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선정당사자)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선정당사자)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당사자의 지위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12. 5. 24. 설립되어 상시 약 7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전세버스 운송업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참가인은 2017. 12. 21. E 주식회사(이하 ‘E’라 한다)와 사이에 참가인이 E로부터 계약기간을 같은 날부터 2018. 12. 30.까지 1년으로 정하여 E 광주공장 및 곡성공장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의 통근버스 운행업무를 위탁받는 내용의 도급계약을 체결하였고, 이후 1년 단위로 E와 통근버스 운행업무에 관한 위탁도급계약을 체결해 오고 있다.
원고(선정당사자, 이하 ‘원고’라고만 한다)는 2018. 1. 29., 선정자 C(이하 ‘선정자’라고만 한다)은 2017. 12. 21. 각 참가인에 입사한 후 매년 12월 20일을 기준으로 계약기간을 1년으로 정한 근로계약을 체결한 후 참가인의 통근버스 운전원으로 근무하였다. 원고 및 선정자(이하 이들을 통칭할 때는 ‘원고 등’이라 한다)는 F노동조합의 조합원이다.
원고 등에 대한 해고
참가인의 인사위원회는 원고에 대하여 2021. 7. 26., 선정자에 대하여 2021. 7.
각 회의를 개최하여 징계절차를 진행한 뒤 ‘참가인의 출근명령에 불응, 무단결근’이라는 징계사유로 참가인의 취업규칙(이하 ’이 사건 취업규칙‘이라 한다) 제74조 제12호 및 제15호의 규정에 근거하여 해고를 의결하였고, 원고 등에게 이를 각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구제신청 경과
원고 등은 2021. 9. 2. ‘원고 등에게 배차를 하지 않은 것은 부당 배차거부 및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고,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G/H로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하였다.
위 구제신청에 대하여 전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21. 11. 22. ① 부당 배차거부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에 대하여 ‘참가인의 배차 행위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의 “그 밖의 징벌”에 해당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참가인이 원고 등에 대한 선행 해고<1>에 대한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에 따라 참가인이 원고 등을 복직시킨 이후 바로 배차하지 않고 본사로 출근을 지시한 것이 참가인의 배차 권한을 남용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참가인이 배차를 하지 않은 행위는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기각 판정을 하였고, ② 이 사건 해고에 관한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에 대하여 ‘이 사건 해고가 사회통념상 타당성을 결여한 위법한 처분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참가인이 원고 등의 조합 활동을 이유로 불이익하게 배차하지 아니하였다는 근거가 부족하며 이것이 참가인의 부당노동행위 의사에서 비롯되었다거나 기타 참가인의 부당노동행위 의사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정하기 어려우므로 참가인의 행위가 불이익취급 및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라고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기각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 한다).
이에 원고 등이 이 사건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D/I로 재심을 신청하였으나[원고 등은 재심 단계에서 구제명령의 신청취지 중 ‘부당 배차거부’ 부분을 ‘부당 (본사) 배치전환’으로 변경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22. 2. 16. ① 부당 배치전환 및 부당노동행위 부분에 대하여는 ‘원고 등은 참가인이 원고 등을 본사로 발령한 행위가 부당한 배치전환이라고 주장하나, 위 배치전환은 그 행위나 처분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기 어려우므로 구제명령의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② 이 사건 해고에 관한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부분에 대하여는 ‘원고 등의 무단결근 및 정당한 업무지시 위반은 이 사건 취업규칙 제74조 제12호 및 제15호의 징계사유에 해당하므로 이를 징계사유로 삼은 것은 정당하다’, ‘참가인이 원고 등에 행한 해고는 기업질서의 유지 측면에서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원고 등의 각 재심신청을 모두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나 제1 내지 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 등 주장의 요지<2>
이 사건 해고 이전에 참가인은 원고 등이 참가인이 제시한 근로조건 변경에 이견이 있어 근로계약서에 서명을 하지 않았거나 근로조건 합의가 결렬되었다는 이유로 원고 등과의 근로관계를 종료시킨 바 있고, 이에 대하여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이 있었으므로, 참가인으로서는 원고 등을 원직에 복직시켜야 함에도 원직이 아닌 본사 대기발령을 하여 구제명령에 반하는 업무지시를 하였다. 또한 참가인은 위 선행 해고 당시 제시한 것과 동일한 조건이 기재된 근로계약서를 원고 등에게 제시하며 서명할 것을 강요하였는데, 이는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근로기준법 제4조를 위반한 부당한 지시에 해당한다. 따라서 원고 등이 이에 응하지 않고 출근하지 않은 것을 두고 징계사유로서의 무단결근 또는 정당한 업무지시 위반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해고의 징계사유는 존재하지 않는다.
설령 원고 등에게 징계사유가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참가인이 원고 등에 대하여 근로계약서 작성 거부를 이유로 선행 해고를 하였다가 노동위원회로부터 그 해고가 부당하다는 판정을 받았음에도, 복직한 원고 등에게 또다시 동일한 근로계약서 작성을 요구함으로써 원고 등으로 하여금 출근하여 협상할 유인조차 제공하지 않은 채 원고 등의 결근을 빌미로 해고하기까지 한 것은 그 양정이 과도하다.
관련 법령 등
별지 관련 법령 등 기재와 같다.
인정사실
참가인은 2020. 12. 30.부터 2021. 1. 6. 오전까지 원고에게 수차례에 걸쳐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등으로 2021년도 근로계약 갱신을 위하여 2021년 근로계약서에 서명할 것을 요청하였으나 원고가 참가인이 정한 시한까지 그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이유로 2021. 1. 6.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종료한다는 사실을 문자메시지로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통보’라 한다).
원고는 이 사건 통보가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J/K로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하였다. 전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21. 3. 4. 이 사건 통보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판정을 하였고, 그에 대한 재심인 L/M 사건에서 중앙노동위원회는 2021. 6. 8. 참가인의 재심 신청을 기각하였다.<3> 그 이유의 요지는 ‘원고는 2020년 12월경 근무평가를 통과하여 2021년 근로계약 갱신 대상자로 이미 확정되었으므로 원고의 2020년 근로계약의 계약기간 종기인 2020. 12. 20. 시점에서 참가인과 원고 사이에 근로계약이 갱신되어 2020. 12. 21.부터 2021. 12. 20.까지의 2021년 근로계약이 유효하게 성립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참가인의 이 사건 통보는 해고에 해당하고, 그 이유로 든 임금 등 근로조건에 대한 이견은 근로기준법 제23조에서 정한 정당한 이유가 될 수 없고, 근로기준법 제27조에서 정한 해고의 서면통지 의무도 이행하지 않았으므로 원고에 대한 해고는 부당하다’는 것이었다.
한편 선정자는 2021. 2. 18. 참가인으로부터 해고를 당하였다고 주장하면서(이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통보와 통칭하여 ‘이 사건 선행 해고’라 한다)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O/P로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하였고, 전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21. 5. 6. ’참가인이 선정자와 근로조건 합의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킨 것은 해고에 해당하고, 해고의 정당한 사유가 없으며, 해고의 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초심판정을 하였다.<4> 이에 참가인이 불복하여 2021. 6. 9. 중앙노동위원회에 Q로 재심을 신청하였다가 2021. 7. 22. 재심을 취하하여 위 초심판정이 확정되었다.
참가인은 위 2)항과 3)항의 각 판정 결과에 따라 2021. 6. 23. 원고에게, 2021. 7. 6. 선정자에게 각 복직통보서를 보냈다. 참가인이 원고에게 보낸 복직통보서에는 “① 전남지방노동위원회 판정에 따라 2021. 6. 24. 자로 복직을 명령합니다(09:00까지 본사로 출근하시기 바랍니다). ② 해고기간에 대한 임금상당액 지급일: 2021. 6. 23., ③ 임금상당액 산정 기준 및 내역(2021. 1. 7. ~ 2021. 6. 23. 각 월별 합계 금 15,464,096원)”이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고, 참가인이 선정자에게 보낸 복직통보서에는 “① 전남지방노동위원회 판정에 따라 2021. 7. 7. 자로 복직을 명령합니다(09:00까지 본사로 출근하시기 바랍니다). ② 해고기간에 대한 임금상당액 지급일: 2021. 7. 6., ③ 임금상당액 산정 기준 및 내역(2021. 2. 18. ~ 2021. 7. 6. 각 월별 합계 금 10,883,854원)”이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이하 이를 통칭하여 ’이 사건 복직명령‘이라 한다).
원고는 2021. 6. 24., 선정자는 2021. 7. 7. 각 복직명령일에 참가인 본사로 출근하였다. 참가인은 원고 등에게 참가인 도장이 날인된 근로계약서(계약기간: 2020. 12. 21. ~ 2021. 12. 20.)를 전달하고 위 계약서에 기재된 근로조건을 설명하면서 근로계약 체결을 권유하였다. 원고 등은 참가인이 제시한 근로계약서를 자문 노무사와 검토한 후에 본사를 방문하여 근로계약서를 제출하겠다고 답변한 뒤 귀가하였고, 그 이후부터는 출근을 하지 않았다.
참가인은 원고에게 2021. 6. 25., 2021. 6. 30. 2차례에 걸쳐, 선정자에게 2021. 7. 12., 2021. 7. 15., 2021. 7. 20. 3차례에 걸쳐 각 ’근로계약 체결에 대한 의사 표명 및 출근 요청‘ 등의 통보서를 보냈는데, 원고에게 보낸 통보서에는 ’귀하는 참가인의 복직명령 이후 현재까지 근로계약 체결에 대한 의사표시는 물론 출근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참가인은 다시 한 번 귀하에게 근로계약 체결에 대한 명확한 의사를 표시하여 줄 것을 요청하오니 본 통보서를 수령한 즉시 회신하기 바랍니다‘라고 기재되어 있고, 선정자에게 보낸 통보서에는 위 기재에 더하여 ’본사로 출근하여 참가인의 지시에 따르시기 바랍니다‘라고 기재되어 있다.
참가인의 인사위원회는 위 1. 나.항의 인사위원회 개최에 앞서 2021. 7. 20. 원고에게, 2021. 7. 26. 선정자에게 각 출석통보서를 보내 인사위원회의 개최 사실을 알리고 인사위원회에 출석할 것을 통지하였는데, 그 통보서에는 인사위원회 회부 사유가 ’무단결근, 정당한 업무지시 위반‘으로, 구체적인 행위가 ’회사의 출근 명령에 불응하여 무단결근‘(원고: 2021. 6. 25. ~ 2021. 7. 20., 선정자: 2021. 7. 8. ~ 2021. 7. 26.)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5, 8호증, 을나 제3, 4, 6,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해고사유의 존부
관련 법리
취업규칙 등에서 징계사유와 그에 대한 징계종류를 규정하고 있는 이상 그 규정 자체가 신의칙에 위반한다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규칙의 정함에 따르고 근로자의 비위 사실이 취업규칙 소정의 해고사유에 해당한다면 위 취업규칙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위법․부당하다는 어떤 사정이 없는 한 그 규정에 따른 해고의 징계처분은 일응 정당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1. 10. 11. 선고 91다20173 판결 등 참조).
사용주가 지방노동위원회의 원직복직명령에 따라 해고되었던 근로자를 복직시키면서 해고 이후 복직 시까지 해고가 유효함을 전제로 이미 이루어진 인사질서, 사용주의 경영상의 필요, 작업환경의 변화 등을 고려하여 복직 근로자에게 그에 합당한 일을 시킨 경우, 그 일이 비록 종전의 일과 다소 다르더라도 이는 사용주의 고유권한인 경영권의 범위에 속하는 것이므로 정당하게 복직시킨 것으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1997. 5. 16. 선고 96다47074 판결, 대법원 2013. 2. 28. 선고 2010다52041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원고 등이 참가인으로부터 이 사건 복직명령에 따라 통보받은 각 복직명령일 당일에만 참가인 본사로 출근한 뒤 그다음 날인 2021. 6. 25., 2021. 7. 8.부터 인사위원회 출석 통지일인 2021. 7. 20., 2021. 7. 26.까지 출근하지 않았음은 위 인정사실에서 본 바와 같고(원고 등은 복직명령일 이후에도 상당한 기간 동안 05:00에 본사로 출근했으나 사무실 문이 잠겨 있어 그냥 퇴근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앞서 본 사실과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 등의 결근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 등이 이 사건 복직명령을 받고도 출근을 하지 않은 행위는 무단결근으로서 이 사건 취업규칙상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참가인은 이 사건 선행 해고에 대한 노동위원회의 각 구제명령에 따라, 원고에게 2021. 6. 24., 선정자에게 2021. 7. 7. 각 참가인의 본사로 출근하라는 취지의 이 사건 복직명령을 하였는데, 참가인이 원고 등에게 본사로 출근할 것을 지시한 것을 두고 원고 등을 원고 등 주장과 같이 본사로 대기발령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참가인은 원고 등에게 ’근로계약서 작성을 위하여 본사로 출근하라‘고 지시하였을 뿐 명시적으로 원고 등을 본사로 대기발령하는 취지의 인사명령을 내린 사실이 없다.
원고 등이 가장 마지막으로 서명한 근로계약서(2019. 12. 21. 계약기간이 개시되는 것을 말하고, ’종전 근로계약서‘라 한다) 제2조 제1항에는 원고 등의 근무장소가 ’E 공장 또는 참가인이 지정한 장소‘로, 담당업무가 ’E 출퇴근버스 운행 업무 및 이에 수반되는 업무‘라고 명시되어 있는 등 원고 등의 근무장소와 담당업무는 근로계약서에 의하여 지정 또는 결정되어 온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 사건 복직명령만으로는 그에 따라 원고 등의 근무장소와 담당업무가 지정되었다고 보기는 어렵고(원고 등은 이 사건 선행 해고 당시 수행하였던 E 출퇴근버스 운전원 업무에 복직시키지 않은 것이 종전 구제명령에 반한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 등의 업무는 E 출퇴근버스 운행 업무 및 이에 수반되는 업무이지 반드시 원고 등이 기존에 운행하던 노선의 운행 업무에 국한된다고 볼 수 없다), 원고 등이 운행하던 노선에는 원고 등의 해고기간 동안의 공백을 메우기 위하여 이미 다른 운전기사가 배치되어 근무 중이었을 것이므로, 원고 등을 포함한 일부 근로자들에 대한 노선의 배치에 대한 조정이 반드시 필요하였다고 보인다. 따라서 참가인으로서는 원고 등을 곧바로 운전 업무로 복귀시키지 않고 그에 앞서 본사에 출근하도록 하여 구체적인 근무장소와 담당업무를 기재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할 것을 요청할 만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었다.
원고 등의 주장처럼, 이 사건 복직명령 당시 참가인과 원고 등의 근로계약 자체는 갱신되어 유효하게 존속하고 있기는 하였다. 그러나 근로기준법 제17조는 사용자에 대하여 근로조건이 기재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여 교부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는 점, 원고 등과 참가인 사이에 1년 단위로 근로계약서를 새롭게 작성하면서 근로계약의 내용이 형성되어 왔는데 이 사건 복직명령 당시 원고 등의 구체적인 근로조건을 명시한 근로계약서는 존재하지 아니한 상태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 등이 이 사건 복직명령에 따라 참가인 본사로 우선 출근하여 근로조건의 협상 등을 거쳐 ‘2020. 12. 21.부터 2021. 12. 20.까지‘를 계약기간으로 하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는 절차는 필수적이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근로조건은 근로자와 사용자가 동등한 지위에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결정하여야 함은 자명한 것이나, 앞서 본 바와 같이 근로기준법상 사용자에게 근로계약서의 작성 및 교부 의무가 부여된 이상, 설령 참가인이 제시한 근로계약서에 원고 등이 수용하기 어려운 근로조건이 기재되어 있었다고 하더라도 계약 과정에서의 협상을 통해 이를 수정하거나 추후 정당한 절차를 통해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참가인이 근로계약서 작성을 위해 본사로 출근할 것을 지시한 행위가 근로계약서 작성 강요 등에 해당하여 부당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 등은, 이 사건 선행 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노동위원회의 판정이 있었음에도 참가인이 종전에 제시한 것과 동일한 조건이 기재된 근로계약서를 제시하며 서명하도록 요구한 것은 근로기준법 제4조를 위반한 것이라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 등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참가인이 이전보다 불리한 근로조건을 관철시키기 위해 무리한 계약 체결을 강요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또한 노동위원회가 이 사건 선행 해고를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판정한 취지는, 참가인이 원고 등에게 제시한 근로조건이 부당한 것인지 여부와는 무관하게 ’ 참가인과 원고 등 사이에 근로조건 변경 합의가 되지 않았다는 사유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서의 해고의 정당한 이유로 보기 어렵고 같은 법 제27조에서 정한 해고의 서면통지 의무도 이행하지 않았다‘는 데 있음은 앞서 살핀 바와 같다. 무엇보다 원고 등 스스로도 이 사건 선행 해고에 대한 구제명령과 이 사건 복직명령으로 근로계약 관계 자체가 유효하게 존속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참가인이 제시한 근로조건이 부당하면 출근하지 않아도 된다고 임의로 판단하고 출근을 하지 않은 것이어서 그 행위가 정당화되기는 어렵다.
원고 등은 이 사건 복직명령에 따른 복직일 당일만 출근한 이후에 무단결근의 징계사유로 인사위원회에 회부될 때까지 출근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참가인에게 근로계약서 작성에 대한 동의 내지 거부 의사도 전혀 밝히지 않았다. 한편 이 사건 취업규칙 제20조 제1항은 부득이한 사유로 결근할 경우 2일 전까지 결근계를 제출하거나 유선으로 먼저 보고하고 나중에 서면으로 사유서를 제출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나, 원고 등은 결근계 제출, 유선보고, 사유서 제출 등의 조치를 취한 사실도 없다.
이와 관련하여 원고 등은 참가인이 즉시 배차할 것을 기대하여 무단결근 기간 중 일부 새벽에 본사로 출근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할 만한 객관적인 증거가 없음은 앞서 보았을 뿐만 아니라, 앞서 살핀 대로 종전 근로계약서에 의하면 근무장소와 담당업무는 근로계약서에 의하여 비로소 지정 또는 결정되는 점, 원고 등에 대한 차량 배차의 권한은 사용자인 참가인에게 부여되어 있으므로 원고 등은 이 사건 복직명령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이후 참가인의 노선별 배차 상황을 고려한 참가인의 배차지시에 따랐어야 할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근로계약서 작성은 거부하면서 차량 배차를 기대하여 임의로 참가인이 지시하거나 정한 바 없는 방식으로 출근한 행위가 정당한 출근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 등은, 원고 등의 1일 소정근로시간은 4시간 45분임에도 불구하고 참가인이 본사에 출근하여 1일 8시간을 근무할 것을 지시한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이 원고 등을 본사로 대기발령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운 이상 원고 등에게 본사에 출근하여 1일 8시간을 근무할 것을 지시하였다고 볼 수는 없고, 단지 근로계약서 작성을 위하여 일시적인 본사 출근을 지시한 것으로 보일 뿐이므로, 원고 등의 이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이 사건 해고의 징계양정에 관하여
이 법원이 이 부분에 관해 적을 이유는 제1심판결 제16쪽 제14행의 “제12항, 제15항”을 “제12호, 제15호:로 고치는 외에는 제15쪽 제14행부터 제17쪽 제13행까지의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소결론
위와 같이 이 사건 해고는 징계사유가 인정되고 징계양정이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거나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부당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바, 이와 같은 결론을 내린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이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 등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이 같아 정당하므로, 원고 등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오현규(재판장) 김유진 하태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