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판결

서울고등법원 2023. 9. 15. 선고 2022나2051544 판결

2022

주문

1.

원고(반소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가. 제1심판결의 반소에 관한 부분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에 해당하는 피고(반소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나.

원고(반소피고)는 피고(반소원고)에게 4,795,980원 및 이에 대하여 2020. 5. 20.부터 2023. 9. 15.까지는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다.

피고(반소원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3.

소송 총비용은 본소, 반소를 통틀어 95%는 원고(반소피고)가, 나머지는 피고(반소원고)가 각 부담한다.

4.

제2의 나.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본소와 반소를 함께 본다.

1.

기초 사실

가.

당사자 지위

원고는 2013. 8. 1.부터 서울 노원구 C에서 ‘D요양병원’이라는 상호로 의료기관을 운영하였다(이하 위 병원을 ‘이 사건 병원’이라 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고용되어 2013. 10. 1.부터 이 사건 병원에서 근무하다가 2020. 5. 4. 퇴직한 의사이다.

나.

피고의 근로계약 조건 및 피고의 수령액

1)

원피고는 피고의 고용 당시 근로자인 피고가 부담할 소득세 등 세금, 준조세 성격의 보험료 등을 사용자인 원고가 부담하고 근로자인 피고가 실제로 수령하는 세후 임금을 확정하는 형태의 ‘세후 임금 계약’(이른바 ‘네트 계약’, 이하 ‘세후 임금 계약’이라고만 한다)을 체결하였다(원피고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을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 다만,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피고가 매달 수령하는 임금에 퇴직금 명목의 돈이 포함되어 있었는지에 관하여는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있다).

2)

피고가 원고로부터 수령한 돈은 2013. 10.분부터 2019. 9.분까지는 매월 11,000,000원, 2019. 10.분부터 퇴직 시까지는 매월 12,000,000원이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 주장 및 청구 요지

가.

원고의 주장 및 본소 청구 요지

원피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시 피고가 원고로부터 피고의 퇴직금을 사전에 매달 임금에 합산하여 지급받는 대신 별도로 법령에 따른 퇴직금을 청구하지 않기로 약정(이하 이러한 약정을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하였으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법령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만약 퇴직금 분할 약정이 인정되지 않거나 무효로 판단된다면, 원고가 피고에게 그간 지급한 급여 중 퇴직금 명목 부분은 부당이득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를 반환할 의무가 있다.

구체적으로, 원고가 피고에게 2013. 10. 1.부터 2020. 5. 4.까지 매월 지급한 급여 중 100만 원은 퇴직금 명목의 돈이다. 그 금액을 모두 더하면 79,133,333원[= 매월 100만 원 × (79+4/30)개월, 원 미만 버림]이 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부당이득반환으로 79,133,333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및 반소 청구 요지

원피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시 퇴직금 분할 약정을 체결한 바 없다. 피고가 원고로부터 2013. 10.분부터 2019. 9.분까지 매월 받은 돈은 전부 약정 임금일 뿐, 사전 분할된 퇴직금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다만, 2019. 10.분부터 퇴직 시까지 매월 받은 돈 중 100만 원은 퇴직금 명목의 돈이 맞으나, 피고의 퇴직금 채권으로 상계한다. 원고는 피고에게 ’법령에 따른 퇴직금‘에서 ’2019. 10.분부터 퇴직 시까지 매월 100만 원씩의 부당이득반환 채무‘를 상계 또는 공제한 나머지 돈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본소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즉, ‘퇴직금 분할 약정’)하였다면, 그 약정은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에 위배되어 무효이다. 그 결과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 한편 근로기준법상 임금은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일체의 금원으로서, 근로자에게 계속적ㆍ정기적으로 지급하고 그 지급에 관하여 사용자가 단체협약, 취업규칙, 급여규정, 근로계약, 노동관행 등에 따라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근로관계의 계속 중에 퇴직금 분할 약정에 의하여 월급과는 별도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으나 퇴직금 분할 약정이 위와 같은 이유로 무효여서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면 위 약정에 의하여 이미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은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임금’에도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사용자는 법률상 원인 없이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함으로써 그 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은 반면 근로자는 같은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은 셈이 되므로,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감안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것이다.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당해 약정이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8다9150 판결, 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0다95147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1)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시’ 퇴직금 분할 약정이 있었음을 전제로 한 청구

원고의 본소 청구 중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시’ 퇴직금 분할 약정이 부가되어 있음을 전제로 원고가 피고에게 지급한 급여 중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한 돈의 반환을 구하는 부분에 관하여 본다. 원고가 제출한 증거나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시 원피고 사이에 퇴직금 분할 약정이 있었음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렇게 판단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가)

원고는 의사 고용 계약에서 ‘사용자가 근로자인 의사에게 사전에 퇴직금 명목의 돈을 월 급여에 포함하여 함께 지급하되, 근로자인 의사는 퇴직 시 법령에 따른 퇴직금을 청구하지 않는 의료계 관행’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그러한 의료계 관행이 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 주장 의료계 관행을 증명할 유일한 증거는 이 법원 증인 E의 서면증언인데, E은 이 사건 병원의 원무부장으로서 원고를 대리하여 피고와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그 증언 내용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 그뿐만 아니라 E의 증언만으로 원고 주장 의료계 관행을 증명하기에 부족하다. 원고는 자신이 주장하는 의료계 관행을 증명하기 위하여 F협회와 G협회에 사실조회를 신청하였고 이 법원은 이를 채택하였으나, F협회와 G협회는 아무런 회신을 하지 않거나 해당 기관이 답할 수 없는 사안이라는 취지로 회신하였다.

나)

원고는 2013. 8. 의사 H과, 2020. 4. 29. 의사 I과 각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퇴직금 분할 약정을 함께 체결하였다(갑 제15, 16, 22, 23호증). 원고는 이를 근거로 이 사건 병원에서 원고와 의사들 사이의 근로계약에는 퇴직금 분할 약정을 함께 체결하는 관행이 있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피고 사이에 이 사건 근로계약이 체결되었을 시기인 2013. 10. 1.에는 퇴직금 분할 약정이 함께 체결된 선례는 의사 H의 사례만이 있었을 뿐이어서, 그것만으로 ‘당시 이 사건 병원에서 원고와 의사들 사이의 근로계약에 퇴직금 분할 약정을 함께 체결하는 관행이 있었다.’고 인정하기는 부족하다.

다)

설령 원고가 주장하는 가.항 기재 ‘의료계 관행’이나 나.항 기재 ‘이 사건 병원에서 원고와 의사들 사이의 근로계약에 퇴직금 분할 약정을 함께 체결하는 관행’이 있었다 하더라도, 그 관행만으로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시 원피고 사이에 퇴직금 분할 약정이 있었다고 추단할 수도 없다. 원피고 사이에 퇴직금 분할 약정에 관한 의사의 합치가 있었음을 인정할 다른 증거가 없기 때문이다. 관행만으로 당사자 사이의 의사의 합치가 증명되는 것은 아니다.

라)

원고는 피고의 거부로 이 사건 근로계약에 관한 근로계약서가 작성되지 않았고, 이는 피고가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퇴직금을 사전에 분할하여 지급받고도 퇴직 이후 다시 법령에 따른 퇴직금을 청구할 목적이었기 때문이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근로계약에 관한 근로계약서의 미작성 경위에 관한 갑 제24호증(E의 사실확인서)의 기재, 증인 E의 서면증언은 그대로 믿기 어렵다. E은 이 사건 병원의 원무부장으로서 원고를 대리하여 피고와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그 지위상 원고와 가깝기 때문이다. 그밖에 달리 이 사건 근로계약에 관한 근로계약서가 작성되지 않은 이유가 피고의 거부 때문임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나아가 이 사건 근로계약에 관한 근로계약서 미작성만으로, 피고가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퇴직금을 사전에 분할하여 지급받고도 퇴직 이후 다시 법령에 따른 퇴직금을 청구할 목적이었다고 추론할 수도 없다.

마)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의 근로기간 중 피고의 요구에 따라 피고의 연말정산 결과 추가 납부하여야 하는 소득세를 원고가 대납하여 준 반면, 환급받는 소득세금액은 피고 본인이 수령하였다고 주장한다. 원고가 피고의 이러한 부당한 요구를 수용한 것은, 피고가 사전에 매월 퇴직금 명목의 돈을 수령하여 왔으므로 퇴직금 분할약정을 준수하여 퇴직 시 법령에 따른 퇴직금 지급을 당연히 청구하지 않을 것임에 대한 원고의 강한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원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의 근로기간 중 피고의 연말정산 결과 추가 납부하여야 하는 소득세를 원고가 대납하여 준 반면, 환급받는 소득세 금액은 피고 본인이 수령하였음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설령 원고가 피고에게 부과된 소득세를 납부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피고가 부담할 소득세 등 세금, 준조세 성격의 보험료 등을 사용자인 원고가 부담하고 근로자인 피고가 실제로 수령하는 세후 임금을 확정하는 형태의 ‘세후 임금 계약’을 원피고가 체결하였기 때문이다. 즉, 원고는 세후 임금 계약인 이 사건 근로계약의 계약상 자신의 의무를 이행한 것에 불과하다. 나아가, 원고가 피고에게 부과된 소득세를 납부한 사실과 퇴직금 분할 약정 사이에 어떠한 논리적 관련성도 찾기 어렵다.

바)

원고는 일반적으로 세후 임금 계약에서는 1,000만 원 또는 1,500만 원 등 깔끔하게 떨어지는 금액으로 급여를 책정하는데,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라 피고에게 1,100만 원이라는 ‘애매한’ 금액으로 지급한 것은 1,000만 원이 급여이되 나머지 100만 원은 퇴직금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라 피고에게 지급된 돈 1,100만 원을 급여 1,000만 원과 퇴직금 100만 원으로 구분하는 것은 아무런 계약상 근거가 없어 자의적일 뿐만 아니라, ‘일반적으로 세후 임금 계약에서 1,000만 원 또는 1,500만 원 등 깔끔하게 떨어지는 금액으로 급여를 책정한다.’는 관행을 인정할 증거도 전혀 없다.

2)

2019. 10.분부터 추가로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돈에 관한 청구

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원고가 피고에게 2019. 10.분부터 추가로 지급한 1,000,000원은 퇴직금 명목의 돈을 지급한 것임은 피고가 자인하고 있다(즉, 이 부분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2019. 10.분부터 2020. 5.분까지 지급된 합계 8,000,000원(= 월 1,000,000원 × 8개월)은 피고가 원고에게 부당이득으로 반환하여야 한다.

나)

항변에 관한 판단

(1)

항변 요지

피고는 퇴직금에서 위 8,000,000원을 공제한 나머지인 89,123,810원(= 97,123,810-8,000,000원)과 그 지연손해금만을 반소로 구하는바, 이러한 취지에는 위 8,000,000원을 근로자인 피고의 퇴직금 채권으로 상계하는 의사가 포함되어 있다(피고는 이 법원 제4회 변론기일에서 이러한 의사를 명확히 하였다).

(2)

상계의 요건

(가)

상계의 자동채권 발생

피고는 2020. 5. 4. 이 사건 병원에서 퇴직하여, 그다음 날인 2020. 5. 5. 법령에 따른 퇴직금 채권 97,123,810원의 채권을 원고에 대하여 가진다[아래 제4의 나.

5)항에서 보는 바와 같다].

(나)

상계적상

민법 제492조 제1항에서 채무의 이행기가 도래한 때라 함은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이행의 청구를 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하였음을 의미하는 것이지 채무자가 이행지체에 빠지는 시기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1981. 12. 22. 선고 81다카10 판결 참조).

상계의 자동채권인 피고의 원고에 대한 퇴직금 채권은 퇴직 다음 날인 2020. 5. 5. 이행기가 도래하였다[근로기준법 제36조가 정한 금품청산제도는 근로관계가 종료된 후 사용자로 하여금 14일 내에 근로자에게 임금이나 퇴직금 등의 금품을 청산하도록 하는 의무를 부과하는 한편, 이를 불이행하는 경우 형사상의 제재를 가함으로써 근로자를 보호하고자 하는 것이지 사용자에게 위 기간 동안 임금이나 퇴직금 지급의무의 이행을 유예하여 준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퇴직금청구권은 퇴직한 다음 날부터 행사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01. 10. 30. 선고 2001다24051 판결 참조)]. 상계의 수동채권인 원고의 피고에 대한 퇴직금 명목 지급금 8,000,000원 반환채권은 2019. 10.분부터 2020. 5.분의 각 급여 지급일에 그 성립과 동시에 민법 제492조 제1항의 측면에서 이행기가 도래하였다[그러나 원고가 이 사건 소 제기 이전에 부당이득반환 이행청구를 하였음에 대한 증명이 없으므로(민법 제387조 제2항), 2020. 5. 5. 당시까지 지체책임은 발생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원피고의 양 채권은 2020. 5. 5.에 상계적상에 있었다.

(다)

상계의 의사표시 및 도달

피고가 퇴직금 채권으로 원고의 부당이득반환 채권과 상계한다는 의사표시가 담긴 피고의 반소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 부본이 2023. 8. 14. 원고에게 도달한 사실은 기록상 명백하다.

(3)

상계의 결과

그렇다면 원고의 8,000,000원 부당이득반환 채권은 상계적상일인 2020. 5.

5.에 소급하여 피고의 퇴직금 채권 중 8,000,000원과 대등액의 범위에서 상계로 소멸하였다. 결국 원고의 부당이득반환 채권은 모두 소멸하였다. 피고의 퇴직금 채권은 89,123,810원(= 97,123,810원 – 8,000,000원)과 지연손해금 채권만이 잔존하게 되었다.

(4)

항변에 관한 소결론

피고의 상계 항변은 이유 있다.

다.

본소 청구에 관한 소결론

원고의 본소 청구 중 ①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시’ 퇴직금 분할 약정이 함께 체결되었음을 전제로 한 청구 부분은 퇴직금 분할 약정이 증명되지 않았고, ② 2019. 10.분부터 추가로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돈에 관한 청구 부분은 그 부당이득반환 채권이 상계로 소멸하였다. 원고의 본소 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

4.

반소에 관한 판단

가.

퇴직금 지급 의무

피고는 원고에게 고용되어 2013. 10. 1.부터 이 사건 병원에서 근무하다가 2020. 5. 4. 퇴직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퇴직금의 산정

1)

관련 법령

사용자는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퇴직금으로 퇴직 근로자에게 지급할 수 있는 제도를 설정하여야 한다(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조 제1항, 제8조 제1항). ‘평균임금’이란 이를 산정하여야 할 사유가 발생한 날 이전 3개월 동안에 그 근로자에게 지급된 임금의 총액을 그 기간의 총 일수로 나눈 금액을 말하는데(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6호), 그에 따라 산출된 금액이 그 근로자의 통상임금보다 적으면 그 통상임금액을 평균임금으로 한다(근로기준법 제2조 제2항).

2)

인정 사실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약정한 세후 임금은 월 11,000,000원으로, 피고는 원고로부터 2013. 10.분부터 2019. 9.분까지는 11,000,000원, 2019. 10.분부터 퇴직 시까지는 12,000,000원을 지급받았다(앞서 본 사실,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내지 12호증). 다만, 2019. 10.분부터 추가로 지급된 1,000,000원은 퇴직금 명목의 돈을 추가로 지급받은 것으로, 임금에 포함되지 않는다(피고가 자인하는 사실).

원고는 2020. 1.부터 같은 해 4.까지 피고의 보수를 8,450,000원으로, 2020. 5.에는 1,090,322원(= 8,450,000원 × 근무일 4일 / 5월의 총 일수 31일)으로 각 신고하여 4대 보험료를 납부하였다(을 제3호증). 이에 따라 원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과 관련하여 매월 납부한 4대 보험료, 소득세, 지방소득세의 합계가 월 1,820,280원(= 4대 보험료 604,630원 + 소득세, 지방소득세 1,215,650원)이다[다툼 없는 사실(소장 제12, 13면, 반소장 제8면), 을 제4호증].

가)

관련 법리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총액에는 사용자가 근로의 대상으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일체의 금품으로서, 근로자에게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되고 그 지급에 관하여 사용자에게 지급의무가 지워져 있으면 그 명칭 여하를 불문하고 모두 포함된다. 근로자가 사용자의 병원에서 의사로 근무하면서 급여로 매월 일정액을 지급받되 그에 대하여 부과되는 근로소득세 등을 사용자가 대납하기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면 명칭 여하를 불문하고 사용자가 대납한 근로소득세 등 상당액은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에 포함되어야 한다(대법원 2021. 6. 24. 선고 2016다200200 판결 참조).

나)

구체적인 계산

피고의 퇴직일인 2020. 5. 4. 직전 3개월(2020. 2. 5.~2020. 5. 4.) 동안 피고가 지급받은 임금 총액은 다음과 같이 38,346,754원(= 11,051,965원 + 12,820,280원 + 12,820,280원 + 1,654,229원)이다.

이를 평균임금으로 환산하면 426,075원[= 38,346,754원 / 90일(= 25일 + 31일 + 30일 + 4일)]이 된다.

4)

통상임금 산정(근로기준법 제2조 제2항)

가)

관련 법령

‘통상임금’이란 근로자에게 정기적이고 일률적으로 소정근로 또는 총 근로에 대하여 지급하기로 정한 시간급 금액, 일급 금액, 주급 금액, 월급 금액 또는 도급 금액을 말한다(근로기준법 시행령 제6조 제1항). 월급 금액으로 정한 임금은 월급 금액을 월의 통상임금 산정 기준시간 수(1주의 통상임금 산정 기준시간 수에 1년 동안의 평균 주의수를 곱한 시간을 12로 나눈 시간)로 나누어 시간급 통상임금을 산정한다(같은 조 제2항 제4호). 통상임금을 일급 금액으로 산정할 때에는 위 시간급 통상임금 금액에 1일의 소정근로시간 수를 곱하여 계산한다(같은 조 제3항).

나)

구체적인 계산

피고의 일급 통상금액은 다음과 같이 490,728원이 된다.

5)

피고의 퇴직금 계산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6호에 따라 산출된 금액이 피고의 통상임금보다 적으므로, 근로기준법 제2조 제2항에 따라 통상임금액을 평균임금으로 한다. 따라서 피고의 평균임금은 490,728원이다. 한편, 피고의 근로기간 총 일수는 2013. 10. 1.부터 2020. 5. 4.까지 총 2,408일임은 계산상 명백하다.

이에 기초하여 산정한 피고의 퇴직금 금액은 97,123,810원[= 490,728원 × 30일 × (2,408일 / 365일)]이다.

6)

피고가 자인하는 기지급 퇴직금 공제 또는 상계

한편, 원고가 피고에게 2019. 10.분부터 추가로 지급한 1,000,000원은 퇴직금 명목의 돈을 지급한 것임은 피고가 자인하고 있으므로, 2019. 10.분부터 2020. 5.분까지 지급된 합계 8,000,000원(= 월 1,000,000원 × 8개월)은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부당이득으로 반환하여야 하고 이는 이른바 ‘조정적 상계’의 대상이 된다(이 사건은 근로자가 스스로 퇴직금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수동채권인 부당이득반환 채권과 상계하였으므로, ‘조정적 상계’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상계가 가능하다). 피고는 피고의 퇴직금 채권에서 원고의 위 8,000,000원 채권을 공제 또는 상계한 나머지인 89,123,810원(= 97,123,810원 - 8,000,000원)과 그 지연손해금을 반소로 구한다.

다.

소결론

그렇다면 원고는 피고에게 미지급 퇴직금 89,123,810원 및 그중 제1심판결에서 인용한 부분인 84,327,830원에 관하여는 퇴직일로부터 14일이 지난 날 후로서 피고가 구하는 2020. 5. 20.부터 원고가 퇴직금의 전부 또는 일부의 존부를 법원에서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제1심판결 선고일인 2022. 11. 24.까지는 민법<2>이 정한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나머지 이 법원에서 추가로 지급을 명하는 부분인 4,795,980원(= 89,123,810원 – 84,327,830원)에 관하여는 역시 퇴직일로부터 14일이 지난 날 후로서 피고가 구하는 2020. 5. 20.부터 원고가 퇴직금의 전부 또는 일부의 존부를 법원에서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피고는 퇴직금 명목으로 미리 지급받은 8,000,000원의 반환의무를 인정하면서도 반소 청구취지를 이 법원 계속 중에야 감축하였고, 감축한 청구에서도 청구 금액 원본 전액에 대하여 2020. 5. 20.부터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부가하여 구하였으므로, 원고로서는 위 지연손해금 부분에 대해서는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되는 이 법원 판결 선고일인 2023. 9. 15.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5.

결론

원고의 본소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피고의 반소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반소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

중 본소에 관한 부분과 반소에 관한 원고 패소 부분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다.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제1심판결의 반소에 관한 피고 패소 부분 중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한 부분은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이를 취소하고 원고에 대하여 이 법원에서 추가로 인정한 위 돈의 지급을 명한다. 제1심판결의 반소에 관한 피고 패소 부분 중 나머지 부분은 정당하므로 이에 대한 피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윤강열(재판장) 정현경 송영복

각주1) 피고는 항소장의 항소취지에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라고 기재하였다. 피고는 제1심판결에서 반소에 관하여 일부 패소한 지연손해금 부분(84,327,830원에 대한 2020. 5. 20.부터 2022. 11. 24.까지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 부분)에 관하여는 항소하지 않았으므로, 피고의 항소를 위와 같이 제1심판결의 반소에 관한 피고 패소 부분 중 일부에 관한 항소로 본다.

각주2) 의료법의 여러 규정과 제반 사정을 참작하면 의사나 의료기관을 상법 제4조 또는 제5조 제1항이 규정하는 상인이라고 볼 수는 없고, 의사가 의료기관에 대하여 갖는 급여, 수당, 퇴직금 등 채권은 상사채권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22다200249 판결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