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전열기기 제작 및 판매업을 목적으로 하는 주식회사 B(이하 ‘B’라 한다)에서 1991. 2. 1.경부터 1995. 5. 12.경까지 및 1996. 7. 15.경부터 1997. 3. 15.경까지 근무하면서 전기로 수리 및 히터 제작 업무 등을 수행하였고, 2001. 9. 1.경부터 2007. 5. 31.경까지 C 주식회사, D 주식회사, E 주식회사에서 히터 제작 등 업무를 하였다. 원고는 2008. 2. 12.경부터 다시 B에서 히터 제작 업무 등을 하다가 2008. 11. 30. B에서 퇴사하였다.
원고는 2009. 5. 1.경부터 F노동조합(이하 ‘F노조’라 한다)에 입사하여 부산항 및 부산신항의 라싱(lashing)반에서 근무하던 중 2016. 11. 11. ‘폐 선암종(이하 ’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을 진단 받고, 피고로부터 2019. 6. 14. 이 사건 상병에 대한 요양승인 및 보험급여결정 처분을 받았다. 피고는 위 보험급여를 위한 평균임금을 산정하면서, 근로기준법에 따른 평균임금을 66,776원,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의 특례규정에 따른 임금(이하 ‘특례임금’이라 한다)을 86,523원 11전으로 각 산출하여 금액이 더 큰 위 특례임금을 평균임금으로 결정하였다. 위 근로기준법상 평균임금은 원고가 B에서 퇴직한 2008. 11. 30. 기준 3개월간 월급여 총액(4,769,000원)을 그 기간의 총 일수(91일)로 나눈 금액(52,406원 49전)에 직업병이 확인된 날인 2016. 11.
11.까지의 임금 증감율(127.40%)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산정된 것이다.
원고는 위와 같은 평균임금결정 처분에 불복하여 평균임금의 정정을 구하는 심사청구를 하였다. 이에 피고는 2019. 11. 25. 산재보험법에서 정한 특례임금 산정 시 사업의 규모를 1규모가 아닌 2규모로 적용함이 타당하다는 이유로 피고가 2019. 6. 14.자로 원고에게 한 평균임금 결정 처분을 취소하는 결정을 하였다.
피고는 2019. 12. 20. 위 결정의 취지에 따라 평균임금을 97,123원 86전으로 산정하고, 보험급여 지급결정액을 7,765,530원으로 결정함으로써, 위 금액을 초과하는 부분에 관한 원고의 평균임금정정신청 및 보험급여차액지급청구에 대하여 평금임금정정불승인 및 보험급여차액부지급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한편, 원고는 위 2019. 11. 25.자 심사결정에 불복하여 재심사를 청구하였으나, 2020. 5. 14. 기각되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11호증, 을 제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1991년부터 2008년까지 B 등에서 근무하면서 석면에 노출되었고, 2009년부터 2016년까지 7년 7개월간 F노조에서 근무하면서 디젤 배기가스 등에 노출되었으며, 이는 복합적으로 이 사건 상병의 원인이 되었다. 따라서 원고가 F노조에서 담당한 업무와 이 사건 상병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므로, 원고의 보험급여 지급액에 적용하여야 할 근로기준법상 평균임금은 이 사건 상병의 진단을 받은 날인 2016. 11. 11.부터 3개월간 F노조에서 지급받은 임금을 기준으로 산정해야 한다.
원고가 F노조에서 담당한 업무가 이 사건 상병과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곧바로 특례임금을 적용하여서는 안 되고 B에서 근무하고 있는 동종 근로자의 업무상 질병 진단 확정일 기준 평균임금을 반영해 원고의 근로기준법상 평균임금을 산정해야 한다.
판단
관련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평균임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사업장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산재보험법은 휴업급여, 장해급여 등의 보험급여 지급액을 평균임금을 적용하여 산정하도록 하면서(제41조, 제42조 등), 그 평균임금은 근로기준법에 의한 평균임금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제4조 제2호). 근로기준법 제19조 제1항은 평균임금을 그 산정사유 발생일 이전 3개월간 그 근로자에게 지급된 임금의 총액을 그 기간의 총일수로 나눈 금액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52조는 재해보상을 하는 경우에는 사망 또는 부상의 원인이 되는 사고가 발생한 날 또는 진단에 따라 질병이 발생되었다고 확정된 날을 평균임금의 산정사유가 발생한 날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근로자가 여러 사업장에서 근무하다 퇴직한 후 진폐 등 직업병 진단이 확정되어 평균임금을 산정할 때 그 기준이 되는 퇴직일은, 원칙적으로 그 직업병의 발병 또는 악화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업무를 수행한 사업장들 중 직업병 진단 확정일에 가장 가까운 마지막 사업장에서 퇴직한 날을 의미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23. 6. 1. 선고 2018두60380 판결 참조).
그리고 ① 유해 요소에 장기간 노출되어 발병하고 잠복기가 있는 직업병의 경우 질병에 원인을 제공한 사업장에서 퇴직한 후 비로소 질병을 진단 받는 근로자가 적지 않고, 그중 일부는 그 사이에 직업병과 관련이 없는 사업장에서 근무하기도 하는데, 직업병에 원인을 제공한 사업장은 대체로 근로자가 장기간 근무하였던 곳이므로 그 임금수준이 근로자의 생활임금을 적정하게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지만, 진단시점과 가깝다는 이유만으로 직업병에 원인을 제공하지 않은 사업장에서 받은 임금을 기초로 평균임금을 산정하도록 한다면, 동일한 사업장에서 근무하다 직업병에 걸린 근로자들 사이에서도 그 직업병 진단 직전에 근무한 사업장이 어디인지라는 우연한 사정에 따라 평균임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사업장이 달라질 수 있는바, 이러한 결과는 업무상 재해에 대한 공정한 보상이라는 산재보험법의 목적에 어긋나는 점, ② 산재보험법은 업무상 재해와 평균임금 산정기준이 된 사업장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을 것을 명시적으로 요구하고 있지 않지만, 산업재해보상보험 제도의 내용과 연혁 등에 비추어 보면, 직업병에 대한 적절하고 공정한 보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직업병의 발병 또는 악화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업무를 수행한 사업장을 평균임금 산정의 기준으로 삼는 것이 합리적인 점(위 대법원 판결 참조) 등을 고려하면, 이와 같은 법리는 원고가 여러 개의 사업장에서 근무하던 중 업무상 질병을 진단받은 이 사건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산재보험법 제37조 제1항의 ‘업무상의 재해’를 인정하기 위한 업무와 재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에 관한 증명책임은 업무상의 재해를 주장하는 근로자 측에게 있다(대법원 2021. 9. 9. 선고 2017두45933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G노조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 사이의 상당인과관계
앞서 본 법리에 의하면, 원고가 G노조에서 담당한 업무와 이 사건 상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G노조를 평균임금 산정 기준이 되는 사업장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갑 제3호증의 각 기재, 제1심법원의 H병원에 대한 진료기록 감정촉탁결과, 제1심법원의 F노조, H병원에 대한 각 사실조회결과, 이 법원의 양산부산대학교병원에 대한 각 사실조회결과 및 변론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G노조에서 담당한 업무와 이 사건 상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양산부산대학교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가 2018. 2. 22. 작성한 작업관련성 평가에 의하면, 위 전문의는 원고의 직업력상 고농도의 석면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었던 것으로 보이고, 석면 노출로부터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하기까지의 잠복기(석면노출에 의한 발병은 15∼30년의 긴 잠복기를 거쳐 발생하며, 석면 노출 10년 이후부터 폐암 발생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석면과 흡연이 함께 폐암 발생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 등을 종합하여 원고의 전기로 수리, 히터 제작 등 작업과 이 사건 상병의 관련성은 ‘가능성이 높다(probable)’는 의견을 제시하였을 뿐이고, 원고가 2009. 2.부터 2016. 11.까지 F노조에서 담당한 라싱반에서의 하역작업이 이 사건 상병의 발병이나 악화에 영향력을 미쳤을 가능성은 고려하지 않았다.
원고는 G노조 라싱반에서 하역근로자로서 컨테이너 차량에 실린 컨테이너의 콘(컨테이너와 컨테이너를 결박하는 부품)을 삽입 및 제거하는 작업을 하였는데, 원고는 위 작업 과정에서 선박에서 배출되는 벙커C유 분진, 컨테이너를 싣는 야드트랙터(YT) 차량에서 배출되는 디젤 분진 내지 배기가스[디젤 엔진 배출물인 질소산화물(NOx), 이산화황(SO₂), 일산화탄소(CO), 이산화탄소(CO₂), 미세먼지(PM), 탄화수소(HC), 휘발성유기화합물(VOC) 등을 포괄하여 가리키는 것으로 이해된다], 타이어 분진 등에 노출되었고, 이러한 유해물질이 이 사건 상병을 악화 시켰다고 주장한다.<1>
그러나 H병원 내과 전문의는 제1심법원의 진료기록 감정 및 사실조회에 대하여, 디젤 배기가스와 미세먼지 외에 벙커C유 분진, 타이어 분진, 질소산화물 등은 폐암의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지 않고, 디젤 배기가스가 이 사건 상병의 위험인자로 작용하였을 가능성은 적다는 의견을 밝혔다. 또 여러 연구 상 미세먼지에 의한 폐암의 발생 위험도는 1.09(위험도가 1이면 영향이 전혀 없다는 것이고, 흡연은 위험도가 100 이상이다)이고, 현재까지 어느 정도 미세먼지에 노출되었을 때 폐암이 발생하는지는 알려진 바가 없다고 회신하였다.
또 원고가 이 사건 상병을 진단받은 양산부산대학교병원의 호흡기내과 전문의는 이 법원의 사실조회에 대하여, ‘디젤 배기가스와 미세먼지가 폐암의 원인물질이 될 수는 있으나, 폐암은 다발성 원인으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고, 가장 영향을 많이 주는 것은 흡연이다. 그 외 라돈 같은 실내 방사선, 미세먼지, 배기가스와 같은 대기오염, 탄광과 석면 같은 작업환경 등이 영향을 줄 수 있으나, 다만 이러한 원인물질이 암을 급속하게 악화시켰다는 증거는 없다.’는 의견을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nternational Agency for Research on Cancer, IARC)는 2013년 디젤 배출물질(Engine exhaust, diesel)을 1등급 발암물질로 분류했고, 항만의 하역 장비에서 상당량의 미세먼지와 디젤 배출물질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원고는 석면에 노출된 환경에서 약 17년간 근무하다가 G노조에서 근무한지 7년차 되는 해인 2016. 11. 이 사건 상병을 진단 받았고, 진단 당시부터 폐선암이 4기까지 진행되어 연명치료만이 가능한 상태였다. 여기에 석면으로 폐암이 발병하기까지의 잠복기가 상당한 장기간이며, 원고의 흡연력이 60년에 이르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G노조에 근무할 무렵에는 이미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하였거나, 발병의 위험성이 매우 높아진 상태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직업적으로 디젤 배기가스에 노출되는 대표적인 경우는 버스, 택시, 화물트럭 운전, 버스주차, 교통경찰 등인데(갑 제22호증 참조), 원고가 G노조에서 수행했던 하역 작업이 위와 같은 정도로 디젤 배기가스에 노출되는 작업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원고가 G노조에서 담당한 업무가 이 사건 상병의 발병을 자연경과 이상으로 악화시켰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소결론
피고가 이 사건 상병과 상당인과관계 있는 최종 사업장이 B임을 전제로 원고의 근로기준법상 평균임금을 산정한 것은 적법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평균임금 산정방법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산재보험법 제4조 제2호는 같은 법에서 말하는 평균임금은 근로기준법에 의한 평균임금을 말하고, 근로기준법에 의하여 평균임금을 결정하기 곤란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노동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금액을 당해 평균임금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산재보험법 제38조 제5항,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26조 제2항, 제3항, 산재보험법 시행규칙 제12조 제2항은 진폐 등 직업병에 걸린 근로자의 평균임금을 산정하기 위한 특례 규정(이하 ‘평균임금 산정 특례 규정’이라 한다)을 두고 있다.
사업이 휴업 또는 폐업되거나 근로자가 퇴직한 이후 진폐 등 직업병 진단이 확정된 근로자에 대하여 산재법 제4조 제2호에 따라 근로기준법이 정하는 원칙적인 방법으로 평균임금을 산정할 수 없는 경우에도 곧바로 평균임금 산정 특례 규정을 적용할 것이 아니라 근로자의 통상의 생활임금을 사실대로 산정할 수 있는 합리적인 평균임금 산정 방법이 있는지를 먼저 찾아보아야 하고, 그러한 방법에 의하는 것이 평균임금 산정 특례 규정을 적용하여 평균임금을 산정하는 것보다 근로자 보호에 부적당한 경우에 한하여 비로소 평균임금 산정 특례 규정을 적용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9. 11. 14. 선고 2016두54640 판결 등 참조).
판단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제1심법원의 B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의하면, 피고가 2008년 B에서 퇴직할 당시의 평균임금에 2016. 11.까지의 평균임금 증감률을 반영해 평균임금을 산정한 후 이를 평균임금 산정 특례 규정에 따라 산정한 특례임금과 비교하여 더 금액이 큰 특례임금으로 원고의 평균임금을 산정한 것은 적법하다.
원고는 이 사건 상병과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업무를 한 최종작업장인 B에서 퇴직한 이후에 이 사건 상병을 진단받았으므로 산재보험법 제4조 제2호에 따라 근로기준법이 정하는 원칙적인 방법으로는 평균임금을 산정할 수 없다(한편, 원고는 이 사건 상병 진단 당시 F노조에서 근로자로 근무하여 개인소득을 산정할 수 있는 자료가 명백히 존재하므로 F노조에서 받은 임금을 기준으로 평균임금을 정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도 하나, 앞서 나.항에서 보았듯이, 이 사건 상병과 상당인과관계가 없는 사업장의 임금을 기준으로 보험급여의 지급을 위한 평균임금을 산정할 수는 없다).
원고는, 1991년경 원고와 함께 B에 입사하여 전기로 수리 및 히타 제작 기능공으로 근무하여 이 사건 상병 진단일 당시까지 근무하고 있는 직원(I)의 임금을 기준으로 원고의 평균임금을 산정함이 타당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평균임금을 산정할 수 없는 경우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4조에 따라 평균임금 산정방법을 정한 평균임금산정 특례 고시(고용노동부고시 제2015-77호) 제5조<2>의 규정에 비추어 보더라도, 위 직원은 2015, 2016년 당시 전기로 수리 및 히타 제작 종사자가 아닌 영업부 상무로 근무하고 있었으므로, 위 직원의 임금은 원고와 동일한 직종에 종사한 근로자의 임금에 해당되지 아니하여 원고의 평균임금 산정에 감안하기에는 적당하지 않다. 그밖에 2016년 당시 전기로 수리 및 히타 제작 기능공의 통상 생활임금을 사실대로 산정할 수 있는 합리적인 평균임금 산정 방법을 발견할 수 없다.
소결론
따라서 평균임금 산정 방법이 위법하다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다. 따라서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판사 반병동(재판장) 이현일 장유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