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14. 3. 27. 선고 2013나5881 판결

주문

1.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2.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드라마 등에 출연하는 보조출연자들로 구성된 노동조합이고, 피고는 방송연예서비스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이다.

나.

원고는 2011. 5. 19. 피고와 "① 피고는 2011년 4월부터 2년간 매월 10일에 원고에게 발전기금(복리후생비) 명목으로 150만 원을 지급한다. ② 발전기금은 조합운영비로 활용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된 합의(이하 '이 사건 합의'라 한다)를 하였고, 이후 2011. 6. 21. 원고와 피고가 체결한 단체협약의 보충협약에도 위와 같은 내용이 포함되었다.

다.

피고는 이 사건 합의에 따라 원고에게 2011. 8. 5. 450만 원, 2011. 9. 7. 300만 원, 2011. 10. 20. 150만 원, 합계 900만 원을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5, 6, 7, 1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발전기금 지급의무의 발생

위 인정사실에 따르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합의에 따라 2,700만 원{= (150만 원× 24개월) - 900만 원} 및 그 중 1,800만 원에 대하여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피고의 항변에 대한 판단

가.

피고의 주장

이 사건 합의에 따라 발전기금을 지급하는 것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이라 한다) 제81조 제4호에서 금지하는 노동조합의 전임자에게 급여를 지원하거나 노동조합의 운영비를 원조하는 행위로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합의는 강행법규에 위반되어 무효이다.

나.

관련 법 규정 : 별지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노조법 제81조 제4호는 '노동조합의 전임자에게 급여를 지원하는 행위나 노동조합의 운영비를 원조하는 행위'를 부당노동행위로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사용자가 그 대항 관계에 있는 노동조합에 대하여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막아 평등한 노사관계를 형성·유지하고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같은 호 단서에서 예외로 정한 '근로자의 후생자금 또는 경제상의 불행 기타 재액의 방지와 구제 등을 위한 기금의 기부와 최소한의 규모의 노동조합 사무소 제공'을 제외하고는, 사용자나 근로자의 의도가 어떠한지 여부에 관계없이 교섭당사자로서의 노동조합의 자주성과 독립성을 침식할 '우려가 있는' 행위를 금지하려는 데 그 취지가 있다고 할 것이다.

(2)

이 사건 합의의 내용은 피고가 원고의 운영비를 원조하는 차원에서 발전기금이라는 명목으로 매월 150만 원씩 지급한다는 내용이고, 원고는 위 돈으로 사무국장의 급여, 사무실 임대료, 경조사비, 상근자 중식비, 차량유지비 등으로 사용하여 왔다(갑 8호증의 5, 을 1호증). 따라서 이 사건 합의는 노조법 제81조 제4호에 규정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됨이 명백하다고 할 것이다.

(3)

노동조합법 제81조의 부당노동행위금지규정은 헌법이 규정하는 근로3권을 구체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이에 위반하는 행위에 대하여 같은 법 제90조에서 처벌규정을 두고 있는 한편 부당노동행위에 대하여 신속한 권리구제를 받을 수 있도록 같은 법 제82조 내지 제86조에서 행정상의 구제절차까지 규정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이는 효력규정인 강행법규라고 풀이되므로 위 규정에 위반된 법률행위는 사법상으로도 그 효력이 없다(대법원 1993. 12. 21. 선고 93다11463 판결 참조). 따라서 이 사건 합의는 강행규정에 위배되어 무효이므로 피고의 항변은 이유 있다.

4.

원고의 반론에 대한 판단

가.

이에 대하여 원고는, 복지비와 사무실 임대료를 지원받은 것은 노조법 제81조 제4호 단서가 허용하고 있는 적법한 지원행위라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살피건대, 원고는 피고로부터 조합운영비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 발전기금을 받아 대부분을 임금 및 사무실 운영비 등 조합운영비로 사용하였으므로 위 발전기금은 위 단서에서 규정하고 있는 근로자의 후생자금이나 경제상의 불행 기타 재액의 방지와 구제등을 위한 기금의 기부라고 할 수 없고, 또한 위 단서 규정이 허용하고 있는 "최소한의 규모의 노동조합사무실"에는 사무실이라는 공간적인 시설과 사회통념상 그 안에 일반적으로 비치되는 책상, 의자, 전기시설 등 부대시설의 제공을 의미하므로 매월 지속적으로 일정하게 지급되는 이 사건 합의에 따른 금액은 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다음으로 원고는, 노조법 제24조 및 제24조의2에 따라 근로시간면제자의 임금에 해당하는 금액을 피고로부터 수령할 수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노조법 제24조 제1항, 제2항, 제4항, 제81조 제4호에 의하면, 노동조합의 전임자에 대한 급여지원을 전면적으로 금지하여 이를 부당노동행위의 하나로 규정하면서도, 근로자가 근로시간 중에 근로시간 면제 한도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임금의 손실 없이 사용자와의 협의·교섭, 고충처리, 산업안전 활동 등 이 법 또는 다른 법률에서 정하는 업무와 건전한 노사관계의 발전을 위한 노동조합의 유지·관리업무를 할 수 있도록 하여 근로시간 면제 한도와 면제 대상 업무의 범위 내에서는 근로시간면제자에 대한 임금 지급을 허용하고 있다. 그런데 원고와 피고 사이에 체결된 2011. 6. 21.자 단체협약서(갑 12호증) 제13조에 따르면, 근로시간면제자의 활동을 연 2,000시간 보장하기로 하되, 이를 차기 단체협약시까지 유보하기로 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합의에 따른 발전기금은 근로시간면제자의 임금으로 지급된 것이 아니므로 원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다.

마지막으로 원고는, 노조법 제81조 제4호의 규정취지는 사용자가 노동조합의 전임자에게 급여를 지원하거나 노동조합의 운영비를 원조하는 행위를 통하여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해할 위험성을 방지하고자 하는 데에 있으므로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해할 구체적인 위험성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게 존재하는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행위를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고, 원고의 자주성을 해할 구체적인 위험성이 객관적으로 명백하게 존재하지 않는 한 이 사건 합의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노조법 제81조 제4호에서는 노동조합 운영비 원조를 금지하는 범위를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침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로 한정하고 있지 아니하고 같은 호 단서에서 근로자의 후생자금 또는 경제상의 불행 기타 재액의 방지와 구제 등을 위한 기금의 기부와 최소한의 규모의 노동조합 사무소의 제공은 예외로 한다고 하여 예외 규정을 별도로 두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노동조합 운영비 원조 금지가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침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에 한한다고 볼 수 없다(원고가 근거로 들고 있는 대법원 1991. 5. 28. 선고 90누6392 판결은 노동조합 전임자의 급여 지원 금지 등의 규정이 없었던 구 노조법 하에서 나온 판결로서 새로운 노조법이 발효된 후에 위 판결을 원용하는 것은 적절치 아니하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임병렬(재판장) 임대호 박정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