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 A을 징역 1년 6월에 처한다.
피고인 B을 판시 2018고합186호의 제1죄에 대하여 징역 6월에, 나머지 판시 각 죄에 대하여 징역 1년 및 벌금 5,000,000원에 각 처한다.
피고인 B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 B에게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피고인 B에 대한 공소사실 중 C, D, E, F, G, H, I, J, K에 관한 각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관한 공소를 모두 기각한다.
사건정보
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
판결
사건
2018고합186,2018
판결선고
2019. 11. 28.
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
제1형사부
판결
범죄사실
[범죄전력]
피고인 B은 2016. 6. 24. 부산지방법원에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죄 등으로 징역 1년 6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2016. 7. 2. 위 판결이 확정되었고, 2019. 1. 17. 부산고등법원에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죄 등으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같은 달 25일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피고인 A은 2019. 1. 17. 부산고등법원에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죄 등으로 징역 3년 6월을 선고받고 같은 달 25일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범죄사실]
『2018고합186』
피고인 A은 부산 서구 L건물 내 M한방병원의 행정원장, 피고인 B은 M한방병원의 병원장으로, 피고인 B이 한의사로서 개설 명의를 제공하는 방법으로 M한방병원을 개설하여 피고인 A은 직원 채용 등 인사관리 및 병원 수입·지출 등 재무관리와 병원 운영 전반을 담당하고, 피고인 B은 진료를 담당하는 방법으로 함께 병원을 운영하여 그 수익금을 나누어 가지기로 하였다.
사실은 2015년 1월경 M한방병원을 개원한 후 병원 건물을 인수하면서 대출금 등 거액의 채무가 발생하였고, 매월 3억 5,000만 원 상당의 이자 및 운영비를 지출하여야 하나 매출은 이에 미치지 못하는 3억 원 상당으로 채무가 누적되고 있었으며, 기존 의약품납품회사(N)에 대한 대금 미지급으로 인하여 의약품을 납품받기 어려운 상태가 되자 대금 지급 기간을 늦출 수 있는 새로운 납품회사를 물색해야 하는 등 재정적으로 어려운 상태였으며, 이에 피고인 A은 새로운 납품회사인 ㈜O을 소개받아 의약품을 새로 공급받고 돈을 빌리기로 마음먹었고, 피고인 B은 이에 동의하였다.
차용금 편취
피고인들은 위와 같이 공모하여, 2016년 1월 초순경 위 M한방병원 사무실에서 피고인 A은 피해자 ㈜O의 대표이사인 P에게 '㈜O에서 의약품을 전납(모든 제약회사의 의약품을 납품하는 거래형태)받겠다, 병원이 초창기여서 들어가는 돈이 많은데 50,000,000원을 빌려주면 금방 갚겠다'라고 거짓말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2016. 1. 20. 20,000,000원, 2016. 2. 4. 20,000,000원, 2016. 2. 19. 10,000,000원, 합계 50,000,000원을 피고인 B 명의의 Q은행 R 계좌로 송금 받았다.
의약품 편취
피고인들은 위와 같이 공모하여, 2016년 2월경 위 M한방병원 사무실에서 피고인 A은 위 P에게 '의약품을 공급해주면 5개월 뒤에 대금을 지급하겠다'라고 거짓말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2016. 2. 5.부터 2017. 6. 30.까지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661,968,481원 상당의 의약품을 교부받았다.
『2018고합209』
피고인 B은 부산 서구 L 소재 M한방병원의 대표자로서 상시 11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의료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별지 체불임금내역(2018고합209호) 기재와 같이 퇴직 근로자 4명의 임금 합계 17,375,267원 및 퇴직금 합계 23,286,499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그 지급사유 발생일인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018고합210』
피고인 B은 부산 서구 L 소재 M한방병원의 대표자로서 상시 2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병원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별지 체불임금내역(2018고합210호) 기재와 같이 퇴직 근로자 S의 임금 합계 11,385,000원 및 퇴직금 합계 5,521,140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그 지급 사유 발생일인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2018고합186』
피고인들의 각 일부 법정진술
T, U의 각 법정진술
제3회 공판조서 중 P의 진술기재, 제6회 공판조서 중 V의 진술기재
즉시이체내역조회, 의약품납품 내역서, 월별 매출내역서
『2018고합209』
피고인 B의 법정진술
W에 대한 특별사법경찰관 근로감독관 진술조서
각 진정서
『2018고합210』
피고인 B의 법정진술
G에 대한 특별사법경찰관 근로감독관 진술조서
『판시 전과』
수사보고(피의자 B에 대한 동종 범죄전력 판결문 등 첨부)-판결문 첨부, 수사보고(재판 중인 사건 1심 판결문 첨부)-판결문 첨부, 범죄경력조회서(A), 범죄경력조회서(B)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피고인들: 형법 제347조 제1항, 제30조(차용금 사기의 점),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2호, 형법 제347조 제1항, 제30조(의약품사기의 점)
피고인 B: 각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금품청산의무위반의 점), 각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퇴직금미지급의 점)
상상적 경합
피고인 B: 각 형법 제40조, 제50조(근로자 W, X, Y, Z, S에 관한 근로기준법위반죄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 상호간, 각 형이 더 무거운 근로기준법위반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
형의 선택
피고인 A: 사기죄에 대하여 징역형 선택
피고인 B: 사기죄에 대하여 징역형 선택, 각 근로기준법위반죄에 대하여 벌금형 선택
경합범처리에 따른 법률상 감경
피고인 A: 형법 제37조 후단, 제39조 제1항, 제55조 제1항 제3호(위 각 죄와 판시 전과범죄 상호간)
피고인 B: 형법 제37조 후단, 제39조 제1항(사기죄와 2016. 7. 2. 확정된 판시 전과 범죄 상호간), 형법 제37조 후단, 제39조 제1항, 제55조 제1항 제3호(나머지 각 죄와 2019. 1. 25. 확정된 판시 전과범죄 상호간)
경합범가중
피고인 A: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형이 더 무거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 가중하되 위 각 죄의 장기형을 합산한 범위 내에서]
피고인 B: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 3호, 제50조[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죄에 정한 징역형과 범정이 가장 무거운 S에 관한 근로기준법위반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가중을 한 벌금형을 병과]
작량감경
피고인 B: 형법 제53조, 제55조 제1항 제3, 6호(아래 양형의 이유 중 유리한 정상 참작)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 A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편취의 고의가 없었다는 주장에 관한 판단
주장의 요지
피고인이 처음부터 피해자를 기망하여 차용금이나 의약품을 편취하려 했던 것이 아니라 병원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자금 사정이 악화되어 사후적으로 변제하지 못한 결과가 발생하였을 뿐이므로 피고인에게는 편취의 고의가 없었다.
판단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고, 그 범의는 확정적인 고의가 아닌 미필적 고의로도 족하다. 특히, 물품거래관계에 있어서 편취에 의한 사기죄의 성립 여부는 거래 당시를 기준으로 피고인에게 납품대금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피해자에게 납품대금을 변제할 것처럼 거짓말을 하여 피해자로부터 물품 등을 편취할 고의가 있었는지의 여부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하고(대법원 2008. 2. 28. 선고 2007도10416 판결 등 참조), 민사상금전대차관계에서 채무불이행 사실을 가지고 바로 차용금 편취의 고의를 인정할 수는 없으나 피고인이 확실한 변제의 의사가 없거나 또는 차용 시 약속한 변제기일 내에 변제할 능력이 없는데도 변제할 것처럼 가장하여 금원을 차용한 경우에는 편취의 고의를 인정할 수 있다(대법원 2018. 8. 1. 선고 2017도20682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각 증거 및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해자와 의약품 공급계약을 체결할 당시 피고인 A을 포함하여 피고인들에게 차용금과 의약품에 관한 편취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들은 U와 함께 L 건물(이하 '병원 건물'이라 한다)을 인수하여 M한방병원(이하 '병원'이라 한다)을 개설하기로 하였는데, 당시 피고인들 및 U는 자신들이 출자한 자금은 거의 없었고, 거액의 채무를 인수하거나 인수할 건물을 담보로 새로 대출을 받는 등으로 인수 및 운영자금을 마련하였기 때문에 이자지급 등 과도한 경비지출로 자금사정이 좋지 않았다. 더구나 피고인들은 병원 건물 인수자금이 부족하게 되자 2014년 12월경 다른 공범들과 함께 실제 구매가격보다 부풀린 가격으로 신용보증기금으로부터 신용보증서를 발급받아 제출하는 방법으로 금융기관을 기망하여 10억 원의 의료기기 구매자금을 대출받아 병원 건물 인수자금으로 사용하는 등 비정상적인 방법을 동원하여 병원을 개설하였다.
피고인들은 병원을 개설한 이후에도 다른 공범들과 함께 2015년 6월경 의료기기에 대한 허위 견적서를 제출하는 방법으로 의료기기 렌탈업체를 기망하여 허위 견적서에 기재된 의료기기 구매대금 1억 9,000만 원을 지급받아 병원 운영자금으로 사용하거나, 병원 개설 직후부터 지속적으로 입원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환자들이 정상적으로 입원하여 치료를 받은 것처럼 의료기록을 허위로 작성하는 등 방법으로 환자들이 보험회사로부터 보험금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해 주고 피고인들은 환자 유치로 인한 병원 수익을 올리는 등 불법적인 방법으로 병원을 운영하였다. 위와 같이 불법적인 방법으로 병원 자금을 마련하고 병원 수익을 올리려 했음에도 불구하고 병원은 매월 수천만 원씩 적자로 운영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들이 병원을 개설하는 과정에서 담보대출채무 약 69억 원 상당, 임대차보증금반환채무 약 6억 원, 병원 건물 전 소유자에 대한 미지급채무 12억 원, 신용보증기금 대출금 약 13억 원 등 약 100억 원에 이르는 거액의 채무가 발생하였고, 피고인들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병원 개설로부터 불과 1년여 만인 판시 범행 일시인 2016년 1월경까지 위 채무가 일부라도 줄어들기는커녕 합계 약 4억 원의 체무가 추가로 발생하였다. 병원은 매월 수천만 원씩 적자로 운영되었던데다가, 이미 종전 의약품 납품회사에도 약 1억 7,000만 원 상당의 대금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었으므로 피고인들이 그 무렵 피해자로부터 운영자금 명목으로 돈을 차용하거나 의약품을 공급받는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은 거액의 기존 채무에 앞서 위 차용금 및 의약품대금을 변제할 별다른 방법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 A은 병원이 개설된 이후부터 행정원장으로 근무하면서 병원의 행정업무와 관련한 전반적인 사항을 관리하였고, 병원의 재무 관리를 전담하였다. 병원 건물 인수협상과정에서도 잘 드러나듯이 피고인 A은 병원의 재무 상태를 누구보다 정확하게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도 피고인 A은 피해자에게 '일시적으로 자금이 부족하니까 돈을 빌려달라'거나, '환자가 100명이 넘고 한 달 수입이 약 4억 원이 되는 등 병원은 충분히 잘 되니 거래를 해도 괜찮다'는 식으로 말했다.
판시 범죄 전력 기재와 같이 피고인 B은 종전 AA한방병원을 사무장병원으로 운영하여 의료법을 위반하고 요양급여비용 등을 편취하였다는 범죄사실로 공소제기되어 범행을 모두 자백한 후 2016년 7월경 집행유예 판결을 선고받았고, 그 무렵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그렇다면 피고인들이 피해자로부터 돈을 빌리고 의약품을 공급받기 시작한 2016년 1월 내지 2월경에는 이미 피고인 B에 대한 조사를 포함하여 위 범죄사실에 관해 수사가 상당 부분 진행되었거나 공소제기가 된 상태였을 것으로 보이는데, 결국 그 무렵 피고인들은 조만간 피고인 B의 한의사 면허가 취소되어 더 이상 병원을 운영할 수 없게 될 것이라는 점을 잘 알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들은 병원을 계속하여 운영함을 전제로 피해자로부터 돈을 빌리고 의약품을 공급받았다.
피고인들이 2016년 7월경부터 2016년 11월경까지 의약품대금 일부를 변제해 온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위 5개월 동안 계속하여 정상적인 변제가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최초로 변제기가 도래한 2016년 7, 8월 두 달 동안만 2016년 2, 3월 치 대금이 지급된 것일 뿐 나머지 3개월 동안에는 지급해야 할 돈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을 상황에 따라 조금씩 지급한 데 불과한 점, 2016년 12월경 이후에는 변제한 내역이 전혀 없는 점, 위와 같이 일부 변제한 돈의 총액 또한 약 1억 5,700만 원으로 전체 의약품대금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금액인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위와 같은 변제 내역을 피고인들의 변제 의사를 드러내는 정황으로 보기는 어렵다.
2017년 5월경부터 추가로 공급된 부분은 책임이 없다는 주장에 관한 판단
주장의 요지
피해자는 2017년 1월경 의약품 공급을 중단하였고, 피고인 A은 2017년 4월경 퇴사하여 이후로는 병원 업무에 관여한 적이 없으므로 2017년 5월경 의약품 공급이 재개된 이후 부분은 책임이 없다.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 A에게 2017년 5월 이후 의약품 공급 부분에 관하여도 편취의 범의가 계속되고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과 변호인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고인 A은 병원 개설 당시부터 2017년 4월경 퇴사하기 전까지 병원의 운영자금 조달과 지출, 병원의 매각과 관련된 업무를 전담하여 왔다.
V, T은 2017년 3월경 병원의 인수를 시도하였다가 우발 채무의 가능성 등을 이유로 인수를 단념하였는데, 이후 피고인 A이 V, T에게 병원 건물이라도 인수해 갈 것을 제안하여 인수 협상이 재개되었다. 피고인 A이 퇴사한 이후 병원의 행정업무나 자금 관리에서는 배제된 것으로 보이지만, 인수 작업은 병원의 기존 채무의 종류와 규모 등과 더욱 밀접한 관련이 있어 인수 협상 과정에는 계속하여 관여한 것으로 보인다.
위와 같이 재개된 인수 협상 과정에서 피고인 A이 '약값이 없어서 환자들한테 약을 못 준다. 약부터 급하다'는 취지로 부탁하자 V, T이 피해자에게 도와달라는 취지로, 이야기하였고, 이에 피해자가 2017년 5월경 의약품 공급을 재개하게 되었다. 인수 협상에 앞서 매도인 측인 피고인들로서는 의약품 공급을 우선 재개시켜 병원을 영업 중인 상태로 만들 필요성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반면, 이미 한 차례 인수를 포기하였다가 피고인 A의 부탁을 받고 인수 협상을 재개한 V, T의 경우 매도인 측의 부탁이 아니라면 무리하게 의약품 공급을 재개시켜야 할 특별한 이유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피고인 A은 병원 개설 무렵부터 입원 환자들에게 발마사지와 피부미용 등 용역을 제공하고 병원으로부터 수익을 얻는 업체를 운영하고 있었고, 직접 지인 등으로부터 병원 운영자금을 차용하여 왔으며, 친구인 AB이 병원 건물의 소유자인 주식회사 AC(피고인들과 U는 병원 건물의 소유자인 위 회사의 주식을 매수하는 방법으로 병원 건물을 확보하고 병원을 개설하였다)의 주식을 30% 보유하는 등 병원의 운영 및 매각, 이에 따른 채무의 인수 등에 밀접한 이해관계를 갖고 있었다.
피고인 B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주장의 요지
피고인 B은 진료만을 담당하였고 의약품 납품 업체에 관한 것이나 병원의 재무 관리는 모두 피고인 A이 주도하였기 때문에 피고인 A이 판시 기재와 같이 피해자로부터 돈을 빌리거나 의약품 공급을 요청한 것을 알지 못했고, 이후 우연히 그와 같은 사정을 알게 되었을 뿐이다. 따라서 피고인 B은 피고인 A과 판시 기재 범죄를 공모한 사실이 없다.
판단
2인 이상이 범죄에 공동 가공하는 공범관계에서 공모는 법률상 어떤 정형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고 2인 이상이 공모하여 어느 범죄에 공동 가공하여 그 범죄를 실현하려는 의사의 결합만 있으면 되는 것으로서, 비록 전체의 모의 과정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수인 사이에 순차적으로 또는 암묵적으로 상통하여 그 의사의 결합이 이루어지면 공모관계가 성립하고, 이러한 공모가 이루어진 이상 실행행위에 직접 관여하지 아니한 자라도 다른 공모자의 행위에 대하여 공동정범으로서의 형사책임을 진다(대법원 2006. 2. 23. 선고 2005도8645 판결, 1998. 3. 27. 선고 98도30 판결 등 참조).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 B은 약 100억 원을 초과하는 기존 채무의 규모 및 계속된 적자운영으로 인하여 외부에서 운영자금을 차용해 오거나 의약품을 공급받더라도 이를 제대로 변제할 수 없으리란 점을 알면서도 병원을 계속 운영하기 위하여 피고인 A이 피해자로부터 자금을 차용하거나 의약품을 공급받는 것을 승인하거나 묵인하는 방법으로 공모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 B과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고인들 및 U는 비의료인이 병원을 개설하고 의료인이 그 운영에는 관여하지 않으면서 진료만을 담당하는 형태의 사무장병원이 아니라 비의료인과 의료인이 동업하는 형태의 사무장병원을 운영하였으므로 피고인 B이 의료인으로서 주로 진료를 담당하였다고 하더라도 병원의 자금 사정이나 운영 현황 등에 대하여 전적으로 알지 못했다거나 관여할 권한이 없었던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병원 개설 과정에서 피고인 A이 자기 자금을 직접 병원에 투자하지는 않은 반면 피고인 B은 자기 자금을 직접 투자하고 자기 명의로 대출을 받았고, 앞서 본 것과 같이 병원 개설 당시부터 피고인 A 등과 공모하여 금융기관 등을 상대로 의료기기 구매자금 편취, 의료기기 리스 사기, 허위 입원 환자 유치 사기 등 범행으로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도 하였는바(이에 관하여는 판시 범죄전력 기재와 같이 2019년 1월경 유죄판결이 확정되었다), 병원 개설 이후 부족한 자금을 차용해오는 식으로 직접 재무관리를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병원의 재무 현황에 관하여는 잘 알고 있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2016년 1월경 종전 의약품 공급 업체가 의약품대금 합계 약 1억 7,000만 원을 지급받지 못하여 의약품 공급을 중단하였고, 이에 피해자와 사이에 새로운 의약품 공급계약을 체결하게 되었는바, 피고인 B이 의료인인 점, 병원이 계속 영업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의약품의 공급이 필수적으로 보이는 점, 종전 의약품 공급 업체에 미지급한 대금의 규모가 상당히 크고, 피고인 B이 병원의 대표자로서 직접 계약상 의약품대금 지급채무를 부담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 B이 의약품 공급과 관련된 병원의 사정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것은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
피고인들과 함께 병원을 운영한 한의사 U 또한 이 법정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이름의 업체였는지는 모르겠다. 약값이 얼마만큼 밀려서 더 이상 공급이 어렵다 이런 것은 알고 있었다. 병원 살림살이가 어려워 제약 쪽에 미수금이 밀렸고, 그래서 업체를 바꾼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고, 이야기를 들었다. 셋이 앉아서 그런 이야기를 했던 상황 자체가 기억나는 것은 아니지만 운영형태를 생각해보면 피고인 B이 모를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피고인 A 또한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병원 운영 자금이 모자라 자금 현황에 대해서는 항상 U, 피고인 B에게 이야기를 하고 함께 의논을 하였고, 이 사건 범행 무렵에도 마찬가지였다고 진술하였다.
피고인 B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고인 A이 지출이 필요한 사항이 생기면 자신에게 이야기를 했고, 달리 자금을 마련할 수 없어 자신이 피고인 A에게 빌려다 달라고 이야기를 하면 피고인 A이 빌려온 후 알아서 갚는 식이었고, 병원이 매월 수천만 원의 적자를 보고 있다는 이야기도 피고인 A으로부터 들어서 알고 있었으며, 이 사건 범행 무렵에도 피고인 A이 피해자 P을 특정하여 말하지는 않았지만 직원급여를 주기에 자금이 모자라니 외부에서 차용해 오겠다는 이야기를 하였고, 이에 자신이 필요한 자금을 구해오라고 했다는 것이다.
양형의 이유
피고인 A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징역 1년 6월 ~ 20년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양형기준 설정 대상범죄와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이 있는 경우이므로 양형기준이 적용되지 않는다.
선고형의 결정
아래와 같은 정상들과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가족관계,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불리한 정상: 피고인은 병원의 재무 관리를 전담하면서 이 사건 범행에 주도적으로 관여하였다.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하여 피해자는 큰 경제적 손실을 입었고, 피해자가 운영하던 회사는 경영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막연히 병원을 계속 운영했다면 돈을 모두 갚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면서 편취의 범의를 부인하는 등 사안의 심각성을 간과한 채 그 잘못을 진지하게 뉘우치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그 피해 일부라도 변제하였다거나 피해 회복을 위하여 노력하였다는 정황이 엿보이지 않는다. 피해자는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
유리한 정상: 피고인은 M한방병원과 관련된 것 외에 동종 범행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다. 이 사건 범행 도중 의약품대금 중 일부가 변제되어 실제로 피해자가 입은 경제적 손실은 판시 기재 피해액보다 적다. 이 사건 범행은 2019. 1. 25. 징역 3년 6월의 판결이 확정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죄 등의 전과와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이를 동시에 판결하는 경우와 형평을 고려할 필요성이 있다. 판시 기재 피해액은 대부분 병원을 운영하는 데 사용된 것으로 보여 이 사건 범행을 통하여 피고인이 개인적으로 얻은 이익은 판시 기재 피해액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
피고인 B
[판시 2018고합186 제1죄에 대하여]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징역 1월 ~ 10년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양형기준 설정 대상범죄와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이 있는 경우이므로 양형기준이 적용되지 않는다.
선고형의 결정
아래와 같은 정상들과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가족관계,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불리한 정상: 피고인은 병원의 대표자로서 공동피고인 A과 함께 무리하게 병원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거래상대방에게 피해를 입혔으면서도 모든 책임을 공동피고인 A에게 전가하면서 자신의 잘못을 진지하게 뉘우치고 있지 않다.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그 피해 일부라도 변제하였다거나 피해 회복을 위하여 노력하였다는 정황이 엿보이지 않는다.
유리한 정상: 피고인이 재무 관리에 관여한 정도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가진 편취의 범의는 확정적이라기보다 미필적인 것에 가까워 보이고, 공동피고인 A에 비해 피고인이 피해자에 대한 사기 범행에 가담한 정도가 상대적으로 가볍다. 판시 기재 피해액은 대부분 병원을 운영하는 데 사용된 것으로 보여 이 사건 범행을 통하여 피고인이 개인적으로 얻은 이익은 판시 기재 피해액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
[나머지 판시 각 죄에 대하여]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징역 8월 ~ 7년 6월 및 벌금 5만 원 ~ 1,125만 원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양형기준 설정 대상범죄와 형법 제37조 후단 경합범이 있는 경우이므로 양형기준이 적용되지 않는다.
선고형의 결정
아래와 같은 정상들과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가족관계,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불리한 정상: 피고인은 병원의 대표자로서 공동피고인 A과 함께 병원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거래상대방에게 피해를 입혔으면서도 사기 범행에 따른 모든 책임을 공동피고인 A에게 전가하면서 자신의 잘못을 진지하게 뉘우치고 있지 않다. 피해자 P 및 근로자인 피해자들은 피고인의 범행으로 인하여 경제적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이 피해자들에게 그 피해 일부라도 변제하였다거나 피해 회복을 위하여 노력하였다는 정황이 엿보이지 않는다.
유리한 정상: 피고인이 재무 관리에 관여한 정도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가진 편취의 범의는 확정적이라기보다 미필적인 것에 가까워 보이고, 공동피고인 A에 비해 피고인이 피해자에 대한 사기 범행에 가담한 정도가 상대적으로 가볍다. 이 사건 범행은 2019. 1. 25. 징역 2년의 판결이 확정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죄 등의 전과와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이를 동시에 판결하는 경우와 형평을 고려할 필요성이 있다. 이 사건 사기 범행 도중 의약품대금 중 일부가 변제되어 실제로 피해자가 입은 경제적 손실은 판시 기재 피해액보다 적고, 피고인이 개인적으로 얻은 이익은 판시 기재 피해액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
공소기각 부분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B은 부산 서구 L 소재 M한방병원 대표이자 의료업을 경영하는 사업주로서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별지 체불임금내역(공소기간) 기재와 같이 같은 별지 '근로자'란 기재 근로자 8명의 '임금'란 기재 임금 및 '퇴직금'란 기재 퇴직금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그 지급사유 발생일인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이 부분 공소사실은 각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및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에 해당하는 죄로서, 각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2항,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단서에 따라 피해자의 명시적인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공소가 제기된 후 피해자인 C, D, E, F, H, G, I, J, K이 이 법원에 피고인에 대한 처벌불원의 의사를 표시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2019. 6. 11.자 양형조사보고서 참조),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6호에 의하여 이 부분 공소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양민호(재판장) 김해마루 서진희
각주1) 피고인 A에 대하여 이 부분이 공소장 적용법조에는 누락되어 있으나,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에 지장이 없고, 피고인에게 실질적으로 불이익하지 않으므로, 공소장변경절차 없이 직권으로 피고인 A에 대하여 위 조항을 추가하기로 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