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24. 5. 31. 선고 2023노5595 판결

주문

원심판결의 피고사건 중 유죄 부분과 배상신청인 C에 대한 배상명령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3년에 처한다.

배상신청인 C의 배상명령신청을 각하한다.

원심판결의 피고사건 중 무죄 부분에 대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1>

1)

사실오인(2020고단226, 2022고단197, 2022고단542 각 사기 유죄 부분)

원심판결에는 다음과 같이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가)

2020고단226

피고인은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 각 토지에 돈사 신축을 하기 위한 서류를 관청에 접수하였고 실제로 일을 진행하였는데 도중에 문제로 진행이 덜 되었을 뿐 피고인을 기망한 사실이 없고, 편취의 고의도 없었다.

나)

2022고단197

피고인은 피해자 U과의 계약을 이행하였을 뿐 위 피해자를 기망한 사실이 없고, 편취의 고의도 없었다.

다)

2022고단542

피고인은 피해자 Z으로부터 계약금 중 일부인 2,300만 원을 지급받고 그 이상에 해당하는 설계용역을 수행하였을 뿐 위 피해자를 기망한 사실이 없고, 편취의 고의도 없었다.

2)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징역 3년 6개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

1)

사실오인(2023고단216 중 피해자 F에 대한 사기 일부 무죄 부분)

피고인은 변경허가 신청 이후에는 아무런 절차를 진행하지 않았다. 피고인이 돈을 받은 명목은 '설계변경비'로서 도면제작이라는 행위뿐 아니라 설계변경에 관한 관할관청의 승인을 받는 것까지 모두 포함된 것으로 당사자 사이에서 이해되었다고 봄이 상당함에도 도면제작이 이루어졌다는 사정만으로 피고인의 범의를 부인한 원심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2)

양형부당(유죄 부분)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위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가.

2020고단226 유죄 부분

1)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같은 취지로 주장하였다.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따라 인정하거나 알 수 있는 다음 각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돈사 신축허가 및 토목, 건축 설계를 해 줄 의사나 능력이 없이 피해자 I(제3의 가항에서는 이하 '피해자'라고 한다)로부터 판시 각 돈을 교부받았다고 봄이 타당하다는 이유로 피고인의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①

AT 토지(제1항)와 관련하여, 피고인은 2018. 1. 15. 피해자와 돈사 신축허가등을 위한 계약을 체결하고 상당한 기간이 지나도록 행정청에 건축허가 신청을 접수하지 아니하였는데, 피해자에게는 '허가신청을 접수하였고 곧 결재가 날 것이다'고 거짓말하기도 하였다.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계약금 명목으로 36,187,900원을 수령한 다음AA(AN)과 대금을 300만 원으로 정하여(피고인이 2018년경 다른 공사 토목설계비로AA에 300만 원을 지급하였는데, 그 공사가 취소되어 이 사건 토목설계 계약금으로 변경하였다) 토목설계 등을 진행하였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건축허가를 받지 못하여 설계에까지 이르지 못하고 AA으로부터 지적도와 현황도만을 받았을 뿐이다[2020고단226 증거기록(제3의 가항에서는 이하 '증거기록'이라 한다) 1권 16쪽].

피고인은 위 토지에 연결된 현황상 도로가 지목이 임야이고 달리 토지에 연결된 도로가 없어 건축허가 절차를 진행하지 못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해자가 계약금반환을 요구한 2019. 4.경까지 피고인이 사도개설허가를 신청하거나 도로 개설을 위한 노력을 하였다고 볼만한 자료가 없다. 피고인은 도로 지목 변경을 위하여 피해자에게 AS을 소개해 주었다는 것이나, AS이 도로 지목 변경 또는 도로 개설 업무를 위한 어떠한 자격을 갖추었다고 볼 자료가 없다(AS은 수사기관에서 '자신은 도로 지목을 변경시켜 줄 위치에 있지 않고, 돈사 신축허가를 위하여 담당 공무원과 업무 협의 등을 할 예정이었는데, 피고인이 허가신청을 하지 아니하여 자신이 한 일은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정산 후 2,000만 원을 돌려 줄 의사가 있다'고 진술하였다가(증거기록 2권 84쪽), '피해자에게 36,187,900원을 돌려주고 합의하려 하였는데 피해자가 원금 이외에 변호사 비용과 이자를 요구하여 합의가 되지 않았다'고 진술하여(증거기록 2권 111쪽) 진술이 일관되지 아니하고, 'AA에 토목설계비 500만 원을 지급하였다'고 사실과 다르게 진술하기도 하였으며(증거기록 2권 84쪽), 'AU에서 건축 설계를 하였다'고 진술하였으나(증거기록 제2권 84쪽) 건축 설계가 이루어졌다고 볼만한 자료가 없다. 피고인 진술을 믿기 어렵다.

②

AO 토지(제2항)와 관련하여, 피고인은 2019. 2. 25. 건축허가를 신청하였다가 봉화군으로부터 2019. 2. 26.부터 2019. 4. 5.까지 4차에 걸쳐 가축분뇨처리시설 서류보완 등을 요구받자 2019. 4. 19. 신청을 취하하였고, 이후에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 담당 공무원은 피고인이 접수한 신청서가 통상적인 경우보다 훨씬 미흡하게 작성되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원심 증인 AK 녹취서 6쪽).

피고인은 2018. 11. 12. 피해자와 돈사 신축설계 및 토목설계용역 계약 후 상당한 기간이 경과하도록 간단한 계획 도면만 작성하였을 뿐, 건축 설계를 하지 아니하였다(증거기록 2권 218쪽). 피고인이 돈사 설계를 AT에 의뢰하였고 구조설계를 AW에 의뢰하였다고 주장하였는데, 피해자가 업체를 선정해 주지 아니하여 일을 완성하지 못하였다는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의 계약서에 따르더라도 피해자에게 업체를 선정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업체 선정을 요구하였다고 볼 자료도 없다.

피고인은 AO 토지 돈사 설계 관련 AX에 구조계산비 500만 원을 지급하였다고 주장하였는데, 수사기관에서 확인한 결과 그러한 사실이 없다고 확인되는 등(증거기록 2권 253쪽) 피고인 진술을 믿기 어렵다.

③

피고인은 판시 각 범행 당시 국세채무 등 상당한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다고 보이고, 피해자로부터 수령한 돈을 모두 자신의 채무 변제와 생활비 등으로 사용하였으며, 현재까지도 피해자에게 반환된 돈은 없다.

2)

이 법원의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원심 설시와 같은 사정들에다가 이들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보태어 보면, 원심 판시와 같이 피고인이 돈사 신축허가 및 토목, 건축 설계를 해 줄 의사나 능력이 없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계약금을 교부받고 이를 편취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피해자는 AT 토지에 관하여 'AT 토지를 구입하기 전에 피고인에게 돈사 허가를 받을 수 있는지 문의하였는데, 피고인이 가능하다고 하여서 위 토지를 구입한 것이다. 피고인과 계약 체결 당시 피고인이 늦어도 계약 후 1년이 지나기 전에 허가받아주겠다고 하였다. 건축 설계, 토목설계 관련하여 건물의 위치나 방향, 도로 위치 등을 자신과 상의하는 일이 전혀 없었고, 피고인에게 설계도를 보여달라고 하였는데 보여주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AO 토지에 관하여는 '피고인이 AT 토지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하여서 이를 믿고 AO 토지도 피고인과 계약을 하였는데, 봉화군청 직원의 전화를 받고서야 관련 서류 없이 허가만 신청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거기록 2권 70, 96~99, 209쪽, 공판기록 130, 132~ 134쪽). 피해자의 진술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고 구체적이며, 허위가 개입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②

피고인은 피해자와 AT 토지에 돈사 신축과 관련한 계약을 체결한 이후인 2018. 3.경 도로 문제로 AT 토지에 돈사를 허가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진술하여, 피고인은 피해자가 위 토지를 매매하고, 피고인과 건축 계약을 체결할 당시까지도 돈사를 허가받을 수 있는지 여부를 알아보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계약금을 편취할 생각으로 돈사 허가가 난다고 피해자를 부추긴 것 으로 보이는 사정이다(증거기록 1권 16쪽).

③

피고인은 AT 토지에 돈사 신축을 하지 못할 상황에서도 피해자에게 GL 토지에도 돈사를 신축할 수 있도록 토목, 건축 설계를 해주겠다고 하여 계약을 체결하였는데, GL 토지는 특별히 돈사 신축허가를 받지 못할 상황으로 보이지 않음에도 피해자와 체결한 계약에 따라 일을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④

피고인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취지로 피해자에게 말하며 각 계약금을 반환하겠다고 하면서 수차례나 시간을 조금만 주면 피해자에게 돌려줄 수 있다고 말하였는데 그때마다 위기를 모면하려 한 것으로 보일 뿐, 피해자에게 돈을 전혀 반환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증거기록 2권 31~37, 44, 47, 48쪽).

나.

2022고단197 유죄 부분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 U(이 항에서는 이하 '피해자'라고 한다)을 기망하여 총 2,350만 원을 교부받고 이를 편취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①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 일관되게 '피고인이 2020. 9. 28.경 종합건설 면허를 대여하여 착공신고를 하지 않으면 기존 건축허가가 취소될 수 있다고 하면서 면허 대여비 3,500만 원이 필요한데 그 중 절반 1,750만 원을 입금하라고 해서 이를 입금한 것이다. 피고인이 2021. 5. 20.경 600만 원을 빌려주면 동생 V 소유의 W빌딩에 근저당권을 설정해줄 것이고, 2021. 6. 30.까지 앞서 받은 돈까지 총 2,350원을 변제하겠다고 하여서 피고인에게 600만 원을 송금하였다. 피고인이 변제하지 않았고 근저당권 설정도 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2022고단197 증거기록(이 항에서는 이하 '증거기록'이라 한다) 4~7, 11~13, 19~21, 47~62쪽].

②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이 부분 공소사실을 전부 인정하면서 위 2,350만 원을 다른 사람들에게 빌린 돈을 갚거나 밀린 직원 월급을 주는 등 개인적인 용도로 썼다고 진술하였으나(증거기록 86, 87쪽), 당심에 이르러 수긍할 만한 이유를 제시하지 않은 채 이 부분 공소사실을 부인하였다.

③

피고인은 피해자가 종합건설을 알아봐 달라고 먼저 한 것인데, 종합건설 면허대여가 잘 안되었던 것이고 차후 피해자가 선정한 종합건설에서 설계·감리를 포기하라고 하여 피해자와의 거래를 끝내는 조건으로 이를 포기하였으므로, 피해자와의 거래는 완성된 것으로 계약상 이행 의무가 끝났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인은 이 부분에 대한 자료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피고인의 엄벌을 수차례 탄원한 피해자가 면허 대여에 실제 지출되지도 않은 1,750만 원과 건축과 무관한 차용금 명목의 600만 원을 피고인에게 받지 않는 것을 전제로 합의하였다는 사실은 믿기 어렵다. 피해자가 종합건설을 먼저 알아봐 달라고 하면서 면허 대여를 피고인에게 먼저 제안할 이유가 없어 보이며, 종합건설면허가 관련법에 따라 필요한지 여부는 피해자가 알기 어려울 것 으로 보일 뿐이므로, 피해자가 먼저 알아봐달라고 하였을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2022고단542 유죄 부분

1)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같은 취지로 주장하였다.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따라 인정하거나 알 수 있는 다음 각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판시와 같이 피해자 Z(제3의 다항에서는 이하 '피해자'라고 한다)을 기망하여 2,300만 원을 편취하였다고 인정할 수 있다는 이유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을 배척하였다.

①

피고인은 피해자와 토목 관련 부분을 포함하여 기술용역계약을 체결하였다. 피고인과 피해자는 AA(AN)으로부터 현황측량 및 도면작도 비용 2,000만 원인 견적서를 받았다[2022고단542 증거기록(제3의 다항에서는 이하 '증거기록'이라 한다) 1권 14쪽].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피해자가 계약금을 지급하면 AA(AN)에 토목설계 계약금 2,000만 원을 먼저 지급하여 현황측량 등을 진행할 예정이었는데 피해자가 계약금을 주지 아니하여 진행하지 못하였다고 주장하였으나(증거기록 1권 19쪽, 2권 17쪽), 피해자가 판시와 같이 피고인에게 합계 2,300만 원을 지급하였음을 고려하면, 피해자가 계약금을 주지 아니하여 현황측량 등을 진행하지 못하였다는 피고인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②

피고인은 2021. 6. 14. 피해자로부터 2,000만 원을 지급받은 다음 날부터 자신의 신용카드 회사에 대한 채무 변제, 생활비, 변호사 비용, 직원들 급여 명목으로 위 돈을 모두 사용하였고, 2021. 7. 2. 피해자로부터 300만 원을 지급받은 다음 자신의 건강보험료 및 신용카드 회사에 대한 채무 변제 등으로 위 돈을 모두 사용하는 등 피해자로부터 지급받은 2,300만 원을 모두 기술용역계약과는 관련 없는 용도로 사용하였다.

③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피고인이 토목 설계사에게 준다고 하여 판시와 같이 피고인에게 합계 2,300만 원을 지급하였다'고 주요 부분에서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진술하였다. 피해자가 비록 2023. 5. 23. 원심 법정에서는 '피고인이 토목 설계도를 찾으려면 필요하다고 하여 300만 원을 더 주었다'는 취지로 증언하여 판시 피고인의 거짓말 내용(돈이 부족하여 설계도가 만들어지지 않고 있으니 1,000만 원을 더 보내달라)과 일부 다른 취지로 진술하였으나, 법정 진술의 전체 취지및 범행으로부터 2년 넘게 경과하여 증언이 이루어진 사정 등을 고려할 때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할만한 사정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④

피해자는 AA(AN)에 토목설계 계약금을 직접 지급하고 계약을 체결하기로 하였다가(증거기록 2권 34쪽), '피고인이 계속 계약을 진행하자고 하면서 자신이 계약금을 줘야 AA을 부려먹을 수 있다면서 자신에게 일단 2,000만 원을 보내주면 이를 모두 토목설계 의뢰에 사용하겠다고 하여 피고인에게 2,000만 원을 보내게 되었다'는 것인데(증거기록 3권 25, 27쪽),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계약금을 지급받고도 토목설계 계약금을 전혀 지급하지 아니하여 피고인의 건축 설계는 진행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피고인이 수사기관에 제출한 '토지이용계획도(안)'(증거기록 2권 22쪽)만으로는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받은 돈 이상에 해당하는 설계용역을 수행하였다고 보기 부족하다.

⑤

피고인은 2021. 7. 20. 피해자에게 '2,300만 원을 계약금으로 받은 후 토목설계 사무실에 돈을 지불하였다고 거짓말을 하고 제가 임의로 돈을 주지 않고 유용하였습니다. 2021. 7. 23.까지 반납하지 않을 시에는 제가 사기 목적으로 유용한 것을 확인합니다'는 취지로 확인서를 작성하여 주기도 하였는데(피고인은 피해자가 피고인을 폭행하고 협박하여 작성한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현재까지 피해자에게 2,300만 원 중 일부도 반환하지 아니하였다.

2)

이 법원의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원심 설시와 같은 사정들에다가 이들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보태어 보면, 피고인이 돈사 신축허가 및 토목, 건축 설계를 해 줄 의사나 능력이 없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계약금을 교부받고 이를 편취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①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피고인과 계약서를 쓴 후 믿지 못해서 계약을 파기하려고 하였는데, 피고인이 2021. 6.경 계속 진행하자고 하면서 설계사를 만나도록 해 주었고, 자신에게 2,000만 원을 보내면 토목설계를 의뢰하겠다고 하여 2,000만 원을 입금하였다. 피고인에게 진행 상황에 따라 돈을 주겠다고 한 부분이어서 계약금 중 위 2,000만 원을 우선 지급하는 것으로 합의가 된 것이다. 피고인이 위 2,000만 원 중 1,000만 원을 설계사에게 보냈다면서 설계도를 받기 위하여 1,000만 원을 추가로 더 보내라고 하여서 이 중 300만 원만 더 보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거기록 1권 25, 27쪽, 증거기록 2권 36쪽, 증거기록 3권 4, 5, 16~21쪽, 공판기록 384, 386, 397쪽).

②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자신이 토목설계까지 해주겠다고 하였고, 토목 설계사를 봐야겠다고 해서 설계사를 소개하여 주었으나, 만족하지 못해서 AA을 소개하여 주었다는 사실은 인정하는 한편, 피해자가 계약금을 안 주길래 우선 3,000만 원이라도 달라고 했더니 2,000만 원과 추가로 300만 원을 받은 것이라 진술하였다(증거기록 3권 8, 46~48쪽).

③

피고인은 계약금 10%인 7,000만 원을 피해자가 이행하지 않아서 설계 계약대로 진행하지 못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기술용역계약서의 기재에 의하면, 계약금은 10%인 7,000만 원을 계약 시에 지급하는 것으로 기재되어 있는 사실은 확인된다.

그러나 한편으로 피해자의 자금 사정을 고려 상호협의 조정할 수 있고, 피고인이 과업수행에 있어 성실치 못하거나 명백한 태만으로 인한 과실이 있다고 인정될 경우 피해자는 계약의 일부 또는 전부를 해지 또는 중지할 수 있는 것으로도 기재된 것 으로도 확인되는데, 피해자의 진술과 같이 피고인과 2,000만 원으로 토목설계를 먼저 받은 다음 계약금을 단계별로 이행하기로 한 합의가 있었을 여지가 충분하고, 피고인 역시 우선 3,000만 원이라도 달라고 했다고 하면서 이러한 계약금에 관한 합의가 있었다는 사실은 인정하고 있다(증거기록 3권 8~10, 48쪽). 이에 더하여 피고인이 토목설계를 이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피해자가 피고인의 과업수행이 성실치 않거나 과실이 있다고 보아 나머지 계약금을 지급하지 않은 사정도 수긍할 수 있는바, 피해자가 계약을 먼저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④

피고인은 운영하던 건축사무소가 세무조사를 당하고 직원들의 월급이 밀려서 수차례 고금리의 카드사 대출을 쓰는 등 어려운 상황에 있었던 것으로 보여, 피해자와의 계약금을 일부만 지급받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는 사정을 부인하면서 오히려 피해자의 계약위반을 주장할 만한 동기가 있다(증거기록 2권 13~ 15, 31쪽, 증거기록 3권116~118쪽).

3.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2023고단216 중 피해자 F에 대한 사기 일부 무죄 부분)

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21. 11. 27.<2>경 불상지에서 기존 안동시 AH 단독주택의 건축 설계를 의뢰한 고객인 피해자 F(남, 74세)에게 전화하여 '설계변경이 필요하니 설계비2,000,000원 중 1,000,000원을 먼저 달라'라는 취지로 말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은 당시 경제적 형편이 어려워 피해자로부터 돈을 받더라도 이를 개인적 용도로 소비할 생각이었고, H건축사사무소의 직원 월급도 밀려있는 등 건축사사무실 또한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않고 있어 피해자로부터 돈을 받더라도 대행 받은 설계변경 업무 등을 해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피고인은 위와 같이 피해자에게 거짓말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2022. 1. 4.<3>경 피고인 명의의 S조합 계좌(계좌번호 5 생략)로 1,000,000원을 입금받은 것을 비롯하여 그때부터 아래 기재와 같이 피해자로부터 총 2회에 걸쳐 합계 2,000,000원을 입금받았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따르면, 피해자 F(제4항에서는 이하 '피해자'라고 한다)이 2021년경 피고인으로부터 제공받은 설계변경도면에 따라 2022년경주택 공사를 마친 사실이 인정되고, 검찰에서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에게 설계변경 업무를 해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

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다.

이 법원의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원심 설시와 같은 사정들에다가 이들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보태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설계변경 업무를 해 줄 의사나 능력이 없이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돈을 교부받고 이를 편취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피고인은 2013년경 GG, GH이 이 사건 토지에 단독주택을 건축하려는 계획에 따라 건축 설계 계약을 체결하고, 건축신고, 인허가 접수, 착공신고 등을 하여 그에 따른 허가를 받았던 것으로 확인된다[2023고단216 증거기록 3권(이 항에서는 이하 '증거기록'이라 한다) 217, 222~270쪽].

②

피해자가 2021년경 다시 이 사건 토지에 단독주택을 건축하려고 피고인에게 건축 설계를 의뢰하였고, 피고인은 피해자의 요청에 따라 건축 도면을 작성하여 준 것 으로 확인되며, 이는 위 2013년경 설계하였던 자료와 다른 자료로 보인다(증거기록127쪽).

③

피고인과 피해자는 당시 정식으로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구두로 단독주택 건축 설계를 하기로 합의가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위 합의에 따라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단독주택 설계도면을 작성하였고, 2회에 걸쳐 200만 원을 보내 달라고 하였는데, 위 비용 200만 원이 과도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④

이에 더하여 이 사건 토지에 앞서 본 바와 같이 건축신고, 착공신고가 되어 있고 허가가 나 있었기 때문에 피해자는 위 신고 절차를 다시 거치지 않아도 되었던 것 으로 보이므로, 피고인이 설계를 하고 관할관청의 승인을 받는 절차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증거기록 127쪽).

⑤

피고인이 전문가인 건축사로서 준공 승인을 받기 위해서는 건축관계자 변경신고가 필요함을 피해자에게 전달하고 이를 이행해주었다면 하는 아쉬움은 있다. 그러나 이를 피고인과 피해자 간의 계약에서 중요한 부분으로 단정하기는 어려우므로 이러한 사정만으로 피고인에게 기망행위나 편취의 범의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⑥

피고인이 설계변경 이후 피해자에게 측량비와 준공검사비를 달라는 취지로 기망하여 피해금을 받고 그에 따른 절차를 진행하지 않은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피해자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막연히 피고인이 다 해 줄 것으로 생각하였을 뿐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도면제작 및 설계변경을 의뢰하면서 준공검사까지 전체적으로 맡기는 계약을 하였다고 볼 자료가 없는 점, 피고인이 처음부터 전체 공사비를 이야기하지 않았고 설계변경 부분, 측량비 부분, 준공검사비 부분을 따로 피해자에게 해당하는 비용을 보내달라고 한 것에 비추어 설계변경 부분과 이후 부분을 그때마다 별도의 합의를 하고 진행하였을 가능성도 있는 점, 피고인이 다른 사건에서 계약한 비용의 규모와 비교하면 피고인이 받은 비용은 부분적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비용으로 볼 여지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후속 절차인 측량과 준공검사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사정은 이 부분 공소사실과는 별도의 사정으로 보이고, 피고인이 처음부터 계약 전부를 이행할 의사가 없었다고 보기는 부족하다.

4.

피고인과 검사의 각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은 사기죄로 징역형 집행유예를 포함하여 4회, 업무상횡령죄로 2회, 근로기준법위반죄 또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로 3회 각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는데, 장기간 여러 피해자들을 상대로 사기 범행 또는 횡령 범행을 저질렀고, 근로자들에게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시 사기 범행에 따른 피해액이 합계134,873,900원으로 적지 아니하고, 사기 및 횡령 범행에 따른 피해액 중 많은 부분이 회복되지 아니하였다. 피고인이 지급하지 아니한 임금 및 퇴직금 액수 또한 합계81,223,561원으로 상당한 금액이고, 장기간 지급이 이루어지지 아니하였다. 조세포탈죄는 조세를 적정하게 부과 및 징수하는 데 지장을 초래하여 국가의 조세수입 확보라는 공익을 침해하는 중대한 범죄이다. 피고인이 오랜 기간 동안 반복적으로 조세를 포탈하였고 포탈한 세금 액수가 적지 아니하다. 이러한 점들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다만, 피고인은 원심에서 피해자 AI(2023고단216 판시 제4항)와 합의하여 위 피해자가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아니하고, 피해자 U(2022고단197)에게 피해액 2,350만 원 중 1,000만 원을 지급하였으며, 피해자 AD(2023고단216 판시 제1항)에게 피해액 300만 원을 지급하였고, 당심에 이르러 피해자 AB, AC(2023고단120), C(2022고단320)과 합의하여 위 피해자들이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아니하는 등 피해 회복을 위해 계속 노력을 하여 온 점, 경매절차를 통하여 세금의 일부가 회수된 점, 그 밖에 피고인 나이, 성행, 직업 및 환경, 범행 동기와 경위, 범행 후 정황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 조건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은 다소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없고,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있다.

5.

배상명령신청에 관한 판단

가.

유죄판결에 대한 상소가 제기된 경우 배상명령에 대한 불복이 없더라도 배상명령의 확정은 차단되고, 그 부분도 피고사건과 함께 상소심으로 이심된다(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3조 제1항). 원심은 배상신청인 B, C, D, F의 신청을 인용하였고, 피고인이 원심판결에 대하여 항소를 제기함으로써 배상명령 부분에 대하여는 불복하지 않았더라도 위 배상신청인들의 배상신청을 인용하여 배상명령을 한 부분은 확정되지 않고 이 법원으로 이심되었다.

나.

우선 배상신청인 C의 배상신청 부분에 관하여 본다.

기록에 의하면, 배상신청인 C은 당심에 이르러 피고인으로부터 일정금액을 지급받고 피고인과 합의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이는 피고인의 배상책임의 유무 또는 그 범위가 명백하지 아니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배상명령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

나머지 배상신청인 B, D, F의 배상신청 부분에 관하여 본다.

피고인은 이 부분 공소사실을 모두 자백하였고, 관련 증거에 의하더라도 유죄로 인정되며, 직권으로 살펴보더라도 이를 취소·변경할 사유를 발견할 수 없으므로, 원심판결 중 배상신청인 B, D, F의 배상신청을 인용한 부분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한다.

6.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의 피고사건 중 유죄 부분과 배상신청인 C에 대한 배상명령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아래와 같이 판결하고, 무죄 부분에 대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한다.

[유죄 부분에 대하여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