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법원판결

대전지방법원 2023. 6. 15. 선고 2021노2650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5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피고인은 근로자 E이 입사하면서 이력서 등 필요 서류를 제출하지 않아 주민등록번호 등 인적사항을 알지 못해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못하였고, 퇴직 후에도 E이 서류 제출 요구에 응하지 않아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것으로, E과의 근로계약 체결 시 근로조건을 명시한 서면을 교부하지 못하고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데 정당한 이유가 있다. 그럼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벌금 1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동일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심은 아래와 같은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내세우는 사정은 근로조건을 명시한 서면을 교부하지 않고 법정 기간 내에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에 대한 정당한 이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다.

①

근로조건을 명시한 서면은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에 바로 교부함이 원칙이고, 사용자가 근로자의 주민등록번호 등을 알지 못하더라도 근로계약을 체결할 당시 임금, 소정근로시간 등 근로조건이 명시된 서면을 근로자에게 교부하는 것은 가능하다. E이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데에 필수적인 서류를 제출하지 않았다면 피고인은 그러한 사유를 들어 E과의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을 수 있었음에도, 근로조건을 명시한 서면을 교부하지 않은 채 E과 구두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E으로 하여금 근로를 개시하도록 하였다.

②

E이 퇴사하면서 자신의 계좌번호를 알려주며 임금 지급을 요구하였음에도 피고인은 요구 서류 미제출을 이유로 그 지급을 거부하였는바, 피고인이 E으로부터 입사에 필요한 서류를 제출받은 다음 근로를 개시하도록 하였다면 이러한 문제가 애초에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또한 E이 피고인 요구 서류를 제출하지 않아 근로소득 원천징수영수증 등의 서류를 작성할 수 없었다 하더라도, 우선 법정 기간 내에 임금을 지급하고 이후에 E의 인적사항을 파악하여 조치를 취하는 것도 가능하였을 것이다.

나.

당심의 판단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을 피고인의 항소이유 및 기록과 대조하여 면밀하게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은 근로조건을 명시한 서면을 교부하지 않은 채 근로자를 채용하여 근무하도록 하고 이것이 주요 원인이 되어 해당 근로자가 퇴직하였는데 그 임금을 퇴직일로부터 상당한 기간이 경과하도록 지급하지 않고서, 그 책임을 근로자 탓으로 돌리며 전혀 반성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죄책이 가볍지는 않다.

그러나 다른 한편, 체불한 임금이 비교적 소액이고, 피고인이 당심에 이르러 이를 모두 지급한 점, 동종 또는 벌금형을 초과하는 전과가 없는 점 등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할 사정들도 있다.

위와 같이 당심에서 변경된 양형조건을 포함한 피고인에게 불리 또는 유리한 각 정상과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와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양형조건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형은 결과적으로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으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