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23. 11. 6. 원고에게 한 실업급여 부당이득액 5,485,950원의 반환처분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1항 기재 처분은 이 사건 판결 확정시까지 그 집행을 정지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등
원고는 2017. 9. 18.부터 2020. 6. 30.까지 B협동조합(이하 ‘이 사건 협동조합’이라 한다)에서 택시기사로 근무하다가 퇴직한 사람이다.
원고는 2020. 7. 16. 피고에게 고용보험 수급자격 신청서를 제출하여 소정급여일수 210일, 구직급여일액 37,575원의 수급자격을 인정받았고, 아래 표 기재와 같이 2020. 7. 30.부터 2021. 2. 17.까지 8회에 걸쳐 2020. 7. 23.부터 2021. 2. 17.까지 210일간의 구직급여 합계 7,890,750원(이하 ‘이 사건 구직급여’라 한다)을 수급하였다.
1) 피고는 2023. 4. 26. 근로복지공단 대구지역본부장으로부터 ‘이 사건 협동조합에 대한 일자리 안정자금 부정수급 조사결과 이 사건 협동조합 소속 택시기사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되지 않으므로, 원고를 비롯한 구직급여를 수급한 17명의 조합원들의 고용보험 피보험자격을 취소하고자 하니, 고용보험시스템상의 수급자격을 일시 삭제하고, 관련 법령에 따라 처리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통보받았다. 한편 근로복지공단은 2023. 6. 23. 이 사건 협동조합의 신청에 따라 원고의 고용보험 피보험자격취득을 취소하였다.
근로복지공단은 원고 등 이 사건 협동조합 소속 택시기사들의 구직급여 부정수급 여부에 대해 검토한 결과, 이 사건 협동조합의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 신청일 이전부터 고용보험료를 납부해 오고 있었고, 고용보험 취득단계에서 이 사건 협동조합 소속 택시기사들의 근로자 여부에 대한 조사 등 검토가 없었으며, 이 사건 협동조합 소속 택시기사들도 자신을 근로자로 알고 있었고 이 사건 협동조합도 그 소속 택시기사들을 근로자로 인지하여 고용신고를 한 것으로 보인다는 사유로, 이 사건 구직급여를 부정수급이 아닌 부당이득 조사대상으로 판단하였다.
이에 피고는 사전통지 및 의견제출 절차를 거쳐 2023. 11. 6. 원고에게 실업급여 부당이득액 5,485,950원[원고가 2020. 7. 30. 신청한 1회차 구직급여 300,600원, 2020. 8. 27. 신청한 2회차 구직급여 1,052,100원, 2020. 9. 24. 신청한 3회차 구직급여 1,052,100원 합계 2,404,800원은 피고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의 소멸시효(3년) 완성을 이유로 반환을 명하지 않음]의 반환명령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원고는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2023. 11. 14.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심사청구를 하였고, 고용보험심사관은 2024. 1. 12. 이 사건 처분 중 원고가 2020. 10. 22. 신청한 4회차 구직급여 1,052,100원에 관한 반환명령에 대해 피고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음을 이유로 이를 취소하는 내용의 결정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9호증, 을 제1 내지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처분은 아래와 같은 사유로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원고를 포함한 이 사건 협동조합 소속 택시기사들은 조합과 사용종속관계에 있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이와 달리 원고가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제1주장).
피고는 이 사건 협동조합이 출범할 때부터 이 사건 협동조합 소속 택시기사들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보아 4대 보험 중 고용보험과 산재보험에 가입하여 보험료를 납부하도록 하였고, 원고는 이 사건 협동조합 근무기간 동안 원고 부담분에 상응하는 보험료를 성실히 납부하였으며, 피고는 이에 대하여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않았고, 원고의 신청에 따라 구직급여도 지급하였다. 이로써 원고는 이 사건 구직급여의 수급을 정당하다고 신뢰하였다. 그러나 피고는 원고가 고용보험에 가입한 지 약 7년, 구직급여를 지급받은 지 약 3년 후 위 신뢰에 반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는바, 이는 신뢰보호원칙에 반하고, 이 사건 처분으로 달성하려는 공익상 필요보다 원고가 입게 되는 불이익이 더 크므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제2주장).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판단
제1주장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고용보험법에서 ‘피보험자’는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이하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이라 한다) 제5조 제1항·제2항, 제6조 제1항, 제8조 제1항·제2항, 제48조의2 제1항 및 제48조의3 제1항에 따라 보험에 가입되거나 가입된 것으로 보는 근로자, 예술인 또는 노무제공자’를 의미하고(고용보험법 제2조 제1호 가목),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에서 ‘근로자’는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를 말한다(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제2조 제2호). 고용보험법 제40조 제1항은 이직한 근로자인 피보험자가 일정 요건을 모두 갖춘 경우 구직급여를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편,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는 “근로자란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사람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보다 근로제공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인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가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해서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22. 8. 19. 선고 2020다296819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본 인정사실 및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협동조합 소속 택시기사인 원고 등 조합원들이 이 사건 협동조합의 사업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는 관계에 있다고 할 수 없어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에서 정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는 구직급여 지급대상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협동조합은 협동조합 기본법에 따라 설립된 협동조합으로서, 협동조합은 설립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업을 자율적으로 정관으로 정하여 수행할 수 있고, 그 조합원은 협동조합의 설립 목적에 동의하고 조합원으로서의 의무를 다하고자 하는 자로서 정관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1좌 이상을 출자하여야 하며, 납입한 출자액을 한도로 책임을 진다.
이 사건 협동조합 소속 택시기사인 원고 등 조합원들은 이 사건 협동조합과 사용종속관계를 전제로 한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이 아니라 ‘B(협) 조합원 운행계약서(이하 ’이 사건 운행계약서‘라 한다)’를 작성하여 조합원으로서의 권리를 가진다.
이 사건 운행계약서 등에 근무일수, 휴게시간 등에 대한 규정이 있으나, 이 사건 협동조합은 조합원들의 출·퇴근 시간을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등 근태관리를 하거나 휴가를 통제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실제 조합원들의 근무 여부와 출·퇴근 시간은 자율적이었던 것으로 보이며, 이 사건 협동조합이 택시 운행과 관련하여 조합원들에게 구체적인 업무지시를 한 정황도 발견되지 않는다. 이는 조합원들의 이 사건 협동조합에 대한 종속성 및 전속성의 정도가 약하였기 때문이지, 택시운송사업의 일반적인 특성에 기인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협동조합의 조합원들에게는 이 사건 운행계약서상 명시된 기본급이 지급된 바가 없고, 각자 운행 수입에서 운영비(차량 할부금 포함), 4대 보험료, 퇴직 적립금, 가스이용료, 수수료 등을 공제한 나머지 수익을 전적으로 본인의 수입으로 정산받았다. 이 사건 협동조합의 조합원들이 지급받은 보수는 근로 자체의 대가라기보다는 영업실적과 운행비용에 따른 정산금 성격이 강하다.
원고 등 이 사건 협동조합의 조합원들은 4대 보험에 가입되어 있었고 이들에 대한 근로소득세 원천신고가 이루어지기는 하였다. 그러나 국세청 소득신고금액과 실제 정산하여 원고 등 조합원들에게 지급된 금액이 일치하지 않는바,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조합원들이 이 사건 협동조합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부족하다.
이 사건 협동조합의 조합원들이 운행한 택시차량은 이 사건 협동조합의 소유이기는 하다. 그런데 이는 조합원들이 스스로 차량을 소유하여 면허를 보유할 수 없는 택시면허의 특성에 따른 것이므로, 이 사건에서 택시차량의 소유 여부를 근로자성 판단 기준으로 삼기는 어렵다. 또한 원고 등 조합원들은 이 사건 협동조합 가입 당시 별도로 개인출자금 2,500만 원 및 차량구입비를 이 사건 협동조합에 납부하였고, 이 사건 협동조합 및 시내에 택시차량 차고지가 정해져 있으나 조합원들 주거지에 택시차량을 주차할 수 있으며, 퇴사 시 퇴사자의 선택에 따라 택시차량 판매대금을 지급하거나 택시차량의 명의를 이전해 주는 점에 비추어 택시차량의 실질적 소유권도 원고 등 조합원들에게 있다고 보인다.
제2주장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고용보험법상 구직급여제도는 근로자 등이 실업한 경우에 생활에 필요한 급여를 실시하여 근로자 등의 생활안정을 촉진함으로써 경제·사회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 사회보장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 이와 같은 사회보장 급부를 내용으로 하는 행정영역에서 수익적 행정처분의 취소를 통해 달성하려는 공익이란 본질적으로 사업주가 납부하는 보험료와 국고부담 등을 통하여 형성되는 재정상 이익인 반면, 수익자는 수익적 행정처분의 취소에 의해 신뢰보호 및 법률생활의 안정 등과 같은 사익의 침해를 입게 될 것이므로, 수익적 행정처분에 존재하는 하자에 관하여 수익자에게 고의 또는 중과실의 귀책사유가 없는 한 그 공익상 필요가 수익자가 입게 될 불이익보다 중요하거나 크다고 함부로 단정할 수는 없다(대법원 2014. 4. 10. 선고 2011두31697 판결 등 참조).
고용보험법 제62조 제4항의 내용과 취지, 사회보장 행정영역에서의 수익적 행정처분 취소의 특수성 등을 종합하여 보면, 고용보험법 제62조 제4항에 따라 구직급여를 받은 당사자로부터 잘못 지급된 지급금에 해당하는 금액을 반환하는 처분을 함에 있어서는 그 구직급여의 수급에 관하여 당사자에게 고의 또는 중과실의 귀책사유가 있는지, 잘못 지급된 급여액을 용이하게 원상회복할 수 있는지, 잘못 지급된 급여액에 해당하는 금액을 반환하는 처분을 통하여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상 필요의 구체적 내용과 그 처분으로 말미암아 당사자가 입게 될 불이익의 내용 및 정도와 같은 여러 사정을 두루 살펴, 잘못 지급된 급여액에 해당하는 금액을 반환하는 처분을 하여야 할 공익상 필요와 그로 인하여 당사자가 입게 될 기득권과 신뢰의 보호 및 법률생활 안정의 침해 등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한 후, 그 공익상 필요가 당사자가 입게 될 불이익을 정당화할 만큼 강한 경우에 한하여 구직급여를 받은 당사자로부터 잘못 지급된 급여액에 해당하는 금액을 반환하는 처분을 하여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14. 4. 10. 선고 2011두31697 판결, 대법원 2014. 10. 30. 선고 2012두17223 판결, 대법원 2017. 3. 30. 선고 2015두43971 판결의 취지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본 인정사실 및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처분으로 얻게 될 공익상의 필요가 원고가 입게 될 기득권과 신뢰보호 및 법률생활 안정의 침해 등 불이익을 정당화할 만큼 강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원고가 이 사건 구직급여를 신청할 때 피고에게 허위 자료를 제출하거나 적극적으로 피고를 기망하였다는 사정을 찾아볼 수 없다.
근로복지공단은 이 사건 협동조합의 일자리 안정자금 부정수급 여부를 조사한 결과 이 사건 협동조합의 조합원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되지 않는 것으로 보면서도 고용보험 취득단계에서 근로자 여부에 대한 조사 등 검토가 없었던 점, 이 사건 협동조합 소속 택시기사인 조합원들도 본인을 근로자로 알고 있었고 이 사건 협동조합도 이들을 근로자로 인지하여 고용신고를 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이 사건 협동조합이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일자리 안정자금을 신청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실제 원고가 이 사건 협동조합에서 택시기사로 근무하여 근로자로 피보험자격을 취득할 때에도 원고와 이 사건 협동조합 모두 원고를 근로자로 인식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가 자신을 근로자로 인식한 것에 관하여 ‘경과실’이 있다고 볼 수 있더라도 이를 넘어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피고는 이 사건 구직급여가 지급된 때로부터 약 32~39개월이 경과한 후에서야 피고가 지급한 이 사건 구직급여를 부당이득금으로 환수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그동안 이 사건 구직급여 중 약 43%에 대하여 이미 부당이득반환채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
이 사건 처분에 따라 반환하여야 할 구직급여액은 4,433,850원(다만 피고는 고용보험심사관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변론종결일까지 원고에 대한 부당이득금액을 감액변경하는 처분을 하지 않았다)으로 적지 않은바, 원고의 연령과 경제적 능력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처분은 원고에게 예상치 못한 상당한 부담이 된다. 이 사건 처분을 통하여 달성할 수 있는 공익은 재정상 이익인 반면 원고가 종전 지급받은 급부를 반환할 경우 입게 될 경제적 곤궁 내지 고통의 정도가 결코 작지 않다.
집행정지
이 사건 기록에 나타난 자료에 의하면, 이 사건 처분의 집행으로 원고에게 생길 수 있는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고, 달리 집행정지로 말미암아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볼 증거도 없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이 사건 판결 확정시까지 직권으로 그 집행을 정지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채정선(재판장) 강수희 이준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