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2011. 7. 26. 의료기관의 설치운영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의료법인으로, 위 법인의 주소지에서 상시 약 3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D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참가인은 2018. 11. 1. 원고와 사이에 다음과 같은 내용의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D병원의 간호사로 입사하여, 2019. 5.경부터 수간호사로 근무하면서 간호사와 간호조무사의 스케줄 관리, 평가인증 준비 등의 업무를 담당하였다.
원고는 2019. 7. 4. 다음과 같이 참가인에 대하여 2019. 6. 27.자로 4대 보험 자격상실 신고를 하였다.
참가인은 2019. 8. 9.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원고가 2019. 6. 27. 참가인을 부당해고하였다고 주장하면서 부당해고 구제신청(G)을 하였고,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19. 10. 4.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관계는 원고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종료되어 해고가 존재하고, 원고는 참가인을 해고하면서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았으므로 절차상 하자가 있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초심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 한다). 위 초심판정의 주문에는 ‘원고는 이 판정서를 송달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참가인을 원직에 복직시키고, 해고기간에 정상적으로 근로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상당액을 지급하라’는 내용이 포함되었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2019. 11. 14.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C)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0. 1. 16.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은 계약기간 만료로 인해 구제이익이 소멸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D병원의 근로계약 갱신관례에 따라 근로계약이 연장된 상태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전제하에, 이 사건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재심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 근거] 갑 제1 내지 3, 11호증, 을가 제3호증, 을나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요지
주위적 주장
참가인은, 원고가 참가인에게 권고사직을 권유하고 참가인이 이에 동의함에 따라 근로계약 해지에 관한 합의가 이루어져, 그 합의에 기하여 퇴사하였다. 비록 원고 대표자가 참가인이 1년 이상 근무한 것으로 착오하여 참가인에게 퇴직금을 지급하겠다고 말하였다가 이를 지급하지 않은 사실이 있으나,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명시적으로 또는 묵시적으로라도 한 달 급여와 퇴직금 지급을 조건으로 참가인이 사직한다는 합의는 없었다. 따라서 참가인이 원고를 상대로 퇴직금의 지급을 구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퇴직금 미지급을 이유로 참가인이 해고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예비적 주장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은 그 계약기간이 2018. 11. 1.부터 2019. 10. 31.까지인데, 위 계약기간 중인 2019. 6. 24. 권고사직에 대한 논의가 있었고, 이 사건 초심판정 후 원고의 재심신청 전에 위 계약기간이 만료되었으므로, 이러한 경우까지 갱신기대권의 법리가 적용될 수는 없다. 더욱이 원고는, 참가인이 수간호사로서의 권한을 남용하고 다른 간호사들을 괴롭혀 여러 직원들이 고충처리 상담을 하고 집단적으로 사직의사를 제출하는 상황에서 참가인을 면담하고 권고사직을 권유하게 된 것이므로,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나 신뢰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고,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적도 없으며, 설령 참가인에게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더라도, 원고의 갱신 거절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 더욱이 참가인은 중앙노동위원회 심문회의에서 원직복직의 의사가 없음을 명시적으로 밝혔다. 따라서 설령 원고가 참가인을 부당해고한 것이라고 보더라도, 이 사건 재심판정 중 초심판정의 원직복직명령에 관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한 부분은 위법하다.
관련 법령
별지 관련 법령의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주위적 주장에 관한 판단
원고가 참가인을 해고하였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계약의 종료사유는 퇴직, 해고, 자동소멸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퇴직은 근로자의 의사로 또는 동의를 받아서 하는 것이고, 해고는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로 하는 것이며, 자동소멸은 근로자나 사용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근로계약이 자동적으로 소멸하는 것이다. 근로기준법 제23조에서 말하는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위의 두 번째에 해당하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뜻한다. 근로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은 성질상 해고로서 근로기준법에 정한 제한을 받는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8. 5. 30. 선고 2014다9632 판결 등 참조). 사용자가 근로자로부터 사직서를 제출받고 이를 수리하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킨 것이라 할지라도, 사직의 의사가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하게 한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해고에 해당한다(대법원 2001. 1. 19. 선고 2000다51919, 51926 판결, 대법원 2019. 10. 31. 선고 2019다246795 판결 등 참조).
근로자가 사용자와의 근로관계 종료원인이 해고라고 주장함에 대하여 사용자가 근로자와의 근로관계가 근로계약의 합의해지에 따라 종료하였다고 주장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근로자와의 근로관계 종료 원인이 해고가 아니라는 점을 증명하여야 한다.
인정사실
D병원의 간호사 및 간호조무사 중 일부는 2019. 6.경 원고에게 ‘참가인의 반복적인 지각 등 불성실한 근무, 일방적인 의사결정이나 무분별한 언행, 폭언과 반말 등 모멸감을 느끼게 하는 언행 등’에 관한 고충처리 상담을 하였고, ‘참가인과 같이 근무할 수 없다, 참가인이 계속 수간호사로 같이 근무한다면 이직(퇴사)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거나 실제로 사직서를 제출하기도 하였다.
이에 원고의 대표자 이사 E는 2019. 6. 24. D병원 1층 이사장실에서 참가인과 면담하면서 다음과 같은 내용의 대화를 나누었다(이하 ‘이 사건 면담’이라 한다).
원고는 2019. 6. 24. 이 사건 면담 이후 참가인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의 ‘권고사직서’를 교부하였다. 위 권고사직서에는 원고의 직인만 날인되어 있고 참가인의 서명, 날인은 없다. 참가인은 위 권고사직서를 교부받은 후에도 원고에게 사직서를 작성, 제출하지 않았다.
참가인은 이 사건 면담 다음날인 2019. 6. 25.부터 출근하지 아니하였고(다만, 2019. 6. 25.은 원래 참가인의 휴무일이었다), 이후 E에게 다음과 같은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원고는 2019. 7. 4. 참가인에 대하여 2019. 6. 27.자로 4대 보험 자격상실 신고를 하고, 2019. 7. 5. 참가인에게 300만 원을 기타수당으로 지급하였다.
참가인은 2019. 7. 10. E에게 다음과 같은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인정 근거] 갑 제1, 4 내지 10, 14 내지 19호증, 을가 제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사직의 의사가 전혀 없는 참가인에게 사직을 권고하였고, 이에 참가인이 한 달 급여 및 퇴직금의 지급을 조건으로 권고사직을 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의사만을 밝혔을 뿐 확정적인 사직의 의사표시를 하였거나 원고와 사이에 곧바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기로 하는 합의를 한 사실이 없음에도, 원고는 참가인에 대한 퇴직금 지급을 거절한 채 참가인의 4대 보험 자격상실 신고를 하는 등 참가인을 퇴직 처리하였다. 이는 실질적으로 참가인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인 원고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근로관계를 종료시킨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므로, 원고는 참가인을 해고하였다고 할 것이다.
원고의 대표자 이사 E가 2019. 6. 24. 이 사건 면담 시 참가인과 나눈 대화 내용을 보면, E는 사직의 의사가 전혀 없는 참가인에게 사직을 권고하면서, ‘다른 간호사들이 참가인과 같이 일을 못하겠다고 하니 병원 운영을 위하여 불가피하므로, 일단은 오늘까지 출근하고, 앞으로 한 달 간 급여를 계속 지급할 테니 한 달 동안 휴가를 사용하라’는 취지로 말하였다. 이에 참가인은, 처음에는 “지금 저한테 권고사직 얘기하시는 거예요?”라고 반문하고, ‘내막을 알고 싶다, 도대체 무슨 뜻인지 이해가 안간다. 수간호사를 바꾸어보라’고 얘기하다가 E가 지속적으로 참가인의 퇴사를 종용하고 압박하자, 결국 ‘장기휴가를 받을 필요 없이 권고사직으로 퇴사를 하는 것으로 하겠다’는 취지로 말하게 되었다.
참가인이 이 사건 면담 시 E에게 위와 같이 ‘권고사직으로 퇴사를 하는 것으로 하겠다’는 취지로 말하고, 한 달 급여 및 퇴직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여 E로부터 그 지급을 약속받은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참가인의 위와 같은 발언은 앞서 본 바와 같은 E의 사직의 종용, 압박으로 인한 것으로 보일 뿐 참가인이 자발적으로 사직할 이유를 찾기 어려운 점, 실제로 참가인은 위 면담을 전후하여 사직서를 작성, 제출하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의 위와 같은 의사표시가 확정적인 사직의 의사표시여서, 원고와 사이에 곧바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기로 하는 합의를 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는 2019. 6. 24. 이 사건 면담 이후 참가인에게 “귀하에게 사직을 권고함에 있어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하는 바입니다. 한 달 기간을 두고 퇴사가 가능한 시점을 정하여 사측에 전달 부탁드리며 추후 이에 대한 합의가 없을 시 1개월 뒤에 사직 처리됨을 확인합니다.”라는 내용의 권고사직서에 원고의 직인을 날인하여 교부하였다. 위 권고사직서의 기재내용에 의하더라도 이 사건 면담 시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곧바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기로 하는 합의가 성립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참가인은, 비록 이 사건 면담 다음날인 2019. 6. 25.부터 출근하지 아니하였으나, E에게 문자메시지로 2019. 6. 26. 권고사직 권유에 대하여 항의하는 의사를 표시하고, 같은 달 27일 ‘한 달 급여와 퇴직금 협의에 대해 서면으로 작성 부탁드린다’는 요구를 하였으며, 2019. 7. 10.에도 ‘한 달 급여와 퇴직금 지급’을 재차 요구하였다. 그럼에도 원고는 참가인의 위와 같은 ‘한 달 급여와 퇴직급 지급’에 관한 협의 내지 서면 작성 등의 요구에 불응한 채 이 사건 면담 시로부터 불과 10일만인 2019. 7. 4. 참가인에 대하여 위 면담 시로부터 3일 후인 2019. 6. 27.자로 4대 보험의 자격상실 신고를 하는 등 일방적으로 참가인을 퇴직 처리하였다.
결국 이 사건 면담 시 참가인과 E의 대화 내용, 참가인이 E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내용, 그 밖의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이 이 사건 면담 시 E에게 한 의사표시는 ‘한 달 급여 및 퇴직금 지급’을 정지조건으로 하여 권고사직을 승낙하겠다는 의사표시에 불과하다고 봄이 타당하고, 그 후 원고가 참가인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함으로써 참가인의 위 정지조건부 의사표시 내지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정지조건부 합의는 그 효력이 발생하지 않았다고 봄이 상당하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2019. 7. 5. 참가인에게 300만 원을 기타수당으로 지급하였고, E가 이 사건 면담 시 참가인에게 퇴직금 지급을 약속하였던 것은 참가인의 근속기간이 1년을 넘겼다고 착오하였기 때문이며, 실제 참가인의 근속기간이 1년을 넘지 않은 이상 퇴직금을 지급할 수 없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퇴직금 지급 요구에 불응하였으므로, 참가인으로서는 원고를 상대로 퇴직금의 지급을 구할 수 있을 뿐 퇴직금 미지급을 이유로 해고를 주장할 수는 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다. 그러나 설령 원고의 주장과 같이 원고가 착오로 인하여 참가인에게 퇴직금 지급을 약속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원고의 착오는 동기의 착오에 불과한데, 참가인에게 표시되어 법률행위의 중요한 내용이 되었다고 볼 수 없는 이상 원고의 착오를 이유로 참가인의 위 정지조건부 의사표시 내지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정지조건부 합의, 나아가 참가인에 대한 해고를 다툴 수는 없다.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해고의 절차상 하자에 관한 판단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그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해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다42324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실질적으로 참가인을 해고하면서 그 해고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였다고 볼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참가인에 대한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7조에서 정한 서면통지 절차를 위반한 하자가 있어 위법하다.
예비적 주장에 관한 판단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그 근로자는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두1729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은 그 계약기간을 2018. 11. 1.부터 2019. 10. 31.까지 12개월로 하여 체결되었고, 원고가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한 2019. 11. 14. 이전에 이미 위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되었으나, 한편 앞서 든 증거들 및 을가 제1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 제1조 제1항은 “전항의 계약기간이 만료되어 계약기간이 연장되지 아니할 경우에 근로계약은 자동으로 연장된다.”라는 규정을 두고 있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근로계약은 자동연장을 예정하고 있는 점, ② 실제로 D병원에는 총 13명의 근로자가 근로계약을 갱신하여 근무 중인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원고도 중앙노동위원회 심문회의에서 ‘D병원은 외진 곳에 위치하여 간호인력의 수급에 어려움이 있고, 입․이직도 많은 편이어서 근로자가 원한다면 계속하여 근무하도록 하고 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점, ④ 이에 참가인도 중앙노동위원회 심문회의에서 ‘스스로 기간의 정함이 있는 기간제근로자로 인식하지 못하였고,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되면 재계약 절차 없이 자동연장되는 것으로 인지하고 있었다’고 진술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이 사건 해고가 없었더라면 근로계약이 갱신(자동연장)되리라는 점에 대한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참가인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한편 이 사건 재심판정일을 기준으로 원고가 참가인에 대하여 갱신 거절의 의사 표시를 하였다고 볼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는 이상, 결국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상 계약기간이 원고의 재심신청 전인 2019. 10. 31. 만료하였더라도,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이 갱신(자동연장)되어, 그 근로관계가 유지되고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참가인이 중앙노동위원회 심문회의에서 원직복직의 의사가 없음을 명시적으로 밝혔음에도 중앙노동위원회가 초심판정의 원직복직명령에 관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한 것은 위법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다.
갑 제21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참가인이 중앙노동위원회 심문회의에서 공익위원의 심문에 복직할 의사가 없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하나, 한편 갑 제1, 11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즉, ① 참가인이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면서 그 신청취지로 원직복직과 소급임금 지급의 구제명령을 구한 사실, ② 이에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해고임을 인정하고, 원고는 초심판정서를 송달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참가인을 원직에 복직시키고, 해고기간에 정상적으로 근로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상당액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이 사건 초심판정을 한 사실에다가 노동위원회는 근로자나 노동조합이 구제를 신청한 범위 안에서 판정을 하여야 하므로[구 노동위원회규칙(2020. 6. 17. 노동위원회규칙 제2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노동위원회규칙’이라 한다) 제58조], 그 신청취지에 반하거나 신청하지 않은 사실을 인정하여 구제명령을 발할 수는 없는 점, 또한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 심리와 판정은 당사자가 재심신청한 불복의 범위 안에서 하여야 하는 점(노동위원회규칙 제89조)까지 보태어 보면, 참가인이 그 신청취지를 변경하는 등으로 원직복직 대신 해고기간 동안 근로를 제공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 이상의 금품의 지급을 구하는 금전보상명령을 신청하지 아니한 이상 중앙노동위원회가 근로자가 구제를 신청한 범위 안에서 원직복직의 구제명령을 한 이 사건 초심판정에 대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한 것이 위법하다고 볼 수는 없다(근로기준법 제30조 제3항, 노동위원회규칙 제42조, 제64조 등 참조).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해고에 해당하고, 이와 같은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재심신청은 적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하는데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이 같아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원형(재판장) 성언주 양진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