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벌금 5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에 대하여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대전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5고정661
판결선고
2026. 5. 14.
범죄사실
피고인은 대전 대덕구 B에 있는 'C'의 대표로 상시 약 3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도소매업(조명 등 판매업) 등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2002. 2. 20.경부터 2024. 5. 10.경까지 위 사업장에서 근무하고 퇴직한 근로자 D의 퇴직금 22,086,027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증인 E의 법정진술
E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내사지휘 건의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주장
피고인은 D와 월급여에 퇴직금을 포함시켜 분할 지급하기로 하는 합의를 하였고, 이에 따라 매월 급여에 퇴직금을 포함하여 전액 지급하였다.
설령 피고인이 D에게 퇴직금을 전액 지급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은 D에 대한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에 관하여 다툴 여지가 있었으므로, D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어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위반의 고의가 없다.
판단
퇴직금제도를 설정하려는 사용자는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퇴직금으로 퇴직 근로자에게 지급할 수 있는 제도를 설정하여야 하고(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1항), 사용자는 근로자의 주택구입 등 대통령령<1>으로 정하는 사유로 근로자가 요구하는 경우에 근로자가 퇴직하기 전에 해당 근로자의 계속근로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미리 정산하여 지급할 수 있다(같은 조 제2항).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면, 그 약정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전문 소정의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도8248 판결 등 참조).
또한 사용자가 사법상의 효력이 없는 '매월의 월급이나 매일의 일당 속에 퇴직금을 포함시켜 지급한다'는 내용의 약정을 내세워 퇴직한 근로자에 대한 퇴직금의 지급을 거절하는 경우, 이를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어 사용자가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라고 볼 수 없고, 이러한 사용자에게 퇴직금의 기일 내 지급의무 위반죄에 관한 고의가 없다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7. 8. 23. 선고 2007도4171 판결 취지 참조).
위 법리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D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지급하지 않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피고인에게 이에 관한 고의도 있었다고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D는 2002. 2.경부터 2024. 5. 10.까지 피고인의 사업장에서 근무하다가 사망으로 인하여 퇴사하였다.
피고인은 2002. 2.경 D가 입사할 때 서면으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고, 근무기간 동안 임금과 퇴직금이 각 얼마인지 표시된 급여명세표도 교부한 적이 없었다. 피고인이 2018. 6. 14.경부터 근로자들에 대하여 확정기여형 퇴직연금 규약을 설정하여 D도 그 무렵 퇴직연금에 가입하였으나, 퇴직연금 가입 이전의 재직기간에 해당하는 퇴직금에 관하여는 아무런 서류가 작성되지 않았다.
설령 피고인과 D 사이에 피고인 주장과 같은 내용의 구두 합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D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같은 법 시행령 제3조에서 정하는 '퇴직금 중간정산 사유'가 존재하였다고 볼 근거가 없다. 또한 피고인이 구두 합의가 존재한다는 근거로 제시하고 있는 다른 근로자들의 근로계약서를 보더라도, 퇴직금의 액수와 임금의 액수가 각 얼마인지 구체적으로 기재하지 않은 채 연봉금액 뒤에 수기로 '퇴직금 포함'이라는 문구를 기재하였을 뿐이어서, 피고인이 개별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퇴직금 중간정산의 합의를 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피고인이 주장하는 합의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에 정한 요건을 충족하는 중간정산이 아니므로, 강행법규에 위배되어 무효이다.
피고인이 위와 같이 무효인 합의를 근거로 퇴직금의 지급을 거절한 이상, 피고인이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 제1항, 벌금형 선택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양형의 이유
피고인은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상당히 긴 재직기간에 해당하는 근로자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피고인에게 동종 범행으로 처벌받은 전력도 있다.
위와 같은 정상 및 그 밖에 피고인의 성행, 연령, 환경, 범행의 동기와 경위,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나는 모든 양형요소를 고려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최리지
각주1)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 제3조(퇴직금의 중간정산 사유)
법 제8조제2항 전단에서 "주택구입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란 다음 각 호의 경우를 말한다.
각주2) 1. 무주택자인 근로자가 본인 명의로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
각주3) 2. 무주택자인 근로자가 주거를 목적으로 「민법」 제303조에 따른 전세금 또는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2에 따른 보증금을 부담하는 경우. 이 경우 근로자가 하나의 사업에 근로하는 동안 1회로 한정한다.
각주4) 3. 근로자가 6개월 이상 요양을 필요로 하는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의 질병이나 부상에 대한 의료비를 해당 근로자가 본인 연간 임금총액의 1천분의 125를 초과하여 부담하는 경우
각주5) 가. 근로자 본인
각주6) 나. 근로자의 배우자
각주7) 다. 근로자 또는 그 배우자의 부양가족
각주8) 4. 퇴직금 중간정산을 신청하는 날부터 거꾸로 계산하여 5년 이내에 근로자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에 따라 파산선고를 받은 경우
각주9) 5. 퇴직금 중간정산을 신청하는 날부터 거꾸로 계산하여 5년 이내에 근로자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에 따라 개인회생절차개시 결정을 받은 경우
각주10) 6. 사용자가 기존의 정년을 연장하거나 보장하는 조건으로 단체협약 및 취업규칙 등을 통하여 일정나이, 근속시점 또는 임금액을 기준으로 임금을 줄이는 제도를 시행하는 경우
각주11) 6의2. 사용자가 근로자와의 합의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을 1일 1시간 또는 1주 5시간 이상 단축함으로써 단축된 소정근로시간에 따라 근로자가 3개월 이상 계속 근로하기로 한 경우
각주12) 6의3. 법률 제15513호 근로기준법 일부개정법률의 시행에 따른 근로시간의 단축으로 근로자의 퇴직금이 감소되는 경우
각주13) 7. 재난으로 피해를 입은 경우로서 고용노동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사유에 해당하는 경우
사용자는 제1항 각 호의 사유에 따라 퇴직금을 미리 정산하여 지급한 경우 근로자가 퇴직한 후 5년이 되는 날까지 관련 증명 서류를 보존하여야 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