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 A을 벌금 300만 원에, 피고인 주식회사 B를 벌금 500만 원에, 피고인 C을 벌금 150만 원에, 피고인 D 주식회사를 벌금 1,000만 원에 각 처한다.
피고인 A, C이 위 각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위 피고인들을 노역장에 각 유치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피고인 A, C : 업무상과실치사죄 부분)
피고인 C은 I이 운전한 화물차(이하 '이 사건 화물차'라고 한다)가 이 사건 공사현장에 들어온 사실 자체를 알지 못하였기 때문에 위 피고인에게 사고발생 방지를 위한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었다고 할 수 없다.
I은 파이프와 같이 무거운 화물을 운송해 본 경력이 있고, 이 사건 화물차에 파이프가 위험하게 실려 있다는 점을 피고인 A으로부터 지적받아 이미 알고 있었으며, 위 화물차를 인도한 K 과장으로부터 대기하라는 지시까지 받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피고인 A, C으로서는 I이 파이프를 위 화물차에 고정시킨 로프(안전바)를 무모하게 곧바로 풀거라고 예견할 수 없었다.
양형부당(피고인들)
원심이 피고인들에게 선고한 각 형(피고인 A : 벌금 400만 원, 피고인 주식회사 B 벌금 500만 원, 피고인 C : 벌금 200만 원, 피고인 D 주식회사 : 벌금 1,0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판단
직권판단
피고인 A, 주식회사 B에 대하여 적용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범죄사실은 모두 근로자에 대한 위험 방지를 위한 사업주의 안전조치의무를 규정하고 있는 같은 법 제23조 제3항이 적용되고, 그 안전조치의무를 구체화한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의 해당 각 조항의 취지와 목적이 동일하며, 기록에 의하면 위 각 안전조치의무 미이행이 피고인 주식회사 B의 동일한 사업장에서 같은 시기에 일어났음이 인정되므로, 위 규칙에 규정된 사항을 위반한 수개의 행위는 포괄하여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 제67조 제1호, 제23조 제3항 위반의 일죄로 봄이 상당하다. 또한 피고인 C, D 주식회사에 대한 원심 2014고단1891 사건의 산업안전보건법위반 범죄사실과 원심 2014고단1928 사건의 산업안전보건법위반 범죄사실도 각 사건 별로 모두 근로자에 대한 산업재해 방지를 위 한 도급사업주의 안전조치의무를 규정하고 있는 구 산업안전보건법(2013. 6. 12. 법률 제1188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9조 제3항, 제1항이 적용되고, 그 안전 조치의무를 구체화한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의 해당 각 조항의 취지와 목적이 동일하며, 기록에 의하면 위 각 안전조치의무 미이행이 피고인 D 주식회사의 동일한 사업장에서 같은 시기에 일어났음이 인정되므로, 위 규칙에 규정된 사항을 위반한 수개의 행위는 원심 2014고단1891 사건과 원심 2014고단1928 사건 별로 각 포괄하여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 제68조 제2호, 제29조 제3항, 제1항 위반의 일죄로 봄이 상당하다. 그럼에도 원심은 피고인들에 대한 각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점이 각 경합범에 해당한다고 보아 경합범 가중을 하여 피고인들에 대한 형을 정하였고, 이는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고 할 것이니, 이 점에서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아울러 피고인 A, C이 산업안전보건법 제2조 제3호에서 정한 사업주에 각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원심은 위 피고인들에 대한 이 부분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할 경우 그 해당법조를 적용함에 있어 피고인 A에 대하여는 산업안전보건법 제67조 제1호, 제23조 제3항외에 같은 법 제71조를, 피고인 C에 대하여는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68조 제2호, 제29조 제3항, 제1항외에 같은 법 제71조를 함께 각 기재하여야 함에도 위 조항을 각 기재하지 않았고(대법원 1995. 5. 26. 선고 95도230 판결 참조), 위 피고인들에 대한 각 업무상과실치사죄에 대한 적용법조에 형법 제30조를 각 누락하였다.
다만 피고인 A, C의 사실오인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심판대상이 되므로 이에 대하여 살펴본다.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 C의 주장에 대하여
피고인 C은 서울 강서구 G 아파트건설공사 현장의 현장소장으로 도급사업주 피고인 D 주식회사가 행하는 위 아파트건설공사에 대해 도급사업주를 대리하여 현장 근로자들의 안전관리 업무를 총괄할 책임이 있고, 기계 및 소화설비공사의 수급사업주인 피고인 주식회사 B의 현장소장 피고인 A을 지휘·감독하여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제반조치를 취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위 아파트건설공사 현장에서 2건의 산업재해 사고(사망사고)가 발생하여 현장소장이 문책됨으로써 피고인 C이 후임 현장소장을 맡게 되었으며, 파이프 등 자재 하차작업이 그 무렵 이루어질 것으로 작업계획상 이미 예정되어 있었음이 인정된다.
그렇다면 단지 피고인 C이 아침 식사 중이어서 이 사건 화물차가 공사현장에 들어온 사실을 알지 못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위 피고인에게 앞서 본 바와 같은 주의의무를 다할 의무가 없다거나 면제된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 A, C의 주장에 대하여
앞서 본 증거에 의하면, 이 사건 화물차에 파이프를 싣고 온 I이 파이프가 위험하게 적재된 상태임을 알면서도 현장 감독자의 지시를 기다리거나 주변 상황을 전혀 살피지 아니한 채 무모하게 파이프를 고정시킨 로프를 풀었고, 로프를 정리하여 위 화물차 조수석에 넣고 문을 닫는 순간 안전하게 실려 있지 못한 파이프가 낙하함으로써그 밑을 지나던 피해자가 떨어지는 파이프에 맞아 사망하는 결과가 발생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위 사망사고 발생에 기여한 I의 과실이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한편, ① 현장소장인 피고인 A으로서도 당시 I에게 파이프 적재 상태를 직접 지적하기도 하여 위험성을 인지하였으므로 안전사고가 발생하기 않도록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할 상황이었던 점, ② 그럼에도 피고인 A이 안전관리 담당자가 아닌 공무과장 K에게 위 화물차 인도와 파이프 하차작업에 관한 업무를 맡겨버린 점, ③ K이 I에게 파이프 하차를 위해 안내한 지점은 지정된 자재 하역장이 아니었고 평소에도 현장 근로자들의 통행이 빈번한 곳인 점, ④ I이 로프를 풀 당시에 그 주변에서 지게차를 부르고 있던 K 외에 다른 감독자 내지 지시자가 현장에 없었던 점, ⑤ I이 차량에 고정된 로프를 풀기 시작하여 파이프가 낙하할 순간까지 3~4분 정도의 시간적 여유가 있었음에도, 현장에 있던 K은 물론 어느 누구도 파이프 하차작업이 이루어질 위 현장 주변에 방책을 설치하거나 다른 근로자의 출입을 금지하는 등의 현장통제를 전혀 하지 않은 점 등이 앞서 본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된다. 이러한 사정에다가 설령 현장에 있던 K이 I에게 '지게차를 불렀으니 그곳에 기다리고 있어'라고 말했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이 말한 것만으로는 당시 상황에서 적절하고 충분한 지시 내지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기 어려운 점을 보태어 보면, 피고인 A이 그곳 현장소장으로서 근로자에 대한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필요한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했거나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못하였다고 할 것이다. 또한 위 아파트건설공사 현장 근로자들의 안전관리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피고인 C도 앞서 본 자재 하차작업이 있는 것을 알았거나 당연히 알고 있었어야 할 것이므로 피고인 A을 통하여 근로자에 대한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가 취해졌는지 감독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었는데도 이를 게을리 하였음이 인정된다(위 피고인들에게 I의 행위에 대한 예견가능성이 없었다고 할 수도 없다).
그렇다면 피고인 A, C은 I과 공동하여 위와 같은 주의의무 내지 조치를 게을리한 업무상 과실로 피해자로 하여금 사망에 이르게 하였으므로, 원심이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위 피고인들에게 유죄를 선고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위 피고인들 및 변호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결론
따라서 원심판결에 대한 피고인 A, C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으나, 다른 한편으로 원심판결에는 앞서 본 바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