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벌금 1,5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대전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0고정116
판결선고
2020. 7. 14.
범죄사실
피고인은 대전 중구 B 소재 주식회사 C 대표로서 상시 근로자 53명을 고용하여 택시업을 영위하는 사용자이다.
재직 근로자들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법령 또는 단체협약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임금의 일부를 공제하거나 통화 이외의 것으로 지급할 수 있다.
피고인은 2015. 12. 1.부터 재직 중인 근로자 D의 2015년 연차휴가 미사용수당 46,000원, 2016년 연차휴가 미사용수당 345,000원, 합계 391,000원, 2017. 7. 3.부터 재직 중인 근로자 E의 2017년 연차휴가 미사용수당 161,000원, 2018년 연차휴가 미사용수당 23,000원, 합계 184,000원을 각 임금 정기지급일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퇴직 근로자들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6. 3. 17.부터 2019. 3. 3.까지 근무하다가 퇴직한 F의 연차휴가 미사용수당 1,012,000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근로자들의 연차휴가 미사용수당 합계 3,611,000원을 당사자 사이에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가 없음에도 각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증인 F의 법정진술
F, G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진정서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각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43조 제1항(재직 근로자들에 대한 수당미지급의 점), 각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퇴직 근로자들에 대한 수당미지급의 점), 각 벌금형 선택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범정이 가장 무거운 근로자 F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가중)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 요지
피고인이 운영하는 택시회사(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에 대하여 1일 운송수입금(1인 1차 기준) 127,000원, 월 급여 598,000원(매월 26일 근무 기준)으로 정하여, 근로자들이 1일 수입금 중 104,000원(= 127,000원 - 598,000원÷26일)을 이 사건 회사에 입금하고 나머지 수입금을 근로자들의 수입으로 하고 있다. 또한 근로자가 매월 정해진 근무일수를 결근 없이 근무(이하 ‘만근’이라 한다)하면 마지막 근무일에는 위 104,000원까지 근로자들이 갖도록 하고 있고, 이 사건 회사는 결근에 대하여는 별다른 불이익을 주지 않고 있다.
이처럼 비정규직 근로자의 결근은 연차유급휴가를 사용하는 것과 같고, 근로자가 결근하면 이 사건 회사는 운송수입금을 지급받지 못하는 손해를 본다. 비정규직 근로자는 만근하면 104,000원을 추가로 벌 수 있는데, 이는 연차유급휴가를 사용하지 않는 데 대한 수당을 받는 것과 같다. 따라서 이 사건 회사는 사실상 연차휴가 미사용수당을 모두 지급하였으므로, 연차휴가 미사용수당 지급의무의 존부에 관하여 다툴만한 근거가 있어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위반의 고의는 인정되지 않는다.
관계법령 및 관련법리
근로기준법 제60조 제1항 내지 제4항은 ‘사용자는 1년간 80% 이상 출근한 근로자에게 15일의 유급휴가를 주어야 한다.’는 내용 등 근로자의 연차유급휴가권의 발생에 관하여 규정하고, 같은 조 제5항은 ‘사용자는 제1항부터 제4항까지의 규정에 따른 휴가를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주어야 하고, 그 기간에 대하여는 취업규칙 등에서 정하는 통상임금 또는 평균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휴가를 주는 것이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있는 경우에는 그 시기를 변경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연차휴가를 사용하더라도 휴가기간에 대하여 통상임금 또는 평균임금은 지급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또한 근로기준법 제61조는 사용자가 연차유급휴가의 사용 촉진을 위한 조치를 하였음에도 근로자가 연차유급휴가를 사용하지 않아 소멸한 경우에는 미사용 연차유급휴가에 대한 보상의무가 없다고 규정하는바, 이는 연차유급휴가를 1년간 사용하지 않아 소멸되는 경우 사용자가 원칙적으로 미사용 연차유급휴가에 대한 보상의무가 있음을 전제로 한 규정이다.
위 근로기준법 규정에 의하면, 사용자는 연차유급휴가청구권을 취득한 근로자가 청구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연차유급휴가를 주어야 하고, 연차유급휴가를 사용하더라도 그 기간에 대하여 통상임금 또는 평균임금을 지급하여야 하며, 근로자가 연차유급휴가를 사용하지 않아 소멸하였다면 사용자는 사용 촉진을 위한 조치를 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미사용 연차유급휴가에 대하여는 보상하여야 한다.
이러한 연차휴가수당의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하는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것으로서 효력이 없다(대법원 2017. 5. 17. 선고 2014다232296, 232302 판결 등 참조).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8. 1. 25. 선고 2015도1681 판결 등 참조).
판단
위 법리에 따라 앞서 거시한 증거에 비추어 살피건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이 사건 회사는 근로자들에게 미사용한 연차유급휴가에 대한 보상을 하였다고 볼 수 없고, 이 사건 회사가 만근에 따라 근로자들에게 혜택을 제공하였더라도 이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합의에 따라 지급하는 ‘약정수당’일 뿐이어서 미사용 연차유급휴가에 대한 보상금 지급의무의 존부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 사건 회사의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정규직 근로자들과 달리 연차유급휴가를 사용할 수 없다고 알고 있었으므로(증인 F은 ‘결근’으로 처리된다고 알았다고 증언하고, 이 사건 회사가 사용하는 장부에도 ‘연차․결근신청서’라는 표제 하에 정규직 근로자는 ‘연차’라고, 비정규직 근로자는 ‘결근’이라고 표시되어 있다), 미사용한 연차유급휴가에 대하여 보상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는 어려웠다고 판단된다. 피고인은 만근일에 사납금 입금의무를 면제하는 취지가 미사용 연차유급휴가에 대한 보상에 갈음하는 것이라고 하나, 미사용 연차유급휴가를 보상받는다는 인식을 할 수 없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피고인과 같은 취지로 알고 있었다고는 볼 수 없다.
이 사건 회사 비정규직 근로자가 만근 일수인 26일을 근무하는 경우 그 중 1일은 사납금 104,000원을 회사에 입금할 의무가 없으므로 1일 운송수입금 127,000원을 면제받고 일급 23,000원을 지급받는 효과가 있는 반면, 위 근로자가 25일을 근무하고 1일 결근하는 경우 결근일에는 일을 하지 않아 사납금을 입금하지 않으므로 일급 23,000원도 지급받지 못하는 결과가 된다. 비정규직 근로자의 결근을 연차유급휴가와 같이 취급하였다고 보려면 결근하는 날에도 일급 23,000원이 지급되었어야 한다.
근로자가 1개월 만근하여 1일 운송수입금 127,000원의 납입을 면제받는 것은 매월 만근을 유도하기 위해 마련된 근로자와 사용자간의 약정 수당일 뿐 미사용된 연차유급휴가의 보상과는 관련이 없다. 예컨대 15일의 연차유급휴가권을 가진 근로자가 연차유급휴가를 매월 하루씩 1년간 나누어 사용하고 3일을 남기는 경우와, 첫 1개월에 12일을 사용하고 나머지 11개월을 만근하여 3일을 남기는 경우를 비교하면, 위 두 경우에 사용 및 미사용한 연차유급휴가일수가 같음에도 전자의 근로자는 1일 운송수입금 납입 면제 효과를 하루도 누리지 못하는 반면 후자의 근로자는 1년 중 11개월간 운송수입금 납입 면제 효과를 누린다. 위와 같은 경제적 효과는 근로자들로 하여금 자신이 원하는 기간에 자유롭게 연차유급휴가를 사용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측면도 있다.
F이 작성일자를 2019. 3. 4.로 기재하여 서명한 확인서(피고인 제출 증 제7호)에는 ‘본인은 2013. 9. 23.부터 2018. 12. 30.까지 계약직으로 근무하는 동안 만근시 운송수입금을 본인 소유로 하기로 합의하였는바, 위 운송수입금을 연차수당으로 간주하기로 회사와 합의하였으므로 연차미사용수당에 대하여 일체의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고 기재되어 있기는 하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만근시 1일 운송수입금의 납입을 면제하는 것과 미사용 연차유급휴가에 대한 보상금과는 관련이 없는바, 위 확인서에 기재된 내용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하는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것으로서 효력이 없다.
양형의 이유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4,500만 원 이하의 벌금
선고형의 결정
피고인이 지급하지 않은 수당의 규모에다가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형법 제51조 소정의 양형 조건을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이정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