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쟁점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천안시 서북구 B, 1층에 있는 ‘C’이라는 상호로 상시 근로자 15명을 사용하여 음식점을 경영한 사용자이다.
근로기준법 위반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3. 12. 23.부터 2018. 11. 24.까지 주방장으로 근무한 근로자 D의 2018년 9월 임금 2,700,000원을 비롯하여 제1심 판시 별지 범죄일람표 1 연번 1 내지 8, 10, 11, 별지 범죄일람표 2 연번 1, 3 기재와 같이 퇴직근로자 12명의 임금 합계 20,576,418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당사자 사이의 합의 없이 각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나.「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위반
피고인은 가.항 기재 근로자 D의 퇴직금 13,003,900원, 위 사업장에서 2016. 12. 14.부터 2018. 11. 23.까지 근로하고 퇴직한 근로자 M의 퇴직금 4,796,514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당사자 사이의 합의 없이 각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일부 근로자들이 제1심판결 선고 전에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를 철회하였다는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고 쟁점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대법원의 판단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구 근로기준법(2019. 1. 15. 법률 제1627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109조, 제36조,「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제44조, 제9조에 의하면 임금 및 퇴직금 등의 기일 내 지급의무 위반죄는 피해자의 명시적인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반의사불벌죄에서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의 철회 또는 처벌을 희망하지 않는 의사표시는 제1심판결 선고 전까지 할 수 있다(형사소송법 제232조 제1항, 제3항). 피해자가 처벌을 희망하지 않는 의사표시나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의 철회를 하였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피해자의 진실한 의사가 명백하고 믿을 수 있는 방법으로 표현되어야 한다(대법원 2001. 6. 15. 선고 2001도1809 판결 등 참조). 처벌을 희망하지 않는 의사표시의 부존재는 소극적 소송조건으로서 직권조사사항에 해당하므로 당사자가 항소이유로 주장하지 않았더라도 원심은 이를 직권으로 조사․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01. 4. 24. 선고 2000도3172 판결, 대법원 2002. 3. 15. 선고 2002도158 판결 참조).
원심판결 이유 및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의하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피고인은 제1심판결 선고 전인 2020. 1. 14. 및 2020. 3. 13. 제1심 법원에 근로자 D, Z, T, U, V, W, M, X, K, Y, E, M(이하 위 12명의 근로자들을 통틀어 ‘이 사건 근로자들’이라고 한다) 명의의 합의서 및 처벌불원서를 제출하였는데, 거기에는 ‘피고인과 원만히 합의를 하였다.’거나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피고인은 근로자 V, Y과 사이에 처벌불원서의 작성 및 교부에 관하여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역, 이 사건 근로자들의 연락처도 함께 제출하였다.
제1심은 이 사건 근로자들과 관련된 근로기준법 위반,「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위반 부분을 포함하여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피고인에게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였고, 이에 대하여 피고인이 반의사불벌죄에서 처벌불원 의사표시의 존재에 관한 사실오인 등을 이유로 항소하였다.
피고인의 국선변호인은 2021. 4. 20. 원심에 제1심에서 이미 제출하였던 이 사건 근로자 중 U를 제외한 나머지 근로자들 명의의 합의서 및 처벌불원서의 사본을 다시 제출하면서, 위 근로자들의 주민등록증, 외국국적동포 국내거소신고증, 여권 사본을 첨부하였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위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피고인이 제1심판결 선고 전에 제출한 합의서 및 처벌불원서에는 이 사건 근로자들이 피고인의 처벌을 희망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고, 제1심 및 원심에 제출한 근로자들의 신분증 사본, 문자메시지 내역 등에 의하면 이 사건 근로자들이 제1심 판결 선고 전에 처벌희망 의사표시를 철회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다. 따라서 원심은 제1심판결 선고 전에 이 사건 근로자들의 처벌희망 의사표시가 적법하게 철회되었는지를 직권으로 조사하여 반의사불벌죄의 소극적 소송조건을 명확히 심리․판단할 필요가 있었다.
그런데도 이에 대하여 심리하지 않은 채 쟁점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반의사불벌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파기의 범위
위에서 본 이유로 원심판결 중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 미지급으로 인한 각 근로기준법 위반 부분과 근로자 D, M에 대한 퇴직금 미지급으로 인한 각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위반 부분은 파기되어야 한다. 그런데 위 파기 부분은 나머지 유죄 부분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하나의 형이 선고되었으므로, 원심판결은 전부 파기되어야 한다.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철상(재판장) 이흥구(주심) 김재형 노정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