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158,757,704원 및 이에 대하여 2018. 1. 15.부터 2023. 4. 19.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총비용 중 4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의 가.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울산 중구 C 소재 D병원(이하 ‘피고 병원’이라 한다)을 운영하는 의료법인이고, 원고는 이비인후과 의사로서 2001. 3. 6.부터 피고 병원에서 근무하다가 2017. 12. 31. 퇴직한 사람이다.
원고와 피고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서(2015 ~ 2017년) 및 임금계약서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피고는 2012. 7. 26.경부터 원고의 퇴직금 지급을 위하여 확정급여형 퇴직연금에 가입하였고, 원고가 퇴직함에 따라 퇴직금으로 102,179,650원을 지급하였다.
원고는 피고의 종전 대표자인 E과 현 대표자인 F를 임금 및 퇴직금 미지급 등을 이유로 형사고소하였고, 검사는 피고의 원고에 대한 미지급 퇴직금을 229,417,983원, 미지급 연차휴가수당을 23,230,566원으로 파악하여 2020. 4. 9.경 F를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등으로 기소하였다(울산지방법원 2020고단1347호<1>).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호증 내지 5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퇴직금 청구
퇴직금의 계산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기재할 이유는, 제1심판결문의 해당 부분(3쪽 10행부터 6쪽까지의 부분) 중 일부를 아래와 같이 고치는 외에는 제1심판결문의 해당 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3쪽 17행부터 5쪽 13행까지의 부분을 다음과 같이 고친다.
『 2) 원고에 대한 2003. 2. 28.경 퇴직금 중간정산 가부
원고는 2003. 2. 28.경 퇴직금 중간정산이 없었음을 이유로 병원입사일인 2001. 3. 6.부터 퇴직일까지 전체 기간을 기준으로 계산한 퇴직금 지급을 구하는 반면, 피고는 2003. 2. 28.경 원고에 대한 퇴직금 중간정산이 실시되었으므로 계속근로기간을 2003. 3. 1.부터 새로 계산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2003. 2. 28.경 원고에 대한 퇴직금 중간정산이 없었다는 원고의 주장사실을 입증하는 증거로는 원고 본인의 진술서인 갑 제7, 8호증의 각 기재가 사실상 유일하고, 그 외에 이를 입증할 만한 추가적인 증거나 자료는 없어 보인다[당심에서 제출된 갑 제12, 13호증(원고의 동료의사 G, H의 각 진술서)의 각 기재는 G, H이 2003년경 중간정산받은 퇴직금과 피고 병원에 대한 전세보증금 반환채무를 상계처리하였다는 취지의 내용으로 보일 뿐 원고의 위 주장사실을 입증하는 증거로 보기는 어렵다].
반면 을 제1 내지 3, 6, 8 내지 12호증의 각 기재 및 제1심법원의 동울산세무서장에 대한 과세정보제출명령 회신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2003. 2. 28.경 원고 및 동료의사 H을 포함하여 피고 병원 소속 의사들 중 희망자에 대하여 퇴직금 중간정산이 실시되었음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2>. 따라서 이와 어긋나는 원고의 위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으므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에 따라 원고의 퇴직금 산정을 위한 계속근로기간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위 퇴직금 중간정산시점 이후인 2003. 3. 1.부터 기산함이 타당하다.
원고는 2003. 2. 28.을 기준으로 한 퇴직금의 중간정산을 신청하는 취지의 각서(을 제1호증)를 작성하여 피고에게 교부한 사실이 있으며, 이는 원고 스스로도 인정하고 있는 부분이다. 원고와 함께 피고 대표자를 형사고소하였던 동료의사 H도 수사기관의 조사에서 2003. 2. 28.을 기준으로 퇴직금 중간정산을 받은 사실은 시인하였다.
피고는 원고의 2002. 12. 1.부터 2003. 2. 28.까지의 임금을 기초로 퇴직금 액수를 12,400,000원으로 산정하여(을 제2호증의 1) 2003. 9. 5.경 위 퇴직금 중 277,200원을 원천징수하는 퇴직소득원천징수영수증을 작성하고(을 제2호증의 2), 2004. 5. 7. 동울산세무서에 원고의 퇴직급여를 12,400,000원으로 신고하였으며, 이는 피고의 퇴직급여충당금 전산장부에 기재되었고(을 제8호증), 피고의 2003. 9. 5.자 일계표 및 현금출납부(을 제9, 10호증)에도 원고에게 위 원천징수액을 제외한 12,122,800원을 현금으로 지급하였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피고가 작성한 2003. 2. 28. 전문의 중간정산 현황표(을 제11호증) 및 2003년, 2006년 중간정산 전문의 명단(을 제12호증)을 보면, 원고, H 등 피고 병원 소속 의사들 중 28명이 2003. 2. 28.에 중간정산을 받은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피고가 제출한 위와 같은 증거 내지 자료들은 피고가 퇴직금 정산을 위한 사무처리를 하는 과정에서 컴퓨터 등 정보처리장치 이용을 통해 생성한 자료들로서 일응 그 객관성이 담보된다고 보이며, 그에 따라 원고에 대한 퇴직금 중간정산 신고 및 처리가 이루어졌음은 동울산세무서에서도 확인이 된 사항이라고 판단된다. 원고는 피고가 제출한 위 증거들이 피고가 임의로 작성한 보고문서에 불과하여 이를 믿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으나, 원고 본인의 진술서 외에는 위 증거들이 위조 내지 변조되었다거나 사실과 다르게 작성되었다고 볼 만한 객관적인 증거나 자료를 제시하고 있지는 못하고 있으며, 원고와 더불어 피고 병원 대표자를 형사고소하고 피고를 상대로 미지급 퇴직금 등을 청구하고 있는 G, H 등 다른 의사들도 이 부분에 대하여는 이의를 제기하고 있지 않다. 』
5쪽 14행 “다) 퇴직금 계산내역”을 “3) 구체적 계산내역”으로 고친다.
6쪽 2행 “2) 원고에 대한 퇴직금 분할지급의 유효 여부”를 “4) 퇴직금 분할지급의 유효 여부”로 고친다.
피고의 상계항변에 대한 판단
피고의 주장
피고는 퇴직금 명목으로 원고에게 2006. 4. 1.부터 2012. 7. 25.까지 69,647,260원을 분할 지급하였는데, 이러한 금원 지급이 퇴직금 지급으로서 효력이 없다면 원고는 위 금원 상당을 부당이득으로 피고에게 반환하여야 하므로 위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의 퇴직금 채권과 대등액에서 상계한다.
관련 법리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5호 소정의 임금 지급으로서의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사용자는 법률상 원인 없이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함으로써 위 금원 상당의 손해를 입은 반면 근로자는 같은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은 셈이 되므로,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감안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지급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것이어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당해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지급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시키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의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지급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의 내용이 종전의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0다95147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인정사실
을 제4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원고와 피고는 ⅰ) 2006. 3. 1.부터 2007. 2. 28.까지의 기간에 관하여, ⅱ) 2007. 3. 1.부터 2008. 2. 28.까지의 기간에 관하여, ⅲ) 2008. 3. 1.부터 2009. 2. 28.까지의 기간에 관하여, ⅳ) 2009. 3. 1.부터 2010. 2. 28.까지의 기간에 관하여, ⅴ) 2010. 3. 1.부터 2011. 2. 28.까지의 기간에 관하여, ⅵ) 2011. 3. 1.부터 2012. 2. 29.까지의 기간에 관하여, ⅶ) 2012. 3. 1.부터 2012. 7. 25.까지의 기간에 관하여 각 임용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서에 ‘퇴직금은 월 고정급여의 1/12에 해당되는 금액을 매월 분할하여 지급한다’ 내지는 ‘중간신청에 의한 퇴직금은 1/12에 해당되는 금액을 매월 분할하여 지급한다’는 조항과 연봉 및 매월 분할 지급할 퇴직금의 액수를 기재하였는데, 이와 같은 퇴직금 분할 지급 조항은 위 기간 전에 작성된 기존의 임용계약서에는 없었던 내용으로 ⅰ) 기간에 관하여 작성된 임용계약서에 처음으로 포함된 것이고(그 후로는 위 퇴직금 분할 지급 조항이 계속 기재되어 있었다), ⅰ)~ⅴ) 기간에 관하여 작성된 각 임용계약서의 작성일자는 모두 비어있으며, ⅵ), ⅶ) 기간에 관하여 작성된 각 임용계약서에는 작성일자가 기재되어 있다[을 제6호증의 12, 14, 16, 18, 20, 22, 24 참조. 위 각 임용계약서를 순서대로 ‘이 사건 ○차 임용계약서’라고 하고, 합하여 ‘이 사건 각 임용계약서’라고 한다].
그런데 원고에게 실제로 지급된 월 급여, 상여금, 퇴직금 등의 액수는 이 사건 각 임용계약서에 기재된 계약 개시일과 무관하게 수시로 인상되었다. ⅰ)~ⅶ) 기간 동안의 위 각 임용계약서 기재 급여액과 실지급 급여액을 다음 도표 기재와 같이 비교해 보면<3>, 일정 기간 불일치하는 결과를 알 수 있다(갑 제6호증의 25, 을 제5호증 참조)<4>.
<5>
구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2011. 7. 25. 법률 제10967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8조는 근로자의 요구가 있는 경우 퇴직금 중간정산을 별다른 사유 제한 없이 허용하였으나, 2011. 7. 25. 법률 제10967호로 전부개정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하 ‘개정 퇴직급여법’이라고 한다)이 2012. 7. 26. 시행됨에 따라 근로자가 주택구입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로 요구하는 경우에 한하여 퇴직금 중간정산이 허용되는 것으로 퇴직금 제도가 변경되었다. 이에 따라 피고 측은 2012. 7. 4. D병원 임상과장 회의에서 참석자들에게 ‘2012. 7. 25. 이후 달라지는 퇴직금 중간정산 금지에 따른 급여 형태 변경’에 대하여 설명하였고, 2012. 7. 26.부터는 개정 퇴직급여법에 따라 확정급여형 퇴직연금제도를 설정하여 운영하였다.
원고는 피고에게 다음과 같은 각 퇴직금 중간정산 신청서를 제출하였다(을 제6호증의 11, 13, 15, 17, 19, 21, 23 참조).
부당이득반환채권의 발생
위 인정사실에다가 앞서 든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선급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기로 하는 약정이 있었다고 볼 수 있고(이와 다른 전제에서 원고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분할 지급된 금원이 실제로는 임금을 정한 것으로 피고가 퇴직금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지급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이라는 취지의 원고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와 같은 퇴직금 분할지급 약정은 앞서 본 바와 같이 강행법규에 반하여 효력이 없다고 보아야 하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는 피고로부터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받은 돈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 한다.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위 ⅰ)~ⅶ) 기간 동안 작성된 이 사건 각 임용계약서를 보면, 임금 지급 항목과 별도로 퇴직금 지급 항목이 규정되어 있고, 그 지급방법은 월 고정급여의 1/12에 해당하는 금액을 매월 분할하여 따로 지급하는 것으로 규정되어 있으며, 위 ⅰ)~ⅶ) 기간 동안의 원고의 급여명세서를 보더라도 월급여액, 상여금, 식대, 자가운전교통보조금 등과 별도로 퇴직급여(월할) 명목의 금원이 특정되어 있어 매월 분할 지급되는 퇴직금과 임금을 구별할 수 있다.
한편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각 임용계약서 기재 급여액과 실지급 급여액 사이에 불일치하는 결과가 확인되기는 하나, 이는 피고가 그 소속 의사들과 임용계약 체결시 일명 ‘네트제(Net Pay)<6>’ 형태로 월 급여액을 지급하기로 약정함에 따라 실수령액으로 급여를 맞추는 과정에서 발생하게 된 것으로 보이며, 그 차이가 매우 크다고 보기 어렵다(피고는 세금 등을 공제한 실지급액이 이 사건 각 임용계약서상의 급여액에 미치지 못하는 달의 경우에는 그 차액을 급여대장에 기재 없이 현금으로 지급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위 기간 중에 임용계약서 기재 급여 및 퇴직금 액수보다 실제 더 많이 지급된 기간도 상당하므로, 원고에게 그와 같은 급여지급이 불합리하다거나 불리하다고 보기도 어렵다.
퇴직연금에 가입하기에 앞서 2012. 7. 4.경 피고가 개최한 임상과장회의에서, 피고 직원은 임상과장을 맡고 있는 원고 등 의사들에게 개정 퇴직급여법의 시행에 따른 급여 형태의 변경을 안내하면서 기존에는 매월 퇴직금 월할액을 급여에 포함하여 지급하였다는 설명을 하였고 이에 관하여 원고를 포함하여 참석자들이 이의를 제기했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피고 소속 다른 의사들의 임용계약 및 급여지급의 형태도 앞에서 본 원고의 임용계약 및 급여지급과 유사 내지 동일하였고, 이들 역시 피고와의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임금과 구별하여 매달 지급되는 급여에 추가로 선급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포함시켜 지급받은 것으로 보인다(부산고등법원 2018나57479 판결 및 그 상고심인 대법원 2022다200249 판결 참조).
위에서 본 것처럼 위 ⅰ)~ⅶ) 기간 동안 이 사건 각 임용계약서 기재 급여액과 실지급 급여액 사이에 일정 기간 불일치하는 결과가 있었다고 해도, 전체적으로 보면 그 기간 동안 원고의 임금은 지속적으로 상승한 것으로 보이고, 2008년경부터는 퇴직금 월할액을 제외하더라도 임금액이 월 1,000만 원을 넘는 등 퇴직금 분할지급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의 내용이 전체적으로 일반적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에 비추어 특별히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수준으로 보기 어렵다.
한편 이 사건 각 임용계약서 중 일부가 소급적으로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점, 2006. 3.분 급여명세서에는 퇴직금 항목이 나타나지 않으며, 2006. 3.분 급여명세서상 기본수당<7>은 7,730,000원이었던 것에 반하여 2006. 4. 이후의 급여명세서상 기본수당이 7,200,000원으로 감액된 점 등의 사정이 존재하기는 하나, 이는 피고의 미숙한 업무처리 또는 네트제의 특성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이고, 특히 2006. 4. 이후의 급여명세서상 기본수당은 임용계약서상 약정한 급여액과 일치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이에 관하여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농후해 보인다. 설령 2006년도의 그와 같은 월급 및 퇴직금 분할지급에 문제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 이후인 2007. 1.부터는 기본수당과 퇴직금 모두가 인상되었고, 이후에도 원고의 급여는 지속적으로 상승하였음을 감안한다면,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이 사건에서의 퇴직금 분할지급 약정이 형식적인 것에 불과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원고의 소멸시효 완성 주장에 대한 판단
이에 대하여 원고는 피고로부터 퇴직금 명목으로 분할 지급받은 금원이 부당이득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피고의 원고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채권은 민법상 10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되어 이미 소멸하였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피고가 원고에게 퇴직금 분할 지급 약정에 따라 매월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 금원을 지급하였으나 그 퇴직금 분할 지급 약정이 무효임에 따라 발생하는 부당이득반환채권은 기한의 정함이 없는 채권으로 매월 각 금원이 지급된 날 즉시 성립하여 그로부터 시효가 진행된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의 상계의 의사표시가 기재된 2020. 12. 21.자 준비서면이 원고에게 송달된 2020. 12. 22.로부터 10년 이전인 2010. 12. 22.까지 발생한 부당이득반환채권은 시효로 소멸하였다고 할 것이다.
한편, 민법 제495조는 ‘소멸시효가 완성된 채권이 그 완성 전에 상계할 수 있었던 것이면 그 채권자는 상계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이는 ‘자동채권의 소멸시효 완성 전에 양 채권이 상계적상에 이르렀을 것’을 요건으로 한다(대법원 2021. 2. 10. 선고 2017다258787 판결 참조).
따라서 원고가 퇴직한 2017. 12. 31. 원고의 퇴직금 채권과 피고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이 모두 이행기에 도달하여 상계적상에 이르게 되므로, 피고는 2017. 12. 31. 당시까지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은 2007. 12. 31. 이후로 발생한 부당이득반환채권으로 원고의 퇴직금 채권을 상계할 수 있다.
구체적인 계산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본문에 의하면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하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으로써 근로자의 임금채권과 상계를 하지 못하는 것이 원칙이고, 이는 경제적·사회적 종속관계에 있는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인바, 근로자가 받을 퇴직금도 임금의 성질을 가지므로 역시 마찬가지이다. 다만 계산의 착오 등으로 임금을 초과 지급한 경우에, 근로자가 퇴직 후 그 재직 중 받지 못한 임금이나 퇴직금을 청구하거나, 근로자가 비록 재직 중에 임금을 청구하더라도 위 초과 지급한 시기와 상계권 행사의 시기가 임금의 정산, 조정의 실질을 잃지 않을 만큼 근접하여 있고 나아가 사용자가 상계의 금액과 방법을 미리 예고하는 등으로 근로자의 경제생활의 안정을 해할 염려가 없는 때에는, 사용자는 위 초과 지급한 임금의 반환청구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근로자의 임금채권이나 퇴직금채권과 상계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법리는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이미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으나 그것이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어 사용자가 같은 금원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갖게 된 경우에 이를 자동채권으로 하여 근로자의 퇴직금채권과 상계하는 때에도 적용된다. 한편 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 제5호는 근로자인 채무자의 생활보장이라는 공익적, 사회 정책적 이유에서 ‘퇴직금 그 밖에 이와 비슷한 성질을 가진 급여채권의 2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을 압류금지채권으로 규정하고 있고, 민법 제497조는 압류금지채권의 채무자는 상계로 채권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한 금원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근로자의 퇴직금채권을 상계하는 것은 퇴직금채권의 2분의 1을 초과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금액에 관하여만 허용된다고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가지는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의 피고에 대한 퇴직금 채권을 상계한다는 의사표시가 기재된 피고의 2020. 12. 21.자 준비서면이 2020. 12. 22. 원고에게 송달된 사실은 기록상 명백하므로, 양 채권이 모두 이행기에 도달하여 상계적상에 이른 원고가 퇴직한 날인 2017. 12. 31.에 소급하여 피고의 원고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채권 54,768,260원(2008. 1. 25.<8>부터 2012. 7. 25.까지 퇴직금 분할 지급으로 인하여 발생한 부당이득반환채권, 을 제5호증의 22 내지 76)은 원고의 피고에 대한 퇴직금 채권 190,295,398원과 대등액에서 상계되어 원고의 퇴직금 채권은 135,527,138원(= 190,295,398원 – 54,768,260원)이 남게 된다(위와 같이 상계가 된 부분은 상계가 허용되는 원고의 퇴직금 채권의 1/2을 초과하는 부분 내의 금액이다).
연차휴가수당 청구
갑 제5호증의 2의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가 원고에게 미지급한 연차휴가수당은 23,230,566원임이 인정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연차휴가수당 23,230,566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158,757,704원(= 미지급 퇴직금 135,527,138원 + 미지급 연차휴가수당 23,230,566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날인 2018. 1. 15.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당심판결 선고일인 2023. 4. 19.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9>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제1심판결을 위와 같이 변경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방웅환(재판장) 반병동 유정우
각주1) 현재 F에 대한 형사재판은 관련사건 결과 대기를 이유로 추정된 상태이다.
각주2) 원고 등의 고소에 따라 피고 대표자 F를 상대로 이루어진 수사 당시 특별사법경찰관은 원고에게 2003. 2. 28.까지 퇴직금이 분할로 지급된 것으로 보아 퇴직금 중간정산이 부적법하다고 파악하였으나, 2003. 2. 28.경 퇴직금 중간정산에 따라 그 퇴직금은 일시로 지급된 것으로 보이고, 퇴직금 중간정산제도의 입법 취지와 퇴직금의 성격 등을 종합하여 볼 때 반드시 근로자가 먼저 중간정산을 적극적으로 요구한 경우에만 퇴직금 중간정산의 합의가 유효한 것은 아니며, 퇴직금 중간정산의 합의가 개별적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면 퇴직금 중간정산은 유효하다(대법원 2020. 9. 3. 선고 2016다235480 판결 등 참조).
각주3) 원고의 월 급여, 상여금, 퇴직금 등은 2006. 4., 2007. 1., 2007. 6., 2009. 9., 2010. 3., 2011. 4.에 각 인상되었다.
각주4) 매월 지급 여부와 액수가 달라지는 성과급은 실지급 급여액에서 제외하였다.
각주5) 2012. 7.분 급여명세서에 퇴직금으로 907,260원이 기재되어 있으나, 이 금액은 1개월분 퇴직금 1,125,000원을 25일분으로 일할계산한 금액으로 보인다.
각주6) 임용계약시 정한 급여액에서 세금 등 원천징수액을 공제한 실수령액으로, 이 경우 세금 등은 사용자가 부담한다.
각주7) 급여, 상여금, 식대, 자기운전교통보조금, 영유아보조비를 합산한 것이다.
각주8) 원고와 피고 사이의 임용계약서에 의하면 임금 지급시기는 매월 25일이므로 월할 퇴직금은 매월 25일 지급된 것으로 본다.
각주9) 피고는 제1심판결에서 인정된 미지급 퇴직금 및 연차휴가수당 합계액에서 세금을 공제한 금원을 공탁하였다. 그러나 가집행선고가 붙은 판결에 기한 금원 지급에 의한 채권소멸의 효과는 확정적인 것이 아니라 상소심에서 가집행선고가 붙은 판결이 취소 또는 변경되지 아니하고 확정된 때에 비로소 발생한다고 할 것이므로(대법원 2000. 12. 22. 선고 2000다56259 판결 등 참조), 피고가 제1심판결에 따른 금원을 공탁하였다 하더라도 이로써 미지급 퇴직금 및 연차휴가수당이 변제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