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18. 4. 18. 선고 2017노3306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들에 대한 유죄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 A를 판시 제2 죄 중 별지 범죄일람표 I (1)-1 순번 44 내지 72 부분, (1)-2 순번 117 내지 140 부분, 판시 제3의 가 죄 중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211 내지 221부분, 판시 제3의 나 죄 중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10, 44 내지 47, 55, 60 내지 62부분, 판시 제4 죄 중 별지 범죄일람표V 순번 1 내지 3 부분에 대하여 징역 1년 6월에, 나머지 죄에 대하여 징역 2년 6월 및 벌금 72억 원에, 피고인 B를 징역 2년 6월 및 벌금 72억 원에 각 처한다.

피고인들이 위 각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각 72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들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들에 대하여 위 각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 A에 대한 별지 범죄일람표 I (1)-3의 순번 1 내지 7, 9내지 13 부분, (1)-4 부분 기재 각 조세범처벌법위반의 점, 피고인 B에 대한 별지 범죄일람표 I (2)-4 순번 1 내지 7, 9 내지 13 부분, (3)-3 부분 기재 각 조세범처벌법위반의 점은 각 무죄.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 A에 대한 별지 범죄일람표 I (2)-2 순번 44 내지 82 부분, (2)-4 순번 1 내지 7, 9 내지 13 부분, (3)-1 순번 80 내지 110 부분, (3)-3 기재 각 조세범처벌법위반의 점, 피고인 B에 대한 별지 범죄일람표 I (1)-1 순번 44 내지 81 부분, (1)-2 순번 117 내지 147 부분, (1)-3 순번 1 내지 7, 9 내지 13 부분, (1)-4부분 기재 각 조세범처벌법위반의 점에 대한 공소를 각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심의 심판범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기술보증기금, 기업은행, 무역보험공사, 신용보증기금,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에 대한 각 대출사기로 인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의 점 및 외환은행에 대한 사기의 점 중 일부는 유죄로, 이와 포괄일죄 관계에 있는 나머지 부분은 판결이유에서 무죄로 판단하였고, 나머지 공소사실은 모두 유죄로 판단하였다. 이에 검사가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에 대하여만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하고 무죄 부분은 항소하지 않았고, 피고인은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에 대하여 사실오인, 법리오해 및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하였다. 따라서 검사가 항소하지 아니한 각 이유무죄 부분은 항소심에 이심되기는 하였으나 당사자 사이의 공격·방어의 대상에서 벗어나 사실상 심판대상에서 이탈하게 되었으므로, 이 부분에 대하여는 원심 판결의 무죄 결론에 따르고 항소심에서 다시 판단하지 아니한다. 따라서 항소심의 심판 범위는 원심이 유죄로 판단한 부분에 한정된다.

2.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들(사실오인, 법리오해 및 양형부당)

1)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허위세금계산서교부등) 및 조세범처벌법위반의 점에 대하여

가)

이 부분 공소사실은 국세청장·지방국세청장·세무서장 또는 세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이하 '세무공무원 등'이라 한다)의 고발이 있어야 죄를 논할 수 있다. 그럼에도 피고인 A의 경우에는 이 부분 공소사실 중 주식회사 M, 주식회사 P, 주식회사 R(이하 주식회사를 생략하고 'M', 'P', 'R'이라 한다)과 관련하여, 피고인 B의 경우에는 이 부분 공소사실 중 주식회사 G, 주식회사 I, 주식회사 K(이하 주식회사를 생략하고 'G', 'I', 'K'이라 한다)과 관련하여 각 세무공무원 등의 적법한 고발이 없었다. 또한 피고인들에 대하여 S와 관련된 공소사실의 경우 이 사건 공소제기 이후 고발이 이루어졌다.

나)

피고인들은 이 사건에서 문제된 매출·매입처별 세금계산서합계표와 관련한 거래에 대하여 모두 전자세금계산서를 발급·수취하였으므로,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허위세금계산서교부등)과 관련된 공소사실 중 매출·매입처별 세금계산서합계표에 기재된 공급가액은 공급가액 등 합계액에서 제외되어야 하고, 조세범처벌법 위반과 관련된 공소사실 중 세금계산서합계표 제출과 관련된 부분은 범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

다)

피고인들은 자금 사정이 어려운 특수관계회사를 지원하여 부도를 막으려는 소극적 목적만 가지고 있었을 뿐이고, 그밖에 피고인들이 조세를 포탈하거나 개인적으로 경제적 이득을 취한 사실은 없었는바, 피고인들에게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정범죄가중법'이라 한다) 제8조의2 제1항 소정의 '영리의 목적'이 없었다.

2)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및 사기의 점에 대하여

가)

어음 사기의 점

피고인들은 자금 조달을 위하여 어음을 발행한 것으로, 부도 이전까지 모든 어음을 정상적으로 결제하였으며 실제로 부도금액이 발행금액에 비추어 매우 적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에게는 편취의 범의가 없었음을 알 수 있다.

나)

대출 사기의 점

(1)

피고인들은 매출을 부풀리기 위한 목적으로 허위 세금계산서 발행을 지시한 바 없고, 허위 세금계산서 발행금액 전액이 재무제표에 반영되지도 아니하였으므로 피고인들에게 편취의 범의를 인정할 수 없다.

(2)

피고인들의 허위 재무제표 제출행위와 각 금융기관의 대출 사이에 명백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특히 허위 세금계산서 수수가 이루어지기 이 전인 2012년도 재무제표까지만 제출된 2014. 3.경 이전의 공소사실은 기망행위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3)

G, K의 대출은 피고인 A가, M, P의 대출은 피고인 B가 독자적으로 결정하여 진행한 것이다. 피고인들이 공모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 각 대출을 받은 것이라는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잘못이 있다.

3)

피고인 A의 권리행사방해의 점에 대하여

피고인은 직원 Z가 근저당권자인 중소기업은행의 승낙을 받지 않았음을 알지 못하였으므로, 피고인에게 권리행사방해의 고의가 없었다.

4)

양형부당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의 형(피고인 A: 징역 2년과 징역 3년 및 벌금 160억 원, 피고인 B: 징역 3년 및 벌금 160억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양형부당)

피고인들에 대한 원심의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3.

직권 판단

피고인 A의 변호인은 항소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인 2018. 3. 28. 제출한 변호인 의견서에서, 검사가 어음 사기의 점에 관하여 '어음할인금액 전액'이 아닌 '부도난 어음금액'만을 피해액으로 하여 기소하였고, 대출 사기의 점에 관하여도 '대출금 전액'이 아닌 '미변제금액'만을 피해액으로 하여 기소하였음에도, 원심은 위 피고인에 대하여 공소장 변경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어음 사기 및 대출 사기의 점 모두에 관하여 기소한 금액을 초과하여 피해액으로 인정하였는바, 이는 불고불리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주장하였다. 위 주장은 피고인 B에게도 공통되는 사항이므로, 피고인들 모두에 대하여 직권으로 살펴본다.

가.

관련 유죄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와 원심의 판단

1)

어음 사기 부분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2013. 1. 21.부터 2016. 1.16.까지 총 291장 합계 24,214,413,613원 상당의 어음을 발행하여 피해자 은행들로부터 피해액 합계 22,252,279,442원을 할인받은 후, 돌려막기 방식으로 결제를 하다가 1,771,426,741원을 부도내 동액 상당을 편취하였다[6개 특수관계회사들 상호 간에 허위 또는 과다 계상 세금계산서를 발급하고 그에 대한 대금지급 명목으로 발행한 총 어음금액은 35,174,700,632원, 총 부도금액은 4,703,961,205원(이 중 거래처에 결제대금으로 지급하고 부도난 어음금액은 2,932,534,464원, 본건 어음 사기 부분에 포함시키지 않음)]."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공소장변경절차를 거치지 않고 "피고인들이 2013. 1. 21.부터 2016. 3. 16.까지 총 219장 합계 24,214,413,613원 상당의 어음을 발행하여 피해자 은행들로부터 피해액 합계 22,252,279,442원을 할인받아 동액 상당을 편취하였다."고 인정하였다(원심판결문 9 내지 10쪽).

2)

대출 사기 부분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2012. 6.경부터 2016. 4.경까지 피해자들의 담당 직원을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들로부터 총 62회에 걸쳐 피해액 합계 26,861,854,082원을 신규대출 받거나 기존 대출을 연장 받고 그 중 19,649,751,880원을 변제하지 않아 동액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2013. 1. 이후 신규대출금액 총 21,557,435,135원 중 미변제금액은 16,637,044,383원이고, 대출 연장 받은 금액 총 5,484,418,947원 중 미변제금액은 3,084,707,497원임]."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공소장변경절차를 거치지 않고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2013. 4.경부터 2016. 4.경까지 합계 16,412,492,161원을 대출받거나 기존 대출 기간 또는 대출 보증기간을 연장 받아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고 인정하였다(원심판결문 11 내지 12쪽).

나.

항소심의 판단

검사는 공소장 본문에 어음 사기의 피해액을 어음 할인액 전액, 대출사기의 피해액을 신규대출 및 기존 대출 연장금액 합산액이라고 명시하여 기소하였고, 공소장 첨부 범죄일람표에도 위 할인액 및 위 대출액을 피해액이라고 기재하였는바, 공소장 본문과 별지 기재 내용이 불일치하거나 불분명하다고 볼 수 없다. 원심이 인정한 범죄 사실은 위 공소사실을 토대로 일부 오기 및 범죄일람표 중 중복 설시된 부분을 수정하거나 공소사실과 직접 관련 없는 부도 어음금액 및 미변제 대출금액을 삭제한 것에 지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피고인들은 원심에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다투었고 그에 관하여 충분한 심리가 되었다고 보이므로 피고인들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이 초래되었다고 할 수도 없다. 결국 직권으로 살펴보더라도 원심판결에는 불고불리의 원칙을 위배한 잘못이 없다.

4.

피고인들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가.

피고인들의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허위세금계산서교부등)죄 및 조세범처벌법위반죄에 관한 판단

1)

공소제기가 부적법하다는 주장에 관하여

가)

관련 법리

조세범 처벌법에 정한 범칙행위에 대해서는 세무공무원 등의 고발이 없으면 검사가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데(조세범 처벌법 제21조), 특정범죄가중법 제16조는 예외적으로 고소 또는 고발이 없는 경우에도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범죄로 같은 법률 제6조와 제8조의 죄만 들고 있을 뿐 제8조의2의 죄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특정범죄가 중법 제8조의2를 위반한 사람에 대하여 공소를 제기하기 위해서는 세무공무원 등의 고발이 필요하다.

고발은 범죄사실에 대한 소추를 요구하는 의사표시로서 그 효력은 고발장에 기재된 범죄사실과 동일성이 인정되는 사실 모두에 미치므로, 범칙사건에 대한 고발이 있는 경우 그 고발의 효과는 범칙사건에 관련된 범칙사실의 전부에 미치고 한 개의 범칙 사실의 일부에 대한 고발은 그 전부에 대하여 효력이 생긴다(대법원 2009. 7. 23. 선고 2009도3282 판결, 대법원 2014. 10. 15. 선고 2013도5650 판결 등 참조), 한편 조세범에 있어서 고발요건의 구비 여부는 범인 개개인에 대하여 개별적으로 논하여야 할 것이므로, 고소의 불가분에 관한 형사소송법 제233조의 규정이 적용될 여지가 없다(대법원 1971. 11. 23. 선고 71도1106 판결, 2004. 9. 24. 선고 2004도4066 판결 등 참조), 나아가 고발 없이 공소제기가 된 후에는 고발이 보완되어도 그 공소절차의 무효가치유되지 않는다(대법원 1970. 7. 28. 선고 70도942 판결 참조).

나)

피고인들에 대한 고발

원심 및 항소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세무공무원 등이 이 사건 공소제기일인 2016. 11. 3. 이전까지 피고인 A에 대하여는 G, I, K에 관한 범칙행위를, 피고인 B에 대하여는 M, P, R에 관한 범칙행위를 아래와 같이 각 고발한 사실, 이 사건 공소제기 이후 인천지방검찰청장에게, 중부지방국세청장은 2016. 11.경범칙자를 'A, B, G'로 기재한 고발서(수사기록 5791쪽)를, 김해세무서장은 2016. 12.경범칙자를 'A, B, K'로 기재한 고발서(수사기록 5798쪽)를 각 제출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다)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허위세금계산서교부등) 죄의 경우

피고인이 여러 사업자명의를 범행에 이용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사업자명의별로 실체적 경합관계에 있는 수개의 죄가 성립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고, 조세범 처벌법 제10조 제3항 각 위반행위가 영리를 목적으로 단일하고 계속된 범의 아래 일정 기간 계속 하여 행하고 행위들 사이에 시간상·장소상 연관성이 있으며 범행방법 간에도 동일성이 인정되는 등 하나의 특정범죄가중법 제8조의2 제1항 위반행위로 평가될 수 있고, 행위들에 해당하는 문서에 기재된 공급가액을 모두 합산한 금액이 특정범죄가중법 제8조의 2 제1항에서 정한 금액에 해당하면, 그 행위들에 대하여 포괄하여 특정범죄가 중법 위반 죄만 성립한다(대법원 2015. 6. 23. 선고 2015도2207 판결 등 참조).

원심 및 항소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형식적으로 피고인 A는 G, I, K을, 피고인 B는 M, P, R을 각자 운영하는 외관을 취하였으나, 사실상 피고인들은 위 6개 회사를 공동으로 운영한 점, ② 피고인들은 2012. 12.경 당시 운영하던 G, M, P의 재무상태가 열악하여 운영에 어려움이 있었음에도 2013. 12.경 I을, 2013. 4.경 K을 각각 인수하고, 위 6개 회사들의 운영자금을 마련하려는 목적 아래 2013. 1.경부터 G 등 위 6개의 특수관계회사 상호간 및 위 6개 회사와 S 사이에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 및 수취하는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점, ③ 피고인들은 G 회계담당자 W에게 허위 세금계산서의 발행을 지시하고, W은 다시 특수관계회사의 각 담당자에게 이를 지시하는 방식으로 이 사건 각 허위 세금계산서의 발행이 이루어진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들이 G, I, K, M, P, R 명의로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수취한 행위들은 영리를 목적으로 단일하고 계속된 범의 아래 일정 기간 계속하여 이루어진 것으로서 위 행위들 사이에 시간상·장소상 연관성이 있으며 범행방법 간에도 동일성이 인정되는 등 하나의 특정범죄가중법 제8조의2 제1항 위반행위로 평가되므로, 이 부분 범행에 대하여 피고인 별로 포괄하여 각 하나의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허위세금계산서교부등)죄가 성립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렇다면, 피고인 A에 대하여, 세무공무원 등이 이 사건 공소제기 이전까지 M, P, R 관련 범칙행위에 대해서는 고발하지 않았고, G, I, K 관련 범칙행위에 대해서만 고발하였더라도, 위 고발은 피고인 A에 대한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허위세금계산서교부등)죄 전부에 효력이 미친다고 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피고인 B에 대하여도, 이 사건 공소제기 이전에 이루어진 M, P, R 관련 범칙행위에 대한 고발의 효력이 피고인 B에 대한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허위세금계산서교부등)죄 전부에 미치게 된다.

따라서 피고인들에 대한 이 부분 범죄사실에 대한 공소제기는 유효하므로 피고인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라)

조세범처벌법위반죄의 경우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지 아니하고 조세범 처벌법 제10조 제3항 각 호의 행위를 한 경우 세금계산서나 계산서를 수수한 때 또는 매출·매입처별 세금계산서합계표나 매출·매입처별 계산서합계표를 제출한 때에 각 문서마다 1개의 죄가 성립하므로 (대법원 2011. 9. 29. 선고 2009도3355 판결 등 참조), 조세범 처벌법 제10조 제1항 및 제2항 각 호의 행위를 한 경우에도 각 문서마다 1개의 죄가 성립한다고 할 것이고, 위 각 죄 상호간은 실체적 경합범 관계에 있다.

이 부분 조세범처벌법위반죄의 경우 세무공무원 등의 고발이 없으면 공소제기를 할 수 없다. 피고인 A에 대하여는 M, P 관련 범칙행위에 대하여, 피고인 B에 대하여는 G 관련 범칙행위에 대하여 각각 이 사건 공소제기 이전 적법한 고발이 있었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또한 앞서 본 법리에 따르면, 피고인 B에 대한 고발의 효력이 피고인 A에게 미친다거나 피고인 A에 대한 고발의 효력이 피고인 B에게 미친다고 볼 수도 없고, 이 사건 공소제기 이후 있었던 위 각 고발로써 이 부분 공소제기의 하자가 치유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그렇다면 피고인 A에 대한 M, P 관련 각 조세범처벌법위반의 공소 및 피고인 B에 대한 G 관련 각 조세범처벌법위반의 공소는 모두 세무공무원 등의 고발 없이 제기된 것으로서 그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배되어 무효인 때에 해당 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2호에 따라 공소를 기각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이를 간과한 채 위 각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소추 조건에 관한 사실을 오인하게 나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들의 주장은 이유 있다.

2)

전자세금계산서 관련 주장에 관하여

가)

관련 법리

2008. 12. 26. 법률 제9268호로 개정되어 2010. 1. 1. 시행된 구 부가가치세법은 거래징수 방식인 부가가치세와 관련한 과다한 납세협력비용 및 조세행정비용을 절감하고 거래의 투명성을 제고할 목적으로 전자세금계산서 제도를 도입하였고, 이에 따라 현행 부가가치세법은 법인사업자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개인사업자로 하여금 전자세금계산서를 발급하도록 하고 전자세금계산서를 발급한 때에는 그 발급명세를 국세청장에게 전송하도록 하되(제32조 제2항, 제3항), 전자세금계산서를 발급하거나 발급받고 그 발급명세를 해당 재화 또는 용역의 공급시기가 속하는 과세기간 또는 예정신고 기간 마지막 날의 다음 달 11일까지 국세청장에게 전송한 경우에는 해당 예정신고 또는 확정신고 시 매출 매입처별 세금계산서합계표를 제출하지 않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제54조 제2항). 또한 전자세금계산서 제도의 도입으로 2009. 3. 26. 개정되어 2010. 1. 1. 시행된 구 부가가치세법 시행규칙은 종래의 매출·매입처별 세금계산서합계표 서식을 변경하여 매출·매입세금계산서 총합계란을 '전자세금계산서 발행(수취)분'과 '전자세금계산서 외의 발행(수취)분'으로 구분한 다음, '전자세금계산서 발행(수취)분'에는 '전자세금계산서 외의 발행(수취)분'과 달리 전체 매출 매입처수, 매수, 공급가액, 세액만이 기재될 뿐 그 밖에 부가가치세법에서 정한 세금계산서합계표의 필수적 기재사항(제54조 제1항 각호)인 매출·매입처별 명세는 기재되지 않도록 하였으며[별지 제20호의2 서식(1), 별지 제20호의3 서식(1)], 현행 부가가치세법 시행규칙도 마찬가지로 과세기간 종료일 다음 달 11일까지 국세청장에게 전송된 전자세금계산서 발급분에 대하여는 세금계산서 합계표에 필수적 기재사항인 매출·매입처별 명세가 기재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별지 제38호 서식(1), 별지 제39호 서식(1)].

위와 같은 전자세금계산서 제도의 도입 취지와 아울러 국세청장에게 발급 명세가 전송된 전자세금계산서 발급분에 대하여는 매출·매입처별 세금계산서합계표를 제출할 의무가 없을 뿐만 아니라 이를 제출하더라도 부가가치세법에서 정한 세금계산서 합계표의 필수적 기재사항이 기재되지 않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세금계산서합계표를 제출할 필요가 없는 전자세금계산서 발급분에 관하여 세금계산서합계표를 제출하였다고 하더라도 부가가치세법에 따른 세금계산서합계표를 기재하여 제출한 것으로 평가하기는 어렵고, 따라서 설령 그 부분 거래가 허위로 발급된 전자세금계산서에 관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조세범 처벌법 제10조의 '부가가치세법에 따른 매출·매입처별 세금계산서 합계표를 거짓으로 기재하여 정부에 제출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7. 12. 28. 선고 2017도11628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원심 및 항소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들에 대한 각 매출·매입처별 세금계산서합계표 부분은 전자세금계산서로 발급한 세금계산서에 관한 것인 사실이 인정되고, 위 법리에 의할 때 위 각 매출·매입처별 세금계산서합계표 제출행위 부분은 그 거래가 허위로 발급된 전자세금계산서에 관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조세범 처벌법 제10조에서 규정한 '부가가치세법에 따른 매출·매입처별 세금계산서합계표를 거짓으로 기재하여 정부에 제출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또한 그 밖에 피고인들이 전자세금계산서 발급분이 아닌 세금계산서 발급분에 관하여 위 각 매출·매입처별 세금계산서합계표를 제출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도 없다.

그럼에도 원심은 전자세금계산서 발급분에 관한 합계표 제출에 대해서도 조세범처벌법 위반죄 또는 특정범죄가중법 제8조의2 제1항 위반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하였는 바,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들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영리의 목적 관련 주장에 관하여

특정범죄가중법 제8조의2 제1항에서 정하고 있는 '영리의 목적'이란 단순히 조세포탈의 목적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널리 경제적인 이익을 취득할 목적을 말한다(대법원 2010. 2. 11. 선고 2009도13342 판결 등 참조).

피고인들은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급, 수취함에 있어서 특수관계회사들에 대하여 자금을 지원한다는 목적이 있었음을 자인하고 있는데, 이러한 목적도 결국 널리 경제적인 이익을 취득하기 위한 목적에 해당하므로 피고인들에게는 특정범죄가중법 제8조의2 제1항에 규정된 영리의 목적이 있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인들의 이 부분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없다.

나.

피고인들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죄 및 사기죄에 관한 판단

1)

어음 사기의 점

융통어음을 할인함에 있어 그 상대방에 대하여 그 어음이 매매대금조로 받았다는 이른바 진성어음인 것처럼 하기 위하여 적극적인 위장수단을 강구하는 것은 명백한 기망행위에 해당하고, 상대방으로 하여금 그 뜻을 오신케 하고 할인명목으로 돈을 교부케 한 행위는 사기죄가 성립하고(대법원 1987. 6. 9. 선고 86도2759 판결), 위 어음 할인 당시 피고인의 지급능력 유무는 사기죄의 성립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 한편 금원 편취를 내용으로 하는 사기죄에서는 기망으로 인한 금원 교부가 있으면 그 자체로써 피해자의 재산침해가 되어 바로 사기죄가 성립하고, 상당한 대가가 지급되었다거나 피해자의 전체 재산상에 손해가 없다 하여도 사기죄의 성립에는 영향이 없다(대법원 2007. 1. 25. 선고 2006도7470 판결, 대법원 2007. 10. 11. 선고 2007도6012 판결 등 참조).

피고인들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피해자들에게 허위 세금계산서를 송부하는 등의 적극적인 방법으로 진성어음이라고 믿도록 한 후 피해자들로부터 어음을 할인 받았다는 것이므로, 이러한 피고인들의 행위는 명백한 기망행위에 해당하고 편취의 범의도 인정된다. 피고인들이 어음할인 당시 지급능력이 있었고, 실제로 할인한 어음 대부분을 정상적으로 결제하였다는 사정은 사기죄 성립 이후 손해가 회복되었다는 후발적인 사정에 불과하므로, 피고인들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죄 및 사기죄의 성립 여부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 따라서 피고인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대출 사기의 점

가)

편취의 범의 및 인과관계 주장에 관하여

분식회계에 의한 재무제표 등으로 금융기관을 기망하여 대출을 받았다면 사기죄는 성립하고, 변제의사와 변제능력의 유무 그리고 충분한 담보가 제공되었다거나 피해자의 전체 재산상에 손해가 없고 사후에 대출금이 상환되었다고 하더라도 사기죄의 성립에는 영향이 없다. 또한 금융기관의 통상적인 여신처리기준에 의하면 적자 상태인 당해 기업에 대한 여신이 가능했을 수도 있다고 하더라도 이로 인하여 부실 재무제표 제출로 인한 기망행위와 여신 결정 사이의 인과관계가 단절된다고 볼 수는 없고, 기업이 적자상태를 숨기기 위하여 흑자상황인 것처럼 작성한 재무제표를 제출하였다는 사실이 발각될 경우 초래될 수 있는 신뢰성 평가에 있어서의 부정적인 영향까지 적절하게 고려·평가하여 인과관계 단절 여부를 살펴보아야 한다(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2도7262 판결, 2007. 6. 1. 선고 2006도1813 판결, 2012. 6. 14. 선고 2012도1283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설시한 사정들에 원심 및 항소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들로서는 특수관계회사들 사이에 허위 세금계산서를 주고받는 가공의 거래를 하게 되면 위 회사들의 매출 규모도 재무제표에 과대 계상될 수밖에 없으며, 금융기관이 그러한 분식회계에 의한 부실 재무제표 등을 기초로 신용평가를 한다는 사실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으므로, 피고인들이 피해자 은행들로부터 대출을 받는 데 있어 편취의 범의가 없었다고 볼 수 없는 점, ②피고인들은 G 등의 재무제표상 매출액 증가에도 불구하고 신용등급이 오히려 하락하기도 한 사실에 비추어 보면 허위 재무제표 제출행위와 대출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당시 대출업무를 담당한 항소심 증인 KV은 법정에서 '기업의 신용도를 평가할 때 재무제표의 내용이 상당히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허위 재무제표임이 밝혀지는 경우 감점요소가 되어 대출이 어려워진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 바(증인 KV에 대한 증인신문녹취서 4 내지 5쪽), 피해자들이 피고인들의 기망행위를 알았다면 적어도 같은 조건으로는 대출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보태어 보면, 원심의 판단은 타당하고, 거기에 피고인들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의 잘못이 없다.

나)

공모가 없었다는 주장에 관하여

2인 이상이 범죄에 공동가공하는 공범관계에서 공모는 법률상 어떤 정형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고, 2인 이상이 범죄에 공동가공하여 범죄를 실현하려는 의사의 결합만 있으면 공모관계가 성립한다(대법원 2011. 12. 22. 선고 2011도9721 판결 등 참조).

원심 및 항소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피고인들은 매주 함께 경영회의를 하는 등 사실상 G 등 위 6개의 특수관계회사를 공동으로 운영하였고, 이 부분 대출 사기 범행은 피고인들의 위 6개의 특수관계회사들의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하여 이루어진 것인 점, 피고인들은 허위 또는 과다계상한 세금계산서를 발급하는 방식으로 매출을 부풀려 재무제표를 분식한 후 피해자들에게 분식 회계한 재무제표를 제시하는 방법으로 대출금을 편취하였는바, 피고인들의 범행방법이 동일한 점, 피고인들은 기망 수단인 허위 또는 과당계상한 세금계산서 발급에 관하여는 피고인들 사이에 공모가 있었다고 인정하고 있는 점, G의 회계담당자 Y는 G뿐만 아니라 M, P의 재무제표까지 분식하였고, Y가 위 분식 재무제표 작성과 관련하여 피고인 A에게 보고하면 피고인 A는 이를 피고인 B와 다시 협의하여 Y에게 지시를 내린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들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대출 사기 범행을 공모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피고인들의 이 부분 사실오인 주장 역시 이유 없다.

다.

피고인 A의 권리행사방해의 점에 관한 판단

피고인 A는 원심에서 이 부분 주장과 같은 주장을 하였고, 원심은 이에 대한 판단을 자세하게 설시하여 위 주장을 배척하였는바,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을 기록과 면밀히 대조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피고인 A가 지적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의 잘못이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들의 항소는 일부 이유 있으므로, 피고인들 및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