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8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법리오해
피고인이 운영하는 택시회사 근로자들의 실질 근로시간이 중재재정서의 소정근로시간에 미달하고, 피고인은 실질 근로시간에 따라 산정된 임금을 근로자들에게 모두 지급하였다. 그런데도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벌금 15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사실오인,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 이 부분 항소이유와 동일한 주장을 하였다. 원심은, 피고인이 운영하는 택시회사의 경우 근로자들이 근로시간의 전부를 사업장 밖에서 근로하여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우므로, 중재재정서 주문 제2항의 소정근로시간은 근로기준법 제58조 제1항에 따른 간주근로시간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고[중재재정서에도 피고인측이 주장하는 실제근로시간을 반영하지 아니하였다(증거기록 제2권 제42쪽)], 또한, 중재재정서에 의하면, 임금은 근로자의 근무연수와 상관없이 월 1,897,160원으로 정하고(주문 제3항), 근로자가 기준운송수입금을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급여액을 공제하지 못하도록 하되, 다만 사용자가 징계규정을 정하여 근로자에게 성실 근로를 요구할 수 있게 하고 있으므로(주문 제5항), 불성실한 근로자에 대하여 적정한 징계권을 행사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실질근로시간이 소정근로시간에 미달한다는 이유로 임금을 공제할 수 없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근로자로서는 소정근로시간 만큼 실제로 근로하였다는 것을 증명할 필요 없이 그 상당의 임금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는 이유로 피고인의 위 주장을 배척하고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이 법원의 판단
관련 법리
근로시간은 실제 근로를 제공한 시간으로 산정하는 것이 원칙이나, 근로기준법 제58조에서 정한 이른바 ‘간주근로시간’은 이와 같은 근로시간 산정 원칙의 예외로서 통상의 방법으로 근로시간을 계산하기 어려운 경우에 실제의 근로시간과 상관없이 소정근로시간 등을 근로한 것으로 간주하는 실근로시간 산정의 특칙이다.
근로시간 간주가 되기 위해서는 근로자가 근로시간의 전부 또는 일부를 사업장 밖에서 근로하여야 한다. ‘사업장 밖 근로’란 본래 소속 사업장에서 행해지는 사용자의 직접적인 지휘ㆍ감독 체제로부터 장소로 벗어나서 다른 어떠한 조직으로부터도 구체적이고 계속적인 지휘ㆍ명령을 받지 아니한 채 행하여지는 근로 제공 행위를 말하며, 사업장 밖 근로로 실근로시간 산정이 어려운 경우, 소정근로시간을 근로한 것으로 보는 것이 원칙이다(제58조 제1항 본문). 소정근로시간은 기준근로시간 범위 안에서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정한 근로시간을 말한다(제2조 제1항 제8호).
소정근로시간보다 짧게 근로한 것으로 간주할 수는 없다. 근로자의 언동이나 그 밖의 사유로 우연히 어느 근로일의 실근로시간이 소정근로시간보다 짧은 것으로 판명되더라도 사용자는 소정근로시간 분의 임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안되고, 이와 반대로 근로자가 확실한 증빙을 갖추어 당일 사업장 밖에서 소정근로시간을 초과하여 근로하였다고 증명하더라도 사용자는 그에 대한 가산임금을 지급할 필요가 없다.<1>
구체적 판단
원심이 적절하게 설시한 판시와 같은 사정들에 더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① 택시운송사업의 특성상 택시운전종사자는 차고지에서 배차를 받은 순간부터 차고지로 차량을 반환할 때까지 대부분 시간을 사업장 밖에서 보내게 되고, 정해진 노선이 없는 상태에서 스스로 운행 여부, 운행시간, 운행장소를 결정하기 때문에 사용자는 근로자의 근로 여부를 지휘·감독할 방법이 없는 점, ② 운행기록장치(타코미터, tachometer) 등에 기록된 출고·입고시간, 주행시간, 영업시간 등의 내용만으로는 근로자들이 실제 근로한 시간을 알기 어려운 점, ③ 중재재정서에도 피고인 측이 주장하는 실제근로시간을 반영하지 아니한 점을 고려하면, 소정근로시간은 간주근로시간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렇다면 근로자의 언동이나 그 밖의 사유로 우연히 어느 근로일의 실근로시간이 소정근로시간보다 짧은 것으로 판명되더라도 사용자는 소정근로시간 분의 임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안된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 전부에 대하여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이 사건 각 범행으로 근로자들에게 미지급된 임금의 액수가 2,100만 원이 넘고, 임금이 체불된 근로자의 수도 20명에 이르는 점 등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다만, 피고인이 초범인 점, 피고인은 당심에서 J, K, L, M, N, O, P, Q, R, S, T, U, V, W, X, Y, Z, AA 등 18명의 근로자와 원만히 합의하였고, 위 근로자들이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는 점 등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다.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을 모두 고려하면,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판단된다.
결론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