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과 근로기준법에 따라 퇴직금 지급에 대한 원칙적인 기준은 평균임금이고, 통상임금에 관한 근로기준법 제2조 제2항은 적용되지 않는다. 가사 통상임금으로 퇴직금을 계산해야 한다고 하더라도, 취업규칙 등에 따라 평균임금으로 퇴직금을 계산한 피고인에게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고의는 없었다고 보아야 하고, 피고인은 자기의 행위가 죄가 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오인했으며, 오인에 정당한 사유가 있으므로 피고인을 처벌할 수 없다.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판결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
판 단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서울 용산구 B에 있는 ㈜C 대표이사로서 상시근로자 1,600명을 사용하여 경비 및 건물관리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8. 3. 1.부터 2021. 2. 28.까지 근로하고 다음 날 퇴직한 D의 퇴직금 1,143,954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지급사유 발생일인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판결문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부분에서 구체적인 이유를 설시하며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관련규정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이하 ‘퇴직급여법’이라 한다) 제2조 제4호는 “평균임금이란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6호에 따른 임금을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6호 ‘평균임금’이란 이를 산정하여야 할 사유가 발생한 날 이전 3개월 동안에 그 근로자에게 지급된 임금의 총액을 그 기간의 총일수로 나눈 금액을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같은 법 제2조 제2항에서는 제1항 제6호에 따라 산출된 금액이 그 근로자의 통상임금보다 적으면 그 통상임금액을 평균임금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2005. 1. 27. 퇴직급여법 제정 당시 제2조 제4호에서 ‘평균임금’이라 함은 구 근로기준법(2005. 3. 31. 법률 제746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9조의 규정에 의한 평균임금을 의미한다고 명시하였다. 구 근로기준법 제19조 제1항은 위 ①에서 본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6호의 평균임금 정의와 그 내용이 같고, 구 근로기준법 제19조 제2항은 위 ①에서 본 근로기준법 제2조 제2항과 그 내용이 같다. 퇴직급여법이 2007. 4. 11. 일부 개정되었을 당시에도 동법 제2조 제4호에서 근로기준법 제2조<1>의 규정에 의한 평균임금 규정을 전부 준용하면서, 평균임금이 통상임금보다 낮은 경우 통상임금을 평균임금으로 정한다는 내용을 개정 전과 동일하게 준용하였다.
이후 퇴직급여법이 2011. 7. 25. 개정시 퇴직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평균임금이란 근로기준법(2007. 4. 11. 법률 제8372호로 개정된것) 제2조 제1항 제6호에 따른 평균임금을 의미한다고 규정하면서 같은 법 제2조 제2항을 명시적으로 준용하지는 않았고, 그후 현행법률까지 변동된 내용이 없다.
관련법리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구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12조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고(대법원 2005. 6. 9. 선고 2005도1089 판결 등 참조),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 대한 구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12조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될 것이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등 참조).
판단
퇴직급여법은 근로기준법을 모법으로 하는 특별법의 성격을 가지고 있고, 근로기준법 제34조에서 사용자가 퇴직하는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퇴직급여 제도에 관하여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이 정하는 대로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다. 근로기준법에 규정되어 있는 퇴직금제도가 퇴직급여제도로 흡수되어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으로 이전된 점, 퇴직급여법이 근로자, 사용자, 임금 및 평균임금의 개념에 대해 근로기준법상 규정을 사용한다는 점, 퇴직급여법의 제정 연혁, 입법개정 내용, 입법목적 및 근로기준법의 입법목적 등을 고려할 때, 개정된 퇴직급여법에서 통상임금을 평균임금으로 본다는 근로기준법 조항에 대한 명시적인 준용 규정이 없더라도 퇴직급여법에서 말하는 평균임금은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6호, 제2항에서 말하는 평균임금과 동일하다고 보아야 함이 상당하다. 따라서 이와 다른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없다.
이 사건에 돌아와 보건대, 피고인이 통상임금이 퇴직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지 여부에 대해서 법률전문가나 권한 있는 관할 행정청 등의 자문이나 법률 검토를 거쳤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지만, 앞서 본 바와 같이 퇴직급여법이 평균임금의 정의에서 기존에 준용해오던 근로기준법 제2조 제2항을 삭제한 점, 피고인은 위 법 개정이후인 2015. 10. 1. ㈜ C의 사내이사로 취임한 점 등에 비추어 퇴직금 지급의 직접적 근거가 되는 퇴직급여법에 규정된 평균임금(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6호)에 따라 퇴직금을 지급한 이상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에게 이 사건 범행 당시 퇴직급여법 위반의 고의가 있는 것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고의 인정여부에 관한 사실오인의 잘못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다.
결론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공소사실의 요지
위 제2의 가.항 기재와 같다.
판 단
위 제2의 다.항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피고인이 선고기일에 불출석하여 피고인의 동의를 받을 수 없으므로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아니한다.
판사 김연화(재판장) 정도성 이원신
각주1) 1 2007. 4. 11. 법률 제8372호로 근로기준법 개정시, 구 근로기준법 제19조 1항 내용을 제2조 제1항 제6호로, 구 근로기준법 제19조 제2항 내용을 제2조 제2항으로 규정하였다.
각주2) 기록목록1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