중 G을 들이받아 그 자리에서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2)

피고인 B

피고인은 2010. 1. 20. 수원시 영통구 K건물, L호에서 태양에너지 부품 생산기반 기술 등의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설립된 법인으로, D으로부터 위 고속도로 공사 F 내 시선유도LED등 설치공사를 수주한 사업주로서, 피고인의 사용인인 A이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위 제1항 기재와 같이 위반행위를 하였다.

3)

피고인 C

피고인은 2014. 4. 7. D이 한국도로공사로부터 수주한 포항시 남구 E에 있는 고속국도 F에 현장소장(D 토목부 부장)으로 부임하여, 현장 근로자의 안전과 보건에 관한 제반사항 등 사업을 실질적으로 총괄 관리하는 안전보건 책임자이다.

사업주는 차량계 하역운반기계등을 사용하여 작업을 하는 경우에 하역 또는 운반 중인 화물이나 그 차랑계 하역운반기계 등에 접촉되어 근로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있는 장소에는 근로자의 출입을 통제하거나, 차랑계 하역운반기계 등을 유도하는 작업지휘자 또는 유도자를 배치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F 내 시선유도LED등 설치공사를 D으로부터 하도급 받은 B의 소속 근로자 G이 2015. 12. 27. 07:50경 위 F 현장에서 시선유도LED등 설치공사를 진행함에 있어, 위 현장은 위 시선유도LED등 설치공사 외에도 여러 작업이 동시 다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차량의 통행이 빈번하므로 도로에서 공사하는 근로자들과 차량들 간 충돌사고 발생가능성이 충분히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차량의 서행을 유도하는 작업지휘자 또는 유도자를 배치하지 아니하여, D으로부터 위 F 내 염사분사시설 설치공사를 하도급 받은 (주)H 소속 I가 공사에 필요한 장비 운반을 위해 J 화물차를 운전하던 중 G을 들이받아 그 자리에서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4)

피고인 D

피고인은 2007. 8. 3. 부산 영도구 M에서 토목건축업 등의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 설립된 법인으로 한국도로공사로부터 위 고속도로 공사 F를 수주한 사업주로서, 피고인의 사용인인 C이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위 제3항 기재와 같이 위반행위를 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판결문의 "피고인들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부분에서 설시한 바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이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다.

당심의 판단

1)

피고인 A, B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 성립 여부

가)

사업주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 제66조의2, 제23조 위반죄는 사업주가 자신이 운영하는 사업장에서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에 규정된 안전상의 위험성이 있는 작업을 규칙이 정하고 있는 바에 따른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하도록 지시하거나, 그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위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방치하는 등 그 위반행위가 사업주에 의하여 이루어졌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성립하는 것이지, 단지 사업주의 사업장에서 위와 같은 위험성이 있는 작업이 필요한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고 이루어졌다는 사실만으로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앞서 본 대법원 2011. 9. 29. 선고 2009도12515 판결 등 참조).

나)

살피건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따라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들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들이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안전조치의무를 위반하여 근로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였음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검사는 산업안전보건법 제66조의2, 제23조 제2항을 적용하여 피고인들을 기소하였다.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2항에 따르면, 사업주는 굴착, 채석, 하역, 벌목, 운송, 조작, 운반, 해체, 중량물 취급, 그 밖의 작업을 할 때 불량한 작업방법 등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하고, 같은 조 제4항에 따르면 위 규정에 따라 사업주가 하여야 할 안전상의 조치 사항은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한다. 위 조항의 위임에 따라 제정된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은 사업주가 자신이 운영하는 사업장에서 취하여야 할 안전조치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사고는 피고인들이 하수급한 시선유도LED등 설치 작업이 시작되기 전에 D의 다른 하수급업체인 H 소속 근로자 가 굴삭기를 실은 4.5톤 트럭(이하 '이 사건 사고차량'이라 한다)을 운행하던 중 2차선에서 1차선으로 진로를 변경하면서 1차선에 있던 피고인 B 소속 근로자 G과 충돌함으로써 발생하였다. 이 사건 사고가 피고인들이 작업을 개시하기 전에 발생한 점, 이 사건 사고는 이 사건 사고차량 운전자의 운전상 과실을 주된 원인으로 하여 발생한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사고차량의 운행은 피고인들이 수행할 시선유도LED등 설치공사와는 무관한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사고는 위 조항에서 예방하고자 하는 '불량한 작업방법 등에서 발생한 위험'으로 인한 것이라 볼 수 없다.

②

또한 이 사건 공소사실은 사업주가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2항에 따른 안전조치로서 "전로 등 전기 작업 또는 그 지지물의 설치, 점검, 수리 및 도장 등의 작업을 함에 있어 관리감독자로 하여금 작업 장소에 관계 근로자 외에는 출입을 금지하고 주변 작업자와의 연락을 조정하며 도로작업 시 차량 및 통행인 등에 대한 교통통제 등 작업 전반에 대한 지휘·감시를 하도록 하여야 한다."고 적시하고 있다.

피고인들의 시선유도LED등 설치공사가 '전로 등 전기 작업 또는 그 지지물의 설치, 점검, 수리 및 도장 등의 작업' 등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기에 앞서, 위와 같이 관리감독자를 통해 안전·보건관리를 할 의무가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2항의 안전조치의무에 포함되는지의 여부를 보건대, 산업안전보건법은 제2장(제13조~제19조)에서 사업주로 하여금 사업장에 안전보건관리책임자, 관리감독자, 안전관리자 등을 두어 안전·보건관리체제를 수립하도록 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14조에 따르면 사업주는 관리감독자로 하여금 직무와 관련된 안전·보건에 관한 업무로서 안전·보건점검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여야 하며, 위 조항의 위임에 따라 제정된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35조 제1항, 별표2 제14호 마목에 따르면, 전로 등 전기작업 또는 그 지지물의 설치, 점검, 수리 및 도장 등의 작업의 관리감독자는 '작업장소에 관계 근로자 외에는 출입을 금지하고 주변 작업자와의 연락을 조정하며 도로작업 시 차량 및 통행인 등에 대한 교통통제 등 작업 전반에 대해 지휘·감시하는 일'을 유해·위험방지 업무로서 수행하여야 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산업안전보건법 제72조 제5항 제3호[이 사건 당시 시행되던 구 산업안전보건법(2016. 1. 27. 법률 제1390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2조 제4항 제3호에 해당하는 규정이다]에 따라 과태료가 부과된다.

이는 사업주가 관리감독자에 대하여 업무수행에 관한 의무를 부여하여야 한다는 규정으로, 불량한 작업방법 등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할 의무를 부여하고(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2항) 이를 위반하여 근로자를 사망에 이르게 할 경우 형사처벌하도록 한 산업안전보건법 제66조의2와는 적용국면을 달리하는바, 피고인들이 시행하는 공사가 '전로 등 전기 작업 또는 그 지지물의 설치, 점검, 수리 및 도장 등의 작업' 등에 해당하는지 및 피고인들이 관리감독자를 통하여 그 작업을 위한 안전·보건관리 의무를 이행하였는지를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피고인들이 산업안전보건법 제14조,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35조 제1항, 별표2 제14호 마목에 따른 의무를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피고인들을 산업안전보건법 제66조의2, 제23조 제2항을 적용하여 처벌할 수는 없다.

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아야 함에도 원심은 이를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피고인 C, D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 성립 여부

가)

죄형법정주의는 국가형벌권의 자의적인 행사로부터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기 위하여 범죄와 형벌을 법률로 정할 것을 요구한다. 그러한 취지에 비추어 보면 형벌법규의 해석은 엄격하여야 하고, 명문의 형벌법규의 의미를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으로서 허용되지 아니한다(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2도4230 판결 등 참조). 산업안전보건법령은 도급 또는 하도급계약을 매개로 수인의 사업주가 참여하는 사업에 관하여 '동일한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의 일부를 도급에 의하여 행하는 사업으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사업의 사업주'에 대하여 그의 사업 일부를 수급한 자 및 그 수급인으로부터 다시 도급받은 하수급인들이 사용하는 근로자들에게 발생할 수 있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고 있는바, 이는 동일한 장소에서 직접 근로자를 사용하여 당해 사업의 일부를 행하고 다른 일부는 도급계약 방식으로 행하는 사업주야말로 당해 사업의 전체적인 진행과정을 총괄하고 조율할 능력이 있고 이해관계 또한 가장 밀접하고 다대하여 그와 같은 사업주로 하여금 자신이 사용하는 근로자뿐만 아니라 수급인이나 그 하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에게 발생할 수 있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총괄적인 관리·감독 책임을 부여함으로써 당해 사업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산업재해에 대한 통일적인 예방체계를 갖추게 하려는 것이다.

나)

살피건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따라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들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들이 산업안전보건법상의 산업재해예방조치의무를 위반하여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였음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는, "같은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으로서 사업의 일부를 분리하여 도급을 주어 하는 사업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의 사업주는 그가 사용하는 근로자와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같은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 생기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제1항 제1호), 제1항에 따른 사업주는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발생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는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제3항)."고 규정하고 있고, 또한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제30조 제4항 제19호는 "법 제29조 제3항에서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발생위험이 있는 장소'란 '차량계 하역운반기계 또는 차량계 건설기계를 사용하여 작업하는 장소'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은 사업주가 차량계 하역 운반기계 또는 차량계 건설기계를 사용하여 작업하는 장소에서 불량한 작업방법 등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취하여야 할 세부사항을 정하고 있는데, 그에 따른 규정내용은 다음과 같다.

②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38조 제1항 제2호에서 차량계 하역운반기계등[차량계 하역운반기계 및 고소작업대를 말한다(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20조 제7호). 이하 '차량계 하역운반기계등'이라 한다]을 사용하는 작업에서 화물자동차를 사용하는 도로상의 주행작업은 제외한다고 규정한 점, 위 규칙 별표4에서 차량계 하역운반기계 등을 사용하는 작업과 관련하여 차량계 하역운반기계 등의 운행경로 및 작업방법 등에 관한 작업계획서를 작성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외에 차량계 하역운반기계 등의 이동경로 및 이동방법이나 차량계 하역운반기계 등의 도로 주행 중 발생하는 위험예방대책에 관하여서는 그 내용을 규정하고 있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도급인이 '차량계 하역운반기계 등을 사용하는 작업'에 관하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에 따라 부담하는 산업재해예방조치의무에 차량계 하역운반기계등을 해당 작업장소로 이동시키기 위한 경로 및 이동방법에 관한 위험 예방대책을 수립할 의무까지 포함된다고 볼 수 없다.

③

이 사건 사고는 D의 수급인인 H 소속 근로자(I)가 H가 사용할 굴삭기를 이 사건 사고차량에 실어 염수분사시설 설치공사 현장까지 이동하기 위해 주행하다가 발생한 것으로서, 이 사건 사고차량의 주행은 '화물자동차를 사용하는 도로상의 주행작업'에 해당한다.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장소는 I가 '차량계 하역운반기계등을 사용할 염수분사시설 설치공사 장소'로 이동하기 위하여 통과하는 장소에 불과할 뿐, '차량계하역운반기계 등을 사용하여 작업하는 장소'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 사건 사고차량의 주행을 '차량계 하역운반기계등을 사용하는 작업'이라고 볼 수 없을 뿐 아니라, 그 사고 장소를 '차량계 하역운반기계 등을 사용하여 작업하는 장소'로 볼 수도 없으므로, 도급 사업주인 피고인들에 대하여 위와 같은 장소에서 위 작업을 할 때에 생기는 산업재해예방조치의무까지 부여된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근거가 없다.

④

한편 산업안전보건법령에서 정한 산업재해 예방조치의무는 도급 사업주인 피고인들이 차량계 하역운반기계등을 사용한 작업의 수급인, 즉 H가 사용하는 근로자들에게 발생할 수 있는 산업재해의 예방조치를 취할 의무를 부여한 것이고, 이를 넘어 위 의무가 작업 방법과는 무관한 수급 근로자의 과실로 인하여 제3자에게 발생하는 사고를 예방할 의무까지 포괄하는 것이 아니므로, 위 사고를 유발한 근로자와 그 사용인의 민·형사 책임과 별개로 도급 사업주가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죄책을 진다고 볼 수 없다. 이는 사고 피해자가 도급 사업주의 (산업재해가 발생한 당해 작업이 아닌 다른 사업에 관한) 다른 수급인 소속 근로자라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이 사건 공소사실이 피고인 D의 하수급인인 B 소속 근로자에 대한 산업재해예방조치 미이행을 전제한 것이라고 보더라도, B은 작업 과정에서 차량계 하역운반기계인 1톤 트럭을 사용하기는 하지만, 이는 근로자가 작업장소로 이동하기 위한 수단 및 다른 차량의 통행을 막기 위한 도로상의 장애물로 사용하는 것이므로, 이를 피고인 D의 하수급인인 B이 차량계 하역운반기계등을 사용하여 작업하는 경우라고 볼 수 없고, B이 사용하는 위 1톤 트럭이 이 사건 사고의 원인 차량이라고도 할 수 없으므로, 피고인들에게 B을 수급인으로 한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 위반죄가 성립한다고 할 수 없다.

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아야 함에도 원심은 이를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들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굵게{[다시 쓰는 판결]}

무죄 부분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의 요지는 위 제2의 가항 기재와 같은바, 이는 위 제2의 다항에서 본 바와 같이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피고인들에게 각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본문에 따라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판사 김경대(재판장) 이지연 석윤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