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2. 11. 3. 선고 2021노2333 판결

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C 노동조합의 규약 제13조 제2항(이하에서는 위 규약을 '이 사건 규약'이라고 하고, 위 조항을 '이 사건 조항'이라고 한다)은 강행법규인 노동관계법령을 잠탈하는 규정이므로 서산시장이 위 조항에 대하여 한 시정명령(이하 '이 사건 시정명령'이라고 한다)은 적법하다. 그럼에도 이 사건 시정명령이 위법함을 전제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를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서산시 B에 있는 C 노동조합의 대표자이다.

행정관청은 결의 또는 처분이 노동관계법령 또는 규약에 위반된다고 인정할 경우에는 노동위원회의 의결을 얻어 그 시정을 명할 수 있고, 시정명령을 받은 노동조합은 30일 이내에 이를 이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20. 3. 10.경 D위원회의 의결을 얻은 서산시장으로부터 이 사건 조항의 "파업기간 중 협정근로자 및 안전보호시설 근무자는 임금 및 발생된 초과근무수당을 투쟁기금으로 납부한다."라는 규정 중 '임금' 부분이 '임금은 근로자에게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는 취지의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및 '쟁의행위 기간 동안의 무임금 원칙'을 규정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44조 제1항의 규정에 위배되므로 2020. 4. 16.경까지 시정하도록 명을 받았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조항 중 '임금' 부분이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및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고 한다) 제44조 제1항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어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시정명령은 위법하므로, 피고인에게 이 사건 시정명령의 불이행을 원인으로 한 노동조합법 제93조 제2항의 위반죄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1)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고려하면, 조합 규약이 강행법규인 노동관계법령이나 노동조합의 본질에 명백하게 위반되지 않는 한 행정관청이 규약의 시정명령을 통하여 조합 운영에 개입하는 데에는 매우 신중하여야 한다.

2)

노동조합법 제11조 제9호는 노동조합으로 하여금 그 조직의 자주적·민주적 운영을 보장하기 위하여 당해 노동조합의 규약에 조합비에 관한 사항을 기재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이에 따라 C 노동조합은 이 사건 규약 제13조에서 조합원들의 조합비 납부의무에 관하여 규정하면서 이 사건 조항을 두었다.

3)

이 사건 조항은 쟁의행위 기간에도 정상 근무하여 임금과 수당을 지급받는 협정근로자에게 임금 등을 특별조합비의 일종인 투쟁기금으로 납부하도록 하고, 위 투쟁기금을 쟁의행위에 참가하여 임금을 지급받지 못하는 조합원들을 비롯한 전 조합원(협정근로자 포함)에게 생계비 명목으로 균분 지급함으로써 노동조합의 단결력을 강화하려는 목적을 가지는바,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이 사건 조항이 협정근로자가 쟁의행위기간에 받은 '임금 전액'을 특별조합비로 납부하도록 규정하였다고 하여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4)

이 사건 조항은 사업자로 하여금 협정근로자에게 지급하여야 할 임금을 C 노동조합에게 직접 지급하도록 하거나(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위반), 쟁의행위에 참가하여 근로를 제공하지 아니한 근로자에게도 임금을 지급하도록 하는(노동조합법 제44조 제1항 위반) 내용에 곧바로 해당하지 않는다. 조합원들은 자유로이 노동조합에 가입 또는 탈퇴할 수 있고, 이 사건 조항은 조합원들의 민주적·발적 의사에 따라 개정된 것이므로, 임금이 근로자 본인의 자유로운 처분 아래 놓이도록 하려는 위 근로기준법 규정의 취지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

다.

당심의 판단

원심이 적절하게 설시한 위와 같은 사정들에다가, 기록에 의하여 추가로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이 사건 조항이 강행법규인 노동관계법령에 위배되지 않음을 전제로 이 사건 시정명령을 취소한다는 관련 행정소송 판결(대전고등법원 2021. 12. 2. 선고 2021누11317 판결)이 2021. 12. 18. 확정된 점을 더하여 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검사가 주장하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다. 검사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3.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형철(재판장) 유제민 김명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