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2023. 12. 28.자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2024. 1. 1.부터 원고의 복직일까지 매월 3,10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1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제1항 및 피고는 원고에게 2024. 1. 1.부터 원고의 복직일까지 매월 3,30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사안의 배경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민사소송법 제150조 제1항에 따라 다툼이 없는 것으로 간주된다.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아산시 B 아파트(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 한다)의 입주민들로 구성된 입주자대표회의이고, 원고는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소장으로 근무하였던 자이다.
근로계약의 체결
원고는 2022. 11. 1. 피고와 아래와 같은 내용의 근로계약(갑2, 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2023. 12. 8.자 입주자대표회의
2023. 12. 8.자 입주자대표회의 회의록(을8-6, 이하 ‘이 사건 회의록’이라 한다)에는 ‘관리소장 해임의 건’에 관하여 아래와 같은 결의(이하 ‘이 사건 결의’라 한다)가 이루어진 것으로 기재되어 있고, 위 회의록에는 C, D, E의 서명이 있다.
해고 통지서 교부
피고는 2023. 12. 27. 원고에게 “B아파트 입주자대표에서 정한 근로계약서 작성을 거부하고 해고시키라는 본인의 요청에 따라 상기 위인(원고)을 2023. 12. 28.부로 해고 통지합니다”라는 내용이 기재된 해고 통지서(갑3)을 교부함으로써 원고를 해고(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하였다.
이 사건 해고의 무효 여부
당사자의 주장
원고
피고가 원고를 해고하기 위해서는 입주자대표회의의 구성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하여야 한다. 그런데 이 사건 회의록은 사후에 작성된 것으로 원고를 해고하기로 하는 이 사건 결의는 실제로 개최되지 않았다. 가사 개최되었다고 하더라도 소집통지 등의 절차를 위반하였고, 원고에게 해고사유를 통지하거나 소명기회를 부여하지 않은 중대한 절차상 하자가 있으므로, 이 사건 결의는 무효이다. 나아가 원고는 피고가 주장하는 직무상 불법행위를 한 사실도 없으므로, 해고사유도 인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무효이다.
피고
원고는 공사업체로부터 금품을 수수하려고 하거나, 회의록을 위조하고, 부당하게 임금을 초과 수령하는 등 관리비를 횡령하였다. 이에 원고를 해고하기 위하여 2023. 12. 8. 입주자대표회의를 개최하여 이 사건 결의를 하였다. 이 사건 아파트는 4인 미만 사업장이고, 관리규약 등에서 해고절차 등에 관하여 정하고 있지 않으므로, 원고에게 해고사유를 고지하지 않거나 따로 소명기회를 부여하지 않더라도 이 사건 해고를 무효라고 볼 수 없다.
판단
2023. 12. 8.자 입주자대표회의의 개최 여부
피고는 이 사건 결의가 이루어졌음을 증명하기 위하여 이 사건 회의록을 증거로 제출하였다. 단체의 의사의 경과, 요령 및 결과 등을 기재한 의사록이 제출된 때에는, 그러한 의사록 등이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작성되었다거나 부당하게 편집, 왜곡되어 그 증명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의사정족수 등 절차적 요건의 충족 여부는 그 의사록 등의 기재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다88682 판결 등 참조). 이에 비추어 보면 회의록의 작성은 그 회의록이 위조되었다고 볼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일시경에 실제로 회의가 개최되었다는 점에 관하여도 강한 증명력을 가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원고는 이 사건 회의록이 사후에 허위로 작성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회의록이 사후에 작성되었다고 볼 직접적인 증거는 없고, 피고가 이 사건 회의록을 다소 늦게 증거로 제출하였다거나 원고에게 해고사실을 통보하면서 이 사건 결의에 관한 사실을 명시하지 않았다는 사정 등 원고가 들고 있는 사정들만으로는 이 사건 회의록이 위조되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 오히려 이 사건 회의록에 동대표의 일원으로 서명한 C은 위 일시경에 대표자 E의 연락을 받고 실제로 동대표들이 모여 이 사건 결의를 하였다고 증언하였다. C의 진술에 다소 불명확한 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결의가 증언일로부터 약 1년 전에 있었던 점에 비추어 보면 그것만으로 C 증언의 주된 취지의 신빙성까지 낮게 평가할 수 없고, C이 원고의 해고 여부에 관하여 개인적인 이해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달리 위증의 벌을 감수하면서 허위의 증언을 할 동기가 발견되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C의 위 증언은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이 사건 회의록 기재와 같이 2023. 12. 8. 입주자대표회의가 개최되어 이 사건 결의가 이루어진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절차상 하자로 인한 무효 여부
해고사유 미통지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고 정하고 있다. 한편, 근로기준법 제11조 제1항, 제2항에 의하면, 위 법은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에 적용하고,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대하여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이 법의 일부 규정을 적용할 수 있는데,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7조 [별표1]은 상시 4인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에 대하여는 해고사유를 제한하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및 해고 시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고 정한 제27조는 적용하지 않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아파트는 상시 4인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이므로(을12, 변론 취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또는 제27조는 적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를 해고하면서 해고사유를 구체적으로 통지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해고가 근로기준법에 반하여 위법하거나 무효로 된다고 볼 수 없다.
소명기회 미부여
이 사건 해고가 피고의 원고에 대한 징계처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울 뿐 아니라, 징계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아파트에는 해고절차에 관한 규정이 없으므로(변론 취지), 이 사건 결의에 원고를 출석하게 하여 소명기회를 부여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해고가 무효가 된다고 보기 어렵다(대법원 1994. 9. 30. 선고 93다26496 판결 취지 참조).
소집통지 등 절차 위반
이 사건 아파트 관리규약(갑4)에는 입주자대표회의의 소집절차에 관하여 아래와 같이 정하고 있음에도, 피고의 대표자인 E은 이 사건 결의를 위하여 당일 전화로 동대표를 소집하였고(증인 C 녹취요지서 5쪽), 관리주체인 원고를 통하여 입주자대표회의 소집사실을 사전에 게시판 등에 공지하지 않기는 하였다.
그러나 피고의 주장과 같이 원고가 관리비 횡령 등 직무상 불법행위를 하였음을 의심하였다면 긴급하게 입주자대표회의를 개최할 필요성이 인정된다. 또한, 동대표들에게 소집권자가 직접 전화로 소집통지를 하여 동대표들이 회의에 참석할 수 있는 권리가 실제로 보장되었고, 과반수 이상의 동대표가 참석하여 결의가 이루어진 이상, 서면 또는 이메일의 방법으로 통지하지 않은 절차상 하자가 있더라도, 이를 결의를 무효로 볼 정도의 중대한 절차상 하자라고 보기는 어렵다.
해고사유 특정 여무
근로기준법상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대하여는 사용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근로자를 해고하지 못한다는 같은 법 제23조 제1항이 적용되지 않고, 이 경우 그 근로계약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것이라면 민법 제660조 제1항을 적용할 수 있게 되어 사용자는 사유를 불문하고 언제든지 근로계약의 해지를 통고할 수 있다. 그러나 민법 제660조 제1항은 당사자의 의사에 의하여 그 적용을 배제할 수 있는 임의규정이므로, 상시 4인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사용자가 근로자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해고의 사유를 열거하고 그 사유에 의해서만 근로자를 해고할 수 있도록 하는 해고제한의 특약을 하였다면, 근로자에 대한 해고는 민법 제660조 제1항이 아닌 위 해고제한의 특약에 따라야 하고 이러한 제한을 위반한 해고는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8. 3. 14. 선고 2007다1418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아파트는 상시 4인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장으로, 근로기준법 제11조 제1항, 제2항, 같은 법 시행령 제7조 [별표1]에 따라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피고는 원칙적으로 민법 제660조 제1항에 따라 근로계약의 해지를 통고할 수 있다. 다만, 원고와 피고는 기한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근로계약 종료사유를 정해두었다. 근로계약서에 해고제한의 특약이라는 문구는 없으나, 근로계약 종료사유를 한정적으로 열거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해고사유를 제한한 것으로 해석함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를 적법하게 해고하기 위해서는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정한 종료사유가 발생하여야 한다.
이 사건 회의록에는 원고의 해고사유로 “각종 불법 및 업무상 배임행위”가 기재되어 있다. 위 해고사유가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서 정한 계약종료사유에 해당하지는 않지만, 관리사무소장이 직무와 관련하여 범죄를 저지른 것이 명백한 경우에는 계약종료사유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근로계약을 즉시 종료할 수 있는 사정변경이 발생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다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해고사유를 제한하고 있는 이 사건 근로계약의 취지에 비추어 원고는 자신의 해고사유가 무엇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앞서 본 바와 같이 근로기준법에 따라 해고사유의 고지의무가 강제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피고는 입주자대표회의 의결을 하는 과정에서 어떤 사유로 원고를 해고하는지 최대한 구체적으로 특정하여 논의할 필요가 있고, 원고에게 그 해고사유를 통지할 의무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는 원고가 ① 2023. 7.경 옥상방수 및 도색 공사업체로부터 금품을 수수하려다 미수에 그쳤고, ② 입주자대표회의 의결이 없는 상태에서 일부 세대의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하고, 그 과정에서 공개입찰 절차를 미실시하였으며, ③ 입주자대표회의 직인을 임의로 사용하고, ④ 급여를 초과 수령하였으며, ⑤ 입주자대표회의 회의록을 위조하는 등의 불법행위를 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회의록을 통해서는 이 사건 결의 당시 입주자대표회의에서 원고의 어떠한 위법행위를 이유로 해고를 의결하였는지 확인할 수 없고, C도 피고가 해고사유로 주장하는 여러 위법행위 중 하나의 사유도 제대로 특정하지 못한 채 ‘여러가지 사유가 있었다’, ‘전혀 몰랐던 범법행위가 있었다’는 취지로만 증언(증언녹취요지서 3쪽)하고 있을 뿐이다. 원고에게 교부된 해고통지서(갑3)에도 해고사유로 원고의 직무상 불법행위가 아닌 ‘원고의 근로계약서 재작성 거부’만이 기재되어 있고, 달리 원고가 이 사건 해고 당시에 자신의 어떠한 행위가 문제되어 해고를 당하게 되었는지 미리 알고 있었다고 볼 증거도 없다. 위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해고를 의결할 당시에 원고의 해고사유가 구체적으로 특정되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실제 해고사유 유무
나아가 이 사건에서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에 의하더라도, 원고의 직무상 위법행위를 의심하는 것을 넘어서서(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고가 수령한 임금이 근로계약에서 정한 임금과 다소 차이가 나지만, 이는 주로 연차수당에 대한 계산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초과 수령 금액 등에 비추어 원고에게 횡령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원고가 실제로 직무상 범죄를 저질러 즉시 해고의 필요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요약
2023. 12. 8.자 입주자대표회의가 개최되어 이 사건 결의가 이루어졌으나, 결의 당시 피고의 해고사유가 구체적으로 특정되어 있지 않았을 뿐 아니라, 실제 피고가 주장하는 해고사유가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결국 원고에 대한 적법한 해고사유가 인정되지 않으므로 원고를 해고하기로 하는 이 사건 결의는 무효라고 판단된다.
임금 청구에 관한 판단
사용자의 부당한 해고처분이 무효이거나 취소된 때에는 그동안 피해고자의 근로자로서 지위는 계속되고, 그간 근로의 제공을 하지 못한 것은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므로 근로자는 민법 제538조 제1항에 의하여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 받을 수 있는 임금 전부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20. 7. 23. 선고 2020다221396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해고는 무효이므로,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는 여전히 유효하게 존속하고, 원고가 이 사건 해고로 피고에게 실제로 근로를 제공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사용자인 피고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으로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로서 계속 근무하였더라면 피고로부터 받을 수 있는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또한 피고가 이 사건 해고의 효력을 다투고 있는 이상, 원고로서는 이 사건 변론종결일 다음날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발생할 예정인 임금 부분을 미리 청구할 필요도 인정된다.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의하면, 원고의 월 급여는 310만 원(= 월급 2,950,000원+상여금 월할 지급분 50,000원+직책수당 100,000원+경리수당 50,000)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원고는 실제 급여가 330만 원(=기본급 2,800,000원+상여금 50,000원+직책수당 200,000원+식대 200,000원+출납(경리)수당 50,000원)이었고, 2023년부터는 연차수당이 추가되어 3,405,510원(=기본급 2,800,000원+상여금 50,000원+직책수당 200,000원 +식대 200,000원+연차수당 155,510원)이었다고 주장하나(2025. 1. 10.자 참고서면), 피고와 사이에 위와 같이 급여를 변경하기로 하였다고 볼 증거가 없다],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024. 1. 1.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월 310만 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정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아람(재판장) 이영곤 이두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