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원고가 2011. 4. 20.부터 2018. 8. 13.까지 피고 회사에서 연봉계약직 직원으로 근무한 사실, 원고가 피고로부터 지급받아야 하는 퇴직금이 20,059,438원인 사실은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20,059,438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 날인 2018. 8. 28.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연 20%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 주장의 요지
피고는 원고와 사이에 월급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유효하게 약정하고, 이에 따라 퇴직금으로 합계 15,857,385원을 지급하였다. 또한, 원고는 피고에게 '퇴직금을 매월 분할 영수하였고 차후 퇴직금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각서(을 제1호증, 이하 '이 사건 각서'라 한다)를 작성해 주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제1 주장).
원고의 청구원인 채권이 인정되더라도, 원고가 피고로부터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받은 15,857,385원 상당은 부당이득으로서 피고에게 반환되어야 하므로, 피고는 그 부당이득반환채권으로 청구원인 채권과 상계한다(제2 주장).
관련 법리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면, 그 약정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전문에서 정한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같은 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다. 한편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퇴직금 지급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임금 지급의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수 있다. 따라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해당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사용자가 퇴직금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하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 내용이 종전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2. 12. 13. 선고 2012다77006 판결 등 참조).
판단
제1 주장에 관하여
을 제3호증의 1, 2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였다거나 피고에게 퇴직금 지급의무가 없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가 2011. 4. 20. 피고 회사에 입사하면서 피고와 작성한 연봉직 근로계약서(을 제3호증의 2, 계약기간: 2011. 4. 20.부터 무기한)와 개인별연봉내역서(을 제3호증의 1)에는 원고의 연봉이 3,000만 원(월 250만 원)이고 여기에 퇴직금 2,307,000원이 포함되어 있다고 기재되어 있다.
그런데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조 제1항은 "사용자는 퇴직하는 근로자에게 급여를 지급하기 위하여 퇴직급여제도 중 하나 이상의 제도를 설정하여야 한다. 다만 계속근로기간이 1년 미만인 근로자, 4주간을 평균하여 1주간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근로자에 대하여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제8조 제1항은 "퇴직금제도를 설정하려는 사용자는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퇴직금으로 퇴직 근로자에게 지급할 수 있는 제도를 설정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계속근로기간이 1년에 미달하는 경우에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의한 퇴직금청구권이 발생하지 아니한다(대법원 2020. 2. 27. 선고 2015다20773 판결 등 참조). 원고가 입사한 후 1년간은 퇴직금청구권이 발생하지 않으므로, 그 기간에 위 퇴직금 2,307,000원의 실질은 임금으로 보아야 한다. 그 기간 이후에 위 퇴직금 2,307,000원의 실질이 퇴직금으로 변경되었다고 볼 자료나 정황이 없다.
또한, 위 퇴직금 2,307,000원은 위 연봉 3,000만 원을 13개월로 나누어 산출한 계산상 금액에 불과하므로, 원고와 피고가 월급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지급할 것을 약정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위 연봉직 근로계약서에는 '1년 이상 근무한 자의 퇴직금은 매년 중간정산하여 연봉에 포함해서 지급함을 원칙으로 한다'고 기재되어 있으나, 원고와 피고가 매년 실제로 퇴직금을 중간정산한 바는 없다.
원고는 피고 회사에서 근무한지 약 3년 후부터 월 280만 원씩 받았다. 그 인상 후에는 위 연봉직 근로계약서 등이 계속 적용된다고 볼 수 없고, 원고와 피고 사이에 퇴직금 분할 약정이 포함된 근로계약이 체결되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설령 원고와 피고가 월급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전문에서 정한 퇴직금 중간정산 사유가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는 이상, 위 약정은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같은 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다. 이는 이 사건 각서상의 약정도 마찬가지이다.
제2 주장에 관하여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와 피고가 월급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하였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할 것이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민수(재판장) 신민석 양우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