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벌금 1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대전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5고정965
판결선고
2026. 5. 21.
범죄사실
피고인은 대전 유성구 B에 있는 농업회사법인 주식회사 C의 대표로서 상시 3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곡물 및 유지작물 도매업을 경영하여 온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를 하여야 하고,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24. 10. 16.경부터 2025. 3. 28.경까지 위 사업장에서 근무한 근로자 D를 근로자의 의사에 반해 2025. 3. 24.경 일방적으로 위 근로자에게 '이번 달 말까지만 일을 하라'고 하는 등 30일 전에 해고 사실을 예고하지 아니하였고,그에 따른 30일 분의 해고 예고수당 1,805,400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증인 D, E의 각 법정진술
2025년 2월분 급여명세서
체불 임금등 · 사업주 확인서 발급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주장의 요지
근로자 D가 회사의 제품인 '베트남 땡초 2kg'을 절취하여 피고인에게 그 가액 상당의 손해를 입혔다. 이는 근로기준법 제26조 단서 제3호에서 정한 해고예고의 예외사유에 해당하고, 피고인은 이를 이유로 D를 해고하였으므로,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판단
근로기준법 제26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를 하여야 하고,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해고예고제도는, 사용자가 갑자기 근로자를 해고하면 근로자의 생활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으므로, 새 일자리를 구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주거나 그렇지 않으면 그 기간의 생계비를 보장하여 해고로 인한 근로자의 어려움을 덜어주는 데 그 취지가 있다. 근로기준법에 마련된 해고예고제도는 근로조건의 핵심적 부분인 해고와 관련된 사항일 뿐만 아니라, 근로자가 갑자기 직장을 잃어 생활이 곤란해지는 것을 막는 데 목적이 있으므로, 근로자의 인간 존엄성을 보장하기 위한 합리적 근로조건에 해당한다. 따라서 근로관계 종료 전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에게 해고예고를 하도록 하는 것은 개별 근로자의 인간 존엄성을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근로조건 가운데 하나에 해당하므로, 해고예고에 관한 권리는 근로의 권리의 내용에 포함된다(헌법재판소 2015. 12. 23. 선고 2014헌바3 결정 참조).
다만 사용자로 하여금 언제나 예외 없이 해고예고를 사전에 이행하도록 하면 사용자의 이익을 무단히 해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사용자가 자신의 귀책사유 없이 돌발적으로 야기된 불가항력적 상황으로 인하여 사업을 계속하는 것이 어려운 경우에까지 해고예고를 요구하거나, 근로자가 사용자에 대하여 중대한 의무를 위반함으로써 기본적 신뢰 관계가 깨어진 경우에까지 해고예고를 요구하는 것은 근로관계에서 일방 당사자인 사용자를 지나치게 불리하게 처우하는 것으로서 불합리한 결과를 야기하게 된다. 이를 고려하여 근로기준법 제26조 단서 제3호는 해고의 예고에 관한 예외사유의 하나로서 '근로자가 고의로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거나 재산상 손해를 끼친 경우로서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를 정하고 있고, 근로기준법 시행규칙 제4조 및 별표에서 해고예고의 예외가 되는 근로자의 귀책사유를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다.<1>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D를 해고예고를 하지 않거나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할 필요 없이 D를 해고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근로자 D는 이 법정에 출석하여 아들인 E에게 포카리스웨트 등을 보낼 때 택배의 운송장에 물품의 명칭을 편의상 '베트남땡초2키로'라고 적었을 뿐이라고 진술하였고, E 역시 이 법정에 출석하여 모(母)인 D로부터 '베트남땡초2키로'를 택배로 받지 않았다고 진술하였다. 2025. 3. 20.자 운송장에 '베트남땡초2키로'라고 적힌 것 이외에는 근로자 D가 위 '베트남땡초2키로'를 절취하였음을 확인할 증거가 없고 오히려 피고인이 근로자 D를 위 '베트남땡초2키로'를 횡령하였다고 고소하였지만 대전유성경찰서에서는 2026. 1. 14. 불송치결정을 하였다.
앞서 본 바와 같은 해고예고제도의 입법취지 및 근로자가 가지는 해고예고에 관한 권리의 중요성에 비추어 보면, 해고예고의 예외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보다 엄격하게 판단할 필요가 있다. 근로자의 일부 부정행위가 있었던 정황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이를 곧바로 근로기준법 제26조의 제3호의 '근로자가 고의로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거나 재산상 손해를 끼친 경우'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고, 객관적인 자료로 확인되는 횟수, 피해액 등을 고려하여 그 행위가 근로자의 해고예고에 관한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근로자와 사업자 간의 신뢰관계의 본질을 훼손하는 중대한 부정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그런데 피고인의 진술에 의하여도 위 베트남땡초2kg는 약 3만 원 정도라는 것으로 피고인이 주장하는 사실을 인정한다고 하여도 근로자가 소액의 피해를 입힌 경우에 불과하여 근로자가 사용자와 사이에 신뢰관계의 본질을 훼손시키는 중대한 부정행위를 하였다고 볼 수 없다. 뿐만 아니라 피고인은 근로자 D를 해고할 때 D에게 '다음 주 월요일이 되면 43세가 온다'라는 이유로 일방해고통지를 하였을 뿐 피고인이 주장하는 피해자의 절취사실을 문제 삼지도 않았다.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근로기준법 제110조 제1호, 제26조(벌금형 선택)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판사 이미나
각주1) 근로기준법 시행규칙 [별표 1] 해고 예고의 예외가 되는 근로자의 귀책사유(제4조 관련)
각주2) 1. 납품업체로부터 금품이나 향응을 제공받고 불량품을 납품받아 생산에 차질을 가져온 경우
각주3) 2. 영업용 차량을 임의로 타인에게 대리운전하게 하여 교통사고를 일으킨 경우
각주4) 3. 사업의 기밀이나 그 밖의 정보를 경쟁관계에 있는 다른 사업자 등에게 제공하여 사업에 지장을 가져온 경우
각주5) 4. 허위 사실을 날조하여 유포하거나 불법 집단행동을 주도하여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가져온 경우
각주6) 5. 영업용 차량 운송 수입금을 부당하게 착복하는 등 직책을 이용하여 공금을 착복, 장기유용, 횡령 또는 배임한 경우
각주7) 6. 제품 또는 원료 등을 몰래 홈치거나 불법 반출한 경우
각주8) 7. 인사· 경리 · 회계담당 직원이 근로자의 근무상황 실적을 조작하거나 허위 서류 등을 작성하여 사업에 손해를 기친 경우
각주9) 8. 사업장의 기물을 고의로 파손하여 생산에 막대한 지장을 가져온 경우
각주10) 9. 그 밖에 사회통념상 고의로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가져오거나 재산상 손해를 끼쳤다고 인정되는 경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