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방법원판결

서울남부지방법원 2024. 11. 22. 선고 2022나66772 판결

임금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서울 강서구 일대에서 택시여객 운송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 정한 운송사업자이고, 원고는 피고 소속 택시운전 근로자로서 2015. 10. 29.부터 2021. 11. 15.까지 근무하였다가 퇴직한 사람이다.

나.

원고는 2019. 1. 1. 피고와 사이에 1일 소정근로시간 3시간 30분으로 하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는데, 위 근로계약서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생략>

LF소나타 (소정근로시간

YF소나타 영업에 필요한

(신차포함) 전량)

[별표 #2] 1년 미만 근속자(월 26일 근무 시)

구분 월 지급액 산출근거

기본급 520,639 520,639 ÷ 109H = 4,776.50

승무수당 184,626 7,101.00 × 26일

<생략>

다.

피고는 2019. 12.경 소속 근로자로 구성된 노동조합(이하 ‘피고의 노동조합’이라 한다)과 사이에 1일 소정근로시간 6시간 40분(1주 40시간)으로 정한 내용의 2020년 단체협약(적용기간 2019. 2. 16.부터 2021. 12. 31.까지)을 체결하였고, 2020년 단체협약에 따라 별도의 2020년 임금협정을 체결하였다.

라.

한편, 원고가 2020년경부터 근로계약서 작성을 거부함에 따라 피고는 원고에게 2019년 근로계약서에서 정한 근로조건에 따라 임금을 산정하여 2021년 6월분 급여 1,513,148원, 2021년 7월분 급여 1,577,993원, 2021년 8월분 급여 1,472,895원, 2021년 9월분 급여 1,456,035원, 2021년 10월분 급여 1,409,028원, 2021년 11월분 급여 667,143원을 지급하였다.

마.

그 후 원고는 2022. 1.경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남부지청에 피고의 공동대표이사 중 C을 ‘원고에게 2021. 6.부터 2021. 11. 15.까지 최저임금액에 미달하는 시간급을 지급하였다’는 최저임금법위반, ‘위와 같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을 지급하였으므로 임금 8,824,756원을 원고에게 추가로 지급하여야 함에도, 퇴직일로부터 14일 내에 지급하지 않았다‘는 근로기준법위반, ’2018. 7. 1.부터 2021. 11. 15.까지의 기간 동안 발생한 퇴직금 5,309,454원을 퇴직일로부터 14일 내에 지급하지 않았다’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으로 고소하였다.

바.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남부지청은 2022. 11. 4. 위 고소에 대하여 C에게 최저임금법위반 및 임금체불의 고의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보아 혐의없음의 불기소 의견을 제시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제5 내지 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주장<1> 및 판단

가.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2>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비록 원고가 피고와 사이에 소정근로시간 1일 3시간 30분으로 정한 2019년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고, 2020년 이후 근로계약서의 작성을 거부하였다고 하더라도, 1일 소정근로시간 6시간 40분으로 정한 2020년 단체협약 및 위 단체협약에 따라 이루어진 2020년 임금협정에 따라 원고의 근로조건이 결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2021년 6월분 급여 1,590,464원, 2021년 7월분 급여 1,648,627원, 2021년 8월분 급여 1,590,464원, 2021년 9월분 급여 1,648,627원, 2021년 10월분 급여 1,590,464원, 2021년 11월분 급여 756,110원 합계 8,824,756원<3>과 퇴직금 5,309,454원 총합계 14,134,210원(= 8,824,756원 + 5,309,454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마지막 근로제공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이후인 2021. 11. 30.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설령 2020년 단체협약의 효력이 원고에게 미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을 제1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의 2020년 취업규칙 제37조 제1항은 근로시간에 대하여 ‘1일 소정근로시간을 6시간 40분’으로 정하고 있고, 제66조 제2항은 ‘운전사원의 임금은 따로 정한 임금협정 및 근로계약서에 의한다’고 정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임금협정 및 근로계약서는 2020년 임금협정 및 2020년 이후에 피고와 피고 소속 택시운전근로자들과 사이에 작성된 근로계약서를 바탕으로 정해진다는 의미로 해석함이 타당하므로, 2020년 단체협약에 따라 체결된 2020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근로조건이 원고에게 적용된다고 볼 수 있다).

①

갑 제7호증(원고에 대한 진술조서)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에는 피고의 노동조합과 D단체 E노동조합이 있고, 원고는 피고의 노동조합 소속은 아니지만 D단체 E노동조합 소속 조합원이다.

②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29조의2 제1항은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조직형태에 관계없이 근로자가 설립하거나 가입한 노동조합이 2개 이상인 경우 노동조합은 교섭대표노동조합을 정하여 교섭을 요구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29조 제2항은 ‘제29조의2에 따라 결정된 교섭대표노동조합(이하 “교섭대표노동조합”이라 한다)의 대표자는 교섭을 요구한 모든 노동조합 또는 조합원을 위하여 사용자와 교섭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권한을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③

피고와 피고의 노동조합 사이에 체결된 2020년 단체협약 제2조은 ‘피고는 노동조합법 제29조 제2항에 의거 교섭대표 노동조합을 확정절차에 따라 확정된 F노동조합 위원장(G)으로 정하며 단체협약 기간 내의 교섭권을 인정한다’고 정하고 있는바, 원고가 가입한 D단체 E노동조합은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하여 피고의 노동조합을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정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④

2020년 단체협약 제3조는 ‘위 단체협약은 당사자인 회사와 모든 복수노동조합 및 조합원에게 적용한다’고 정하고 있다.

⑤

노동조합법 제33조 제1항은 ‘단체협약에 정한 근로조건 기타 근로자의 대우에 관한 기준에 위반하는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의 부분은 무효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2020년 단체협약 제4조는 ‘본 협약에 정한 기준은 회사의 취업규칙 및 개별 근로계약에 우선한다’고 정하고 있다.

⑥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는 2020년 이후 근로계약서 작성을 거부하였으므로 원고의 근로조건은 2019년 근로계약서에서 정한 1일 소정근로시간 3시간 30분으로 결정되어야 하고, 원고는 피고의 노동조합에 소속된 조합원이 아니며 피고의 노동조합이 근로자의 반수 이상으로 구성되지도 않았으므로 피고와 피고의 노동조합 사이에 체결된 1일 소정근로시간 6시간 40분으로 정한 2020년도 단체협약은 원고에게 적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원고가 지급을 구하는 이 사건 청구금액은 적정하게 산정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D단체 E노동조합이 2020년 단체협약 체결과정에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이상, D단체 E노동조합원인 원고에게도 2020년 단체협약의 효력이 미치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⑦

체불 임금등·사업주 확인서(갑 제1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의 미지급 임금은 2021년 6월분 급여 1,590,464원, 2021년 7월분 급여 1,648,627원, 2021년 8월분 급여 1,590,464원, 2021년 9월분 급여 1,648,627원, 2021년 10월분 급여 1,590,464원, 2021년 11월분 급여 756,110원 합계 8,824,756원<4>과 퇴직금 5,309,454원이다.

나.

피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주장의 요지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은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법령 또는 단체협약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임금의 일부를 공제하거나 통화 이외의 것으로 지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피고의 2020년도 단체협약 제40조 제6항에서는 ‘월 성과급산정을 위한 월기준금 미달금액을 임금에서 공제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는바, 피고가 원고에게 급여의 일부를 지급하지 않은 것은 월 기준금 미달금액(이하 ‘미수금’이라 한다)을 임금에서 공제하였기 때문이다.

2)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에 의하면 임금은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하므로, 사용자가 임의로 근로자에게 지급하여야 할 임금 중 일부를 공제하지 못하는 것이 원칙이고, 이는 경제적·사회적으로 종속관계에 있는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다만 사용자는 같은 항 단서에 따라 법령 또는 단체협약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임금의 일부를 공제하여 지급할 수 있지만, 그 예외의 경우를 넓게 인정하게 되면 임금을 생계수단으로 하는 근로자의 생활안정을 저해할 우려가 있으므로 그에 해당하는지는 엄격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위와 같은 근로기준법 제43조의 규정 형식이나 취지, 법적 성격 등에 비추어 보면, 취업규칙이나 근로계약에 임금의 일부를 공제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효력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22. 12. 1. 선고 2022다219540, 219557 판결 참조).

3)

관련 규정

<생략>

4)

판단

가)

공제 관련 근거

원고가 피고와 사이에 체결한 2019년도 근로계약(갑 제2호증) 제9조 제7항은 ‘피고는 1일 최저운송수입금 기준금액의 미달금액을 임금에서 공제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고, 피고의 노동조합이 피고와 사이에 체결한 2020년도 단체협약(갑 제3호증) 제40조 단서 제6호는 ‘피고는 임금에서 월 성과급 산정을 위한 월 기준금 미달금액을 공제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나)

공제 관련 근로계약의 효력

앞서 본 법리에 의하면, 피고가 원고와의 근로계약에 임금의 일부를 공제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 부분은 근로기준법 제43조에 반하여 그 효력이 없다.

다)

공제 관련 단체협약의 효력

(1)

사납금제의 문제점

1990년대 이래 현재까지 택시운전근로자들의 가장 대표적인 임금체계는, 일정한 금액의 사납금을 회사에 입금하고 이를 초과하는 초과운송수입금은 근로자 자신의 수입으로 하는 사납금제이다. 이러한 임금체계에 의할 때, 운송수입금이 많으면 많을수록 근로자들의 수입이 늘어나게 되므로 근로자들의 성실한 근로를 유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을 수 있으나, 운송수입금이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근로자들의 임금액의 변동이 심하고, 고정급이 크지 않기 때문에 운송수입금이 적은 때에는 근로자가 기본적인 생활을 하기 위한 정도의 임금조차 확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한편, 1988년경 이래 택시의 수가 계속하여 증가한 반면, 대중교통체계의 발달과 자가용 차량의 증가로 2000년부터는 택시수송인원이 감소하기 시작하는 등의 여러 가지 요인에 의하여 1988년경부터 2005년경까지 택시운전근로자의 월간 수입의 증가율은 전 산업 월간 임금의 증가율의 절반 정도에도 미치지 못하게 되었고, 이에 따라 택시운전근로자들은 계속 늘어나는 실제 근로시간에도 불구하고 저임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열악한 근로조건에 처하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더 많은 운송수입을 얻으려는 택시운전근로자들이 난폭운전, 승차거부 등 무리한 운행을 하여 일반국민의 안전과 운송질서를 저해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하였다(헌법재판소 2011. 8. 30. 선고 2008헌마477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2)

전액관리제 관련 규정의 개정 경과

구 자동차운수사업법<5>이 1994. 8. 3. 법률 제4780호로 개정되면서 제24조 제3항에 일반택시사업자는 운수종사자가 이용자로부터 수령한 운임과 요금의 전액을 당해 운수종사자로부터 납부받도록 하는 조항과 제33조의5 제2항에 일반택시사업자의 운수종사자는 운송수입금의 전액을 자동차운송사업자에게 납부하여야 한다는 조항이 최초로 도입되어, 1997. 9. 1.부터 시행되었다.<6> 당시 건설교통부는 그 실행을 위해 1998. 8. ‘택시운송수입금전액관리제 시행방안 후속지침’<7>을 내놓았지만, 위 법 조항의 위반은 과태료처분의 대상이 되었을 뿐(제75조 제1항 제3호, 제4호), 면허 취소 등의 사유가 되지는 못하였다. 자동차 운수사업법이 분리되어 1997. 12. 13. 법률 제5448호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으로 전면 개정된 후 전액관리제 규정은 제22조 제1항과 제28조 제2항에 규정되었다가 2008. 3. 21. 법률 제8980호로 개정되면서 제21조 제1항과 제26조 제2항으로 위치를 바꾸어 유지되었다.

구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2019. 8. 27. 법률 제1656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은 구 자동차운수사업법(1994. 8. 3. 법률 제4780호로 개정된 것)에서 전문 개정된 이래 줄곧 위와 같이 제22조 및 제28조 또는 제21조 및 제26조에서 운송사업자 및 운수종사자의 준수사항에 관하여 정하면서 ‘운송사업자는 운수종사자로부터 운송수입금 전액을 받아야 하고, 운수종사자는 운송사업자에게 운송수입금 전액을 납부하여야 한다’는 내용을 정하여 이른바 전액관리제를 도입, 시행하였고, 이는 기존의 사납금제의 문제점을 시정하며 고정급의 비율을 높임으로써 택시운수종사자의 생활 안정을 도모하고 택시운송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와 같이 택시운송사업자와 택시운수종사자가 명목상으로는 전액관리제를 실시한다고 하면서도, 실제로는 여전히 기존의 사납금제를 시행하면서 운송수입금 기준액을 정하고 실제 운송수입금이 운송수입금 기준액에 미치지 못하여 부족한 금액, 즉 운송수입금 부족액을 월 고정급에서 공제하는 제도가 시행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고, 이러한 제도가 단체협약으로 시행된 경우 그 유효성을 인정받기도 하였다(대법원 2006. 1. 26. 선고 2005도8221 판결 참조). 한편, 운수종사자가 운송수입금에서 사납금을 운송사업자에게 납입하고 남은 초과운송수입금만을 가져가기로 하는 이른바 도급제 방식의 근로계약이 체결되는 경우도 여전히 있었다(대법원 2018. 7. 11. 선고 2016다9261, 9278 판결 참조). 즉 위와 같은 이른바 전액관리제 조항의 신설에도 불구하고 전액관리제가 전면적으로 실시되어 고정급 비율이 높게 인상되거나 월급제가 정착됨으로써 기존 사납금제가 점차 사라지는 결과를 낳지는 못하였고, 여전히 기존 사납금제가 다소의 변형을 거쳐 시행되어 왔다.

그러다가 2019. 8. 27. 법률 제16563호로 일부 개정(이하 ‘이 사건 개정’<8>이라 한다)되어 2020. 1. 1.부터 시행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21조 제1항 제2호 및 제26조 제2항 제2호 신설 조항(이하에서는 ‘이 사건 여객자동차법 신설조항’이라고만 한다)은 운송사업자 및 운수종사자의 준수사항에 관하여 정하면서, ‘운송사업자는 일정 금액의 운송수입금 기준액을 정하여 수납하지 말고 운수종사자는 이를 납부하지 말 것’을 분명하게 규정하였다.

(3)

이 사건 여객자동차법 신설조항의 효력

위에서 본 기존 사납금제의 문제점과 오랜 기간 그 시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마련된 이 사건 여객자동차법 신설조항의 연혁 및 구체적인 내용에다가 아래의 각 사정을 보태어 보면, 이 사건 여객자동차법 신설조항은 강행규정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가)

운행계통<9>을 정하지 아니하는 일반택시운송사업은 택시운송사업자의 택시운수종사자의 근로에 대한 상당한 지휘·감독이 쉽지 않다는 특징과 택시운수종사자가 승객의 수요를 찾아 배회하거나 대기하는 것이 필수적으로 수반된다는 특징이 있다. 이는 모두 택시운송사업의 경영에 필수적으로 수반되는 위험으로서, 택시운송사업자가 임금체계를 정함에 있어서 택시운수종사자에게 위와 같은 경영위험을 그대로 전가하는 것은 형평에 맞지 않는다.

(나)

그럼에도 운송수입금 기준액을 정하여 그 운송수입금 부족액을 월 고정급에서 공제하는 것이 허용되는 한, 기존 사납금제가 시행되든 그것이 다소 변형되어 시행되든 관계없이 위와 같은 경영위험의 전가를 필연적으로 낳게 된다. 이 사건 개정은 단순히 사납금제 자체만을 폐지하려는 것이 아니라, 운수종사자의 근로조건을 저하시킨 근본 원인인 운송수입금 하락에 따른 위험의 전가를 원천적으로 해소하려는 목적의 법률 개정으로 보아야 한다.

(다)

운송수입금 부족액을 월 고정급에서 공제하는 것이 금지된다고 하더라도, 그와 별개로 운송수입금 부족액을 생겨나게 한 운수종사자의 원인행위(근무해태 등)는 징계 등 별도의 제재로 대처하는 것이 가능하다. 다만, 운송수입금 기준액 미납을 이유로 징계 등 제재를 가하는 것은 곧 간접적, 우회적인 방법으로 운송수입금 기준액 납부를 사실상 강제하는 것이므로, 운송수입금 기준액 수수와 마찬가지로 역시 금지된다고 보아야 한다.

(라)

이 사건 여객자동차법 신설조항을 강행규정으로 해석하지 않으면 사실상 이른바 불완전한 전액관리제 또는 변형된 사납금제를 그대로 방치하는 것이 되어 전액관리제를 도입한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된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여객자동차법 신설조항의 입법취지는 전액관리제에 반하여 체결되는 근로계약과 근로계약에 영향을 미치는 단체협약, 취업규칙 등의 효력을 전면적으로 부정하지 않고는 달성될 수 없다.

(마)

이 사건 개정 이전에는 전액관리제의 해석과 관련하여 단순히 운송사업자에 대하여 운송수입금 전액의 수납의무만을 규정하고 있는 것이라는 견해와 운송사업자로 하여금 운수종사자로부터 운송수입금 전액을 납부받아 관리할 것을 요구하는 규정이라는 견해가 대립되고 있었으나, 이 사건 개정을 통하여 후자의 의미로 해석, 적용되어야 함이 분명해졌다.

(바)

앞서 본 바에 의하면 이 사건 개정 이유는 사납금제하에서는 기준액을 맞추기 위한 단거리 운행 승차 거부, 미터기에 의하지 아니하는 부당한 요금 징수 등의 불법행위와 과속‧난폭운전,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교통사고 위험 증가 등의 문제가 있을 수 있으므로, 사납금제를 근절하여 공중의 이익에 이바지하겠다는 것이다. 이처럼 이 사건 여객자동차법 신설조항은 단순히 택시운수종사자의 처우 개선<10>을 넘어 여객자동차 운수사업에 관한 질서를 확립하고 공공복리를 증진한다는 공익적 목적을 가지고 있다.

(사)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21조 제1항에 따른 운송수입금의 전액에 대한 준수사항을 위반한 자에게는 1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고(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94조 제11항 제3호), 국토교통부장관 등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자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21조 제1항에 따른 준수 사항을 위반하여 과태료 처분을 받은 날부터 1년 이내에 다시 3회 이상 위반한 경우 면허 등을 취소하거나 6개월 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사업을 전부 또는 일부를 정지하도록 명하거나 노선폐지 또는 감차 등이 따르는 사업계획 변경을 명할 수 있는 등(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제85조 제1항 제19호), 위반 시 운송사업자에게 일정한 제재를 가할 수 있다. 이러한 입법자의 의사는 사납금 제도가 더 이상 사회적으로 수용될 수 없는 것임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아)

계약 등 법률행위의 당사자에게 일정한 의무를 부과하거나 일정한 행위를 금지하는 법규에서 이를 위반한 법률행위의 효력을 명시적으로 정하고 있는 경우에는 그 규정에 따라 법률행위의 유·무효를 판단하면 된다. 법률에서 해당 규정을 위반한 법률행위를 무효라고 정하고 있거나 해당 규정이 효력규정이나 강행규정이라고 명시하고 있으면 그러한 규정을 위반한 법률행위는 무효이다. 이와 달리 금지규정을 위반한 법률행위의 효력에 관하여 명확하게 정하지 않은 경우에는 규정의 입법 배경과 취지, 보호법익과 규율대상, 위반의 중대성, 당사자에게 법 규정을 위반하려는 의도가 있었는지 여부, 규정 위반이 법률행위의 당사자나 제3자에게 미치는 영향, 위반행위에 대한 사회적·경제적·윤리적 가치평가, 이와 유사하거나 밀접한 관련이 있는 행위에 대한 법의 태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효력을 판단해야 하는바(대법원 2020. 11. 12. 선고 2017다228236 판결 참조), 강행규정과 단속규정을 구별하는 가장 핵심적인 기준은 위반행위에 대한 처벌만으로는 법의 실효를 거둘 수 없다고 보이는지 여부에 있다고 할 것이므로,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서 전액관리제에 관한 준수사항 위반에 대하여 벌칙 조항을 두지 않았더라도 그 규정에 위반하는 법률행위의 효력을 무효로 판단할 수 있다.

(자)

이 사건 훈령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위임 없이 단지 같은 법 시행규칙에 근거하여 제정된 것으로 그 효력 면에 있어서 행정기관 내부에서의 사무처리지침에 불과하다고 할 것이나, 전액관리제 위반행위의 해석에 관한 일종의 준거 기준으로 볼 수는 있다고 할 것인데, 이 사건 훈령 제5조 제2항에 의하면 운송사업자와 운수종사자간의 협의에 의하여 운송수입금 전액을 수납 또는 납부하지 않는 경우 운송사업자와 운수종사자 모두를 위반행위자로 본다. 이에 기초하여 해석하면 이 사건 여객자동차법 신설조항은 노사 간의 개별적인 근로계약이나 단체협약에 의한 의사의 합치가 있는 경우에도 일정금액의 운송수입금 기준액을 정하여 수수하는 행위는 예외 없이 쌍방 금지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4)

소결론

단체협약의 내용이 강행법규나 사회질서에 위배되면 그 효력이 인정되지 않는다(대법원 2014. 3. 27. 선고 2011두20406 판결 참조).

따라서 원고의 2021년 6월분 내지 2021년 11월분 급여와 관련하여 단체협약에서 운송수입금 기준액을 정하여 그 부족액의 공제를 정한 부분은 강행규정인 이 사건 여객자동차법 신설조항에 위반되어 무효이고,<11> 결국 피고의 위 공제 주장은 이유 없다[피고가 미수금 공제와 관련하여 원용하고 있는 대법원 2017다242928 판결은 앞서 본 관련 규정으로 개정되기 이전인 구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2016. 1. 19. 법률 제1380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1조 제1항의 해석에 관한 것(운송사업자가 운수종사자로부터 운송수입금의 전액을 받은 후 이를 배분하는 방식 등 근로조건을 노사 간의 자율적인 협의로 결정할 수 있다는 전제에 있는 것)으로서, 이 사건에 그대로 적용될 성질의 것이 아니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송승훈(재판장) 이종채 허일승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