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0. 9. 15. 선고 2019노2563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가.

피고인은 실업인정대상기간동안 이전에 수급하였던 업무를 마무리하였을 뿐이므로, 위 기간 동안 취업상태에 있었다고 볼 수 없다.

나.

취업희망카드에 규정된 '실업인정 기간 중 취업으로 인정되는 기준'부분이 명확하지 못하므로, 불이익 처분은 명확한 규정에 의해야 한다는 행정의 법률유보원칙에 반하고, 피고인은 위 안내부분을 믿고 잔무를 처리하였던바 신뢰보호원칙에도 반한다.

2.

판단

가.

관련 법리

1)

고용보험법은 고용보험의 시행을 통하여 실업의 예방, 고용의 촉진 및 근로자의 직업능력의 개발과 향상을 꾀하고, 국가의 직업지도와 직업소개 기능을 강화하며, 근로자가 실업한 경우에 생활에 필요한 급여를 실시하여 근로자의 생활안정과 구직 활동을 촉진함으로써 경제·사회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2)

고용보험법이 정한 실업급여 수급 요건은 "근로의 의사와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취업(영리를 목적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경우를 포함한다)하지 못한 상태에 있을 것"(고용보험법 제40조 제1항 제2호)과 "재취업을 위한 노력을 적극적으로 할 것"(고용보험법 제40조 제1항 제4호)등을 포함한다.

3)

고용보험법 제47조 제1항,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69조 제1항에 의하면 수급자격자는 실업인정대상기간 중에 근로를 제공한 경우에는 그 근로를 제공한 날 이후 최초의 실업인정일에 제출하는 실업인정신청서에 그 사실을 적어 직업안정기관의 장에게 신고하여야 하고, 고용보험법 제61조 제2항에 의하면 고용보험법 제47조 제1항에 따른 신고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채 실업급여를 수령하는 행위는 고용보험법 제61조 제1항에서 정한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실업급여를 받은' 경우에 해당하며, 이 경우 고용보험법 제116조 제2항에 의하여 형사처벌을 받게 된다.

4)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69조 제2항, 고용보험법 시행규칙 제92조는 근로의 제공이 취업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1개월간의 소정근로시간을 60시간 이상(1주간의 소정근로시간을 15시간 이상으로 정하는 경우를 포함한다)으로 정하고 근로를 제공하는 경우(고용보험법 시행규칙 제92조 제1호)", "상업, 농업 등 가업에 종사(무급 가사 종사자를 포함한다)하거나 다른 사람의 사업에 참여하여 근로를 제공함으로써 다른 사업에 상시 취직하기가 곤란하다고 인정되는 경우(고용보험법 시행규칙 제92조 제5호)", "그 밖에 사회통념상 취업을 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고용보험법 시행규칙 제92조 제7호) 등을 취업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5)

위 고용보험법의 입법취지 및 위 시행규칙 제92조가 근로의 제공 또는 취업의 요건으로 대가성을 규정하지 않고 있는 점에 비추어보면, 고용보험법 등이 규정하는 취업 또는 근로의 제공 여부는 위 규정을 토대로 수행한 업무의 성질과 내용, 대가성과 반복·계속성 등 근로의 객관적인 형태에 비추어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근로제공의 대가를 수령하지 않았다고 하여 반드시 취업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6)

위와 같은 고용보험법 시행규칙상의 판단기준은 주로 행정처분으로서의 급여의 지급제한과 환수처분 등에 직접 적용되는 기준이지만, 고용보험법은 급여의 지급제한이나 형사처벌의 기준을 모두 동일하게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실업급여 등을 받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으므로(고용보험법 제61조 제1항, 제116조 제2항), 형사처벌의 경우에도 위 기준에 비추어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을 추단할 수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나.

판단

1)

취업상태에 있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하여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항소이유와 같은 주장을 하였으나 원심은 피고인이 주장을 배척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살피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주식회사 C이 2017. 9.경 폐업을 하자, 피고인은 서울남부고용센터에 2017. 10. 13. 실업급여 수급자격 신청을 하여 2017. 10. 30.경부터 총 5회에 걸쳐 실업급여를 수급하였고, ② 피고인은 2017. 10. 30.부터 2018. 2. 26.경까지 위 회사를 위하여 위 회사가 폐업 전에 수주했던 G대학교 신축건물 설계 프로젝트를 계속 진행 마무리하여 밀린 급여를 지급 받았던 것이며, ③ 교통카드 이용내역에 의하면, 피고인이 근로를 제공했던 기간의 출근시간은 오전 10시 전후, 퇴근시간은 저녁 7시 이후인 것으로 인정되는데, 피고인은 2018. 1.경까지 위 프로젝트의 마무리를 하기 위하여 대체로 매일 출근했던 점, ④ 피고인이 위와 같이 근로를 제공하고도 고용보험법 제47조 제1항에 따른 신고를 하지 않았던 점 등을 종합해보면, 피고인의 주장대로 피고인이 주식회사 C으로부터 실업인정 대상기간동안 지급받은 급여는 체불임금일 뿐, 해당기간 제공한 근로의 대가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위 회사에 대하여 상당한 시간동안 근로를 제공해왔고 그 업무 내용도 기존의 처리업무와 동일 또는 유사한 업무였던 것으로 보이는바, 이런 점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은 해당 기간 동안 다른 사업에 상시 취직하기 곤란하였다 할 것이므로, 고용보험법 시행규칙 제92조에 규정된 '취업' 상태에 있었던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행위는 고용보험법 제116조 제2항이 정한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실업급여 등을 받은 경우'에 해당하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행정의 법률유보원칙, 신뢰보호원칙 위반 주장에 대하여

살피건대, 피고인이 받은 취업희망카드에는 위 고용보험법 시행규칙 제92조가 '실업인정 기간 중 취업으로 인정되는 기준'으로 제시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그 내용은 앞서 본 바와 같이 불명확한 것으로 보이지 않고, 단지 피고인이 막연히 자신의 근로제공행위가 위 기준에 비추어 '취업'상태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믿었다는 사유만으로는 위 고용보험법 시행규칙이 행정의 법률유보원칙에 반한다거나, 신뢰보호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범준(재판장) 김연화 선의종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