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경마의 시행에 관한 사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으로, 산하에 서울지역본부, 부산․경남지역본부, 제주지역본부 등을 두고 있다.
원고들은 피고의 경마개최 업무를 보조하는 시간제 경마직원으로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각 지점에서 근무하고 있거나 근무하다가 퇴직한 자들이다.
근로계약의 체결 등
피고는 원고들과 같은 시간제 경마직원을 채용하면서, 근로시간 등을 부동문자로 인쇄한 근로계약서 양식을 사용하여 매년 1. 1.부터 12. 31.까지 1년 단위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피고가 2016년부터 2017년까지 사용한 근로계약서 양식 중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1>
피고는 정부의 비정규직 정규직화 방침에 따라 한국마사회 시간제 경마직 노동조합과 2017. 9. 22. 주 2일 근무자에 대한 정규직 전환을 시행하고, 근로시간을 1주당 15시간(1일 7시간 30분)으로 변경하여 퇴직금 지급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합의하였고, 이를 2018. 1. 1.부터 시행하였다. 피고가 2018년에 사용한 근로계약서 양식 중 소정 근로시간에 관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피고의 시간제 경마직 인사관리규정(이하 ‘인사규정’이라 한다)은 시간제 경마직 직원의 근무시간 및 휴게시간에 대하여 아래와 같이 규정하고 있다<2>.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5호증, 을 제1, 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은 환복, 친절교육, 전도금 수령 및 배분 등을 위해 출근시간보다 1시간 이전에 출근해야 했고, 월 1회 30분 내지 1시간 정도의 소방교육을 받았으며, 휴게시간과 식사시간에도 모니터를 감시하는 등 상시적인 대기상태에 있었으므로, 실질적인 소정근로시간은 1주당 15시간 이상이었다.
그런데 피고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하 ‘퇴직급여법’이라 한다)에 따른 퇴직금 지급의무를 회피하기 위하여 근로계약서 및 인사규정을 통해 원고들에 대한 소정근로시간을 1주당 15시간 미만으로 정하였는바, 이는 강행법규인 퇴직급여법상 퇴직금 지급규정을 잠탈하기 위한 것으로서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의 근무실태를 반영하여 정당하게 산정한 소정근로시간을 기초로 미지급 퇴직금 내지는 1시간 초과근로에 대한 초과근로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관련 법리
퇴직급여법 제4조 제1항에 따르면 사용자는 퇴직하는 근로자에게 급여를 지급하기 위하여 퇴직급여제도 중 하나 이상의 제도를 설정하여야 하나, 계속근로기간이 1년 미만인 근로자나 4주간을 평균하여 1주간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근로자는 이러한 퇴직급여제도의 적용대상에서 제외된다.
퇴직급여법은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정의규정을 두고 있지 않고, 근로기준법 제34조는 퇴직급여제도에 관하여 퇴직급여법이 정하는 대로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근로기준법은 헌법에 따라 근로조건의 기준을 정함으로써 근로자의 기본적 생활을 보장․향상시키며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발전을 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근로기준법 제1조), 근로자의 퇴직급여 또한 근로조건에 해당하는바, 퇴직급여법에서 정하지 아니한 사항을 근로기준법에서 정하고 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기준법이 보충적으로 적용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퇴직급여법 제4조 제1항 단서의 ‘소정근로시간’에 대하여는 근로기준법이 정하는 바에 따름이 상당하다.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8호는 ‘소정근로시간’을 법정 근로시간의 범위에서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정한 근로시간이라고 정의하고 있고, 같은 법 제17조 제1항은 소정근로시간을 사용자가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에 명시하여야 할 근로조건의 내용으로 정하고 있으며, 같은 법 제58조 제1항은 근로자가 근로시간의 전부 또는 일부를 사업장 밖에서 근로하여 근로시간을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을 근로한 것으로 간주하는바, 이에 비추어 보면 소정근로시간은 근로자가 실제 일한 객관적인 근로시간인 실근로시간과는 구분되고,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 미리 정하여진 ‘소정근로시간’, ‘시업시각, 종업시각, 휴게시간’(이 경우 시업시각에서 종업시각까지의 시간 중 휴게시간을 뺀 시간이 소정근로시간이 된다) 등을 기준으로 판단되어야 한다.
퇴직급여법 제4조 제1항 단서는 퇴직급여제도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는 근로자를 실근로시간이 아닌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정의하였으므로, 해당 근로자의 소정 근로시간이 1주당 15시간 미만이라면 초과 근로 등으로 실근로시간이 1주당 15시간을 넘는다고 하더라도 원칙적으로 사용자는 그 근로자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다만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거나,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정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로서의 효력을 부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이 경우 소정근로시간 약정이 퇴직급여법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것으로서 무효라는 점에 관하여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 입증책임이 있다.
퇴직금 청구에 관한 판단<3>
주 2일 근무자에 관한 판단
주 2일 근무에 해당하는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 및 인사규정에 명시된 소정근로시간이 2018. 1. 1. 이전에는 15시간 미만이었다는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다만 위 원고들은 피고가 퇴직급여법을 잠탈할 목적으로 소정근로시간을 15시간 미만으로 정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으나,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2018. 1. 1. 이전에 위 원고들의 실근무시간이 주당 15시간을 초과하였다거나 주어진 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상시적으로 주당 15시간 이상의 근로가 필요하였음에도 피고가 퇴직금 지급의무를 면하기 위하여 근로계약 및 인사규정상 소정근로시간을 주당 15시간 미만으로 부당하게 축소 산정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주 2일 근무에 해당하는 원고들의 소정근로시간이 2018. 1. 1. 이전에도 15시간 이상에 해당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위 원고들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주 3일 근무자에 관한 판단
주 3일 근무에 해당하는 원고들은 근로형태가 변경되기 전 주 3일 미만으로 근무한 기간에 대하여도 퇴직급여제도의 적용 대상에 해당한다는 것을 전제로, 피고가 퇴직금 산정의 기산일을 입사일부터로 하여 재산정한 퇴직금에서 기지급된 퇴직금을 공제한 차액을 추가로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주 1일 내지 2일 근무의 경우 근로계약 및 인사규정에 명시된 소정근로시간이 2018. 1. 1. 이전에는 15시간 미만이었다는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피고가 주 3일 미만 근무에 대하여 소정근로시간을 15시간 미만으로 정해놓은 것이 무효라고 볼 만한 사정도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위 원고들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초과근로수당 청구에 관한 판단
별지 3, 4 목록 기재 원고들은 근무일마다 1시간씩 초과근로를 하였다고 주장하나, 위 원고들이 실제로 근무일마다 1시간씩 초과근로를 하였다고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따라서 위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4>
판사 홍기찬(재판장) 김수현 이도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