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항소 및 이 법원에서 확장한 원고 C, U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항소제기 이후의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제1심판결의 인용
이 법원이 이 사건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는 아래와 같이 일부를 고쳐 쓰거나 삭제․추가하고 제2항에서 판단을 추가하는 것 외에는 제1심판결의 이유 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인용한다(다만 분리 확정된 제1심 공동원고들에 대한 부분은 제외).
제1심판결 제2면 제11행의 “근무 중이거나”를 삭제한다.
제1심판결 제7면의 아래에서 제1, 2행의 “별지 2, 3 기재 각 표 기재”를 “별지 2 청구금액표 기재”로 고쳐 쓴다.
제1심판결 제10면 제3행부터 제12면 제7행까지를 다음과 같이 고쳐 쓴다.
『1) 원고들이 피고로부터 정액사납금제 형태의 임금을 지급받았던 사실, 2015년 임금협정에서 소정근로시간을 1일 6시간, 주 36시간으로 변경하고, 2017년 임금협정에서 소정근로시간을 1일 5시간 30분, 주 33시간으로 변경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에 갑 제24 내지 28호증, 을 제3 내지 6, 10, 11, 1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보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2017년 임금협정이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하는 합의로서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소정근로시간’이란 근로기준법 제50조, 제69조 본문 또는 산업안전보건법 제139조 제1항에 따른 근로시간의 범위에서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정한 근로시간을 의미하는 것으로(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8호), 실근로시간과는 구별되는 개념이다. 한편 근로기준법 제58조 제1항은 “근로자가 출장이나 그 밖의 사유로 근로시간의 전부 또는 일부를 사업장 밖에서 근로하여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을 근로한 것으로 본다. 다만, 그 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통상적으로 소정근로시간을 초과하여 근로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그 업무의 수행에 통상 필요한 시간을 근로한 것으로 본다.”, 동조 제2항은 “제1항 단서에도 불구하고 그 업무에 관하여 근로자 대표와의 서면 합의를 한 경우에는 그 합의에서 정하는 시간을 그 업무의 수행에 통상 필요한 시간으로 본다.”고 각 규정하고 있다.
원고들은 피고의 택시를 운행하면서 이른바 정액사납금제에 따라 승객들로부터 받은 운임 중 일정액을 피고에 지급하고 나머지 수입은 원고들이 갖는 방식으로 근무하였다. 사용자인 피고로서는 원고들의 운행시간 중 근무 여부나 운행형태를 실질적으로 지휘․감독하거나 실제 근로시간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어려웠고, 이러한 택시운수업의 특성에 따라 노사합의를 통하여 소정근로시간을 정해놓을 필요성이 있었다.
이에 대해 원고들은 서울특별시가 2012년 말부터 모든 법인택시에 통합형 디지털운행기록계를 장착함으로써 사용자인 피고는 원고들의 근무시간 등을 파악할 수 있었으므로, 노사합의로 정한 근로시간이 아니라 실제 근무시간에 기초하여 소정근로시간을 정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갑 제25 내지 27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기존 택시미터기에는 주행거리, 요금 등 단순 운행정보만이 기록되지만, 통합형 디지털운행기록계에는 위 사항 외에 주행속도, 엔진 회전수, GPS 위치정보, 장시간 운행 여부 등의 정보도 기록되는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① 위와 같은 추가정보들을 알 수 있다고 하여 피고가 차고지 밖 도로에서 일하는 원고들을 같은 공간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과 같이 실질적으로 지휘․감독한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② 오랜 기간 계속되어 온 택시운수업의 특성이 통합형 디지털운행기록계의 설치만으로 즉시 변경된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 주장의 사정만으로는 간주근로시간제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을 정한 것이 위법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들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앞서 본 규정들의 취지를 고려하면, 위와 같은 경우 노사는 해당 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통상적으로 소요되는 시간뿐만 아니라 실제 근로자들에게 돌아갈 이익 또는 불이익 및 당해 사업 또는 사업장의 여건 등 여러 요소들도 함께 고려하여 노사합의로 소정근로시간을 정하거나 변경할 수 있다.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시행되기 전에는 기본급 외에 초과운송수입금도 최저임금 미달 여부를 판단하는 비교대상 임금에 포함되었기 때문에 소정근로시간에 대한 실질적인 논의의 필요성이 크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고, 이에 피고와 피고의 노동조합은 2015년 전까지는 법정근로시간인 1일 8시간의 범위에서 형식적으로 1일 6시간 40분(1주 법정근로시간 40시간 ÷ 6일)을 소정근로시간으로 정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들이 문제삼고 있는 2015년과 2017년 각 임금협정은 위 특례조항의 시행일로부터 상당한 시간적 간격을 두고 체결되었고, 그 사이 위 각 임금협정이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들이 이의를 제기하였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이 사건 특례조항에 의하면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초과운송수입금은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 포함되지 않게 되었는데, 이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을 실제 근로시간으로 산정할 경우, 피고로서는 수익구조 악화에 의한 경영상 어려움에 대비하여 1일 사납금 기준액을 인상하거나 근로자 몫의 초과운송수입금 없이 운송수입금 일체를 피고가 지급받는 이른바 전액관리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고, 반면 원고들을 비롯한 택시운전근로자들은 사납금 인상 또는 전액관리제 도입으로 인하여 실제 수입이 오히려 감소할 것을 우려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서울특별시는 행정지도 등을 통하여 사납금의 인상을 억제하고자 하였다. 위 사정들에 비추어보면, 피고와 노동조합은 2015년, 2017년 각 임금협정 당시 노사 양측의 이익을 고려하여 진정한 의사에 따라 1일 사납금 기준액 인하 또는 그 인상폭 축소나 승무수당 인상 대신 소정근로시간을 줄이는 방향으로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
2015년 임금협정상의 1일 소정근로시간인 6시간은 종전 1일 소정근로시간인 6시간 40분에서 10% 단축된 수준이고, 2017년 임금협정상의 1일 소정근로시간인 5시간 30분은 종전 1일 소정근로시간인 6시간보다 약 8% 단축된 수준인바, 위 각 임금협정으로 인한 소정근로시간 단축의 정도는 비교적 완만하다.
2015년 임금협정에 따라 가장 적은 임금을 받는 근로자가 소정근무일인 월 26일을 모두 근무하는 경우 비교대상 임금의 합은 1,076,350원(= 기본급 745,639원 + 승무수당 305,711원 + 운행숙달보조금 25,000원)인데, 이를 소정근로시간이 단축되기 전인 1일 소정근로시간 6시간 40분 기준 시급으로 환산하면 6,249원[= 1,076,350원 ÷ 1개월의 평균 소정근로시간 172.22시간<2>, 원 미만 버림]으로, 2015년 당시 적용되던 최저시급 5,580원을 상회한다. 또한, 2017년 임금협정에 따라 가장 적은 임금을 받는 근무기간 1년 미만의 근로자가 소정근무일인 월 26일을 모두 근무하는 경우 비교대상 임금의 합은 1,256,563원[= 기본급 735,639원 + 승무수당 310,711원 + 상여금(26일 근무 기준) 210,213원]인데, 이를 소정근로시간이 단축되기 전인 2015년 임금협정의 소정근로시간 1일 6시간 기준 시급으로 환산하면 8,106원(= 1,256,563원 ÷ 1개월의 평균 소정근로시간 155시간<3>, 원 미만 버림)으로, 2017년 당시 적용되던 최저시급 6,470원을 크게 상회한다.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2017년 임금협정상 소정근로시간 단축이 최저임금법을 잠탈하는지에 관하여 피고가 소정근로시간 단축을 시작하기 전인 6시간 40분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나, ① 2015년 임금협정으로 1일 소정근로시간을 6시간으로 단축한 것이 무효라고 볼 수 없는 점(원고들도 2015년 임금협정이 무효라고 주장하지는 않는다), ② 원고들이 들고 있는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 제11조의2<4>는 위 각 임금협정 체결 이후인 2019. 8. 20.에야 신설된 규정인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서울특별시 택시요금은 2013. 10.경 기본요금이 2,400원에서 3,000원으로, 거리요금도 100원/144m에서 100원/142m로 변경되는 등 상승하였는데, 2013년 임금협정이 체결된 2013. 8. 27. 이후 2015년 임금협정 전까지는 달리 임금협정이 체결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2015년 임금협정에서는 기본급이 10,000원 인상되고 사납금은 1일 4,500원이 인하되었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따라서 원고들의 운송수입금은 늘어났으나 사납금 납부를 위한 운행시간은 줄어들었을 것으로 보인다. 사단법인 Z이 발간한 ‘AA(갑 제24호증 제81면)’에 의하더라도 2014년에는 2010년과 비교하여 월 주행거리가 416.17㎞에서 404.5㎞로 11.67㎞ 감소하였으나 영업거리는 251.08㎞에서 2.5㎞만 감소하였고, 1일 운송수입금은 283,687원에서 320,600원으로 증가하였으며, 그 결과 영업㎞당 수입 또한 1,130원에서 1,290원으로 증가하였다. 또한 서울특별시가 발간한 ‘택시운송원가 분석 및 요금체계 개선 학술 용역(갑 제20호증 제82면)’에 의하더라도 2016년에는 2013년에 비하여 운행거리가 41.6㎞ 감소하였으나 영업거리는 14.9㎞만 감소하였고, 일평균 운송수입금은 22,055원, ㎞당 운송수입금은 144원 각 증가하였다.
원고들은 자신들의 실제 운행시간에 큰 변동이 없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들의 운행시간에는 사납금을 벌기 위한 시간과 초과운송수입금을 벌기 위한 시간이 모두 포함되는데 사납금을 벌기 위한 시간이 줄어든 만큼 택시운전근로자들이 더 많은 초과운송수입금을 벌기 위해 자의에 따라 실제 근로시간을 단축하지 않고 유지하였을 가능성도 있는 점, 노사합의에 따른 소정근로시간과 실제 근로시간은 다른 개념인 점, 2015년 임금협정과 2017년 임금협정의 각 제4조 제1항 단서는 1일 배차시간을 오전과 오후 각 10시간으로 하되 소정근로시간을 제외한 시간을 휴게시간으로 하여 근로자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설령 원고들의 운행시간에 큰 변동이 없었을지라도 이는 초과운송수입금을 벌기 위한 것으로서 피고 소속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전반적인 근무여건 및 근로조건이 개선되었다고 볼 여지도 있으므로 이와 같은 점만을 가지고 2015년 임금협정 또는 2017년 임금협정이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것이라고 인정할 수는 없다.』
추가 판단하는 부분
원고들은, 설령 2017년 임금협정이 유효라고 하더라도,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사납금을 납부하기 위해서는 업무수행에 최소한 6시간이 통상적으로 필요하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근로기준법 제58조 제1항 단서에 의하여 1일 6시간을 기준으로 최저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근로기준법 제58조 제2항은 “제1항 단서에도 불구하고 그 업무에 관하여 근로자대표와의 서면 합의를 한 경우에는 그 합의에서 정하는 시간을 그 업무의 수행에 통상 필요한 시간으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앞서 본 바와 같이 택시운송업무에 관하여 서면으로 작성된 2017년 임금협정이 피고와 피고 노동조합 사이에 효력이 있는 이상 2017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1일 소정근로시간인 5시간 30분을 원고들의 택시운송업무 수행에 통상 필요한 시간으로 보아야 할 것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여야 한다. 원고 C, U의 확장 전 청구와 나머지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한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였으므로 원고들의 항소 및 이 법원에서 확장한 원고 C, U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엄상필(재판장) 주선아 김광남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