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본소 중 2023. 9. 15. 지급한 5,000,000원의 퇴직금지급채무의 부존재 확인을 구하는 부분을 각하한다.
원고(반소피고)는 피고(반소원고)에게 27,606,903원 및 이에 대하여 2023. 9. 16.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반소피고)의 본소청구 중 나머지 부분을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본소, 반소를 합하여 원고(반소피고)가 부담한다.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제2항과 같다.
이유
인정 사실
원고의 남편이었던 D이 ‘E’이라는 상호로 청량음료 등 도소매업체를 운영하다가 원고가 2012. 2.경 D으로부터 영업을 양수하여 위 업체를 계속 운영하였다.
피고는 D이 위 업체를 운영하던 2006. 12. 26.경 위 업체에 입사한 후 원고가 위 업체의 영업을 양수함에 따라 근로관계가 승계되어 2023. 8. 21.까지 배달, 거래처 관리, 차량 운행 및 관리, 자판기 관리 등의 업무를 담당하면서 근무하다가 퇴직하였다.
피고는 2022. 3.경부터 퇴직 시까지는 월 200만 원의 임금을 받았다.
원고는 2023. 9. 15. 피고에게 퇴직금 500만 원을 지급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음, 갑 제8호증, 을 제1, 7, 9-3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이 사건 본소 중 2023. 9. 15. 지급한 500만 원의 퇴직금지급채무의 부존재 확인을 구하는 부분의 확인의 이익 유무
확인의 소는 원칙적으로 분쟁 당사자 사이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위험이 있고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분쟁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일 때에 허용된다(대법원 2023. 12. 21. 선고 2023다275424 판결 등 참조).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27,606,903원의 퇴직금을 구하는데, 원고는 피고에 대한 32,606,903원의 퇴직금지급채무는 존재하지 아니함의 확인을 구한다. 이는 원고가 2023. 9. 15. 피고에게 지급한 500만 원(= 32,606,903원 – 27,606,903원)의 퇴직금도 지급의무가 없음을 주장하면서 이 부분 퇴직금지급채무도 존재하지 아니함의 확인을 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지급한 500만 원의 퇴직금은 그 지급의무가 없다고 주장하여 반환청구를 할 수 있는 경우이므로 이 부분 퇴직금지급채무의 부존재 확인을 구하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불안 제거에 별다른 실효성이 없고 소송경제에 비추어 유효·적절한 수단이라 할 수 없어 분쟁의 종국적인 해결 방법이 아니므로 확인의 이익이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본소 중 2023. 9. 15. 지급한 500만 원의 퇴직금지급채무의 부존재 확인을 구하는 부분은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므로 각하해야 한다.
원고의 퇴직금 지급의무
피고의 퇴직금은 아래 표와 같이 32,606,908원이다. 따라서 원고는 피고에게 미지급 퇴직금 잔액 27,606,908원(= 32,606,908원 – 5,000,000원) 중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른 27,606,903원 및 이에 대하여 퇴직금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이 지난 후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023. 9. 16.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1>
<2>
원고의 항변에 대한 판단
원고의 주장
설령 피고의 원고에 대한 퇴직금채권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원고의 피고에 대한 다음 부당이득반환채권 및 손해배상채권으로 피고의 퇴직금채권과 상계하면 원고의 피고에 대한 퇴직금지급채무는 소멸한다.
원고는 피고에게 퇴직금을 차감하지 않은 채 임금을 지급하였으므로 임금에는 퇴직금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 퇴직금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니므로 피고에게 지급한 임금 중 퇴직금에 해당하는 금액은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임금에 포함된 퇴직금 명목의 돈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한다.
원고는 피고가 원고의 업체에 근무하는 기간에 피고에게 임금 외에 현금 740만 원을 지급하였고, F아파트를 무상으로 제공하여 피고가 보증금에 대한 이자 상당액 2,312,499원과 월 차임 합계 42,350,000원의 이득을 얻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금액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 한다.
피고가 원고의 업체에 근무하면서 교통사고를 일으키고 업무를 태만히 하는 등으로 원고에게 각종 손해를 입혔으므로 그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
관련 법리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함)하였다면, 그 약정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전문 소정의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고 할 것이다. 한편,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임금은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일체의 금원으로서, 근로자에게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하고 그 지급에 관하여 사용자가 단체협약, 취업규칙, 급여규정, 근로계약, 노동관행 등에 따라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근로관계의 계속 중에 퇴직금 분할 약정에 의하여 월급이나 일당과는 별도로 실질적으로 퇴직금을 미리 지급하기로 한 경우 이는 어디까지나 위 약정이 유효함을 전제로 한 것인바, 그것이 위와 같은 이유로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면, 사용자는 본래 퇴직금 명목에 해당하는 금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었던 것이 아니므로, 위 약정에 의하여 이미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은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소정의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임금’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이처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소정의 임금 지급으로서의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사용자는 법률상 원인 없이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함으로써 위 금원 상당의 손해를 입은 반면 근로자는 같은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은 셈이 되므로,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 한편,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본문에 의하면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하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으로써 근로자의 임금채권과 상계를 하지 못하는 것이 원칙이고, 이는 경제적·사회적 종속관계에 있는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인바, 근로자가 받을 퇴직금도 임금의 성질을 가지므로 역시 마찬가지이다. 다만 계산의 착오 등으로 임금을 초과 지급한 경우에, 근로자가 퇴직 후 그 재직 중 받지 못한 임금이나 퇴직금을 청구하거나, 근로자가 비록 재직 중에 임금을 청구하더라도 위 초과 지급한 시기와 상계권 행사의 시기가 임금의 정산, 조정의 실질을 잃지 않을 만큼 근접하여 있고 나아가 사용자가 상계의 금액과 방법을 미리 예고하는 등으로 근로자의 경제생활의 안정을 해할 염려가 없는 때에는, 사용자는 위 초과 지급한 임금의 반환청구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근로자의 임금채권이나 퇴직금채권과 상계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법리는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이미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으나 그것이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어 사용자가 같은 금원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갖게 된 경우에 이를 자동채권으로 하여 근로자의 퇴직금채권과 상계하는 때에도 적용된다고 할 것이다. 한편, 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 제5호는 근로자인 채무자의 생활보장이라는 공익적, 사회 정책적 이유에서 ‘퇴직금 그 밖에 이와 비슷한 성질을 가진 급여채권의 2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을 압류금지채권으로 규정하고 있고, 민법 제497조는 압류금지채권의 채무자는 상계로 채권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한 금원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근로자의 퇴직금채권을 상계하는 것은 퇴직금채권의 2분의 1을 초과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금액에 관하여만 허용된다고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감안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것이어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당해 약정이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시키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의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의 내용이 종전의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않아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20. 8. 27. 선고 2017다290613, 290620 판결 등 참조).
판단
원고는 임금 중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한 금액이 얼마인지 구체적으로 특정하여 주장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원고와 피고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돈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고, 원고가 지급한 임금에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한 금액이 포함되어 있다고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도 없다. 이를 전제로 한 이 부분 상계항변은 이유 없다.
원고가 피고에게 현금 740만 원을 지급하고 F아파트를 무상으로 제공하여 피고가 부당이득을 얻었으므로 원고에게 부당이득을 반환할 의무가 있고, 피고가 근무 중 교통사고를 일으키고 업무를 태만히 하는 등으로 원고에게 각종 손해를 입혀 원고에게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가정하더라도(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에게 이러한 부당이득반환채무 및 손해배상채무가 있다고 인정하기도 어렵다),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이 부당이득반환채권과 손해배상채권을 자동채권으로 원고의 퇴직금채권과 상계할 수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상계항변은 주장 자체로 이유 없다.
결론
이 사건 본소 중 2023. 9. 15. 지급한 500만 원의 퇴직금지급채무의 부존재 확인을 구하는 부분을 각하하고, 원고의 본소청구 중 나머지 부분을 기각하고, 피고의 반소청구를 인용한다.
판사 이원신
각주1) 위첨자[6,000,000원]/아래첨자[92일], 계산의 편의상 소수점 둘째자리 아래는 버림
각주2) 30일 평균임금 1,956,521.7원 × 근무기간 일수 위첨자[6,083일]/아래첨자[365일](계산의 편의상 윤년에 관계없이 1년을 365일로 봄), 편의상 원미만 버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