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2. 피고는 원고에게 1,159,342원과 이에 대하여 2019. 6. 21.부터 2022. 12. 9.까지는 연 6%, 그 다음 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소송총비용 중 95%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건설업을 영위하는 피고와 구두로 미군 부대 내 자동제어배관(시공)업무를 보조하는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피고 회사에서 2014. 10. 28.부터 2019. 6. 6.까지 근무하면서 피고로부터 근무일수에 따라 2016년 10월부터 2017년 2월까지는 130,000원, 2017년 9월부터 2018년 8월까지는 150,000원, 2018년 9월부터 2019년 5월까지는 160,000원의 일당을 기초로 산정한 금액에서 원천징수액을 공제한 나머지 금액을 월 단위로 지급받았다.
원고는 피고로부터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른 퇴직금 중간정산의 명목으로 원천징수액을 공제한 후 2016. 1. 29. 3,690,970원(원천징수 전 3,823,050원), 2017. 4. 10. 2,641,700원(원천징수 전 2,730,000원), 2019. 7. 29. 7,861,730원(원천징수 전 8,165,260원) 합계 14,194,400원(원천징수 전 14,718,310원)을 각 지급받았다(이하 통틀어 ‘이 사건 퇴직금 중간정산’).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관악지청 근로감독관이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 C의 원고에 대한 임금 및 퇴직금 미지급을 내용으로 하는 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혐의에 관하여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서울남부지방검찰청에 송치하였으나, 이에 대하여 검사는 증거불충분으로 인한 혐의없음 취지의 불기소결정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4호증, 을 1, 3~5, 10, 11호증(서증에 가지번호 있는 경우 그 표시는 생략, 이하 같다)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청구원인
이 사건 근로계약은 포괄임금 형태의 계약이 아니고 설령 포괄임금 형태의 계약이 더라도 원고에게 불리하여 효력이 없으므로, 결국 원고가 지급받은 일당에는 법정수당인 주휴수당 및 휴일근로수당, 연차유급휴가미사용수당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이로 인하여 원고가 피고로부터 지급받지 못한 임금은 2016년 10월경부터 퇴직한 2019년 5월까지의 주휴수당 총 12,429,474원, 휴일근로수당 289,377원(= 2019. 5. 1. 해당분 235,788원 + 2017. 3. 26. 해당분 53,589원), 연차유급휴가미사용수당 5,004,168원이다. 또한 원고는 피고 회사에 퇴직금 중간정산을 요청한 적이 없으므로 퇴직금 중간정산 합의는 존재하지 않고, 이 사건 퇴직금 중간정산은 강행법규를 위반한 것으로 무효인데, 위 미지급 임금을 포함하여 재산정한 원고의 퇴직금은 총 18,637,975원<1>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 17,723,019원(= 12,429,474원 + 289,377원 + 5,004,168원) 및 미지급 퇴직금 4,444,075원(= 18,637,975원 – 원고가 공제를 자인하는 기지급 퇴직금 14,193,900원)의 합계 22,167,094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이 사건 근로계약은 포괄임금 형태의 계약이고 이에 따라 피고는 원고에게 주휴수당 등 수당을 포함한 임금을 모두 지급하였으므로, 피고가 원고에게 추가로 지급해야 할 임금이 없다.
이 사건 퇴직금 중간정산은 원고의 요청에 의한 것이므로 이는 합의에 따른 것이어서 유효하고, 피고는 퇴직금을 모두 지급하였으므로 더 지급해야 할 퇴직금이 없다.
판단
미지급 임금 청구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근로자에 대하여 기본임금을 결정하고 이를 기초로 제 수당을 가산하여 지급함이 원칙이라 할 것이나,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 등을 참작하여 계산의 편의와 직원의 근무의욕을 고취하는 뜻에서 근로자의 승낙 하에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제 수당을 합한 금액을 월 급여액이나 일당 임금으로 정하거나 매월 일정액을 제 수당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을 체결한 경우에 그것이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제반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이를 무효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9. 5. 28. 선고 99다2881 판결, 2005. 8. 19. 선고 2003다66523 판결 등 참조).
앞서 든 증거들과 을 2, 8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의 사실이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피고와 주휴수당 등 각종 법정수당을 포함한 일당을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으로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이는 원고에게 불이익이 없고 제반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되므로 유효하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포괄임금계약이 성립하지 않았거나 그 포괄임금계약이 무효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더 살피지 않더라도 받아들일 수 없다.
원고가 피고 회사에서 근무할 시기에 피고가 다른 근로자와 작성한 일용근로계약서(을8호증)는 아래와 같이 최저임금 이상의 기본급을 기초로 여기에 각종 수당을 미리 책정하여 포함시킨 포괄임금제에 따른 것이고, 원고가 실제 지급받은 임금액에 비추어 원고 역시 특별히 이와 다른 내용으로 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이 보이지 않는다.
원고는 미군 부대의 건설공사 현장에서 근무하였는데, 현장 특성상 불규칙적으로 기상 조건에 따라 공사를 중단하거나 공사 진행 상황에 따라 초과 근무나 휴일 근무가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 점을 고려하면, 미리 일정한 법정수당을 책정하여 포함시킨 금액을 임금으로 정하여 지급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을 체결할 필요성이 있다.
원고의 주장에 부합하는 근로감독관의 의견서(갑4호증)는 원고의 진술만을 기초로 작성한 것이고, 이에 부합하는 객관적인 다른 증거가 보이지 않는다.
원고는 연장근로수당에 관하여 토요일에 근무한 데 따른 수당을 받지 못했다는 취지로 진정을 접수하였으나 이후 토요일에는 오후 1시까지만 근무하였다고 진술을 번복한 바 있는데, 실제로 피고는 이미 토요일 근무에 대한 일당 전액을 지급하였으므로 그것만으로도 미지급한 연장근로수당이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는 약 4년간 피고 회사에서 근무하면서 매월 임금을 지급받았고, 다른 근로자들이 체결한 근로계약의 내용에 비추어 불만이 있을 경우 이의를 제기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데, 원고는 근무 기간 내내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다가 퇴직 후 약 5개월 뒤에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관악지청에 진정을 접수하였다.
원고가 피고 회사로부터 지급받은 임금은 근무일수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대략 매월 20일간(1일당 8시간 근로) 근무를 기준으로, 2016년 10월부터 2017년 2월까지는 월 2,600,000원(=130,000원 × 20), 2017년 9월부터 2018년 8월까지는 월 3,000,000원(=150,000원 × 20), 2018년 9월부터 2019년 5월까지는 월 3,200,000원(=160,000원 ×
정도를 지급받았다. 그런데 고용노동부가 고시한 최저임금은 2016년 6,030원, 2017년 6,470원, 2018년 7,530원, 2019년 8,350원이고, 이와 같은 최저임금액 및 이를 기초로 소정근로시간 월 209시간<2>으로 책정하여 계산한 금액은 2016년 월 1,260,270원(= 6,030원 × 209), 2017년 월 1,352,230원(= 6,470원 × 209), 2018년 월 1,573,770원(= 7,530원 × 209), 2019년 월 1,745,150원(= 8,350원 × 209)으로, 동일한 조건을 놓고 계산하여 보아도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라 원고에게 실제 지급된 임금이 적다고 보기 어렵고, 위에서 본 근로계약서(을8호증)에 포함된 각종 수당을 더하더라도 마찬가지로 보인다[예를 들어 위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2017년부터 2018년 사이의 연차유급 휴가미사용수당을 계산하면 1,068,800원(= 통상시급 8,350원 × 8시간 × 원고의 미사용 연차휴가 16일<3>)에 불과하므로, 연차유급휴가미사용수당을 포함하여도 위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계산한 급여에서 매월 89,066원(= 1,068,800원 ÷ 12개월, 원 미만 버림, 이하 같다)가량을 더 지급받게 될 뿐이다]. 따라서 이 사건 근로계약이 원고에게 특별히 불리하게 보이지 않는다.
미지급 퇴직금 청구
퇴직금 중간정산 제도와 관련하여, 구 근로기준법(2005. 1. 27. 법률 제737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4조 제3항에 “사용자는 근로자의 요구가 있는 경우에는 근로자가 퇴직하기 전에 당해 근로자가 계속 근로한 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미리 정산하여 지급할 수 있다.”라고 규정되었다가, 2005. 1. 27.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하 ‘퇴직급여법’)이 제정되면서 제8조 제2항에 구 근로기준법 제34조 제3항과 같은 내용이 규정되었다. 그리고 2011. 7. 25. 개정되어 2012. 7. 26. 시행된 퇴직급여법 제8조 제2항에 따르면 ‘사용자는 주택구입 등 대통령령이 정하는 사유로 근로자가 요구하는 경우’에 중간정산을 할 수 있는 것으로 개정되어 퇴직금 중간정산 요건이 신설되었고, 같은 법 시행령 제3조 제1항에서는 무주택 근로자의 주택 구입 및 전세금 조달, 근로자 또는 가족의 6개월 이상의 요양, 근로자의 파산 또는 개인회생절차의 개시 및 천재지변 등에 따른 피해의 발생 등 긴급한 자금 수요가 있는 경우에 한정하여 중간정산을 허용하도록 하였다.
그런데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에게 위와 같이 퇴직급여법 시행령 제3조 제1항에 정한 퇴직금 중간정산 사유가 존재한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퇴직금 중간정산은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앞에서 든 증거와 인정한 사실에 따르면, 원고의 퇴직 전 3개월 임금총액 10,560,000원(= 2019. 3. 7.부터 2019. 6. 6.까지 실제 근무한 66일<4> × 일당 160,000원)을 같은 기간의 일수인 92로 나누어 산출된 1일 평균임금(원천징수 전) 114,782원(= 10,560,000원 ÷ 92일)<5>을 기준으로 산정된 원고의 퇴직금은 15,877,652원[= 114,782원 × (총 재직일수 1,683 ÷ 365) × 30]이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피고로부터 총 14,718,310원(원천징수 전)을 퇴직금 명목으로 이미 지급받았으므로 이를 공제하면, 원고가 받지 못한 퇴직금은 1,159,342원(= 15,877,652원 – 14,718,310원)이 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퇴직금 1,159,342원과 이에 대하여 퇴직일인 2019. 6. 6.부터 14일이 지난 날인 2019. 6. 21.부터 피고가 퇴직금 전부 또는 일부의 존부를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2. 12. 9.까지는 상법에 따른 연 6%, 그 다음 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17조에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원고의 퇴직금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정당하므로 받아들이고, 나머지 퇴직금 청구 및 임금 청구는 정당하다고 할 수 없으므로 기각하여야 한다.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판결 중 위에서 인정한 금액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부분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이며, 원고의 나머지 항소는 기각한다.
판사 권순호(재판장) 강희석 오연정
각주1) 통상임금 134,736.8원 × 30 × 재직일수 1683 ÷ 365(원 미만 반올림)
각주2) 이는 1일당 8시간, 주당 40시간 근무를 기준으로 주휴시간이 포함되도록 산정한 근로시간이다. 이와 같이 계산할 경우 주휴수당을 포함한 급여로 계산이 된다.
각주3) 원고의 2022. 9. 15자 준비서면 참조
각주4) 원고는 일당으로 돈을 지급받았고 을3호증의4에 의하면 원고는 2019. 3. 7.부터 2019. 6. 6.까지 1일(8시간 근무) 60일, 1.5일(연장근무) 4일 근무하였으므로 이와 같이 계산한다.
각주5) 원고는 통상임금을 기초로 퇴직금을 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1일 평균임금이 통상임금보다 낮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근로기준법 제2조 제2항은 적용되지 않는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