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관계
원고는 'B'이라는 상호로 선박구난 및 해체, 선박수리, 해상장비 수출입, 해상운송,선박대여, 수중특수작업 등을 하는 사람이고, 피고는 수중공사, 무역, 해상운송, 선박구난, 장비임대 등을 영업목적으로 하는 법인이다.
원고와 피고 사이의 선박임대차계약 체결
2011. 12. 14. 06:20경 경남 남해 남방 7.8마일 해상에서 현대상선 주식회사 소속 '현대컨피던스'호와 장금상선 주식회사(이하 '장금상선'이라 한다) 소속 'C'호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피고는 2011. 12. 16. 장금상선과 사이에 'C'호에 관한 선박구난계약을 체결하였고, 위 구난작업을 보조하기 위하여 2011. 12. 19. 원고와 사이에 원고 소유의 부선인 해상기중기선 D(이하 '이 사건 선박'이라 한다)에 관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의 해상장비 임대차계약<1>(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사고의 발생과 이 사건 선박의 철수
이 사건 계약 체결 후 원고는 원고가 고용한 선원인 기관장 F, 갑판장 G, 기중기 기사 H을 이 사건 선박에 승선시켰고, 피고는 이 사건 선박에 공사에 필요한 산소, 용접기, 절단기, 잠수장비 등을 선적한 후, 2011. 12. 19. 20:00경 피고가 용선한 예인선 I로 이 사건 선박을 예인하여 정박지인 부산 영도구 봉래선착장을 출항시켰고, 같은 달 20. 05:30경 남해 미조면 미조항 주변 호도 동방 1.6마일 해상에 도착하여 이 사건 선박을 정박하였는데, F, G, H은 당시 그곳에서 구조현장에 투입되기를 기다렸다.
그런데 망 F, G은 2011. 12. 20. 12:30경 이 사건 선박이 우현으로 기울어져 있는 것을 발견하였고, 망 F는 혈중알콜농도 0.158%의 술이 취한 상태에서 문제를 확인하기 위하여 먼저 우현 맨홀 내부로 진입하였으나 맨홀 내부의 산소 부족으로 의식을 잃으면서 약 15cm 높이의 해수가 고여 있던 맨홀 바닥에 추락하였으며, 망 G 또한 망 F를 구하기 위하여 맨홀 내부에 진입하였으나 역시 산소 부족으로 의식을 잃으면서 맨홀 바닥에 추락한 결과 두 사람 모두 맨홀 바닥에 있던 해수로 인하여 익사하는 사고가 발생하였다(이하 위 사고를 '이 사건 사고'라 한다).
한편 이 사건 사고 이후 이 사건 선박에 선원의 충원은 이루어지지 아니하였고, 원고의 지시로 이 사건 선박은 위 현장에서 철수하여 피고와는 무관한 다른 현장에 투입되었다.
망인의 유족들에 대한 금원 지급
원고는 망 F의 상속인들인 J, K, L, M에게 2011. 12. 24. 장례비로 10,481,000원, 2012. 1. 5. 위로금으로 30,000,000원을 지급하였고, 2012. 5. 23. 위 상속인들과 사이에 나머지 합의금으로 135,858,233원을 지급하기로 약정한 다음 그 중 66,598,000원은 선원공제를 통하여 지급하고, 69,160,200원은 2012. 8. 21. J에게 송금하였다.
원고는 망 G의 상속인들인 N, O, P, Q에게 2011. 12. 24. 장례비로 8,125,000원, 2012. 3. 31. 위로금으로 30,000,000원을 지급하였고, 2012. 5. 23. 위 상속인들과 사이에 나머지 합의금으로 118,333,328원을 지급하기로 약정한 다음 2012. 8. 31. N에게 118,333,300원을 송금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23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음),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원고의 주장
피고가 이 사건 사고에 관한 책임을 부담하는 원인에 관한 주장
이 사건 계약의 법적 성질에 따른 책임
이 사건 계약은 그 법적 성질이 상법 제847조 제2항<2>이 정한 선원부 선체용선계약이라고 보아야 하므로, 피고는 이 사건 선박의 선체용선자로서 피고가 이 사건 선박을 지배, 관리하는 기간 동안에 발생한 이 사건 사고에 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
이 사건 계약에 기한 책임
피고는 이 사건 계약 제7조 제1항, 제3항에 따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로 이 사건 선박을 관리할 의무를 부담함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선박을 인도받은 후 어떠한 안전조치도 하지 아니하였고, 선원들에 대하여 안전교육도 실시하지 아니하였으며, 예인선도 이 사건 선박에 접안시키지 아니하고 자항능력이 없는 이 사건 선박만 묘박(錨泊)해두는 등으로 그 관리의무를 게을리하였기 때문에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게 되었다. 따라서 피고는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에 기하여 이 사건 사고에 관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
피고는 이 사건 계약 제7조 제5항에 따라 망인들에 대한 재해보상보험에 가입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여 망인들에 대하여 제대로 된 재해보상이 이루어지지 아니하였으므로, 그에 따른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
재해보상금 지급의무자로서의 책임
피고는 선체용선자로서 선박소유자와 같은 권리의무를 부담하고, 또한 이 사건 계약은 원고가 피고의 지시에 따라 구난작업의 완성을 위해서 노무를 제공해야 하는 일종의 도급계약으로서의 성질을 가지고도 있으므로, 피고는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 제9조 제1항 본문<3>, 건설산업기본법 제2조, 제8조, 같은 법 시행령 제7조, 별표1에 따른 수중공사업의 원수급자이지 사업주로서, 또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 적용되는 사업주로서 망인들의 이 사건 사고에 관한 재해보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의 구상금에 관한 주장
그런데 원고가 피고를 대신하여 망 F의 유족들에게 109,641,200원(= 장례비 10,481,000원 + 위로금 30,000,000원 + 나머지 합의금 중 J에게 송금한 69,160,200원)과 망 G의 유족들에게 156,458,300원(= 장례비 8,125,000원 + 위로금 30,000,000원 + 나머지 합의금 중 N에게 송금한 118,333,300원) 합계 266,099,500원(=109,641,200원+156,458,300원)을 지급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금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구상할 의무가 있다.
선체용선자로서의 책임에 관한 판단
선박의 이용계약이 선박임대차계약<4>인지, 항해용선계약인지 아니면 이와 유사한 성격을 가진 제3의 특수한 계약인지 여부 및 그 선박의 선장·선원에 대한 실질적인 지휘·감독권이 이용권자에게 부여되어 있는지 여부는 그 계약의 취지·내용, 특히 이용기간의 장단, 사용료의 고하, 점유관계의 유무 기타 임대차 조건 등을 구체적으로 검토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1999. 2. 5.선고 97다19090 판결 참조).
타인의 선박을 빌려쓰는 용선계약에는 기본적으로 선박임대차계약, 정기용선계약 및 항해용선계약이 있는데, 이 중 정기용선계약은 선박소유자 또는 임차인(이하 통칭하여 '선주'라고 한다)이 용선자에게 선원이 승무하고 항해장비를 갖춘 선박을 일정한 기간 동안 항해에 사용하게 할 것을 약정하고, 용선자가 이에 대하여 기간으로 정한 용선료를 지급할 것을 약정하는 계약으로서 용선자가 선주에 의해 선임된 선장 및 선원의 행위를 통하여 선주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받는 것을 요소로 하는 것이고, 선박 자체의 이용이 계약의 목적이 되어 선주로부터 인도받은 선박에 자기의 선장 및 선원을 탑승시켜 마치 그 선박을 자기 소유의 선박과 마찬가지로 이용할 수 있는 지배관리권을 가진 채 운항하는 선박임대차계약과는 본질적으로 차이가 있다.
현행 상법 제847조 제2항은 선박소유자가 선장과 그 밖의 해원을 공급할 의무를 지는 경우에도 용선자의 관리·지배하에서 해원이 선박을 운항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면 이를 선체용선계약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러한 선원부 선체용선계약이 정기용선계약과 구별되는 것은 결국 선박 및 선원에 대한 지배·관리권이 선박소유자에게 있는 것인지, 용선자에게 있는 것인지 여부로 구분할 수밖에 없다. 여기서 선체용선자에게 지배·관리권이 있는지 여부는 선박소유자의 선원에 대한 고용계약이 선체용선자에게 승계되거나 이와 동일한 효력을 갖는 교체요구권이 인정되는지 여부, 선체용선자가 선원 등에 대하여 선박소유자와 동일한 실질적 지휘·감독권이 있는지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되어야 한다.
돌이켜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위 기초사실과 앞서 본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계약에서 선원의 급료는 원고가 부담하고, 선원의 식대, 식수, 수당, 현장에서 장비 사용에 필요한 유대,잡유, 자재 등은 피고가 부담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원고의 선원에 대한 고용계약이 피고에게 승계된 것으로 보이지는 않고, 피고에게 선원에 대한 교체요구권은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② 피고가 장비사용기간 중 발생하는 일체의 사고에 관하여 민·형사상의 책임을 부담하고, 임대기간 중 사고로 원고의 장비가 파손되었을 경우수리비 전체를 피고가 부담하도록 규정되어 있기는 하나, 원고 선원의 귀책사유로 인한 사고(음주 등)에 관하여는 피고의 책임이 배제되어 있는 점, ③ 원고의 선원들은 피고의 정당하지 못한 지시, 해상장비에 손상 또는 사고를 유발하는 지시에 관해 거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 ④ 이 사건 사고 당시 이 사건 선박에는 원고가 고용한 망 F, 망 G, H만이 승선하였던 점, ⑤ 이 사건 계약은 장비사용기간 중에 발생한 일체의 사고, 임대기간 중 사고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고, 이 사건 선박의 사용장소를 '거문도해상 백도 인근해역'으로 정하고, 선박사용은 선박구난작업에 한정한 점 등에 비추어 원고와 피고가 임대기간과 장비사용기간을 구분하여 피고의 책임범위를 한정하려고 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⑥ 원고가 이 사건 사고 이후 선원을 충원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사고 현장에서 이 사건 선박을 철수시켜 다른 현장에 투입하였던 점 등의 사정을 보태어 보면 이 사건 계약상으로는 이 사건 선박 및 선원에 대한 지배·관리권이 선박 소유자인 원고를 벗어나 완전히 피고에게 이전되었다고 볼 수도 없고, 그렇다고 피고가 이 사건 선박 및 선원에 대한 지배·관리권이 전혀 없다고 보기도 어렵다. 오히려 임대기간과 장비사용기간을 구분하고 있고, 해상장비의 손상 또는 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 피고의 지시는 원고의 선원들이 거부할 수 있다는 이 사건 계약 내용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선박이 피고의 구난작업에 필요한 범위 내에서 사용되고 있는 경우에는 선체용선계약의 성질에 가깝고, 위 구난작업에 필요한 범위를 벗어난 이 사건 선박의 사용, 관리에 관한 사항과 관련된 부분은 일반적인 임대차계약의 법리에 따라 원고와 피고의 책임범위를 특정하려는 내용의 특수한 계약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그런데,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사건 사고는 피고의 구난작업에 필요한 범위 내에서 사용, 수익되고 있던 상황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어서, 피고가 2011. 12. 19. 20:00경 I를 이용하여 이 사건 선박을 예인한 시점에 이 사건 선박에 대한 지배·관리권이 완전히 피고에게 이전되었다고 볼 수는 없는 것이므로 이를 전제로 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이 사건 계약 제7조 제1항, 제3항에 기한 손해배상책임에 관한 판단
이 사건 계약은 이 사건 선박이 피고의 구난작업에 필요한 범위 내에서 사용, 수익되고 있는 경우에는 선체용선계약의 성질에 가깝고, 위 구난작업에 필요한 범위를 벗어난 이 사건 선박의 사용, 관리에 관한 사항과 관련된 부분은 일반적인 임대차계약의 법리에 따라 원고와 피고의 책임범위를 특정하려는 내용의 특수한 계약인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가 이 사건 계약계약 제7조 제3항, 제1항에 따라 이 사건 사고에 관한 책임을 부담하는지 여부는 이 사건 사고가 피고의 구난작업에 필요한 범위 내에서 사용, 수익되고 있었는지 여부에 따라 결정되어져야 한다.
이 사건 계약 제7조 제3항에서 피고는 계약기간 중 선량한 관리를 하여야 하고, 장비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하여 세심한 주의와 필요한 조치를 원고를 대신하여 취하여야 하고, 제7조 제1항에서 피고는 장비사용기간 중 발생하는 일체의 사고에 관하여 민·형사상의 책임을 지되, 원고 선원의 귀책사유로 인한 사고(음주 등)는 제외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은데, 위 계약 제7조 제3항의 계약기간 중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는 일반적인 임대차계약에서 임차인이 이 사건 임차목적물을 사용, 수익할 경우 임차목적물을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로서 사용, 수익한 후 임대차계약 당시의 상태로 임대인에게 반환하여야 할 의무를 규정한 것으로 보이고, 임차목적물을 계약목적에 맞게 사용, 수익할 수 있는 상태로 임차인에게 임대할 의무는 여전히 원고에게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계약과 같이 선원과 선박을 함께 임대한 경우에 원고는 이 사건 선박뿐만 아니라 이 사건 선박의 항해와 관리에 적합한 선원을 제공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 이 사건 사고는 피고가 이 사건 선박을 구난작업에 실질적으로 투입하기 전인 2011. 12. 20. 12:30경 망 F, G이 선박이 우현으로 기울어진 원인을 발견하기 위하여 이 사건 선박의 우현 맨홀 내부로 진입하였다가 맨홀 내부의 산소부족으로 쓰러져 해수로 인하여 익사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갑 제12호증, 을 제3, 8호증의 각 기재, 주식회사 살코, 창우해양 주식회사, 사단법인 예부선선주협회에 대한 2014. 6. 25.자 사실조회 결과에 따르면 맨홀 내부는 대체로 밀폐되어 있고 유해가스가 차 있으며 산소 농도가 낮기 때문에, 맨홀이 있는 부선을 소유하고 있는 회사의 경우 일반적으로 선박의 안전 점검을 위하여 맨홀 내부에 진입하더라도 반드시 환기를 한 이후에 진입하도록 하고 있는 사실, 이 사건 부선에 망인들과 함께 승선하였던 기중기 기사 H 역시 망인들이 맨홀 내부로 진입하는 것을 만류하였음에도 망인들이 맨홀 내부에 진입하였고, H은 망인들이 맨홀 내부에서 추락한 후에도 배풍기를 가져 와 환기를 거친 후에야 맨홀 내부에 진입하였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앞서 본 법리에 위 인정사실을 보태어 보면 망 F가 이 사건 선박이 우현으로 기울어진 원인을 발견하기 위하여 맨홀 내부에 진입한 것은 이 사건 선박을 이 사건 계약의 목적에 맞게 유지, 관리하기 위한 행위로 보이고, 임차목적물인 이 사건 선박을 사용, 수익에 적합한 상태로 유지할 의무는 임대인인 원고가 부담한다고 봄이 상당할뿐 아니라, 이 사건 선박의 항해와 관리에 적합한 선원을 제공하여야 할 의무 역시 원고에게 있는 것이므로 이 사건 선박에 대한 안전조치나 선원들에 대한 안전교육 역시 원고가 실시하여야 한다고 보일 뿐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있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받아들이기 어렵다. [원고는, 이 사건 사고는 망인들이 구난작업을 위한 준비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므로 피고의 지배, 관리하에서 발생한 사고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 사건 선박이 우현으로 기울어진 원인을 찾기 위하여 망 F가 이 사건 선박의 맨홀 내부로 들어간 행위는 임차목적물인 이 사건 선박 자체의 하자로 인한 것에 불과하여 망인들의 행위가 구난작업을 위한 준비과정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의 이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더구나, 이 사건 계약 제7조 제1항 단서는 원고 선원의 귀책사유로 인한 사고는 피고의 책임을 배제하고 있는데, 앞서 본 사실관계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사고는 통상적인 선원들이라면 맨홀 내부를 점검함에 있어 반드시 환기를 거치는 등의 안전조치를 하고 맨홀 내부로 진입한다고 봄이 상당한데도 망 F는 술이 취한 상태에서 아무런 안전조치도 취하지 않고 들어간 점, 망 G 역시 아무런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만연히 망 F를 구조하기 위하여 들어간 점, 당시 H이 위 망인들의 행위를 만류하였음에도 망인들이 H의 말을 따르지 않은 점 등의 사정을 보태어 보면 이 사건 사고는 망인들의 중과실에 의하여 발생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 사건 계약 제7조 제1항 단서에 의해서도 피고의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 [원고는 망 G의 맨홀 내부 진입행위는 긴급위난 상태에서 인명을 구조하기 위하여 이루어진 것이므로 망 G의 과실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긴급위난 상태라 하더라도 맨홀 내부 진입시 환기를 거쳐야 할 의무를 부정할 수는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이 사건 계약 제7조 제5항에 기한 손해배상책임에 관한 판단
이 사건 계약 제7조 제5항에서 '피고는 해상장비 계약기간 중 공사에 수반되는 보험 및 복리후생을 주관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위 인정사실만으로 피고가 망인들을 위하여 재해보상보험에 가입하여야 한다는 원고의 주장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충분한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앞서 본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이 사건 계약상 선원들에 대한 임면권 및 보수지급의무 등은 모두 원고가 가지고 있었고 망인들은 모두 원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있었던 점,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망인들은 모두 선원들로 선원법의 적용을 받는 사람들로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 적용되지 않고, 근로기준법상 사용자의 재해보상에 관련된 규정도 적용되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위 제7조 제5항에서 말하는 보험이란 피고의 구난작업과 관련하여 발생할 수 있는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보험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일 뿐, 이 사건과 같이 원고의 지배·관리 하에 있는 영역에서 발생한 위험을 대비하기 위한 보험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볼 수는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받아들이기 어렵다.
재해보상금 구상청구에 관한 판단
선체용선자로서의 또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의 사업주로서의 재해보상금 지급의무에 관한 판단
갑 제8호증의 3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망인들은 선원법 제2조 제1호<5>가 정한 '선원'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6조<6>, 같은 법 시행령 제2조 제1항 제2호<7>에 따라 선원법상의 선원에게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 적용되지 않고, 선원법 제5조<8>에 따라 근로기준법상 사용자의 재해보상에 관련된 규정도 적용되지 않으므로 망인들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나 근로기준법상의 사용자재해보상의 대상이 됨을 전제로 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다만 망인들이 선원법상의 선원에 해당하는 이상, 선박소유자는 선원법 제94조 내지 제106조에 따라 재해보상금의 지급과 재해보상보험의 가입의무를 부담하고, 한편 선원법 제2조 제2호는 '선박소유자'란 선주로부터 선박의 운항에 대한 책임을 위탁받고 이 법에 따른 선박소유자의 권리 및 책임과 의무를 인수하기로 동의한 선박관리업자, 대리인, 선체용선자 등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 사건 계약은 피고가 원고로부터 선박소유자의 권리 및 책임과 의무를 완전히 인수하기로 하는 내용의 선체용선계약이 아님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를 선원법상의 선박소유자로 볼 수는 없다. 따라서 피고가 위 선원법상의 선박소유자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도급계약에 따른 사업주로서의 재해보상금 지급의무에 관한 판단
원고와 피고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계약을 도급계약이라고 볼 수는 없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받아들이기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철민(재판장) 안현진 권주연
각주1) 갑 제5호증(해상장비임대차계약서)에 따른 것으로, 그 법적 성질이 선원부 선체용선계약인지, 선박임대차계약인지, 특수계약인지와는 관계가 없다.
각주2) 제847조 (선체용선계약의 의의)
선체용선계약은 용선자의 관리·지배 하에 선박을 운항할 목적으로 선박소유자가 용선자에게 선박을 제공할 것을 약정하고 용선자가 이에 따른 용선료를 지급하기로 약정함으로써 그 효력이 생긴다.
선박소유자가 선장과 그 밖의 해원을 공급할 의무를 지는 경우에도 용선자의 관리·지배하에서 해원이 선박을 운항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면 이를 선체용선계약으로 본다.
각주3) 제9조 (도급사업의 일괄적용)
건설업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이 여러 차례의 도급에 의하여 시행되는 경우에는 그 원수급인을 이 법을 적용받는 사업주로 본다. 다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공단의 승인을 받은 경우에는 하수급인을 이 법을 적용받는 사업주로 본다.
각주4) 현행법상으로는 선체용선계약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각주5) 제2조(정의)
각주6)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각주7) 1. "선원"이란 이 법이 적용되는 선박에서 근로를 제공하기 위하여 고용된 사람을 말한다. 다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람은 제외한다.
각주8) 제6조 (적용범위)
각주9) 이 법은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이하 "사업"이라 한다)에 적용한다. 다만, 위험률·규모 및 장소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에 대하여는 이 법을 적용하지 아니한다.
각주10) 제2조 (법의 적용제외 사업)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법"이라 한다) 제6조 단서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업"이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이하 "사업"이라 한다)을 말한다.
각주11) 1. 「공무원연금법」 또는 「군인연금법」에 따라 재해보상이 되는 사업
각주12) 2. 「선원법」, 「어선원 및 어선 재해보상보험법」 또는 「사립학교교직원 연금법」에 따라 재해보상이 되는 사업 (후략)
각주13) 제5조 (다른 법률과의 관계)
선원의 근로관계에 관하여는 「근로기준법」 제2조제1항제1호부터 제3호까지, 제3조부터 제10조까지, 제36조, 제38조, 제40조, 제68조, 제74조, 제107조(제7조부터 제9조까지 또는 제40조를 위반한 경우로 한정한다), 제109조(제36조를 위반한 경우로 한정한다), 제110조(제10조와 제74조를 위반한 경우로 한정한다) 및 제114조(제6조를 위반한 경우로 한정한다)를 적용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