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5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 상당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피고인 스스로도 D에게 2012. 7. 1.부터 2018. 3. 31.까지의 퇴직금 2,471,917원(= 위 기간에 해당되는 퇴직금 총액 12,371,917원 – 중간정산 명목 가불금 990만 원)을 지급하지 아니한 사실은 인정하고 있으므로, 적어도 이 부분에 대하여는 근로자퇴직금여보장법위반죄가 성립한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50만 원)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항소권 남용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 및 변호인은, D이 원심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기존 진술을 번복하고 '일정 기간 동안은 피고인과 상호 합의 하에 퇴직금을 매월 지급받아 왔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므로 검사로서는 마땅히 이를 반영하여 미지급 퇴직금 액수를 변경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하였어야 함에도 원심에서는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다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공소사실에 대하여 전부 무죄가 선고되자 뒤늦게 피고인이 처음부터 인정하고 있던 2012. 7. 이후의 퇴직금 미지급 부분(2,471,917원)에 대하여 사실오인을 이유로 항소하면서, 미지급 퇴직금 액수를 다투는 피고인을 두고 반성하지 않는다며 양형부당까지 다투는 것은 항소권 남용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① 상소제도는 피고인의 불이익 구제뿐만 아니라 실체적 진실의 발견도 목적으로 하는 점, ② 현행법상 항소심의 구조는 원칙적으로 속심적 성격을 가진 것으로 이해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항소심에서도 공소장변경이 허용되는 점(형사소송법 제370조, 제298조) ③ 기소독점권자인 검사에게는 원심판결의 무죄부분에 대하여 잘못이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 실체적 진실의 발견을 위하여 상소제기를 포함한 적극적 소송수행의무가 있다고 할 것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기본적으로 검사의 항소제기를 쉽사리 항소권 남용에 해당한다고 볼 것은 아니고, 다만 공소사실이 명백히 무죄로 판단됨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피고인에게 불이익을 줄 의사로 항소를 제기하는 경우 등과 같이 검사가 자의적으로 항소를 제기하였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검사의 항소제기가 항소권 남용으로 평가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다.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D의 원심 법정진술 내용은 '2003. 12. 1.부터 2018. 3. 31.까지의 총 근무기간 중에서, 2003년부터 2007. 1.까지 근무기간에 해당하는 퇴직금은 받은 적이 없고, 다만 2007. 2.부터 2012. 6.까지는 매월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받았으며, 2012. 7. 이후 부분에 대하여는 990만 원을 퇴직금의 일부로서 가불 받았다'는 것으로, 그 진술 자체에 의하여 곧바로 피고인이 인정하는 부분(2012. 7. 이후의 미지급 퇴직금 2,471,917원)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이 명백히 무죄로 판명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검사도 D의 기존 진술내용 중 일부가 변경됨에 따라 공소장변경 필요 여부를 검토하기 위하여 기일 속행을 구하기도 하였던 점(공판기록 제225쪽) 등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결과적으로 원심에서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하지 않기로 판단하였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판단이 전혀 타당성이 없다거나 자의적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마찬가지로 원심에서 공소장변경이 이루어지지 않음으로써 결과적으로 항소심 재판까지 이르게 되었다는 사정만을 가지고 이 사건 항소제기를 항소권 남용으로 평가할 수도 없다. 나아가 검사가 제출한 항소장 및 항소이유서의 기재에 의하면, 검사는 피고인에게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피고인이 사실관계를 인정하고 있던 부분까지 포함하여 퇴직금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공소사실 전부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 대하여, 적어도 피고인이 자백하고 있는 2012. 7. 이후의 퇴직금 미지급 부분에 대하여는 고의가 인정된다는 이유에서 원심판결에 잘못이 있다고 판단하여 항소를 제기하였음을 알 수 있는바, 실체적 진실의 발견을 위하여 원심판결의 시정을 구하는 이러한 항소제기가 항소권 남용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직권판단
검사의 항소이유에 대하여 판단하기에 앞서 직권으로 살피건대, 검사는 당심에 이르러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대하여 기존의 "퇴직금 18,973,973원" 부분을 "퇴직금 2,471,917원"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함으로써 그 심판대상이 변경되었으므로, 원심판결 중 이 부분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이와 같은 직권파기사유에도 불구하고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심판대상이 되므로 이에 관하여 판단한다.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이 변경된 공소사실에 대하여 자백하고 있고, 여기에 D의 법정진술 등을 보태어 보면, 피고인이 D에게 퇴직금 2,471,917원을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 중 이유 무죄부분은 공소장변경으로 인한 직권파기사유가 있고, 나아가 이 법원이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을 받아들여 위와 같이 변경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는 이상, 이 부분과 원심이 유죄로 판단한 나머지 범죄사실은 형법 제40조의 상상적 경합범 관계에 있어 이에 대하여 하나의 형이 선고되어야 하므로, 결국 원심판결은 그 전부가 그대로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따라서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선의종(재판장) 김범준 김연화
각주1) [다시 쓰는 판결이유]
각주2) 범죄사실 및 증거의 요지
각주3) 이 법원이 인정하는 범죄사실 및 증거의 요지는, 원심판결의 범죄사실을 아래와 같이 고치는 것 외에는 원심판결의 각 해당란 기재와 같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9조에 따라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각주4) ○ 원심 판결문 범죄사실의 항목표시로서 제2면 제2행 다음 행에 "1. 근로기준법위반"을 추가한다.
각주5) ○ 원심 판결문 제2면 제6행의 "2008. 3. 31."을 "2018. 3. 31."로 변경한다.
각주6) ○ 원심 판결문 범죄사실 말미에 "2.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의하여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03. 12. 1.부터 2018. 3. 31.까지 근로하다 퇴직한 D의 퇴직금 2,471,917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당사자 간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았다."를 추가한다.
각주7) 법령의 적용
각주8)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각주9)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임금 미지급의 점),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퇴직금 미지급의 점)
각주10) 1. 상상적 경합
각주11) 형법 제40조, 제50조
각주12) 1. 형의 선택
각주13) 벌금형 선택
각주14) 1. 노역장유치
각주15)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각주16) 1. 가납명령
각주17)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각주18) 양형의 이유
각주19) 피고인은 처음부터 D에 대하여 임금 및 퇴직금을 미지급한 사실과 그 액수에 관하여 이 판결문 판시 범죄사실과 같은 내용대로 인정하였던 점, 피고인의 임금 및 퇴직금 미지급이 악의적이거나 계획적인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원심에서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을 모두 지급하여 피해가 회복되었으며, 당심에서 D의 사과문이 제출된 점, 그 밖에 이 사건 경위,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의 액수,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기록에 나타난 제반 양형의 조건들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각주20)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자 D에 대한 퇴직금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대하여 이유에서 무죄로 판단하면서 이와 상상적 경합 관계에 있는 위 D에 대한 임금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을 유죄로 인정하였고, 검사는 이에 대하여 사실오인,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하였다.
각주21) 한편, 검사가 제출한 항소장 및 항소이유서에는 무죄부분 중 일부(퇴직금 18,973,973원 중 2,471,917원 미지급 부분)에 대하여만 사실오인에 관한 구체적인 항소이유가 기재되어 있으나, 퇴직금 2,471,917원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하여는 검사가 2020. 11. 24. 당심 제1회 공판기일에서 항소를 취하하였으므로, 해당 부분은 그에 대한 공소장변경허가 여부와 관계없이 이 법원의 심판범위에서 소급적으로 제외되었다고 할 것이다(다만, 피고인 및 변호인은 검사의 이 사건 항소제기가 항소권 남용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므로, 아래에서는 항을 달리하여 다른 판단에 앞서 이를 먼저 살펴보기로 한다).
각주22) 이 부분 공소사실에 기재된 미지금 퇴직금 18,973,973원은 D의 총 근무기간을 기준으로 하여 산정된 법정퇴직금에서 가불금 990만 원을 제외하는 방식으로 산정된 액수이다. 그런데 D의 원심 법정진술에 의하더라도 ① 2003년부터 2007. 1.까지는 퇴직금을 받은 사실이 없다는 것이므로 이에 대하여는 증거 검토를 통한 사실인정의 문제가 존재하고, ② 2007. 2부터 2012. 6.까지 매월 퇴직금 명목으로 받은 금원의 경우에도 이를 유효한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는 고도의 법률적 판단이 필요한 내용이므로, 위 진술 자체로 유무죄 판단이 객관적으로 명백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