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15. 6. 11. 선고 2014구합2692 판결

주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14. 4. 8.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들 및 M, N 사이의 중앙2014부해108 A 주식회사 부당징벌 구제 재심 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 중 원고와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피고가, 피고보조참가인들의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들이 각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상시근로자 156명을 고용하여 화학제품제조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고(이하 원고를 '원고 회사'라고 한다), 피고보조참가인들(이하 '참가인들'이라 하고, 특정 피고보조참가인을 지칭할 때에는 '참가인'이라고만 한다) 및 M, N(이하 참가인들과 M, N을 모두 합하여 '이 사건 근로자들'이라 한다)은 원고 회사에 입사하여 근무하던 중 원고 회사로부터 2012. 5. 17.부터 2013. 4. 5.까지 사이의 기간에 출근정지 15일, 감급 1월 또는 정직 1월의 징계처분(이하 '이 사건 징계처분'이라 한다)을 받은 근로자들이다.

나.

원고 회사는 2013. 8. 8. 원고 회사의 교섭대표노동조합인 A 노동조합과 사이에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2013년도 임금 및 단체협약(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다.

원고 회사는 이 사건 징계처분을 받은 이 사건 근로자들 및 마찬가지의 징계처분을 받은 근로자 수 명을 제외한 나머지 근로자들에게만 이 사건 단체협약에 따른 임금을 지급하였다(이하 원고 회사가 이 사건 근로자들을 이 사건 단체협약의 적용에서 배제시킨 것을 '이 사건 조치'라고 한다). 이에 이 사건 근로자들은 2013. 11. 7. 전북지방노동위원회(이하 '전북지노위'라고 한다)에 '이 사건 조치는 부당감봉 또는 징벌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전북지노위는 2013. 12. 26. 위 구제신청이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제28조 제1항이 정한 구제신청의 대상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보아 이를 각하한다는 판정을 하였다.

라.

이 사건 근로자들은 위 판정에 불복하여 2014. 1. 29. 중앙노동위원회(이하 '중노위'라고 한다)에 재심을 신청하였는데, 중노위는 2014. 4. 8. 전북지노위의 초심판정을 취소하면서 '이 사건 조치가 부당징벌임을 인정한다, 원고 회사는 이 판정서를 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이 사건 단체협약에 해당하는 임금을 2013. 1. 1.부터 소급하여 인상 지급하라'는 내용의 재심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여부

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재심판정은 다음과 같은 사유로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1)

이 사건 조치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소정의 '그 밖의 징벌'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구제신청의 대상이 아니다.

2)

설사 이 사건 조치가 위 '그 밖의 징벌'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조치는, 이 사건 징계처분의 후속조치로서 이 사건 징계처분의 일부에 불과하고, 이 사건 단체협약 중 '기타 사항은 단체협약 및 취업규칙에 의함'이라는 협약내용에 따른 조치이기 때문에, 적법하다.

나.

관계규정

별지 관계규정의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1)

2000년부터 2012년까지 원고 회사에서의 기능직 근로자에 대한 임금상승은, 다음의 표와 같은 비율대로 이루어져 왔다.

그리고 원고 회사의 2007년도 정기 노사협의회 회의록에는 '회사의 경영실적 반영하여 연말 성과급지급에 의한 급여인상, 별도의 호봉인상 없이 임금인상에 반영하여 진행승인 후 7월 급여지급 시 소급예정'이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고, 2009년도 정기 노사협의회 회의록에는 '금년도 급여조정은 없으나 실적에 따라 성과급에서 반영'이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2)

위 2009년도 정기 노사협의회 회의록에는 직원평가에서의 주임평가 반영비율에 관하여 '주임평가 형식적이지 않음 재검증 필요한 경우 제외하고 대부분 반영됨'이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원고 회사는 2012년부터는 직원근무평가표와 근무평정지침에 따라 원고 회사 소속 직원들에 대한 인사평가를 실시하기도 하였다.

3)

원고 회사는 2011년부터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징계처분을 하기 시작하였고, 이에 이 사건 근로자들은 그러한 징계처분의 효력을 다투면서 전북지노위, 중노위, 법원 등에 그에 관한 구제신청, 소송제기 등을 하였다. 그러한 경위를 거쳐 이 사건 징계처분에 이르게 되었는데, 그 자세한 경위는 다음과 같다.

4)

원고 회사는 2012. 5. 18. 원고 회사의 급여규정 제42조를 개정하였고, 그에 대해 소속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 절차를 거쳐 관할 지방고용노동관서인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전주지청에 취업규칙 등 변경신고를 하였다. 위 개정 규정(이하 '이 사건 급여규정'이라고 한다)에 의하면 급여조정대상 제외자의 범위가 '승급기간 중 정직 이상의 징계처분을 받은 자'에서 '감급이상의 징계를 받은 자(당해년도 또는 차기년도의 급여조정에 한하여 제외)'로 확대되었는데, 이 사건 급여규정은 2012. 5. 18.부터 적용되는 것으로 하였다.

5)

참가인 I, O노동조합 A지회는 2013. 8. 26., 8. 30. 원고 회사에게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하여 2013년 임금인상분이 지급되지 않은 이유를 알려줄 것을 요청하였고, 이에 원고 회사는 참가인 I, O노동조합 A지회에게 '임단협과 사규에 따라 급여조정 대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2013 임단협 1항과 급여규정 42조)'라는 취지의 통보를 하였다.

6)

원고 회사는 2014. 8. 19. 원고 회사의 교섭대표노동조합인 A 노동조합과 '2013년 징계자는 임금인상 대상자에서 제외한다.(기타사항은 단체협약 및 취업규칙을 적용한다)'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2014년도 임금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

[인정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7, 10, 12, 13, 14호증, 을나 제2, 6, 7, 8, 9, 13, 19, 20, 2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이 사건 조치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의 '그 밖의 징벌'에 해당하는지

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은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이하 '부당해고 등'이라 한다)을 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28조 제1항은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부당해고 등을 하면 근로자는 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부당해고 등 제한 규정은 근로기준법이 제정된 이래 내용의 변경 없이 그 조문의 위치만 변경되어 계속 유지되어 오고 있는데, 구 근로기준법(2007. 1. 26. 법률 제829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은 사용자의 부당해고 등에 대한 처벌규정을 두고 있었으나(제110조), 법률 제8293호로 개정된 근로기준법은 부당해고 등에 대한 처벌규정을 삭제하는 대신 부당해고 등에 대한 구제명령 불이행자에 대하여 이행강제금 및 벌칙 규정을 신설하였고(제33조의 6, 제110조, 제113조의 2), 위 각 규정은 조문의 위치만 변경한 채 현재에 이르고 있다. 위와 같이 근로기준법이 제정될 당시부터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을 노동위원회에 대한 구제신청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고 그 규정내용이 변경되지 아니한 점, 당초 이러한 사용자의 부당해고 등에 대하여는 처벌규정을 두고 있어서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상 그 해석을 엄격히 해왔는데 조문내용 자체는 아무런 변경이 없고 단지 처벌 규정의 형태만이 일부 변경되었다고 하여 그 해석을 달리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이지 않는 점, 원칙적으로 사적 자치가 지배하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근로계약관계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불이익한 처분을 그 구제신청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행정의 과도한 관여가 될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근로기준법이 구제신청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부당해고 등은 열거적·한정적 규정으로서 엄격하게 해석함이 상당하다.

나)

이러한 엄격해석원칙에 입각하여 보건대, 앞에서 본 인정사실 및 증거에 갑 제6호증의 1 내지 4, 갑 제8, 15, 16, 17호증, 을나 제1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조치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의 '그 밖의 징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봄이 상당하다.

(1)

앞에서 본 것처럼 이 사건 급여규정에 대해서는 원고 회사 소속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 절차를 거쳐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전주지청에 취업규칙 등 변경신고가 된 상태이므로, 이 사건 급여규정은 유효하다고 보인다.

(2)

공무원 보수규정 제14조 제1항은 감봉처분을 받은 사람에 대해 12개월 동안 승급시킬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고, 근로기준법 제95조는 감급의 제제에 관하여 '총액이 1임금지급기의 임금 총액의 10분의 1을 초과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원고 회사의 인사위원회규정 제30조 제2호는 '감급 : 1회의 액이 평균임금의 1일분의 1/2, 총액이 1임금지급기의 임금총액의 1/10 이내에서 임금을 감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감급 내지 감봉 처분의 효과가 1회적이 아니라 일정한 기간 동안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은 이미 규범적으로도 예정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공무원 보수체계에서의 호봉제와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원고 회사의 임금체계와의 차이점을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사용자인 원고 회사에게는 현행 법령에 어긋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징계처분의 효과범위를 설정할 수 있는 자치권이 보장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3)

이 사건 조치가 법익의 박탈인 징벌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이 사건 근로자들의 임금 상승에 대한 기대권이, 이 사건 근로자들의 사용자에 대한 임금청구권이나 재산권 또는 적어도 확정되지 아니한 형성 중에 있는 권리로까지 성숙된 상태로 되었는지 여부와 밀접한 관련을 가진다.

그런데 앞에서 본 것처럼, 원고 회사에서의 기능직 근로자에 대한 임금상승은 아예 이루어지지 않는 해도 있었고, 해마다 모든 직원에 대해 일률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오히려 직원마다 차등적으로 이루어진 해가 더 많았다. 그러한 차등은 각종 인사평가, 실적 등이 반영된 결과라고 보이는데, 이는 원고 회사의 급여규정(2012. 5. 18. 이 사건 급여규정으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0조가 "사원에 대한 급여는 '직전년도의 근무평가성적'과 매년 물가인상률 등을 감안하여 4월 중에 조정함을 원칙으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것과 궤를 같이 한다.

그렇다면 원고 회사에서 임금상승은 일정한 기간이 지나기만 하면 자동적으로 이루어진다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임금상승이 이루어질지 여부, 만약 이루어진다면 각 근로자들에게 어느 정도의 비율로 임금상승이 이루어질지 여부 등이 불확실한 상태에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근로자들의 임금 상승에 대한 기대권이 이 사건 근로자들의 사용자에 대한 임금청구권이나 기타의 권리에 준할 정도로 형성되어 있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그러한 기대권이 사실상 충족되지 못하는 상태를 '법익의 박탈'과 똑같이 평가할 수는 없다. 즉 임금 인상이 아직 이루어지지 아니한 경우에는 아직 이 사건 근로자들에게 권익이 부과되지 아니하였으므로 사후에 임금 인상에 대한 거부를 한다고 하더라도 직접 이 사건 근로자들의 권익을 제한하는 것은 아니다.

(4)

위 기대권의 정도는 원고 회사의 급여규정(2012. 5. 18. 이 사건 급여규정으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2조 제4호에서도 드러나는데, 위 규정에 의하면 승급기간 중 정직 이상의 징계처분을 받은 자는 급여조정 대상에서 제외된다. 참가인 C, H, L, J의 경우, 이 사건 급여규정을 적용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위 규정에 의하여 2013년도 급여 조정의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다고 보인다.

2)

피고 및 참가인들의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이에 대하여 피고 및 참가인들은 헌법상 이중처벌금지의 원칙, 근로기준법 제95조가 규정하는 취업규칙에서 근로자에 대하여 감급의 제재를 정할 경우의 제한 등을 이유로, 이 사건 조치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의 '그 밖의 징벌'로서 부당한 징벌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나, 앞에서 본 것처럼 이 사건 조치는 법률상 이익의 박탈이 아닌 사실상의 기대에 대한 불만족에 해당하여 이를 별도의 제재처분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조치가 별도의 제재처분에 해당함을 전제로 하는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또한 참가인들은, 이 사건 조치가 이루어지기 전에 참가인들에 대한 사전통지가 이루어지지 않은 점, 행정상 이중징계금지의 법리, 기존 관행에 대한 신뢰보호의원칙 등을 근거로 하여 이 사건 조치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의 '그 밖의 징벌'로서 정당한 이유 없는 부당한 징벌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나, 참가인들의 주장 자체에 의하더라도 그러한 사전통지의 근거는 신의칙으로서 그 근거가 너무 막연해 보일뿐더러, 앞에서 본 것처럼 이 사건 조치는 별도의 제재처분이 아니므로, 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3)

소결

그렇다면 이 사건 조치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소정의 '그 밖의 징벌'에 해당한다는 전제 하에 서 있는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현우(재판장) 박우근 한웅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