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신청을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채권자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기록과 심문결과에 의하면 다음의 사실이 소명된다.
채권자는 2019. 1. 17. 채무자의 근로자들로 구성된 노동조합으로서 2019. 1. 22. 사용자인 채무자에게 2019년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요구를 하였다. 채무자는 2019. 1. 22. 채권자로부터의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였고, 2019. 1. 30. 채권자를 교섭요구 노동조합으로 확정하는 공고를 하였다.
채권자와 채무자는 2019. 3. 29. 제1차 단체교섭을 개시하고, 그 과정에서 단체협약을 체결할 때까지 2주에 1회 단체교섭절차를 진행하기로 하였다.
이후 채무자는 2019. 4. 9. 새로이 설립된 ‘C 새노조’(이하 ‘새노조’라 한다)로부터 교섭요구가 있었음을 공고하였다. 이후 채무자는 2019. 4. 11. 고용노동부장관에게 교섭창구 단일화에 관한 질의를 하였고, 그 무렵 채권자에 대하여 위 질의 회신을 받을 때까지 진행 중이던 단체교섭을 연기한다고 통지하였다.
위 통지를 받은 후 채권자는 수차례에 걸쳐 채무자에게 진행 중이던 단체교섭을 계속하자고 요구하였으나, 채권자는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 등을 이유로 이를 거부하였다.
채권자의 주장
채무자가 절차를 거쳐 채권자를 단체교섭의 당사자로 확정하고 채권자와 사이에 단체교섭을 개시한 이상 그 이후에 비로소 새노조가 설립되어 채무자에게 교섭요구를 하였더라도 채권자가 여전히 단체교섭의 당사자라 할 것이므로, 채무자는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들어 채권자와 진행하던 단체교섭을 거절할 수 없고, 따라서 채무자는 채권자와 진행 중이던 단체교섭에 성실하게 응하여야 한다.
판단
관련 법령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29조 제1항은 “노동조합의 대표자는 그 노동조합 또는 조합원을 위하여 사용자나 사용자단체와 교섭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권한을 가진다”고 규정하고, 제2항은 제29조의2에 따라 결정된 교섭대표노동조합(이하 ‘교섭대표노동조합’이라 한다)의 대표자는 교섭을 요구한 모든 노동조합 또는 조합원을 위하여 사용자와 교섭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권한을 가진다“고 규정하여, 단체교섭권의 행사주체를 노동조합 또는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명시하고 있다. 그리고 노동조합법 제29조의2 제1항 본문은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조직형태에 관계없이 근로자가 설립하거나 가입한 노동조합이 2개 이상인 경우 노동조합은 교섭대표노동조합을 정하여 교섭을 요구하여야 한다“고 규정함으로써 하나의 사업장 내에 복수노조가 있을 경우 원칙적으로 교섭대표노동조합을 정하여 사용자에게 단체교섭을 요구하여야 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한편, 노동조합법 제30조, 제29조의5에 의하면, 사용자는 정당한 이유 없이 노동조합 또는 교섭대표노동조합과의 교섭을 거부하여서는 아니 된다.
당사자의 주장 및 이 사건의 쟁점
채권자는, 채권자의 단체교섭 요구 당시에는 채무자의 사업장 내 채권자가 유일한 노동조합인 상태로서(이하 ‘단수노조’라 한다) 노동조합법이 정한 교섭대표노동조합을 통하여 단체교섭을 요구하여야 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았으므로, 채권자가 노동조합법 제29조 제1항에 따른 단체교섭권의 주체였다 할 것이니, 같은 법 제30조에 따라 채무자는 채권자의 단체교섭요구를 거절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주장한다.
반면에 채무자의 주장은, 최초 교섭요구 당시에는 채권자가 단수노조로서 노동조합법 제29조 제1항에 의한 단체교섭권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도중에 채무자의 사업장에 새로운 노동조합이 설립됨으로써 2개 이상의 노동조합인 상태(이하 ‘복수노조’라 한다)가 되었다면, 노동조합법 제29조 제2항, 제29조의2에 따라 교섭대표노동조합만이 채무자에 대하여 단체교섭을 요구할 수 있으므로, 채무자가 채권자에 대하여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가 이루어지지 아니하였음을 들어 단체교섭 요구를 거부한 것은 정당한 이유 있는 교섭의 거부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사건의 쟁점은 당초 단수노조 사업장에서 유일한 노동조합이 노동조합법 제29조 제1항에 따라 단체교섭을 요구함에 따라 교섭이 진행되던 중 새로운 노동조합이 설립되어 복수노조 상태가 된 경우에도, 교섭 중이던 노동조합과 신설 노동조합이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쳐 교섭대표노동조합을 결정한 후 다시 새로이 단체교섭을 요구하여야 한다고 보아야 하는지 여부 및 이로써 기존 노동조합은 교섭당사자 지위를 상실하게 되는지 여부이다.
쟁점에 대한 판단
노동조합법 규정의 문언, 형식, 연혁에 관하여
현행 노동조합법 제5조는 “근로자는 자유로이 노동조합을 조직하거나 이에 가입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여 복수노조를 전면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당초 구 「노동조합법」(1996. 12. 31. 법률 제5244호로 폐지된 것) 제5조에서도 같은 내용의 조항을 두고 있었으면서도 같은 법 제3조 단서 제5호는 ‘조직이 기존 노동조합과 조직대상을 같이 하거나 그 노동조합의 정상적 운영을 방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에 해당하는 것은 노동조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일응 복수노조를 금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위 법이 폐지되고 새로이 제정된 구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법률 제5310호, 1997. 3. 13. 제정)에서는 위 규정을 삭제하였고, 다만 부칙 제5조 제1항은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노동조합이 조직되어 있는 경우에는 제5조의 규정에 불구하고 2001년 12월 31일까지는 그 노동조합과 조직대상을 같이 하는 새로운 노동조합을 설립할 수 없다”고 규정함으로써 복수노조의 허용을 유예하되, 제3항에서 “노동부장관은 2001년 12월 31일까지 제1항의 기한이 경과된 후에 적용될 교섭창구 단일화를 위한 단체교섭의 방법·절차 기타 필요한 사항을 강구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여 복수노조 설립에 따른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마련하도록 하였다. 이후 위 부칙 제5조 제1항이 2001. 3. 28. 개정되어 유예기간은 2006. 12. 31.까지로 연장되었고, 다시 2006. 12. 30. 위 조항이 개정되어 2009. 12. 31.까지 유예되었다.
그 후 2010. 1. 1. 법률 제9930호로 개정된 노동조합법 제29조의2에서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조직형태에 관계없이 근로자가 설립하거나 가입한 노동조합이 2개 이상인 경우 노동조합은 교섭대표노동조합(2개 이상의 노동조합 조합원을 구성원으로 하는 교섭대표기구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을 정하여 교섭을 요구하여야 한다. 다만, 제2항에 따라 교섭대표노동조합을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기한 내에 사용자가 이 조에서 정하는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기로 동의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제1항)라고 규정함으로써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관한 규정이 신설되었고, 위 규정의 신설과 동시에 그동안 복수노조의 허용을 유예하는 기간도 종료되어 복수노조가 전면 허용되기 시작하였다. 그러면서도 노동조합법 부칙(2010. 1. 1.) 제4조에서는 ‘이 법 시행일 당시 단체교섭 중인 노동조합은 이 법에 따른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본다‘라는 경과규정을 두어 진행 중인 단체교섭에 대해서는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도 계속 교섭을 할 수 있도록 하였다.
위와 같은 입법 연혁, 관련 규정의 문언, 체계, 취지 등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의하면, 우리 노동조합법은 복수노조의 단체교섭 방법에 관하여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우선적이고 원칙적인 방법으로 삼고 있고, 사용자가 동의한 경우가 아니고서는 교섭대표노동조합만이 교섭당사자의 지위를 갖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해석된다.
⑴ 1997. 3. 13.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의 제정으로 복수노조의 설립을 전면적으로 허용하면서도 부칙 규정을 통하여 그 시행을 유예한 것은 사업 또는 사업장 단위의 기업별 단위노동조합이 주축이 된 우리나라 산업현장에서 복수노조의 설립을 즉시 허용할 경우 야기될 수 있는 단체교섭상의 혼란, 노노간의 갈등 등의 문제를 예상하여 교섭창구의 단일화를 위한 방법과 절차 등 필요한 사항이 강구될 때까지 한시적으로 이를 금지하려는데 그 취지가 있었다(대법원 2002. 7. 26. 선고 2001두5361 판결 참조).
⑵ 실제로 노동조합법이 제29조의2 규정을 신설하여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가 마련됨과 동시에 복수노조가 전면적으로 허용되기 시작하였던 점에 비추어 보더라도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는 입법 단계에서부터 이미 복수노조 허용의 전제조건으로 예정되어 있었다고 할 것이다.
⑶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관한 노동조합법 제29조의2 제1항은 “…요구하여야 한다”라는 규정형식을 취하여 복수노조의 단체교섭은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⑷ 노동조합법 부칙(2010. 1. 1.) 제4조는 법 시행일 당시 단체교섭 중인 노동조합이 법 시행으로 갑자기 교섭당사자의 지위를 상실하여 그때까지 진행된 단체교섭의 성과를 무위로 돌리고 새로이 교섭대표노동조합을 정하여 단체교섭을 하여야 하는 불이익과 혼란을 최소화하려는 데에 입법 취지가 있는바(대법원 2012. 11. 12. 자 2012마858 결정 참조), 위와 같은 부칙을 굳이 두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보더라도, 개별교섭이 진행되는 중이더라도 위와 같은 경과규정이 없이는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적용할 요건이 충족되는 경우 곧바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보아야 하고, 달리 노동조합법에서 기존 유일한 노동조합에 의하여 개별교섭이 진행된다는 사정을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의 배제사유로 특별히 규정하고 있지도 아니 하다.
단체교섭권의 헌법상 기본권의 성격에 관하여
단체교섭권은 헌법 제33조 제1항에 따라 인정된 헌법상 기본권이나 그 주체는 어디까지나 ‘근로자’일 뿐이므로, ‘근로자’의 기본권인 단체교섭권의 권한 행사 주체를 어떠한 근로자단체로 정할 것인지는 입법의 영역에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노동조합법 제29조가 단체교섭권 행사 권한을 개별 ‘노동조합’(제1항)이나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서 결정된 ‘교섭대표노동조합’(제2항)으로 규정한 것은 모두 근로자의 단체교섭권 행사 주체를 명시하는 입법으로 보아야 하지, 근로자의 단체교섭권을 제한하는 취지의 입법으로 볼 것은 아니다.
물론 근로자의 입장에서는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통한 교섭대표노동조합을 통하는 것보다 직접 가입한 노동조합을 통하여 단체교섭권을 행사하는 것이 사용자에 대하여 더욱더 직접적이고 용이하게 의견을 전달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노동조합에 대한 단체교섭권 보장은 사회적 약자인 근로자가 사용자와의 사이에 대등성을 확보하여 적정한 근로조건을 형성할 수 있도록 하는 수단이므로, 반드시 모든 노동조합에게 각별로 단체교섭권을 보장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고, 교섭대표노동조합이 사용자와의 사이에서 노사관계의 안정과 적정한 근로조건을 형성하는 기능을 충분히 담당할 수 있다면, 그러한 기능을 할 수 있는 노동조합에 단체교섭권을 인정하는 것이 노동3권을 기본권으로 보장하는 취지에 더 부합할 수 있다.
오히려 복수 노동조합의 자율적인 개별교섭을 모두 허용하게 되면 하나의 사업장에 둘 이상의 협약이 체결·적용됨으로써 동일한 직업적 이해관계를 갖는 근로자 사이에 근로조건의 차이가 발생하고, 특히 교섭력이 약한 소수 노동조합의 경우는 동일한 근로를 제공하면서도 열악한 지위에 머물게 될 가능성이 큰바, 이러한 결과는 근로자가 단결된 집단의 힘을 통해 사용자와 대등한 입장에서 근로조건을 개선할 수 있도록 노동3권을 보장하는 취지에 반하게 된다. 게다가 여러 노동조합이 일시에 혹은 유사한 시기에 자신과 먼저 교섭하자고 요구하는 경우 사용자는 동시다발적인 교섭의 어려움을 들어 자신이 선택한 특정 노동조합과의 선행 교섭을 이유로 다른 노동조합과의 교섭을 연기하는 등 사실상 장기적으로 교섭에 응하지 아니함으로써 교섭을 합법적으로 거부할 수 있게 되어 오히려 노동조합을 불리한 지위에 서게 할 위험도 있고, 복수의 노동조합이 각각 교섭을 요구하고 유리한 단체협약을 체결하기 위해 경쟁을 하는 경우 그 세력다툼이나 분열로 교섭력을 현저히 약화시킬 우려도 있다. 이러한 점들에 비추어 보면, 개별교섭이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보다 단체교섭권을 덜 침해하는 제도라고 단언할 수도 없다(헌법재판소 2012. 4. 24. 선고 2011헌마338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그러므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나 교섭대표노동조합을 통한 단체교섭권 행사는 근로자의 단체교섭권을 직접 형성하고 구현하는 것이지 근로자의 단체교섭권이라는 헌법상 기본권을 제한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고, 오히려 단체교섭권의 실질적인 보장을 도모하고자 하는 데 입법취지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단체교섭권이 헌법상 기본권임을 고려하더라도 복수노조의 개별교섭 권한을 우선하여야 한다거나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가 적용되는 경우를 엄격하고 좁게 해석할 것은 아니다.
단수노조인 유일 노동조합의 단체교섭권의 법적 성질
유일한 노동조합이 기존에 진행 중이던 단체교섭을 계속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단수노조 상태에서 유일한 노동조합은 노동조합법이 규정한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를 가질 수 없다(대법원 2017. 10 .31. 선고 2016두36956 판결). 이러한 상태에서 다른 노동조합이 신설된 경우 하나의 사업장에 노동조합이 2개 이상인 경우에 해당하므로 신설된 노동조합의 입장에서는 노동조합법 29조의2가 정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쳐야하므로 기존 노동조합의 독자적인 단체교섭권은 논리상 소멸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밖에 없다.
새로운 노동조합이 신설됨에 따라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가 진행된다고 하더라도 기존에 교섭중이던 노동조합도 위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함으로써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를 취득할 수도 있는 것이고,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된 노동조합에 대하여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노동조합을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공정대표의무의 위반을 들어 노동위원회에 이에 대한 시정을 요청할 수도 있으므로(노동조합법 제29조의4),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치게 된다는 이유만으로 기존 노동조합의 단체교섭권이 박탈되는 결과가 된다고 할 수도 없다.
따라서 굳이 명문의 규정이 없이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 적용을 배제하면서까지 기존의 유일한 노동조합의 개별 단체교섭권한을 보장할 필요성이나 당위성은 인정되기 어렵다.
결국, 근로자들은 언제든지 노동조합을 자유롭게 설립할 수 있고, 현행 노동조합법이 복수노조를 금지하지 아니하는 이상 하나의 사업장이 단수노조에서 복수노조로 바뀌는 것은 언제든지 예견 가능한 일이므로, 단수노조인 상태에서 유일한 노동조합이 직접 사용자와 단체교섭을 진행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권은 근로자들의 노동조합 설립의 자유나 복수노조의 허용성에 비추어 배타적인 권리로서 보호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그리고 새로이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치도록 하더라도 여기에서 비롯되는 단체교섭 절차의 지연은 교섭대표노동조합을 결정하여야 하는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의 본질상 불가피하게 요구되는 정도의 지연에 그칠 뿐 기존의 유일한 노동조합에 대하여만 특별하게 더 불이익한 처우를 하는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
단체교섭의 지연 문제에 관하여
단수노조가 단체교섭을 개시하여 진행하던 중 새로운 노동조합이 신설된 경우에도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쳐야 하는 점을 이용하여 사용자가 의도적으로 노동조합을 새로 설립하여 기존 단수노조와의 단체교섭을 거절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될 수 있기는 하다. 그러나 그로 인한 단체교섭의 지연은 아래 나)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복수노동조합이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치던 중 새로운 노동조합이 추가로 생기더라도 절차지연이 한시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와 마찬가지로 사용자가 이를 악용하기는 어렵다고 보인다.
이미 복수노조인 사업장에서의 단체교섭이 진행되는 경우라면, 아래에서 보는 것처럼 새로운 노동조합이 설립되더라도 기존에 단체교섭을 진행하고 있던 노동조합들에게는 아무런 불이익이 된다고 할 수 없으므로, 여전히 기존 단체교섭의 지연이나 거부라는 목적을 위하여 사용자가 새로운 노동조합의 설립을 그 수단으로 삼을 수도 없다.
⑴ 즉, 기존 노동조합들의 교섭창구 단일화 과정 중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령」(이하 ‘노동조합법 시행령’이라 한다) 제14조의3 제1항이 정한 교섭요구노동조합 공고기간 내에 새로운 노동조합이 설립되는 경우 위 신설 노동조합은 위 공고기간 내 교섭요구를 함으로써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하면 되는 것이므로 이와 같은 경우는 기존 노동조합들에 대하여 신설 노동조합의 교섭 요구가 무슨 새로운 절차 지연이 되는 것은 아니다.
⑵ 그리고 이미 교섭대표노동조합이 결정된 상태에서 새로운 노동조합이 설립되었다고 하더라도, ‘교섭대표노동조합이 그 결정된 날부터 1년 동안 단체협약을 체결하지 못한 경우에는 어느 노동조합이든지 사용자에게 교섭을 요구할 수 있다’라는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14조의10 제3항의 반대해석상 위에서 정한 경우가 아니라면 신설된 노동조합은 사용자에 대하여 교섭을 요구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하므로, 이미 결정된 교섭대표 노동조합을 통한 단체교섭 절차는 새로운 노동조합이 신설로써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아니한다.
소결론
위와 같이 노동조합법이 복수노조의 단체교섭 요구에 관하여는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원칙으로 하여 달리 적용될 수 있는 여지를 두지 아니하고 있고, 단수노조 상태에서 유일한 노동조합이 단체교섭을 진행 중이라는 것만으로는 위 노동조합에게 법적인 보호가치 있는 권리가 인정된다고 볼 수 없으며, 위 노동조합의 단체교섭요구를 거절한다고 하여 단체교섭권이라는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도 없다. 나아가 사용자가 기존 단수노조인 상태에서의 유일한 노동조합의 단체교섭을 거부하거나 지연시키는 수단으로 사용될 우려 또한 복수노조 상태에도 불구하고 유일한 노조의 단체교섭권을 보장해줄 타당한 근거가 되지 못한다. 따라서 사용자가 단수노조 상태에서 유일한 노동조합과 단체교섭을 이미 개시하여 진행하고 있었더라도 그 이후 새로이 노동조합이 신설되어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가 필요하게 되었다면, 사용자는 이를 들어 기존 노동조합과 진행하던 단체교섭을 정당하게 거절할 수 있다.
이 사건에의 적용
그러므로 유일한 노동조합이었던 채권자가 채무자와 사이에 단체교섭을 개시하여 진행 중이었다고 하더라도 채무자는 새노조가 설립되었음을 이유로 채권자에 대하여 정당하게 위 단체교섭을 거절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채권자의 주장과 같은 피보전권리가 소명되었다고 할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신청은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19. 10. 28.
판사 임대호(재판장) 윤성진 차은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