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방법원판결

부산지방법원 2020. 4. 9. 선고 2019재노7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1년 6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3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유

1.

재판의 경과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가.

재심대상판결의 확정

1)

원심[부산지방법원 2014고단6228, 6986(병합), 9995(병합), 2015고단5508(병합)]은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근로기준법위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사기의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피고인에게 징역 1년 6월을 선고하였다.

2)

이에 피고인은 사실오인,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하였고, 재심 전 당심(부산지방법원 2015노4431)은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을 모두 배척하되 양형부당 주장을 받아들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의 판결(이하 '재심대상판결'이라 한다)을 선고하였다.

3)

피고인은 이에 불복하여 대법원 2016도21011호로 상고하였으나, 대법원은 2017. 1. 25. 상고를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고, 재심대상판결은 같은 날 확정되었다.

나.

원심 증인 Q에 대한 위증죄 약식명령의 확정

재심대상판결은 피고인의 '사기' 부분에 관한 유죄의 증거로 '증인 Q의 법정진술'을 거시한 원심판결을 인용하였다. 그런데 Q의 위 원심판결에서의 증언이 위증이라는 범죄사실에 관하여 2017. 9. 5. 벌금 500만 원의 약식명령이 발령되었고(부산지방법원 2017고약6849), 위 약식명령은 2017. 10. 11. 그대로 확정되었다.

다.

재심개시결정의 확정

피고인은 Q의 위증죄 판결 확정을 사유로 이 법원에 재심청구를 하였고, 이 법원은 재심대상판결의 증거된 증언에 대하여 확정판결에 의하여 허위인 것이 증명되어 재심대상판결에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2호의 재심사유가 있다는 이유로 재심개시결정을 하였다.

2.

이 법원의 심판 범위

수개의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여 1개의 형을 선고한 불가분의 확정판결에서 그 중 일부의 범죄사실에 대하여만 재심청구의 이유가 있는 것으로 인정된 경우에는 형식적으로는 1개의 형이 선고된 판결에 대한 것이어서 그 판결 전부에 대하여 재심개시의 결정을 할 수밖에 없지만, 비상구제수단인 재심제도의 본질상 재심사유가 없는 범죄사실에 대하여는 재심개시결정의 효력이 그 부분을 형식적으로 심판의 대상에 포함시키는 데 그치므로 재심법원은 그 부분에 대하여는 이를 다시 심리하여 유죄인정을 파기할 수 없고, 다만 그 부분에 관하여 양형을 위하여 필요한 범위에 한하여만 심리를 할 수 있을 뿐이다(대법원 1996. 6. 14. 선고 96도477 판결, 대법원 2001. 7. 13. 선고 2001도1239 판결 참조).

이 사건의 경우, 위증죄로 유죄판결이 확정된 Q의 원심법정 증언 내용은 2014고단9995 사기 부분에 대한 증거로 사용되었다. 따라서 재심대상판결 중 위 사기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재심사유가 없으므로, 위 나머지 부분에 관하여는 재심대상판결의 유죄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되 단지 양형을 위하여 필요한 범위에 한하여만 심리·판단하기로 한다.

3.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은 사기 범행 피해자의 부(父)인 Q로부터 잔여 유류에 대한 선급금으로 2억 원을 지급받았을 뿐 피해자로부터 2억 원을 차용하지 않았고, 당시 피고인에게 변제자력도 충분하였다. 다만, 이후 피고인의 자금운영에 어려움이 발생하여 위 유류를 운반할 선박이 새로운 인수자에게 넘어가게 되었는데, 피고인이 위 인수자로부터 선박 인수자금을 지급받지 못하여 피해자에게 2억 원을 돌려주지 못한 것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원심은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는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징역 1년 6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4.

직권판단

피고인의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펴본다. 검사는 당심에서 별지 기재와 같이 이 부분 공소사실을 택일적으로 추가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함으로써 심판대상이 변경되었으므로,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위에서 본 직권파기사유가 있음에도, 피고인의 위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판단대상이 되므로, 이에 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5.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1)

원심 및 당심이 채택하여 조사한 각 증거에 의하면, ① 피해자는 피고인에게 2013. 10. 17. 1억 원, 이후 아버지인 Q를 통하여 6,000만 원, 그 다음날 4,000만 원을 지급하여 합계 2억 원을 지급한 사실, ② 피고인은 1억 원을 지급받던 2013. 10. 17. 피해자에게 J 주식회사 명의로 작성된 차용증을 제시하였는데, 피해자는 피고인 명의의 차용증 작성 및 담보를 요구한 사실, ③ 이에 피고인은 변제일을 2013. 10. 30.으로 기재하고, '변제일에 법인 소유 선박 H에 대하여 선박 근저당권을 설정해준다'는 내용 및 자신이 위 채무를 연대보증한다는 내용을 차용증에 수기로 추가한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인과 피해자와 사이에는 피고인이 2013. 10. 30.에 돈을 반환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H에 대한 근저당권을 담보로 제공할 것을 약속한다는 합의가 있었고, 나아가 피해자는 차용금에 상응하는 담보가 제공되지 않는다면 돈을 지급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현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2)

그러나 앞서 든 각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각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담보물권 등에 대하여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을 뿐 아니라,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자신이 경영하던 C 주식회사 및 J 주식회사의 사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피해자에게 위 2억 원을 제때 변제하기 어렵다는 사정을 인식하고도 2억 원을 편취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①

피고인은 타인 소유의 리스 선박으로 소유자의 동의 없이 근저당권을 설정해 줄 수 없었던 H에 대하여 근저당권 설정을 약속하였을 뿐 아니라, 마치 위 선박이 J 주식 회사의 소유인 것처럼 피해자를 기망하였다(피고인은 리스한 타인 소유의 선박에 자신이 직접 피해자 명의의 근저당권설정등기를 설정해 줄 수 없는지는 알지 못하였다고 주장하나, 검찰 수사과정에서는 자신이 해양경찰청에 근무할 당시 '선박에 대한 선수금사기'를 주로 수사하였다고 진술한 적이 있을 뿐만 아니라, H에 관한 '선박 리스 계약서' 제1조 제2항, 제27조의 규정에 의하면 피고인은 선박에 대해 어떠한 재산상의 권리도 갖지 못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또한 피고인이 직접 위 리스계약을 체결한 이상 위 선박의 소유관계에 대하여 몰랐다고 볼 수 없다).

②

J 주식회사는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2억 원을 지급받은 직후인 2013. 12.경부터 H에 대한 리스료를 연체하여 리스계약이 해지되었고, 피고인이 운영하던 C 주식회사는 2013. 4.경 피고인이 이를 인수할 때부터 약 12억 4,000만 원의 적자가 있었다가 2013. 10.경에는 임금 체불이 시작되었고, 2014. 1. 초순경 부도가 났으며, 이로 인하여 2014. 1.경 H에 대한 선박검사도 중단되었다.

③

2013. 10. 17. 당시 피고인이 운영하던 위 두 회사의 소극재산 합계액은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90억 원 상당인 반면, 적극재산은 실제 매도하여 환가하기 전까지는 그 시가를 산정하기 어려운 선박이나 철근 및 8억 원 상당의 예금에 불과하였다.

3)

결국, Q의 법정진술을 제외하더라도, 나머지 증거를 종합하면 이 사건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6.

결론

원심판결에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하고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