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제1심판결의 인용
원고들이 이 법원에서 주장하는 사유는 제1심에서 원고들이 주장한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고, 제출된 증거들에 이 법원의 F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를 보태어 보더라도 제1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인정된다. 이에 이 법원의 판결이유는 제2항과 같이 원고들이 이 법원에서 강조하는 주장에 관한 판단을 추가하는 것 외에는 제1심판결의 이유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따라 약어를 포함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추가 판단
원고들 주장의 요지
고인은 1991. 8. 14. 척수 손상에 따른 양하지 완전마비 등으로 요양승인을 받고 2015. 5. 31. 요양종결하여 제2급 제5호(신경계통의 기능 또는 정신기능에 뚜렷한 장해가 남아 수시로 개호를 받아야 하는 사람)의 장해등급을 받았는데, 승인상병으로 30년 동안 와상생활을 하던 중 간병인으로부터 코로나19에 감염된 이후 폐렴으로 사망하였다. 따라서 고인의 사망 원인이 된 폐렴의 발생 및 악화는 장기간의 와상생활로 인한 면역력 저하와 폐 기능의 약화로 인한 것으로 보아야 하고, 간병인으로부터의 코로나19 감염 또한 간병인의 개호가 필수적인 고인에게는 승인상병에 통상적으로 수반되는 위험이 현실화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32조는 업무상 재해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의료사고뿐만 아니라 요양과 관련하여 발생한 사고까지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고 있으므로, 승인상병과 고인의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한다. 그런데도 피고가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 사건 처분을 하였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판단
관련 법리 및 관계 법령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에 따른 업무상 재해라고 함은 근로자가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를 말하므로 업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위와 같은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 ·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되는 경우에도 그 증명이 있다고 할 것이나, 그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측에 있다. 이는 근로자가 업무상 재해로 요양 후 사망에 이른 경우 그 사망이 업무상 재해인지를 판단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대법원 2016. 7. 14. 선고 2016두35557 판결 등 참조).
한편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49조는 "업무상의 재해로 요양 중인 근로자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 부상 또는 질병(이하 '추가상병'이라 한다)에 대한 요양급여를 신청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면서 제1호로 "그 업무상의 재해로 이미 발생한 부상이나 질병이 추가로 발견되어 요양이 필요한 경우"를, 제2호로 "그 업무상의 재해로 발생한 부상이나 질병이 원인이 되어 새로운 질병이 발생하여 요양이 필요한 경우"를 각 들고 있다. 또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32조는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으로 요양을 하고 있는 근로자에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고가 발생하면 법 제37조 제1항 제1호 바목에 따른 업무상 사고로 본다."라고 규정하면서 제1호로 "요양급여와 관련하여 발생한 의료사고"를, 제2호로 "요양 중인 산재보험 의료기관(산재보험 의료기관이 아닌 의료기관에서 응급진료 등을 받는 경우에는 그 의료기관) 내에서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의 요양과 관련하여 발생한 사고"를, 제3호로"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의 치료를 위하여 거주지 또는 근무지에서 요양 중인 산재보험 의료기관으로 통원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를 각 들고 있고, 같은 시행령 제45조는 "제32조에 따른 요양 중의 사고는 요양급여의 신청에 관하여 법 제49조에 따른 추가상병으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구체적 판단
갑 제2, 5, 6호증 및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F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과 내세우는 사정만으로는 승인상병과 고인의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고인의 직접적 사망원인은 폐렴인데, 사망원인이 된 폐렴의 발생 원인에 관하여, 고인의 주치의는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폐의 섬유화성 변화와 2차 감염이라는 의견이고, 피고 자문의 역시 고인이 코로나19 후유증인 폐섬유화성 변화 및 폐렴으로 사망하였다는 소견을 제시하였다. 고인의 진료기록을 감정한 이 법원 감정의도 '고인의 폐렴은 와상 상태와 관련이 많은 흡인성 폐렴과 같은 패턴이 아니고, 사망의 주된 원인은 바이러스 전파 감염에 의한 폐렴과 그로 인한 폐섬유화증 등이다'는 소견을 제시하였다. 이러한 감정의 등의 소견에 의하면, 고인의 사망 원인인 폐렴의 주된 원인은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폐의 섬유화성 변화와 2차 감염이고, 장기간의 와상생활로 인한 면역력 저하와 폐 기능 약화라고 보기 어렵다.
이 법원 감정의가 '와상 상태로 생활하는 환자의 경우 신체기능이 저하될 수 있고 폐렴의 발생 및 악화에 기저질환이 일부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취지의 소견을 제시하기는 하였다. 그런데 고인은 고혈압과 당뇨병 및 그 합병증, 고지혈증, 신경인성 방광 및 요로감염 등의 기저질환을 앓고 있었고, 이 법원 감정의는 '위 질병 중 승인상병 또는 장기간의 와상생활이 원인이 될 수 있는 질환은 신경인성 방광 및 요로감염이고, 와상생활로 면역력이 직접적으로 저하된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하였다. 이와 같이 고인의 기저질환 중 승인상병과 관련성이 떨어지는 고혈압과 당뇨병 및 그 합병증, 고지혈증 등의 영향이 밝혀지지 않은 점에 더하여 고인이 사망 당시 만 69세의 고령이었던 점까지 고려하면, 설령 고인의 신체기능 저하나 기저질환이 사망 원인이 된 폐렴의 발생 및 악화에 일부 영향을 미쳤다고 하더라도 고인의 신체기능 저하나 기저 질환이 오로지 승인상병에서 기인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와상 상태로 생활하는 환자의 경우 신체기능이 저하될 수 있고, 폐렴의 발생 및 악화에 기저질환이 일부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추상적인 가능성만으로 승인상병으로 인하여 폐렴이 발생하였거나 악화되어 고인이 사망에 이르렀다고 추단할 수 없다.
고인은 2015. 5. 31. 요양이 종결된 뒤 코로나19에 감염되어 2020. 12. 14.G병원 응급실을 방문하기 이전까지 자택에서 간병인의 개호를 받으면서 생활하였는데, 코로나19 증상이 발현되기 2주일 전 물리치료를 위해 병원에 방문한 것을 마지막으로 외출한 적이 없었고, 고인의 코로나19 감염경로에 관한 역학조사서에는 '간병인(무증상감염자)을 통해 전파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취지가 기재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고인이 간병인으로부터 코로나19에 감염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32조가 요양급여와 관련하여 발생한 의료사고뿐만 아니라 요양 중인 산재보험 의료기관 내에서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의 요양과 관련하여 발생한 사고, 업무상부상 등의 치료를 위해 거주지 또는 근무지에서 요양 중인 산재보험 의료기관으로 통원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까지도 업무상 재해의 유형으로 정하고 있지만, 고인과 같이 요양이 종결된 후 의료기관이 아닌 자택에서 개호를 받던 중 간병인으로부터 코로나19에 감염된 경우는 위 시행령 제32조 각호에서 업무상 사고로 간주하는 유형에 해당하지 않는다.
나아가 고인이 코로나19에 감염될 당시 승인상병은 요양이 종결되어 이미 증상이 고정된 상태였던 점, 고인은 승인상병으로 요양하기 시작한 1991년경부터 29년이 지나고 요양종결 된 때로부터 5년 6개월이 경과한 이후에서야 전국적으로 유행한코로나19에 감염되었던 점, 이 법원 감정의도 승인상병과 코로나19 감염과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소견을 제시한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일상생활에서 간병인의 개호가 필요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요양종결 후 개호를 받던 중 간병인으로부터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을 두고 요양 중에 발생한 사고에 준하여 요양 받는 과정에서 통상적으로 수반되는 위험이 현실화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어 모두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들의 항소는 이유 없어 모두 기각한다.
판사 김동완(재판장) 김형배 홍지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