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벌금 1,5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판결
사건
2024고정315
판결선고
2025. 2. 6.
범죄사실
피고인은 부산 수영구 B에 위치한 C의 대표로서 상시 1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식자재유통업을 경영하는 사업주로서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하는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4. 1. 9.부터 2023. 2. 28.까지 경리등 업무를 담당한 근로자 D의 퇴직금 39,174,919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D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고소인 제출 문자내역, 임금 입금내역, 퇴직금 산정서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 제1항(벌금형 선택)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주장 요지
피해근로자 D에게 근로자성이 부존재하고, 피고인에게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어 이를 지급하지 않은 데 상당한 이유가 있었으므로 퇴직금 미지급의 고의가 없었으며, 피해근로자가 퇴직금을 사후포기하였다.
판단
먼저, 피해근로자의 근로자성 인정 여부에 관하여 본다.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으로 돌아와 보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해근로자는 C에서 경리 업무 및 거래처 관리 등 업무를 담당하였고, 비교적 일정한 근무시간인 새벽 4시경부터 오후 5시경까지 지정된 근무장소인 C 사무실에서 근무하였으며, 피고인으로부터 매월 고정 임금인 375만 원을 정기적으로 지급받은 점, ② 피고인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은 경리업무를 피해근로자에게 전적으로 맡긴 것으로 보이고, 이에 피고인과 피해근로자의 특수한 관계 등에 비추어 피고인이 피해근로자에게 구체적·개별적 지시를 하지 않았다고 하여 그 종속성이 부정되는 것은 아닌 점(피해근로자가 업무와 관련하여 피고인에게 거래명세서를 문자로 송부하는 등의 보고 내역도 일부 확인된다), ③ 피고인은 피해근로자가 사업체의 자금을 횡령하였다거나 근무태도가 불성실하였으므로 근로자가 아니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는 인사관리의 문제일 뿐 그러한 사정만으로 피해근로자의 근로자성을 부정하기 어려운 점, ④ 피고인은 피해근로자에 대해 횡령, 배임 등으로 고소하면서 피해근로자가 근로자임을 전제로 그와 같은 주장을 한 바 있고, 피고인과 피해근로자 사이의 녹취록에 의하더라도 피해근로자가 근로자임을 전제로 대화를 주고 받는 것이 확인되는 점, ⑤ 피고인은 피해근로자가 E의 사업주로 근무하였으므로 C의 근로자가 아니었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피해근로자의 진술 등에 의하면 피해근로자는 E의 명의 상 사업주인 것으로 보이고 달리 피해근로자가 실질적으로 E을 운영하였음을 인정할 자료가 없으며(C과 E은 사무실이 바로 인접해 있는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으로서도 피해근로자가 E 운영에 어느 정도 관여하는지 충분히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것으로 보임에도 이에 대해 피해근로자의 근무기간 동안 별다른 이의를 제기한 바 없는 것으로 보인다), 가사 피고인의 주장과 같다고 하더라도 피해근로자에게 겸직금지의무 등이 있다고도 볼 수 없어 그러한 사정만으로 근로자성을 부정하기 어려운 점 등에 의하면, 피해근로자의 근로자성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다음으로 피고인의 고의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인은 현재 피해근로자를 횡령, 배임 등으로 형사고소한 사실은 인정되나, 퇴직금은 임금의 성질을 가진 것으로서 직접 전액을 지급하는 것이 원칙이므로(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근로자에 대한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채권 등으로 이를 상계할 수 없다고 할 것이고(대법원 1976. 9.28. 선고 75다1768 판결 등 참조), 나아가 예전에 피고인이 피해근로자의 근로자로 근무하면서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하였다는 등의 사정만으로는 피해근로자에 대한 퇴직금 지급의무가 없다고도 볼 수 없는바, 그렇다면 피해근로자에 대한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특별히 다툴 사정이 있다고도 보이지 않으므로 결국 피고인에게 퇴직금 미지급에 대한 고의가 인정된다.
마지막으로 피해근로자의 퇴직금 사후포기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피해근로자는 2023. 3. 8. 피고인과 대화하면서 "니가 억울하면 '누나 권리금이랑 퇴직금 줬다 해라. 이렇게, 나는 이래이래, 이 세월에 이거를 내가 나도 못 찾아낸다'라고 얘기를 했는데"라고 언급한 사실이 인정되나, 이는 '피고인으로부터 사업체 자금 사용용처 등을 추궁당하자 감정적으로 그와 같은 이야기를 과거에 하였다'는 취지일 뿐 퇴직금 사후포기에 관한 명시적이거나 확정적인 의사표시라고 보기 어렵고, 달리 피해근로자가 퇴직금을 사후포기하였음을 인정할 자료가 없다.
따라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과거 피고인이 피해근로자의 근로자로 근무하면서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한 점, 현재 피고인이 피해근로자를 횡령, 배임 등으로 고소하는 등 상호간 다툼이 있는 점 등의 사정은 이미 충분히 고려하여 약식명령의 벌금액수가 정해진 것으로 보이므로, 그와 동일하게 형을 정함]
판사 이재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