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19. 4. 16. 선고 2018나2045221 판결

주문

1.

제1심 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돈에 해당하는 원고들의 피고 K에 대한 패소 부분을 각 취소한다.

피고 K은 피고 L 주식회사와 공동하여 원고들에게 각 4,858,304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2017. 10. 18. 부터 2019. 4. 16. 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5%의 각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들의 피고 K에 대한 나머지 항소 및 피고 L 주식회사에 대한 항소를 각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 중 원고들과 피고 K 사이에 생긴 부분은 그 중 90%는 원고들이, 10%는 피고 K이 각 부담하고, 원고들의 피고 L 주식회사에 대한 항소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4.

제1항 중 금전지급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및 원고들의 주장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는 아래와 같이 고치거나 추가하는 외에는 제1심 판결 이유 중 제1, 2항 각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인용한다.

○

제1심 판결 제5쪽 표 아래 제9 내지 14행을 다음과 같이 고친다.

『 2) 원고들은 서울중앙지방법원 2013가합81458호로 피고 L를 상대로 이 사건 합의에 따라 원고들과 피고 L 사이에 근로계약이 체결되었다는 이유로, 2013. 5. 2.부터 2014. 5. 1.까지의 임금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피고 L는 위 소송에서 "원고들은 이 사건 합의의 당사자가 아니므로 그 효력을 주장할 수 없다. 이 사건 합의는 피고 L에 대하여 고용의무를 부과하였을 뿐이고 원고들과의 근로계약이 성립되었다고 볼 수 없다"라고 주장하면서 다투었다.

위 법원은 2014. 10, 30. "원고들은 이 사건 합의의 당사자이고, 이 사건 합의에 따라 2013. 5. 1. 피고 L와 원고들 사이에 근로계약관계가 성립하였다"는 이유로 피고 L의 주장을 배척하고, "피고 L는 원고들에게 2013. 5. 2.부터 2014. 5. 1.까지 1년간 임금으로 각 16,929,210원 및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취지로 원고들의 청구를 일부 인용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

○

제1심 판결 제6쪽 제16행 아래에 다음을 추가한다.

『 3) 피고 K은 서울중앙지방법원 2017고단73호로 위 공소사실로 기소되었고, 위 형사소송에서 ① 이 사건 선행판결에서 주장과 같이 이 사건 합의에도 불구하고 원고들과의 근로관계가 성립하지 않았다고 볼 만한 상당한 근거가 있으므로, 임금 등 미지급에 대한 고의가 없고, ② 원고들이 출근한 2013. 5. 2.경 피고 L는 매출저하 등으로제품생산이 사실상 중단되어 원고들을 고용할 수 없었으므로, 원고들에게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않은 것은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였으나, 제1심 법원은 2017. 10. 11. 피고 K의 주장을 모두 배척하고 위 공소사실을 유죄를 인정하여 피고 K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였다.

이에 피고 K이 서울중앙지방법원 2017노3765호로 항소하였는데, 항소심 법원은 2018. 1. 26.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되, 다만 피고 K이 위와 같이 원고들 앞으로 각 28,966,713원을 공탁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제1심의 형은 무거워 부당하다는 이유로, 제1심 판결을 파기하고 피고 K에게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였다. 이에 피고 K이 대법원 2018도2285호로 상고하였으나 2018. 5. 18. 그 상고가 기각되었다.

4)

피고 K은 위 형사사건(이하 '이 사건 형사소송'이라 한다)에서 다음과 같이 진술하였다.

가)

수사 중 진술[피고 K에 대한 검찰피의자신문조서(갑 제37호증)]

나)

공판 중 진술[피고 K에 대한 피고인 신문(갑 제38호증)]

』

○

제1심 판결 제6쪽 제17행 중 "갑 제1, 3, 22호증"을 "갑 제1, 3, 22, 33 내지 38호증"으로 고친다.

○

제1심 판결 제7쪽 제12행의 "해당한다." 뒤에 다음을 추가한다.

『 또는 피고 L는 이 사건 합의에 따라 원고들과의 고용관계가 성립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당한 이유 없이 이 사건 합의 및 그에 따른 원고들의 근로자 지위를 부정하면서 원고들이 제공하는 근로의 수령을 계속 거부하였다. 이는 민법 제750조에서 정한 불법행위에 해당하고, 피고 K은 피고 L의 대표이사로서 위 불법행위에 적극 가담하였으므로 피고 L와 공동하여 불법행위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 』

2.

피고 K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손해배상책임의 존부

1)

상법 제401조 제1항 위반 주장에 대하여 : 불인정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는, 제1심 판결 제12쪽 제1행부터 제14쪽 제8행까지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인용한다.

2)

민법상 불법행위 주장에 대하여

가)

먼저 근로기준법 제43조 위반 행위가 당연히 불법행위를 구성하는지에 대하여 본다.

사용자란 근로자를 사용종속관계 아래에 두어 근로를 제공받고 그 대가로 임금을 지급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을 체결한 자를 의미하므로, 원칙적으로 근로계약에 있어 임금지급의무를 지는 사용자는 근로자가 일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사업주'이다. 한편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2호는 사업경영담당자를 근로기준법상 '사용자'의 개념에 포섭하고,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근로기준법 제43조는 임금의 통화·직접·전액·정기급 지급 원칙 위반 행위가 있는 경우 사업경영담당자를 비롯한 '사용자'를 형사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그와 같이 근로기준법 제43조에 대한 준수의무자로서의 사용자를 사업주에 한정하지 아니하고 사업경영담당자 등으로 확대한 이유는 노동현장에 있어서 근로기준법의 각 조항에 대한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함이다(대법원 1997. 11. 11. 선고 97도813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정책적 고려에서 근로기준법이 사업경영담당자에게 근로기준법 준수의무를 부과하는 것이므로, 근로기준법상 사용자의 개념에 사업경영담당자가 포함된다고 하더라도, 사업경영담당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임금지급의무를 부담하는 '근로계약상' 당사자가 되는 것은 아니고, 사업경영담당자가 근로기준법 제43조를 위반하여 임금을 체불한 행위로 형사처벌을 받는다 하더라도, 그러한 임금체불행위가 곧바로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 K이 근로기준법 제43조를 위반한 이상 당연히 원고들에 대해 불법행위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는 취지의 원고들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나)

다만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해고 등 불이익처분을 할 만한 사유가 전혀 없는데도 오로지 근로자를 사업장에서 몰아내려는 의도 하에 고의로 명목상의 불이익처분 사유를 내세우거나 만들어 불이익처분을 한 경우나, 불이익처분의 사유가 취업규칙 등에서 정한 불이익처분 사유에 해당되지 아니하거나 불이익처분 사유로 삼을 수 없는 것임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고, 또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그와 같은 사정을 쉽게 알아볼 수 있는데도 그것을 이유로 불이익처분에 나아간 경우와 같이 불이익처분이 우리의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한 경우에는 그 불이익처분은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거나 재량권을 남용한 위법한 처분으로서 효력이 부정됨에 그치지 아니하고,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다86246 판결 등 참조). 또한 사용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자와 근로계약 체결을 통하여 자신의 업무지휘권·업무명령권의 행사와 조화를 이루는 범위 내에서 근로자가 근로제공을 통하여 참다운 인격의 발전을 도모함으로써 자신의 인격을 실현할 수 있도록 배려하여야 할 신의칙상 의무를 부담한다.

따라서 사용자가 근로자 의사에 반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근로자의 근로제공의 수령을 계속 거부하는 것은 이와 같은 신의칙상 의무를 게을리 하여 근로자의 인격적 법익 등을 침해하는 행위로서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대법원 2012. 5. 9. 선고 2010다88880 판결 등 참조). 나아가 비록 주식회사의 대표이사가 근로계약의 직접 당사자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그 업무집행 과정에서 고의 또는 과실로 근로자에 대하여 위와 같이 불법적인 근로제공수령 거부 상태를 형성·유지하는 위법행위를 하였다면, 대표이사 역시 민법 제750조 또는 상법 제389조 제3항, 제210조에 의하여 해당 주식회사와 공동하여 불법행위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대법원 2011. 3. 10. 선고 2010다13282 판결, 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1다50165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본다. 앞서 본 각 증거와 인정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을 종합해 보면, 피고 K은 피고 L의 대표이사로서 그 업무집행과정에서 정당한 이유 없이 원고들의 근로제공의 수령을 계속 거부하기로 결정함으로써 그 불법적인 근로제공 거부 상태를 형성·유지하였다고 할 것인데, 이는 우리의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는 행위로서 불법행위에 해당하고, 피고 K에게는 불법행위의 고의도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 K은 민법 제750조에 따라 원고들에 대하여 불법행위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

①

피고들은, 원고들은 이 사건 합의의 당사자가 아니므로 그 효력을 주장할 수 없고, 이 사건 합의는 피고 L에 대하여 고용의무를 부과하였을 뿐이며 그로 인하여 원고들과 근로계약이 성립되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들의 근로제공의 수령을 거부하였다.

그런데 이 사건 합의에 의하면, "피고 L는 노동조합 산하 L분회 조합원 10명을 고용한다(2010. 11. 1.자 합의서 및 부속합의서)", "피고 L는 2013. 5. 1. 이내에 원고들을 고용한다(2012. 5. 22.자 합의)"라고 되어 있다. 이러한 이 사건 합의의 문언 등에 비추어 보면, 합의의 효력이 미치는 고용대상자가 원고들로 구체적으로 특정되어 있고, 또한 2013. 5. 1. 피고 L와 원고들 사이에 근로계약관계가 성립한다는 의미임이 비교적 명확하다. 또한 이 사건 합의의 경위·목적 등에 비추어 보아도 이 사건 합의는 피고 L가 장래에 원고들을 고용한다는 내용의 근로계약을 미리 체결하면서, 다만 그 시기(始期)를 2012. 5. 1.에서 한 차례 변경하여 2013. 5. 1.로 정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설령 피고들 주장과 같이 고용의무만이 있다 하더라도, 그러한 고용의무를 이행해야 함은 명백하다). 결국 피고들이 이 사건 합의의 효력 및 그에 따른 원고들과의 근로관계 성립을 부정한 것에 합리적 근거나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할 수 없다.

②

피고 K은, 이 사건 합의는 피고 L가 국내 생산라인을 가동하는 등 정상화되는 것을 조건으로 하는데, 피고 L는 2013. 5. 1.경 생산설비를 모두 매각하고 경영이 악화된 상황이었으므로, 근로제공의 수령을 거부한 것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피고 L가 2012년 12월경 그 소유의 서울 동작구 소재 토지와 건물 및 중국 소재 생산설비 공장을 각 매각하였고, 그 상용근로자 수가 2009년경 119명에서 2013년 9월경 12명으로 감축되었기는 하다. 그러나 이 사건 합의가 피고 K의 주장과 같이 경영정상화를 조건으로 하였다고 볼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들은 이를 사유로 원고들에 대하여 근로제공의 수령을 거부할 수 없다. 더욱이 ㉮ 피고 K은 이 사건 형사소송 과정에서 "고소인들은 단 한순간도 저희 회사 소속 직원인 적이 없고, 하도급업체의 직원들이었습니다.", "저들은 저희가 고용한 적도 없고 일 시킨 적도 없고 일을 하지도 않은 사람입니다."라고 각 진술하면서 원고들의 근로자 지위 자체를 부정하였다. ㉯ 이 사건 합의는 원고들이 미국에서 시위를 한 이후 체결되었고, 피고 K은 "과거 분쟁의 상징이었던 피고 L를 상생의 상징으로 키우겠습니다."라는 취지로 이 사건 합의가 있었던 사실을 언론을 통해 홍보하기까지 하였음에도, 이 사건 형사소송 과정에서 "사업자금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해 국내에 공장을 설립할 수 없었습니다. 합의서 내용을 노조 측에서 공개하여 외부에 알려지게 되었는데, 고소인들을 고용하면 회사가 망한다고 투자자들이 나서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2005년경 노조가 시위하면서 매출이 급감했고, 결국에는 상장폐지까지 되었습니다. 고소인들은 X단체 등 제3자를 개입시켜 회사를 망가뜨린 당사자들입니다."라고 진술하는 등 합리적 근거 없이 피고 L가 폐업하게 된 원인조차 원고들에게 모두 돌리면서 원고들의 노동조합 활동을 비난·혐오하는 입장을 취하였는데, 피고 K은 그와 같은 입장에서 원고들의 근로제공을 거부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 피고 K이 이 사건 합의의 이행 및 그에 따라 성립한 원고들과의 근로관계를 유지하기 위하여 또는 적어도 합리적인 방법으로 그 근로관계를 종료·해소하기 위하여 노력하였다거나 원고들과 성실히 협의하였다고 볼 객관적 자료가 없다. 라 오히려 피고 K은 원고들에게 아무런 업무지시를 하지 않다가 일방적으로 사업장을 옮기는 등 근로제공의 수령을 의도적으로 거부하고, 폐업 과정에서도 다른 근로자들에 대하여는 체불임금을 지급하기 위해 노력하면서도, 원고들에 대하여는 근로자 지위 자체를 부정하는 태도로 일관하면서 체불임금 지급을 위해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았다. 위 각 사정을 고려하면, 비록 피고 L의 경영상황이 일부 악화되어 있던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피고들이 원고들의 근로제공의 수령을 계속 거부한 것에는 정당한 이유가 없고, 이는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는 행위로서 원고들에 대한 관계에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③

나아가 피고 K은 피고 L의 대표이사로 그 업무집행 과정에서 위와 같은 불법적인 근로제공 거부 상태를 형성·유지하기로 결정하고 이를 주도하였으므로, 불법행위에 대한 고의도 있다고 할 것이다.

나.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1)

손해배상의 범위 : 2013. 5. 2.부터 2014. 11. 30.까지 미지급 임금 상당액

불법행위로 인하여 근로자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는지 여부는, 피해자인 근로자가 해당 불법행위가 없었더라면 향유하거나 취득할 수 있었던 이익이 해당 불법행위로 말미암아 상실되거나 취득할 수 없는 불이익이 발생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위 대법원 2010다13282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들이 2013. 5. 2.부터 출근하였음에도, 피고 K이 원고들의 근로자 지위를 부정하면서 근로제공의 수령을 거부하는 불법행위를 함에 따라 원고들로서는 그 기간 중 임금 상당액을 상실하거나 취득할 수 없었다고 할 것이다.

다만 피고 K은 2014. 11. 30. 피고 L를 폐업하였는데, 아래 3항에서 보는 것과 같이 피고 L는 위 폐업에 따라 2014. 12. 1.부터는 원고들에 대하여 임금지급채무를 부담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 K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들이 2014. 12. 1.부터의 임금 상당액을 상실하였다거나 그러한 손해를 입었다고 할 수 없으므로, 피고 K의 손해배상책임은 2014. 11. 30.까지로 제한된다(나아가 설령 피고 L가 2014. 12. 1. 이후에도 원고들에 대하여 임금 지급채무를 부담한다 하더라도, ① 피고 L는 위 폐업으로 원고들의 근로제공을 수령하기 어려웠던 점, ② 피고들은 위 폐업을 사유로 원고들을 해고함으로써 근로관계를 종료시킬 수 있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 K이 2014. 12. 1. 이후 원고들이 제공한 근로의 수령을 거부한 것이 우리의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는 행위로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수도 없다).

따라서 피고 K은 원고들에게 2013. 5. 2.부터 2014. 11. 30.까지 원고들이 취득할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 및 그에 대하여 각 불법행위일로부터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변제충당

가)

피고 K이 2017. 10. 17. 원고들 앞으로 각 28,966,713원(2013. 5. 2.부터 2014. 11. 30.까지 임금 명목 26,757,227원 + 위 기간에 대한 퇴직금 2,209,486원)을 공 탁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이로써 피고 K은 위 임금 원본에 대하여 지정변제충당을 하였으나, 비용, 이자, 원본에 대한 변제충당에 있어서는 지정변제충당에 관한 민법 제476조는 준용되지 않으므로 당사자 사이에 특별한 합의가 없는 한 비용, 이자, 원본의 순서로 충당하여야 하고, 채무자는 물론 채권자도 위 법정 순서와 다르게 일방적으로 충당의 순서를 지정할 수 없다(대법원 1981. 5. 26. 선고 80다3009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임금 명목 공탁금 위 26,757,227원은 피고 K의 위 불법행위 손해배상채무의 지연손해금, 원본의 순서로 변제에 충당되어야 한다.

나)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이 사건 선행판결에서 "피고 L는 원고들에게 각 16,929,210원과 각 이에 대하여 2014. 6. 13.부터 2014. 10. 30.까지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는 채무가 확정되었으므로, 위 공탁금은 그에 따른 지연손해금에 충당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나, ① 이 사건 선행판결에 따른 채무자는 피고 L이지 피고 K이 아닌 점, ② 피고 K의 불법행위는 상행 위가 아니어서 그 손해배상채무에 대하여는 상사법정이율이나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이율이 적용되지 않고 민사법정이율이 적용되므로(대법원 2018. 2. 28. 선고 2013다26425 판결 등 참조), 피고들이 부담하는 채무의 범위·액수가 서로 다른 점 등에 비추어, 원고들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다)

따라서 위 임금 명목 공탁금 26,757,227원은 각 미지급 임금에 대하여 각 불법행위일로부터 공탁일인 2017. 10. 17.까지 민법에 정한 연 5%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에 먼저 충당되고, 나머지가 미지급 임금 원본 상당액에 충당되어야 한다. 위 민 사법정이율에 따른 지연손해금은 아래 '지연손해금' 란 기재와 같이 합계 4,858,304원이다. 이에 먼저 충당한 후 나머지 공탁금 21,898,923원(공탁금 26,757,227원 - 지연손해금 4,858,304원)을 아래 '임금 원본' 란 기재 원본 합계 26,757,227원에 충당하면, 미지급 임금 원본 잔액은 2017. 10. 17. 기준으로 4,858,304원(26,757,227원 - 위 21,898,923원)이다.

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 K은 불법행위 손해배상으로 원고들에게 각 4,858,304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2017. 10. 18.부터 위 피고가 다툼이 상당한 당심 판결 선고일인 2019. 4. 16.까지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피고 L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임금지급의무의 존부

1)

근로자의 근로제공의무는 반드시 현실적인 근로급부의 실현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근로자 자신의 노동력을 사용자의 처분가능상태에 두는 것으로 충분하고, 근로자가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말미암아 근로를 제공하지 못한 경우 근로자는 민법 제538조 제1항에 의하여 근로하였을 경우에 받을 수 있는 임금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해고 등 불이익처분이 없었다 하더라도 취업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가 발생한 경우라든가 사용자가 정당한 사유에 의하여 사업을 폐지한 경우에는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근로제공을 하지 못한 것이 아니므로, 그 기간 중에는 임금을 청구할 수 없다(대법원 1994. 10. 25. 선고 94다25889 판결 등 참조). 또한 사업자가 그 경영의 사업체를 폐업하는 것은 위장폐업에 해당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칙적으로 사용자의 기업경영의 자유에 속한다(대법원 1993. 6. 11. 선고 93다7457 판결 등 참조).

2)

살피건대, 원고들이 2013. 5. 2. 출근하였으나, 피고 L는 원고들에게 아무런 업무지시를 내리지 아니하다가 2013. 12. 30. 원고들에게 별다른 고지 없이 사무실을 이전하였고 2014. 11. 30. 폐업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들은 그 노동력을 피고 L가 처분가능한 상태에 두어 근로계약상 근로제공의무를 이행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위 피고는 원고들에게 2014. 5. 2.부터(2013. 5. 2.부터 2014. 5. 1.까지의 임금은 이 사건 선행판결을 통하여 그 지급의무가 이미 확정되었다) 2014. 11. 30.까지의 임금 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그러나 피고 L는 2014. 11. 30. 폐업할 무렵 생산설비 등을 이미 모두 매각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나아가 위 피고는 위와 같이 '폐업'함으로써 부가가치세법 제8조 제7, 8항에 따라 사업자등록이 말소되어 재화와 용역을 더 이상 공급받거나 공급받을 수 없게 되었다. 또한 원고들 제출의 증거만으로는 위 피고가 위와 같이 폐업한 것이 위장폐업에 해당한다고 하기 어려우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그렇다면 위 피고는 위 폐업을 통해 사업을 폐지하였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사업 폐지가 위법하다거나 정당한 이유가 없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들은 2014. 12. 1. 이후 위 피고의 귀책사유로 근로제공을 하지 못하였다고 할 수 없으므로, 위 피고에 대하여 2014. 12. 1. 이후 기간에 대한 임금을 청구할 수 없다.

나.

미지급 임금 액수

1)

부진정연대채무자 상호 간에 채권의 목적을 달성시키는 변제와 같은 사유는 채무자 전원에게 절대적 효력이 있으므로, 이로써 다액 채무자의 채무도 지연손해금과 원본이 같은 범위에서 소멸하게 된다(대법원 2012. 2. 9. 선고 2009다72094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피고 L의 임금지급채무와 피고 K의 불법행위 손해배상채무는 동일한 경제 적 목적을 가진 채무로서 부진정연대채무의 관계에 있는데, 피고 K의 2017. 10. 17.자 공탁으로 2014. 11. 30.까지의 미지급 임금 원본이 4,858,304원이 남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따라서 피고 L의 2014. 11. 30.까지의 미지급 임금 원본도 그와 동일하게 4,858,304원이 남게 되었다.

2)

한편 원고들은 퇴직금 중 2014. 11. 30.까지 기간에 상응하는 액수인 3,824원의 지급을 구한다.

살피건대, 앞서 본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들의 2014. 9. 1.부터 2014. 11. 30.까지 91일간의 평균임금은 1일당 46,508.80원(= 1,410,767원 × 3개월 ÷ 91일, 소수점 셋째자리 이하 버림)이다. 이에 따라 원고들이 근로를 제공한 2013. 5. 2.부터 피고 폐업하여 근로계약관계가 종료된 2014. 11. 30.까지 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계산하면 2,209,486원(= 46,508.80원 × 30일 × 578일 / 365일, 원 미만 버림)이다. 그런데 원고들이 피고 K이 퇴직금 명목으로 공탁한 2,209,486원을 각 수령한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으므로, 원고들 주장의 위 기간에 상응하는 퇴직금은 모두 변제되었다고 할 것이다.

다.

소결론

1)

따라서 피고 L는 원고들에게 미지급 임금으로 원고들에게 각 4,858,304원 및 위 각 돈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한편 피고 K의 불법행위 손해배상채무와 피고 L의 위 임금 지급채무는 부진 정연대채무의 관계에 있으므로, 피고 K은 피고 L와 공동하여 원고들에게 위 1)항 기재 돈중위 2의 다.항 기재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각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각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 판결의 원고들의 피고 K에 대한 패소 부분 중 이와 결론을 달리한 부분은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피고 K에 대하여 위 각 인정금원의 지급을 명하며, 원고들의 피고 K에 대한 나머지 항소는 기각한다.

제1심 판결 중 피고 L에 대한 부분도 이와 결론이 달라 부당하나(피고 L에 대하여 위 인정금원을 초과하여 원고들에게 각 9,828,017원 및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명함), 원고들만 항소한 이사건에서 불이익변경금지의 원칙상 제1심 판결을 항소인인 원고들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할 수 없으므로, 원고들의 피고 L에 대한 항소를 기각하기로만 한다.

판사 박영재(재판장) 박혜선 강경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