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사건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1년 6월에 처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D 명의의 차용증에 관한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의 점에 대한 공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은 배상신청인들의 배상신청을 모두 각하하였는데,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2조 제4항에 의하면 배상신청인은 배상신청을 각하한 재판에 대하여 불복을 신청할 수 없으므로, 위 배상신청 각하 부분은 즉시 확정되어 이 법원의 심판범위에서 제외된다.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근로기준법위반죄에 대하여
피고인은 아래와 같이, D, B에게 임금을 모두 지급하였다. ① D에 대하여서는, 2019. 10. 1.경 피고인이 운영하는 F 사무실에서 2019. 8.분 및 9.분 임금을 합계 510만 원으로 정산하여 D에게 직접 현금으로 지급하였고, 같은 날 급여대장(2020년 형제 10820호 수사기록 제86쪽, 이하 ‘D 급여대장’이라 한다)에 D의 서명을 받았다. ② B에 대하여서는, 2019. 8. 23. 8월 임금 중 200만 원을 현금으로 가불해주면서 가불장(위 수사기록 제78쪽, 이하 ‘B 가불장’이라 한다)을 작성받았고, 2019. 9. 18. 나머지 170만 원을 현금으로 지급하면서 급여대장(위 수사기록 제79쪽, 이하 ‘B 급여대장’이라 한다)에 B의 서명을 받았다.
사문서위조․행사죄 및 사기미수죄에 대하여
피고인은 B 가불장 및 급여대장, C 명의의 2,700만 원 차용증(2020년 형제 12506, 14775호 수사기록 제7쪽, 이하 ‘C 차용증’이라 한다)을 위조하지 않았고, 위 각 문서는 B 및 C이 직접 자필로 작성하여 진정하게 성립한 문서이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1년 6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직권판단
직권파기사유의 존재
항소법원은 판결에 영향을 미친 사유에 관하여는 항소이유서에 포함되지 아니한 경우에도 직권으로 심판할 수 있으므로(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피고인이 항소이유로 주장하지 않은 경우에도 직권으로 피고인에게 유리한 사유가 있다면 심판할 수 있다. 이 사건에는 아래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이에 관하여 직권으로 판단한다.
D 관련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의 점에 관하여
공소사실의 요지
사문서위조
피고인은 2019. 9.경 불상지에서, 2014.경 근로계약서 작성 당시 D로부터 제출받아 보관하고 있던 D의 성명, 서명, 주민등록번호, 주소 등이 기재된 A4용지의 상단에 ’차용증‘, ’상기 본인은 2018년 ○월 ○일 F A에게 일금 삼백만원정을 정희 차용하고 20○○년 ○월 ○일 까지 완납하겠나이다‘, ’20○○년 ○월 ○일‘이라고 불상의 방법으로 기재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행사할 목적으로 권한 없이 권리의무에 관한 사문서인 D 명의의 차용증 1장을 위조하였다.
위조사문서행사
피고인은 2019. 9. 26. 천안시 서북구 원두정8길 3에 있는 고용노동부 천안지청에서, D 등이 진정한 피고인의 근로기준법위반 등 사건 관련 피고인을 대리하여 그곳에 출석한 F 경리 직원 G을 통하여 위 사건 담당 근로감독관 H에게 위 가항과 같이 위조한 D 명의의 차용증 1장을 제시함으로써, 위 H에게 위 차용증이 마치 진정하게 성립한 문서인 것처럼 이를 행사하였다.
원심의 판단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원심은, ① 이 사건 근로자들, G, 근로감독관도 피고인이 G을 통하여 D 명의의 차용증을 근로감독관에게 제출하려 한 사실이 있다고 일치하여 진술하고 있는 점, ②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D에 대하여는 금전 대여사실이 있는 것이 아니라 300만 원 짜리 가불장이 있어 이를 근로감독관에게 제출하려 했다고 진술하였다가, 다시 가불증이든 차용증이든 존재하지 않는다고 번복하여 진술한 점, ③ 피고인이 2019. 11. 1. D에게 약속한 날짜가 지났다며 변제를 요구하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음에도 검찰에서 그와 같이 메시지를 보낸 이유에 관하여 아무런 설명 없이 모르겠다고만 진술하였던 점을 근거로 피고인에게 유죄를 선고하였다.
당심의 판단
관련 법리
형사소송법 제254조 제4항은 "공소사실의 기재는 범죄의 시일·장소와 방법을 명시하여 사실을 특정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와 같이 범죄의 일시·장소와 방법을 명시하여 공소사실을 특정하도록 한 법의 취지는 법원에 대하여 심판의 대상을 한정하고 피고인에게 방어의 범위를 특정하여 그 방어권 행사를 용이하게 하기 위한 데 있다고 할 것이므로, 비록 공소범죄의 성격에 비추어 범죄의 일시·장소 등에 관한 개괄적인 표시가 부득이한 경우가 있다 하더라도, 검사는 가능한 한 기소 당시의 증거에 의하여 이를 특정하여야 할 것이고, 이에 이르지 아니함으로써 사실상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지장을 가져오는 경우에는 같은 법 제254조 제4항에서 정하고 있는 구체적인 범죄사실의 기재가 있는 공소장이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0. 11. 24. 선고 2000도2119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원심과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정, 즉 D, G, C, B의 각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할 만한 사정이 없는 점, G는 근로감독관에게 D과 관련된 자료로 차용증을 제출하겠다고 진술하였고 근로감독관도 같은 취지로 진술한 점, 피고인이 D에게 차용증이 작성되어 있던 C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와 동일한 내용으로 변제를 독촉하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하였던 점, 이에 대하여 피고인은 위와 같은 문자메시지를 보낸 경위에 대하여 설명하지 못하거나 드릴을 돌려달라는 문자메시지였다는 납득할 수 없는 변명을 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D 명의의 차용증을 위조·행사한 것이 아닌지 강한 의심이 들기는 한다.
그러나 앞서 본 관련 법리,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D이나 관련자들의 진술 등을 바탕으로 그 범행일시와 위조내용을 단순히 추정한 것에 불과하고, 그 내용이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을 만큼 구체적으로 특정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254조 제4항에 정해진 요건을 갖추었다고 할 수 없다.
2019. 9.경 작성되었다는 차용증의 원본은 물론 사본조차 남아 있지 않고, 달리 위 차용증의 구체적인 내용, 서명 또는 날인 여부 등을 알 수 있는 객관적 자료가 전혀 없다.
G은 원심에서 ’차용증‘이라는 제목만을 명확히 기억할 뿐, 구체적인 금액이나 변제기, 차용일시 등에 대하여는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는 취지로 증언하였고, D도 원심 법정에서 ’차용증‘이라는 제목과 300만 원이라는 기재만 보았다고 진술하였다. B, C도 근로감독관으로부터 조사받을 당시 D 명의의 차용증의 내용을 직접 본 것은 아니고 옆에서 들었다는 취지로 증언하였다.
결국 이 부분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증거는 위와 같은 관련자들의 진술 뿐인데, 관련자들 중 D 명의의 차용증 문서 내용을 명확히 기억하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공소사실에 기재한 위조된 차용증의 내용은 C 명의의 차용증의 기재와 동일할 것이라는 추측에 근거하여 작성된 것으로 보일 뿐이고, 차용일, 변제기도 특정하지 못하였다.
D은 수사기관 및 원심 법정에서 아무 것도 기재되어 있지 않은 백지에 서명한 것은 2013. 11. ~ 12.경이고, 위 백지 문서가 차용증으로 위조되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데, 위와 같은 진술에 의하면 적어도 2013. 11.경 이후부터 피고인이 이 사건 차용증과 같은 문서를 작성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의 범행 동기가 D에게 임금을 주지 않으려는 목적이라는 것은 수사기관이나 당사자들의 추측에 불과하므로, 위 차용증의 작성시점을 D과의 분쟁 이후인 2019. 9.경으로 특정할 만한 객관적인 근거도 없다. 피고인의 범행 시점은 공소시효 도과 여부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으므로, 이 부분 공소사실 범행 시점 기재는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
소결론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은 특정되지 아니하였으므로,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되어 무효인 경우에 해당한다. 원심으로서는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2호에 따라 이 부분 공소를 기각하였어야 할 것인바, 원심은 공소를 기각하여야 할 이 부분 공소사실과 유죄로 인정되는 나머지 공소사실이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관계에 있다고 보아 형법 제38조 제1항에 의하여 경합범가중을 한 형기의 범위 내에서 피고인에 대하여 단일한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원심판결은 모두 파기되어야 한다.
다만, 위에서 본 직권파기사유가 있음에도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여전히 그 의미가 있으므로, 아래에서는 이를 판단하기로 한다.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쟁점
이 부분 핵심 쟁점은, 피고인이 D 급여대장, B 가불장 및 급여대장, C 차용증을 각 위조하였는지의 여부이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은, 위 각 문서는 D, B, C이 직접 자필로 서명하여 작성하였으므로 진정성립이 인정되는 문서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D과 B, C은 수사기관 및 법정에서, ’피고인이 제출한 위 각 문서에 직접 서명한 사실이 없고, 피고인과 근로계약서 작성 무렵 반으로 접은 종이 또는 백지에 사인을 해달라고 하여 서명한 적이 있을 뿐이며, 위 각 문서의 내용 부분은 그 기재를 하거나 본 적은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1>
원심의 판단
원심은, ① 판시 범죄사실 기재 임금미지급,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사기미수의 점에 관한 각 증인의 진술(근로계약서 작성 무렵 반으로 접은 종이 또는 백지에 사인을 해달라고 하여 서명하였으며, 판시 범죄사실 기재 급여대장, 가불장, 차용증 상 내용 부분은 그 기재를 하거나 본 적이 없다는 취지의 진술을 포함한다)이 일관되고 구체적이어서 신빙성이 있는 점, ② 퇴사한 근로자들이 직접 사무실을 방문하여 급여를 현금으로 받아가는 것은 이례적인 상황일 뿐 아니라, G은 피고인으로부터 D과 B에게 연락하라는 지시를 받은 사실이 없으며 이들이 퇴사 후 사무실에 찾아온 것을 본 적이 없다고 진술하는 점, ③ D이 사용하는 핸드폰의 발신위치를 살펴볼 때 D은 2019. 10. 1. 종일 충남 당진에 있었던 것이 확인되는 점, ④ 피고인은 G에게, “경찰서나 노동부에서 전화가 와서 D, B 등이 그만두고 나서 F 사무실에 찾아왔는지 물어보면 모른다고 말하라”고 시키는 등 수사기관에 사실과 다른 진술을 할 것을 적극적으로 지시한 점, ⑤ 피고인과 C 사이에 상당한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었다고 볼 만한 정황이 없음에도 피고인이 C에게 거액의 금전을 무이자로 아무런 담보 없이 계좌이체가 아닌 현금으로 대여해 주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점, ⑥ 피고인이 C에게 변제를 요구하는 문자를 보낸 시기와 위 노동청 조사 시기와의 근접성, 미지급 퇴직금 주장액과 차용증액수의 크기를 놓고 볼 때, 피고인에게는 C의 미지급 퇴직금 주장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으로 C 명의 차용증을 작성하였을 만한 동기가 있어 보이는 점, ⑦ 피고인의 사업장에서 고정적으로 지출된 현금의 규모 등에 비추어 피고인의 계좌에서 출금된 2,500만 원이 C에게 지급되었다고 추단할 수 없는 점, ⑧ 원심감정인 I의 필적감정결과에 의하면, C 명의의 차용증, B 명의의 가불장 및 급여대장에 관하여 각 문서의 본문 및 작성일자의 필적과 각 문서 하단 성명란의 필적이 각 상이한 필기구에 의해 기재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근거로, 피고인이 사후에 내용을 임의 기재하는 방법으로 위 각 급여대장 및 가불장, 차용증을 위조한 것으로 판단하고, 피고인에게 모두 유죄를 선고하였다.
당심의 판단
원심이 인정한 각 사정들을 이 사건 기록과 대조하여 면밀히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간다. 여기에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을 보태어 보면, 피고인이 B, D의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고, C, B 명의의 문서들을 각 위조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이 지적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피해자 등의 진술은 그 진술 내용의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며,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이 없고, 또한 허위로 피고인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만한 동기나 이유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이상, 그 진술의 신빙성을 특별한 이유 없이 함부로 배척해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6도5407 판결 참조). C, D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 당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피고인으로부터 임금이나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한 기간이나 액수, 평소 피고인으로부터 현금으로 임금을 지급받을 때 작성한 급여대장의 양식, 피고인에게 문서의 내용을 확인하지 않고 성명과 서명을 기재하여 주게 된 경위나 횟수 등을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진술하였다. 이들의 진술에 부자연스럽거나 모순되는 부분도 보이지 않는다.
B는 수사기관 및 원심법정에서, ’가불장 및 급여대장을 작성한 적이 없고,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면서 피고인의 요청으로 백지에 이름을 적고 사인을 해 준 적이 있다.‘는 취지로 여러 차례 명확하게 진술하였다. 그런데 당심에 이르러 2022. 12. 27. 이와 반대되는 취지의 사실확인서(증 제27호증의 1)를 작성하여 제출하였다. 위 사실확인서에는, ’퇴사 전 가불을 한 적이 있고, 퇴사 후 9월 18일에 F를 방문하여 가불금을 제외한 급여를 받은 사실이 있다‘, ’2019. 8. 말경 C으로부터 연락이 와서 만났는데, C은 피고인으로부터 18년도에 개인적으로 차용한 금액이 있는데 만기가 다가온다면서 본인이 이기면 갚지 않아도 되니 D과 저, C 3명이서 노동부에 진정을 내서 피고인에게 돈 좀 받아내자고 제안하였다‘, ’G이 마침 F에서 퇴사를 하여 G에게 우리 쪽에 서서 유리한 진술을 해달라고 부탁하면서 C이 100만 원, D이 50만 원, 제가 100만 원 합계 200만 원을 모아 G에게 전달하였다‘, ’시간이 많이 지나 지금 진실을 말하는 것은 저의 잘못된 욕심에 늦었지만 마음의 죄책감에 이렇게 문서로나마 용서를 바라고, 부디 선처를 바란다‘라는 취지의 문구가 기재되어 있다.
그러나 당심에서 제출된 위 사실확인서의 기재 내용은, 당심에서 B를 증인으로 채택하여 소환하였음에도 B가 출석하지 않은 점<2>, 당심에서 재차 증인으로 소환되어 출석한 C, D, G은 일관하여 원심과 같은 취지의 증언을 하였고, 그 진술에 특별한 모순이 없으며, 다른 증거들과도 부합하는 점, 당심 법정에서 진술에 임하고 있는 위 증인들의 모습이나 태도, 진술의 뉘앙스 등에 비추어 재판부로서는 그 진술 내용을 충분히 신빙할 만한 점, 반면 B가 당심에서 제출한 위 사실확인서의 기재 내용이 진실이라면 원심의 판단결과를 완전히 뒤집을 수 있고 나아가 D 등을 무고죄로 형사입건할 수 있음에도 피고인은 B의 소환 및 증인신문에 적극적이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이를 쉽게 믿기 어렵다.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G 사무장에게 D에게 임금을 받아가라고 통보할 것을 지시하였고, 2019. 10. 1. D이 임금을 수령하러 왔을 때 피고인과 G이 사무실에 있었다고 진술하였는데(2020고단1595 사건 증거기록 제177쪽), G은 D이나 B에게 직접 급여를 수령하러 오라고 연락한 사실이 없고, 위 두 사람이 직접 급여를 수령하여 갔다고 기재되어 있는 날짜에 위 두 사람을 보지 못하였다고 진술하여, 피고인의 진술과 배치되고 D과 B의 원심 증언에 부합한다.
피고인은 2017. 6. 24.경 Q은행 급여계좌에서 자동이체 되도록 한 이후에는 표형식의 급여대장이 아닌 개인별 급여대장을 사용하였다고 주장하나, C은 200만 원만 계좌이체로 지급받고 나머지는 현금으로 지급받아 이에 대한 급여대장이 작성되었을 것으로 보임에도 피고인은 C의 개인별 급여대장을 제출하지 않았다. 피고인이 제출한 다른 근로자들에 대한 개인별 급여대장은 2018.경부터 작성된 것으로 자동이체로 급여를 지급한 시점으로부터 상당한 시간이 경과한 이후의 것이고, R 명의의 급여대장의 경우 육안으로도 상이한 필체가 확인되기도 한다(공판기록 제232 내지 235쪽).
한편, D 명의의 급여대장의 경우, 수사기관에서의 필적감정결과(증 제24호증)는 ‘판단 불능’ 또는 ‘피고인과 D의 필체 중 D의 필체와 유사하다’는 정도였다. 더욱이 D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의 요청에 따라 백지 또는 종이를 반 접어 그 하단에 D 본인의 서명을 하였다는 것이므로, 위와 같은 필적감정결과는 D의 진술과 모순되지 않는다.
피고인이 당심에서 제출한 증거 중 S이 2019. 8. 17.자로 서명한 급여대장에는 날짜와 급여가 공란으로 기재되어 있고(증 제14호증의 2), G도 당심에서 피고인의 지시로 급여대장에 서명을 받았을 때 연, 월, 일, 액수 란이 공란이었다는 취지로 증언하여, 피고인이 완성되지 않은 문서에 근로자들로부터 서명을 받아 왔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과 B, 공장장인 M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 및 법정 진술에 의하면 2019. 7. 말경 또는 같은 해 8. 초경 B는 2019. 8. 31.까지만 F에서 근무하기로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퇴사를 앞둔 근로자에게 200만 원을 현금으로 가불해준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경우에 해당한다. C은 F의 단순 근로자에 불과하고, 근로관계가 단절될 경우 차용금 회수가 불가능할 수 있음에도 피고인이 아무런 담보 없이 2,700만 원이라는 거액을 빌려줄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 이들 사이에 작성된 차용증은 통상적인 차용증의 형태가 아니라 오히려 피고인이 작성하여 왔다고 주장하는 개인별 급여대장이나 가불장 등의 양식과 유사하고, 이율이나 이자 지급일 등의 기재도 전혀 없어, 위와 같은 차용사실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완성문서로서의 진정성립의 추정이 번복되어 백지문서 또는 미완성 부분을 작성명의자가 아닌 자가 보충하였다는 등의 사정이 밝혀진 경우라면, 다시 그 백지문서 또는 미완성 부분이 정당한 권한에 기하여 보충되었다는 점에 관하여는 그 문서의 진정성립을 주장하는 자 또는 문서제출자에게 그 입증책임이 있다고 할 것인데(대법원 2000. 6. 9. 선고 99다37009 판결, 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1다11406 판결 등 참조), 앞에서 본 사정이나 이 사건 위조 대상 문서들의 서명 부분과 본문 기재 부분의 필적이 상이한 사정을 종합하면, 근로자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피고인이 이 사건 근로자들로부터 백지인 문서 또는 내용을 가린 문서에 서명을 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문서들이 진정하게 성립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으나, 원심판결에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 사유가 있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따라 원심판결 중 피고사건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피고사건에 대하여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