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에 대한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 A을 징역 2년에 처한다.
다만, 피고인 A에 대하여 이 판결 확정일부터 4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 A에 대하여 보호관찰을 받을 것을 명한다.
피고인 A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해자 I에 대한 사기의 점에 관한 공소를 기각한다.
피고인 A은 원심 배상신청인에게 편취금 14,600,000원을 지급하라.
위 배상명령은 가집행할 수 있다.
검사의 피고인 B에 대한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당심의 심판범위
유죄판결에 대하여 상소가 제기된 경우 배상명령에 대한 불복이 없더라도 배상명령의 확정은 차단되고, 배상명령은 피고사건과 함께 상소심으로 이심된다(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3조 제1항).
원심은 원심 배상신청인(C)이 피고인 A을 상대로 제기한 배상명령신청(2022초기142)을 일부 인용하였고, 검사가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에 대한 부분에 관하여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함으로써 원심판결의 피고인 A에 대한 부분 중 원심 배상신청인에 대한 배상명령 인용 부분도 확정이 차단되고 당심으로 이심되어 당심의 심판범위에 포함된다.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의 선고형[피고인 A(징역 2년, 집행유예 3년), 피고인 B(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2년)]은 지나치게 가벼워서 모두 부당하다.
피고인 A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해자 I에 대한 사기의 점에 관한 직권 판단
피고인 A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A은 대전 중구 L에서 ‘M’이라는 상호로 구두수선점을 운영한 사람이고, 피고인 B(이하 이 항에서는 ‘B’이라고만 한다)은 피고인 A과 사실혼 관계에 있는 사람으로서 위 구두수선점에서 판매․접수․은행․경리 등의 업무를 하였다.
피고인 A과 B은 2017. 11. 29. 위 구두수선점에서 피해자 I에게 “구두상품권을 싸게 사서 제값에 팔면 많은 이익금을 남길 수 있으니 구두상품권을 살 돈을 빌려 달라.”고 거짓말하였다.
그러나 피고인 A과 B은 피해자 I으로부터 차용금 명목으로 돈을 받더라도, 이를 다른 채무변제 등에 사용할 생각이었을 뿐, 구두상품권을 매입한 후 되팔아서 차용금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피고인 A은 B과 공모하여 위와 같이 피해자 I을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 I으로부터 2017. 11. 29. 2,000만 원을 피고인 A 명의의 T은행 계좌(계좌번호 2 생략)로 송금받아 편취한 것을 비롯하여 그때부터 2021. 3. 12.경까지 원심 판시 별지 범죄일람표 (2) 기재와 같이 총 9회에 걸쳐 같은 방법으로 합계 1억 8,700만 원을 송금받아 편취하였다.
판단
관련 법리
형법 제354조, 제328조 제2항에 의하면, 동거친족 외의 친족 간의 사기죄는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친고죄에 해당하고(대법원 2000. 11. 10. 선고 2000도4063 판결 등 참조), 친고죄에 있어서 고소의 취소는 제1심 판결선고 전까지 할 수 있는데(형사소송법 제232조 제1항), 친고죄에서 적법한 고소의 존재는 소송조건으로서 직권조사사항이므로, 항소법원은 이를 직권으로 조사ㆍ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3. 6. 29. 선고 2023도4847 판결 참조).
범인과 피해자가 형법 제328조 제2항에서 정한 친족관계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진술이 있는데도, 그 친족관계의 존부를 심리․확인함이 없이 해당 피해자에 대한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는 경우에는 심리를 미진하여 친족간의 범행과 고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때에 해당한다(대법원 1966. 2. 28. 선고 66도105 판결, 대법원 1980. 3. 25. 선고 79도2874 판결 등 참조).
친족상도례가 적용되는 친족의 범위는 민법의 규정에 의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4. 28. 선고 2011도2170 판결 등 참조)<1>. 민법상 친족은 ‘배우자, 혈족 및 인척’으로 정의되고(민법 제767조), 여기서 ‘혈족’은 ‘직계혈족’(자기의 직계존속과 직계비속)과 ‘방계혈족’(자기의 형제자매와 형제자매의 직계비속, 직계존속의 형제자매 및 그 형제자매의 직계비속)으로 구성되며(민법 제768조), 친족관계로 인한 법률상 효력은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8촌 이내의 혈족, 4촌 이내의 인척, 배우자에게만 미치므로(민법 제777조), 8촌 형제자매도 형법상의 친족상도례 규정이 적용되는 ‘친족’에 해당한다.
구체적 판단
직권으로, 피고인 A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하여 살펴본다.
기록에 의하면, 피해자 I이 2021. 6. 2. 수사기관에 제출한 고소장에는 ‘피고인 A과 집안(8촌) 간이다.’라는 기재가 있고(2022고단139 증거기록 2권 179면), 피해자 I은 수사기관에서 ‘피고인 A은 고향 동생이고 집안의 8촌 사이로서 저의 증조할아버지 형제의 증손자이다.’<2>라고 진술한 사실(같은 증거기록 2권 185, 187면), 피고인 A도 수사기관에서 ‘피해자 I은 8촌 형님이다.’라고 진술한 사실(같은 증거기록 2권 433면)이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인 A과 피해자 I은 민법 제767조, 제768조, 제777조 제1호에서 정한 ‘8촌 이내의 방계혈족’인 8촌 형제간으로서 ‘친족’에 해당하고, 서로 동거하고 있지 아니하므로, 피고인 A의 피해자 I에 대한 사기죄는 형법 제354조에 의하여 준용되는 형법 제328조 제2항에 따라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친고죄에 해당한다.
그런데 이 사건 공소제기 후 원심판결 선고 전인 2022. 3. 14. ‘피해자 I은 피고인 A 등과 원만히 합의하였고, 피고인 A 등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아니하며, 추후 민․형사상 일체의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라는 내용의 합의서가 원심법원에 제출되었는바(공판기록 79, 86~87면), 위와 같은 합의서의 제출로써 피해자 I은 원심판결 선고 전에 피고인 A에 대하여 처벌을 희망하던 종전의 의사를 철회한 것으로서, 공소제기 후 피고인 A에 대한 고소취소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1981. 11. 10. 선고 81도1171 판결, 대법원 2002. 7. 12. 선고 2001도6777 판결, 대법원 2023. 6. 29. 선고 2023도4847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원심은 피고인 A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해자 I에 대한 사기의 점에 관하여 친고죄에 있어 공소제기 후 원심판결 선고 전에 고소취소가 있었음을 이유로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5호에 따라 공소기각판결을 선고하여야 했는데도, 이들 사이의 친족관계 존부를 심리 내지 확인함이 없이 피고인 A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므로, 원심판결에는 친고죄에서의 ‘고소의 취소’ 및 형법상의 친족상도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에서 원심판결의 피고인 A에 대한 피고사건 부분 중 피해자 I에 대한 사기의 점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다.
[한편, 피고인 B은 피고인 A의 ‘사실혼 배우자’에 불과하여 피해자 I에 대한 관계에서 형법상의 친족상도례 규정이 적용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대법원 2015. 8. 27. 선고 2015도8314 판결 등 참조), 설령 피고인 B을 피고인 A의 법률상 배우자에 준하는 관계로 본다고 하더라도, 피고인 B과 피해자 I은 민법 제769조, 제777조 제2호에서 정한 ‘4촌 이내의 인척’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형법상의 친족상도례 규정이 역시 적용되지 않는다. 그리고 친족상도례와 같은 상대적 친고죄에 있어서 피해자의 고소취소는 친족관계가 없는 공범자에게는 그 효력이 미치지 않으므로(대법원 1964. 12. 15. 선고 64도481 판결 및 형법 제328조 제3항 참조), 피해자 I의 피고인 A에 대한 고소취소의 효력이 위 피해자와 사이에 친족상도례의 신분관계가 없는 공범인 피고인 B에게는 미치지 않는다]
원심판결 중 원심 배상신청인에 대한 배상명령 부분에 관한 직권 판단
직권으로, 원심판결의 피고인 A에 대한 부분 중 원심 배상신청인(C)에 대한 배상명령 부분에 관하여 살펴본다.
원심은, 원심 배상신청인의 피고인 A에 대한 배상명령신청을 일부 인용하여 편취금(피해액) 1,560만 원의 배상명령을 하였다. 그런데 피고인 A이 당심에 이르러 원심 배상신청인에게 위 피해액 중 100만 원을 지급하여 일부변제하였으므로, 이 점에서 원심판결의 피고인 A에 대한 부분 중 원심 배상신청인에 대한 배상명령 부분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다.
따라서 당심으로서는 원심판결의 피고인 A에 대한 부분 중 원심 배상신청인에 대한 배상명령 부분을 피고사건 부분과 함께 파기하고, 원심 배상신청인의 피고인 A에 대한 배상명령신청에 관하여 나머지 피해액 1,460만 원(= 편취금액 1,560만 원 – 일부변제액 100만 원)의 배상명령을 하기로 한다.
검사의 피고인 B에 대한 항소에 관한 판단
검사의 피고인 B에 대한 항소이유(양형부당)에 관하여 살펴본다.
피고인 B은 빌린 돈을 갚거나 계약을 이행할 의사 내지 능력이 없는데도 피해자 6명을 상대로 상당한 기간 반복적으로 사기 범행을 저질렀고, 사기 피해자들로부터 편취한 금액이 공모 범행과 단독 범행을 포함하여 합계 4억 5,758만 원으로 매우 큰 금액이므로, 그 죄질․범정이 상당히 좋지 않은 점, 피고인 B이 근로자 F에게 미지급한 임금․퇴직금 액수가 약 2,130만 원으로 적지 않은 금액이고, 위 근로자가 근로복지공단의 대지급금 1,000만 원을 받은 것 외에는 나머지 미지급 임금․퇴직금 약 1,130만 원 상당의 피해는 아직 회복되지 않았으며, 당심에 이르러서도 피고인 B이 위 근로자와 합의에 이르지 못한 점은 피고인 B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반면, 피고인 B이 이 사건 각 범행 일체를 자백하는 점, 피고인 B이 원심에서 사기 피해자 D, E, H, I, K과 합의하였고, 당심에 이르러 사기 피해자 G에게 그 피해액 중 1,000만 원을 변제하여 위 피해자와 합의하는 등 사기 피해자들 전원과 합의에 이른 점, 근로자 F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임금․퇴직금의 체당금으로 1,000만 원을 지급받아 미지급 임금․퇴직금 상당의 피해가 일부 회복된 점, 피고인 B에게 사기죄의 동종전과가 없고, 피고인 B이 벌금형을 초과하는 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은 피고인 B에게 유리한 정상이다.
검사가 주장하는 사정들은 이미 원심에서 충분히 고려된 것으로 보이고, 사후적으로 양형을 변경할 정도의 특별한 정상이나 사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한편, 사기 피해자 D, E, G, H, I은 피고인 B이 앞으로 일을 해서 자신들의 피해 금액을 성실히 변제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피고인 B과 합의하였거나 처벌불원의 의사를 표시하였다. 따라서 피고인 B은 위 피해자들이 합의를 해준 것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갖고 앞으로 열심히 일하면서 피고인 A과 함께 위 피해자들의 피해액 전액을 변제하기 위하여 최대한 노력하여야 한다.
위와 같은 사정들과 그 밖에 피고인 B의 나이, 성행, 직업, 환경, 범행의 동기와 경위, 범행의 수단과 방법, 범행 후의 정황 등 여러 양형조건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인 B에 대한 원심의 선고형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검사의 피고인 B에 대한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피고인 A
원심판결의 피고인 A에 대한 피고사건 부분 중 피해자 I에 대한 사기의 점에는 위에서 본 직권파기사유가 있고, 이 부분 범죄는 유죄로 인정된 나머지 각 사기죄, 근로기준법위반죄,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와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원심에서 하나의 형이 선고되었으므로, 결국 원심판결의 피고인 A에 대한 부분 중 피고사건 부분은 전부 파기되어야 한다. 그리고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원심판결의 피고인 A에 대한 부분 중 원심 배상신청인에 대한 배상명령 부분도 그대로 유지될 수 없는 사정이 있으므로, 피고사건 부분과 함께 파기되어야 한다. 따라서 검사의 피고인 A에 대한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따라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에 대한 부분을 파기한 다음 변론을 거쳐 다시 아래와 같이 판결하고, 원심 배상신청인의 피고인 A에 대한 배상명령신청에 관하여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5조 제1항, 제31조 제1 내지 3항에 따라 주문 기재와 같이 배상명령과 함께 가집행을 선고한다.
피고인 B
검사의 피고인 B에 대한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 부분 항소를 기각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