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참가인은 상시 약 230명의 근로자를 고용하여 디스플레이 제조용 기계 제조업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참가인은 2016.경 및 2017.경 중국기업인 ‘D’사로부터 D사의 E 사업장에 있던 디스플레이 제조설비를 분해하여 중국공장으로 이설하는 프로젝트를 수주하였고, 이를 수행할 TY팀을 운영하였다.
원고는 2017. 5. 10. 참가인과 사이에, 원고가 2017. 5. 10.부터 기간의 정함이 없이 위 TY팀의 중국어 통번역 업무를 담당하기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참가인은 2018. 10.경 E 사업장 해체업무가 종료되자, 2018. 12. 5. 원고를 중국 사천성으로 인사발령 하였다.
원고는 2019. 5. 29. 참가인의 대한민국(이하 ‘한국’이라 한다) 본사 인사팀 F 차장에게 이메일로 ‘근무환경 및 건강상 사유(임신계획목적)’를 이유로 근무 장소를 한국본사로 옮겨줄 것을 요청하였다. 이에 F 차장은 이메일로 ‘다른 근로자들도 모두 동일한 환경에서 근무하고 있고, 한국 본사에는 진행할 업무가 없다’며 근무지 변경이 어렵다는 취지로 답변하였다.
원고는 2019. 5. 30. F 차장에게 ‘6. 3.부터 현지 업무를 거부하고 본사의 귀국통보를 기다릴 것이며 대응이 미흡할 경우 현지 영사관 및 한국노동부에 법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다’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고, F 차장은 2019. 5. 31. 원고에게 ‘노동법 규정에 따른 난임 치료 휴가제도 및 사규에 따른 병가휴직 절차’를 안내하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원고는 위와 같이 한국 본사로의 근무지 변경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2019. 6. 1. 참가인의 인사발령 없이 일방적으로 한국에 귀국하였다.
원고는 2019. 6. 4. 참가인에게 개인사정(건강사유)을 퇴직사유로, 2019. 5. 31.을 퇴직일자로 하는 사직서(이하 ‘이 사건 사직서’라 한다)를 작성하여 제출하였다.
원고는 2019. 8. 28.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원고가 참가인에게 이 사건 사직서를 작성, 제출한 것은 참가인의 기망에 의한 것으로, 이는 원고가 참가인으로부터 부당하게 해고를 당한 것이다’라고 주장하며 부당해고에 대한 구제신청을 하였다.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10. 23. 이 사건 사직서는 원고의 진의에 의해 작성된 것으로 이에 따라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관계가 합의해지에 의해 종료되었고, 따라서 해고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
원고는 2019. 11. 6. 위 초심판정서를 송달받고, 이에 불복하여 2019. 11. 8. 중앙노동위원회에 C로 재심신청을 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20. 1. 9.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고 한다)을 하였다.
원고는 2020. 2. 3. 이 사건 재심판정서를 송달받고 2020. 2. 12.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가 제3,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요지
원고가 참가인에게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한 것은, 참가인이 원고에게 ‘원고가 사직서를 제출하더라도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다’고 기망하였기 때문인바, 결국 이는 원고의 자발적인 의사에 의한 것이 아니므로 참가인에 의해 해고를 당한 것이다.
또한, 위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4조, 제26조를 위반하였으므로 위법한바,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판단
사용자가 근로자로부터 사직서를 제출받고 이를 수리하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킨 경우, 사직의 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하게 하였다면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해고에 해당한다 할 것이나,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사용자가 사직서 제출에 따른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락함으로써 사용자와 근로자의 근로계약관계는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되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의원면직처분을 해고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2다60528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본다. 갑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이 사건 사직서 제출 당시 참가인이 원고에게 ‘원고가 사직서를 제출하더라도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다’고 기망하였다는 등 이 사건 사직서 제출이 원고의 자발적인 의사에 의한 것이 아니었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오히려, 앞서 든 증거 및 을가 제1, 1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는 이 사건 사직서 제출 이전에 두 차례에 걸쳐 참가인 소속 인사팀 F 차장에게 한국 본사로의 근무지 변경을 요청했으나, 참가인 측으로부터 이를 거절하는 취지의 답변을 받은 점, ② 원고는 위와 같이 한국 본사로의 근무지 변경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2019. 6. 1. 참가인의 인사 발령 없이 일방적으로 한국으로 귀국한 점, ③ 원고는 2019. 6. 4. F 차장 등과 면담한 후 ‘개인사정(건강사유)’을 퇴직사유로 하여 이 사건 사직서를 작성하였는바, 면담당시 F 차장은 원고에게 ‘건강상의 이유로 실업급여 수급사유에 해당한다는 점에 대한 입증은 원고 본인이 해야 한다’는 취지로 이야기한 점, ④ 원고는 스스로 이 사건 사직서에 서명, 날인한 후, 참가인으로부터 2019. 6. 10. 퇴직금으로 2개월분의 임금 및 위로금으로 1개월분의 임금을 지급받았고, 그 때부터 2019. 6. 25.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천안지청 천안고용센터로부터 실업급여 수급자격이 없다고 안내받을 때까지 참가인에게 복직을 요청한 적이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중국으로 발령이 난 후 참가인으로부터 한국 소재 본사로의 근무지 변경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사직하기 위하여 자발적으로 이 사건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참가인이 이 사건 사직서를 수리함으로써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관계는 합의해지에 의해 종료되었다고 할 것이다.
결국 이 사건 사직서 제출이 해고였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나머지 주장은 더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한다.
판사 안영화(재판장) 신순영 윤이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