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0. 5. 21. 선고 2019가단11231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1990. 6. 1. D조합 소속인 합자회사 E에 택시운수종사자로 입사하여 현재까지 근무하고 있다.

나.

피고 B노동조합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의한 교섭대표노동조합이고, 피고 B노동조합C본부는 위 피고로부터 교섭권을 위임받아 D조합과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을 체결해 오고 있다.

다.

피고 B노동조합C본부는 위와 같이 D조합과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을 체결하면서 소정근로시간에 관하여, 2006년에는 1일 7시간 20분, 2009년에는 1일 6시간 40분, 2013년에는 1일 4시간 20분, 2015년부터 2018년까지에는 1일 3시간 40분으로 합의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내지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가.

원고 주장의 요지

피고들은 D조합과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을 체결하면서 사용자에게 이득을 취하게 할 목적으로 사용자가 택시운전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적게 지급하도록 실 근로시간인 배차시간은 그대로 하면서 임금 지급의 기준이 되는 소정근로시간은 지속적으로 단축하기로 합의하였다. 원고는 그로 인하여 2009. 7. 1.부터 2019. 6. 30.까지 최저임금법에서 정한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임금을 받았으므로, 피고들은 원고에게 원고가 위 기간 동안 받을 수 있었던 임금과 원고가 실제로 받은 임금의 차액에 해당하는 56,179,980원의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나.

판단

1)

헌법 및 최저임금법 관련 규정 내용과 체계, 2008. 3. 21. 법률 제8964호로 개정된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의 입법 취지와 입법 경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규정 취지 및 일반택시운송사업의 공공성,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 관련 전후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정액사납금제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택시운전근로자 노동조합과 사이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상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법리는 사용자가 택시운전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한편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단체협약 또는 취업규칙상 소정근로시간 조항이 탈법행위로 무효이어서 기존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계산한 결과 사후적으로 사용자가 최저임금액보다 적은 금액을 지급한 것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게 최저임금법 제6조 제1항, 제28조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9. 5. 10. 선고 2015도 676 판결).

2)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본다. 피고들이 D조합과 체결한 단체협약 중 소정근로시간 조항은, 택시운전근로자의 경우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하도록 한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에 해당할 여지가 있어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을 제1, 2, 4호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위와 같이 개정된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이 2009. 7. 1.부터 시행됨에도 불구하고 기존 소정근로시간을 그대로 유지할 경우, 일반택시운송사업자로서는 택시운전근로자에게 지급해야 하는 고정급이 큰 폭으로 상승하게 됨에 따라 고정급의 주요 재원이 되는 사납금을 증액하려는 유인이 커지게 된 반면, 정액사납금제 택시운전근로자의 입장에서는 고정급이 어느 정도 인상되더라도 사납금이 증액되는 경우 초과운송수입금의 감소로 이어지게 되어 반드시 총수입이 증가하게 되는 것은 아니었던 점, ② 이에 사납금 증액 여부를 둘러싼 양쪽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일반택시운송사업자로서는 사납금을 증액하지 않으면서 최저임금법 저촉 문제를 극복하고, 택시운전근로자로서도 사납금 증액을 피해가면서 초과운송수입금을 종전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 결과,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내용의 노사합의가 성립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원고 역시 2004년경부터 6년간 피고 B노동조합의 분회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피고 B노동조합C본부에서 주최하는 정기총회에 매년 참석하여 총회에 부의된 안건에 대해 분회위원장으로서 권리를 행사하였고, 원고가 2009년 임금협정 체결을 위한 피고 B노동조합C본부 2009. 7. 분회장 임시총회에도 참석하여 교섭결과에 대하여 동의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같은 택시운전근로자들이 택시운송사업자를 상대로 종전 단체협약 등에 따른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한 최저임금액에 미달한 임금의 지급을 구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위와 같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단체협약의 체결이 바로 피고들의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불법행위로서 원고에게 손해를 가한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럽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또한 원고가 합자회사 E로부터 지급받은 임금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지 여부는 지급된 임금 중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 및 최저임금법 시행령 제5조의3에서 정한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액, 즉 기본급과 근속금, 상여금 등을 포함하여 산정한 금액과 최저임금액을 비교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그런데 원고는 근속금과 상여금을 제외한 금액을 기초로 손해액을 산정하였고, 위 근속금 등을 모두 최저임금 적용을 위한 임금에 산입하여도 최저임금에 미달한다는 점을 주장하거나 입증하지 않고 있는바, 이 점에서도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권세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