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판결

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 2024. 10. 8. 선고 2024고정15 판결

2024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이 사건 공소사실

피고인은 부산 강서구 B건물, C호․D호에 사업장 소재지를 두고 있는 주식회사 E의 대표자로서 위 사업장에서 수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분양대행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2023고정579]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마케팅팀 차장으로 근로한 F에게 2019. 4. 22.부터 2020. 5. 31.까지 근로한 기간에 대한 퇴직금 3,673,950원 및 2020. 11. 1.부터 2022. 4. 28.까지 근로한 기간에 대한 퇴직금 8,342,794원 등 퇴직금 합계 12,016,744원을 당사자 간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지급사유 발생일인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024고정15]

피고인은 위 사업장 등지에서 2019. 7. 17.경부터 2022. 6. 30.경까지 근로하고 퇴직한 근로자 G의 퇴직금 13,617,462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지급 사유 발생일인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판단

가.

관련 법리

임금, 퇴직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라면 사용자가 임금, 퇴직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임금, 퇴직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는 사용자의 지급 거절 이유 및 지급의무의 근거,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퇴직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게 같은 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에서의 판단

이 사건 기록과 변론을 통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을 종합하면, 설령 장래에 피고인에게 민사재판 등을 통하여 F와 G에 대한 퇴직금 등 지급의무가 인정 및 확정된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에게는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인에게 이 사건 공소사실과 관련하여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①

피고인이 F와 G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이유는 위 사람들이 근로자가 아닌 프리랜서라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대법원은 근로계약과 도급계약과 관련하여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아닌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는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는데,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 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당하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의 근로자 지위 인정 여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1다44276 판결 등 참조)’고 판시한 바 있는데, 위와 같은 판시내용에 비추어 볼 때, 법률전문가가 아닌 피고인이 고용관계와 도급관계를 쉽사리 구분할 수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

②

피고인이 운영하는 주식회사 E(이하 ‘E’라고만 한다)는 2019. 4. 22. F와 사이에, 2019. 7. 17. G과 사이에 근로계약서가 아닌 업무용역 계약서를 작성하였고, 이후 2022. 1. 1.에 이르러 정식 사무실 등이 마련된 뒤에야 위 사람들과 사이에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

③

E는 F와 G에게 보수를 지급하면서 근로소득세와 4대 보험료 등을 공제하지 않고 사업소득세 3.3%를 공제하였고, 2022. 1. 1. 정식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한 이후에도 위와 같은 공제 방식이 유지되었다. 또한 F와 G은 2021년경과 2022년경 코로나바이러스 19 관련 프리랜서들에게 지급되는 긴급 고용안정지원금을 신청하여 지급받았다.

④

F와 G은 E를 상대로 퇴직금 등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하면서 채권가압류결정을 받았는데, E는 청구금액 전액을 공탁함으로써 위 채권가압류의 집행이 취소되었다.

3.

결론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않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성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